스페인 이웃 할머니가 주신, 집의 안녕을 기원하는 물건
뜸한 일기/이웃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 우리 집에는 매년 이맘때가 되면 이웃집 할머니가 주시는 물건이 교체된답니다. 한국에서는 본 적이 없는 이 물건은 미신적 신앙이 결합한 어떤 주술적 의미가 있는 물건이었습니다. 게다가 가톨릭 문화가 지배적인 스페인에서도 이런 민간 신앙이 여전히 이어져 오는 게 신기했습니다. 저에게는 매번 잊지 않고 이런 물건을 전달해주시는 할머니가 참 대단하셨습니다.  

이웃집 로사 할머니가 준비하신 물건은 집의 안녕을 기원하는 부적과도 같은 기원의 물건, *성지가지였습니다. 해발 1,200m 고산에서 좀처럼 구하기 어려운 식물을 십자 형태로 조합하여 만든 상징물이었지요. 


로사 할머니는 우리가 살기 전에 우리 옆집에 사셨지요. 실제로 우리 옆집 소유자이기도 하시고요. 그런데 이곳의 거의 모든 노인이 그렇듯 마을 아파트로 이사하셔서 지금은 그곳에서 생활하고 계신답니다. 

할머니는 우리 가족을 위해 (그래도 이웃이라고) 매번 이렇게 손수 만든 식물 십자가를 집 현관문에 걸라고 주십니다. 

다양한 종류의 식물을 구해와 이렇게 십자가를 만들지요. 올리브 가지에서부터 로즈메리까지. 

이곳에서는 구하기 힘든 식물입니다. 

이 십자 형태의 식물을 집 앞에 걸어두면 그해 내내 집안의 안녕과 평화가 온다고 하네요. 

작년에도 우리 집 현관문에는 이렇게 로사 할머니께서 주신 십자 상징의 물건이 걸려 있었지요. 

덕분에 평온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이번에 새로 주신 식물 십자가를 교체했습니다. 

할머니는 십자 식물을 세 다발 주셨는데요, 하나는 우리 집 현관 앞에, 다른 하나는 할머니네 집 현관 앞에,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우리 가축이 머무는 파할(pajal, 가축이 지내는 공간)에 하나씩 꽂으라고 하셨습니다.  

할머니의 정성 어린 마음에 올 한해도 평화로울 것 같습니다. 

새로운 물건이 한 해를 보장하는 듯합니다. 

작년 수고한 이 물건을 태우고, 작년 수고로웠던 모든 일들 뒤로하고 이제 새 생명이 자라는 새로운 계절과 해를 맞는 듯합니다. ^^

로사 할머니 덕분에 올 한해도 기분 좋은 [참나무집] 생활을 이어갈 듯하네요. ^^

스페인 고산은 여전히 예전의 방식대로 살아가고 또 그 속에서 미래를 맞는 듯합니다.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화이팅!!!

Copyrightⓒ산들무지개 all rights reserved

♥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 ♥

  ☞ 스페인 고산평야의 무지개 삶, 카카오스토리 채널로 소식 받기

* 성지가지: 독자님의 제보로 인해 민간 신앙이라고 생각한 이 문화가 가톨릭 문화의 일부인 성지가지라네요. 부활절 즈음에 종려나무의 가지와 올리브 가지 등으로 엮어 만든 기원형 상징물이라고 합니다. 



* 저작권 방침 *

스페인 고산 생활의 일상과 스페인 이야기 등을 담은 이 블로그의 글과 사진은 글쓴이 산들무지개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글쓴이의 허락 없이 무단 도용하거나 불펌은 금물입니다. 정보 차원의 링크 공유는 가능하나, 본문의 전체 혹은, 부분을 허락 없이 개재하거나 동영상을 제작하는 경우에는 저작권 및 초상권 침해에 해당하므로 반드시 사전에 글쓴이의 허락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Copyrightⓒ산들무지개 all rights reserved



조수경 2018.05.09 02:33 신고 URL EDIT REPLY
잠 시간을 놓쳐 뒤척뒤척 하다가 포기하고
무심코 열어보았는데...
이렇게 달콤한 동화같은 이야기가
숨고르며 기다리고 있었네요^^
종교와 상관없이 우리에게도
집안의 안녕을 기원하는
부적과도 같은 물건들이 있지요.
복을 부르는 복조리를 현관문에 걸어두고
집안에 해바라기를 두면 행복을 부른다는 등~
로사할머니의 풀잎십자가는 따뜻한
할머니의 마음이 듬뿍 전해져
정말 나쁜 기운을 막아 줄 것만 같은
사랑의 힘이 느껴지네요~!!
그 마음 소중히 여기고 간직하시는
산들님댁 가족에게 앞으로도
건강한 기운 사랑과 행복한 나날되시는
기쁜 소식 기대합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5.10 04:33 신고 URL EDIT
그렇네요. 한국의 복조리.
어렸을 때 산으로 돌아다니면서 복조리를 풀가지로 만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누가 가르쳐줬는지는 잘 모르는데 예쁜 꽃이 제일 끝에 대롱대롱했었는데...... 정말 예뻤어요. 그 꽃은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요? 대가 아주 길어서 복조리 만들기에는 더 없이 좋았는데, 젊고 예뻤던 엄마가 하나하나 만들어 보여준 기억이 나네요.
BlogIcon 비단강 2018.05.09 08:50 신고 URL EDIT REPLY
일찍 출근하여 이글을 읽습니다.
로사 할머니 여전히 건강하셔서 보는 제가 행복합니다.^^

언뜻 사소해 보이지만
봄이 가고 여름이 오는 자연의 질서처럼
할머니 나름의 전통적 엄숙함이 살짝 읽히기도 합니다.
나이 드신 어른들이 보여주시는
이런 섬세한 정성이 정감이 가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5.10 04:31 신고 URL EDIT
비단강님, 글쎄 이 풀잎 십자가가 성지가지라네요. 정말 몰랐네요. 제가 카돌릭 신자가 아니라 잘 몰랐는데 독자님들 덕분에 배우게 된답니다. 이게 성지 기간에 만들어 걸어두는 것이라네요. 암튼 자세한 것은 검색으로 한번 알아보세요~~~ 재미있더라고요. ^^
키드 2018.05.09 13:50 신고 URL EDIT REPLY
세계 어디를 봐도 어른들의 마음 씀은 다 비슷한것같아요.시골옆집에 같이 살진않아도 한해동안의 안녕을 기원하는 로사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흐뭇하게 하네요.꼭 우리네 한국의 할머니처럼 정감있게 느껴집니다.로사 할머니의 기원으로 엮은 풀잎십자가로 고산산들님가족 편안하고 또 행복하게 한해 잘 지내실꺼라 저도 믿어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5.10 04:29 신고 URL EDIT
로사 할머니께서 특별히 강단이 있으신 분이시랍니다. 그런데 우리만 보면 아주 인자한 미소로 언제나 자비롭게 우릴 봐주시니 정말 좋습니다. 아이들 보면 항상 과자를 챙겨주시는게 세상 여느 할머니와 다름없으시죠~
Germany89 2018.05.10 00:07 신고 URL EDIT REPLY
엇! 블로그에서도 자주 뵈었던..그 말 많으시던? 옆집할머니 아니세요? 에구...이사하셨군요..
그럼 옆집에는 지금 다른 이웃이 들어왔겠네요? 너무 호기심이 많은가,,.ㅋㅋ죄송합니다.
그냥 블로그 너무 자주 들리다보니까..웬지 산들님께서 옆에 사시는거 같아요ㅠㅠ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5.10 04:24 신고 URL EDIT
말 많으신 마리아 할머니는 옆집에 살고 계시지 않아요. 우리 집과는 먼 곳에 살고 계신데 텃밭 이웃이랍니다. 그분은 여전히 농가에서 양을 치며 사십니다.
로사 할머니는 이웃집 할머니 맞으시고요. 우리가 이사 오기 전부터 마을에서 사신답니다.
세레나 2018.05.10 15:03 신고 URL EDIT REPLY
Hola!!!! Còmo estàs??? 안녕하세요!!! 그동안 제가 여기 못 들러서 미안합니다 마음은 갔지만 메세지하나 못남겠네요. 여기 호주이고 이제 거의 7개월정도 되어가고 그동안 이런저런 일도 있었고 좀 몸이 아팠네요. 여기는 호주 브리즈번이고 버스안입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5.11 19:43 신고 URL EDIT
어머나! 우리 세레나님이 드디어 깜짝 소식 전해주셨군요!!! 넘 기뻐요~~~
이런저런 일이 부디 잘 넘긴 일이 되었기를 바라고요, 해외생활에서 아프면 정말 힘들더라고요. 항상 건강 유의하시면서 긍정적 생활, 잊지 마세요! 저도 항상 세레나님 응원합니다. 화이팅~!!! 하루하루 보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소중한 그대의 시간, 정말 큰 에너지로 화이팅해요. 아자!
mia. 2018.05.10 20:41 신고 URL EDIT REPLY
아 따뜻하네요. 오늘 맘이 외로운데 이런글보니 조금이나마 제맘도 따뜻해지고 흐뭇하네요. 모두들 행복했음 좋겠어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5.11 19:45 신고 URL EDIT
mia님, 가끔 마음이 외로울 때가 있어요. 그래도 세상은 돌아가니 외로움은 온전히 자신의 몫인가 봐요. 그 외로움도 삶의 일부이니 더 외롭지 않게 품으면서 외로움을 진정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요. 그래서 따뜻한 마음도 알게 되고 삶의 양면을 다 볼 수 있지요. mia님 오늘도 화이팅이고요, 항상 건강하세요~!!! ^^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