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남편이 생선 알로 만들어달라는 한국 음식
뜸한 일기/부부

스페인 사람들은 생선 알을 먹을까요? 글쎄요...... 먹는 사람도 있겠고, 먹지 않는 사람도 있겠죠? 철갑상어의 알인 캐비아는 특별한 날에 먹는 사람들도 있고요, 그런데 대중적으로는 생선 알 자체를 그다지 먹지를 않는답니다. 오히려 사 온 생선에서 나온 알을 보면 화를 내기도 한답니다. 저희 (스페인) 시어머니는 다 성장하지 않은 작은 생선과 알이 잔뜩 든 생선을 보면 무조건 화를 내시지요. 

"작은 생선은 방생하고, 알이 오른 시기의 생선 잡이는 완전히 금지했으면 하네."

그것참! 서양인들은 참 이기적이다, 라고 생각하실 분이 있어요. 생선은 먹고 싶은데 작은 것과 알이 잔뜩 밴 생선은 먹고 싶지 않다는 것으로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어부만 힘들게 하는 일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실제로 닥치는 대로 잡아 필요 없는 생선은 그냥 버리는 싹쓸이 어부도 있으니 산란철 알배기 생선잡이는 스페인에서도 금지되어 있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알배지 않은 생선만 잡을 수는 없는 노릇이죠? 

게다가 외국에서 수입해 오는 생선 또한 통제되지 않으니 우리가 마트에서 원한다고 하여 알이 없는 생선만 살 수는 없는 노릇이랍니다. 


▲ 마트의 생선 코너에서 전시된 생선을 둘러보고 있는 산똘님.

우리 부부는 가끔 도시에 함께 나가 장보기를 한답니다. 언제나 신선한 생선을 살 때는 고민이 많답니다. 이번에는 어떤 생선을 살까? 우리가 주로 사는 것은 멸칫과의 보케로네스(boquerones)와 지중해에서 나는 오징어랍니다. 그리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고등어는 단골로 사 오는 생선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몇 주 전, 남편이 혼자 장을 봐왔을 때는 고등어를 여덟 마리나 사 왔지 뭐에요? 생선도 말끔히 내장이 제거되어 이쁘게 말입니다. 

자반 고등어를 할 겸, 남편이 사 온 생선을 두 쪽으로 딱~ 열려고 하니, 남편이 서두르게 얘길 합니다. 

"잠깐만! 있잖아, 속에 고등어 알이 들어 있어. 저기 중 네 마리에서 고등어 알이 나왔는데 내가 달라고 했어. 우리 집 고양이 주게. 하하하" 

남편이 고양이라고 했지만, 저를 위해 가져온 것이 분명했습니다. 몇 년 전에는 알탕을 해 먹으라며 고등어 알을 가져 왔는데 이번에는 왜 가져 왔을까요? ^^; 

"어차피 잡혔으니 미안하지만, 감사히 잘 먹어야지. 생선 알이 그냥 버려지니 미안하기도 하더라." 

라는 핑계로 가져온 고등어 알. 아~~~ 말을 들어보니 남편의 말이 맞긴 맞더라고요. 산란기에 잘못 잡혔는지는 모르지만, 일단은 버리면 안 될 것 같아 가져왔다는 것. 그런데 사실은 남편이 전에 먹어본 한국 음식이 먹고 싶어 가져온 것이기도 했습니다. 남편이 요구한 음식은 바로 젓갈이었습니다. 

위의 사진처럼 젓갈을 만들어 밥 위에 쓱쓱 비벼 먹으면 맛있을 것 같다는 게 남편의 결론이었죠. 그런데 아무 생선 알이나 다 저런 줄 아나 봐요. 흑흑! 한국에서 먹은 명란젓 비빔밥인데 저걸 어떻게 만들라는 거에요? 

일단 저도 정보가 없었으니 남편이 요구한 대로 그냥 소금에 절여 두었습니다. 그러다 검색을 하니, 이 고등어 알로 젓갈을 만든다는 정보가 없어 참 의아했습니다. 어디서 본 것 같은 게 스페인에서는 청어 알을 염장하여 말린 것을 발렌시아 중앙시장에서 팔던데...... 고등어 알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잊고 있다가 2주 후에 보니 잘 염장이 되어 반기고 있었습니다. 

"남편, 냄새 맡아 보라고!"

"헉?! 비린내~!"

산똘님이 코를 막더라고요. 이 고등어 알은 밥에 비벼 먹는 게 아닌가 봐. 소리가 절로 나왔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저는 아이디어를 짜내 명란젓을 넣은 달걀말이를 흉내내게 되었습니다. 사실, 명란젓이 없으니 염장한 고등어 알을 넣은 것이지요. ㅜㅜ 


저도 고등어 알로 뭘 해 먹은 적이 없어 처음에는 당황했죠. 도대체 이 알로 어떻게 해 먹어야 맛있는 거지? 하면서...... 그런데 달걀말이로 해 먹으면 맛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해보니 오~~~ 좀 먹을 수 있겠다! 냄새도 더 향긋한 게.....! 

명란젓은 없지만 그래도 비슷하게 흉내는 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리고...... 우리 다섯 식구는 시식하게 됩니다. 

남편의 첫 마디. 

"으으으윽! 짜! 이거 못 먹겠어."

아차! 정말 소금을 너무 많이 넣어 그렇게 짜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옆에서 조용히 먹고 있던 쌍둥이 아이, 누리가 그럽니다. 

"아빠! 먹을 만해. 정말 맛있어. 밥하고 같이 먹어야 덜 짜."

하는 것입니다. 아~~~ 누리는 역시, 밥과 함께 먹는 습관이 있으니 이런 조언을 할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짜긴 엄청나게 짰습니다. 하지만, 밥을 많이 먹고 조금씩 이 고등어 알을 뜯어먹으면 먹을 만했습니다. (하하하!)

아이들도 그러네요. 

"아빠~~~ 밥이랑 같이 먹으라니까."

덕분에 아이들과 남편, 고등어 알로 재미있는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네요. 

일단 고등어 알 저릴 때는 좀 소금을 적게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하루였습니다. 

그렇게 저 날은 지나갔고, 어제는 우리 부부가 장을 보면서 사 온 보케로네스를 손질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열심히 손질 하다갸 발견한 생선 알. ㅠㅠ 

"아~~~ 남편, 이번에는 또 어쩌라고?!" 

하하하! 스페인 사람들은 생선 알을 잘 먹지 않고 그냥 버리지만, 한국에서는 생선 알도 훌륭한 음식으로 돌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은 혹시라도 생선 알이 있기라도 하면, 버리지 않고 저렇게 뭐든 해서 먹자는 주의입니다. 그래~~~ 알았어요. 이번에는 뭘 해 먹을까? 

그냥 구워 먹자~!!! 

아니, 이번에는 튀겨먹자~!!!

그렇게 하여 어제는 밀가루 묻혀 맛있게 튀겨서 먹었습니다.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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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프라우지니 2018.05.23 01:38 신고 URL EDIT REPLY
고등어알로 만든 젓갈, 대단한 순발력이십니다.^^
Germany89 2018.05.23 02:59 신고 URL EDIT REPLY
으앙 맛있겠다ㅠㅠ알탕이 너무 먹고싶네요. 어렷을때는 쳐다도 안봤었는데
이찬희 2018.05.23 08:26 신고 URL EDIT REPLY
하하하하 ㅋㅋㅋ
스페인이나 유럽에선 알을 잘 먹지 않나보내유 ~

알탕을 해먹었으면 어땠을까요 !

와 그래도 운영자님의 스페인재료의 한국화에 놀라고 또 놀랍니다 ! 데헷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고 가정에 평안과 행복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
jerom | 2018.05.23 14:24 신고 URL EDIT
알이 메인인 요리는 없습니다.

대표적인 알요리로 케비어가 있죠.
지중해에서는 참치알을 말려서 가루로 낸 조미료가 있습니다.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8.05.23 09:50 신고 URL EDIT REPLY
아이디어가 대단하셔요!! 제 남자친구는 연어의 나라 노르웨이사람인데도 연어 회는 안 먹어요 ㅠㅠ 저도 산들무지개님처럼 한국 입맛에 조금씩 길들여?봐야겠어요 후훗
키드 2018.05.23 10:00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저도 살다 고등어알 젓갈은 첨이네요~😅고정관념 확 깨버린 요리가 도데체 어떤 맛이였을까 궁금해집니다.고등어는 몸통만 먹고 속은 다 버리는걸로 알아온 저는 발상의 전환이 신선하네요~우리나라 사람들 젓갈 좋아하지만 ᆢ유럽 어디 바다를 끼고사는 사람들도 젓갈을 먹지 않을까 생각들어요.
그나저나 산똘님의 새로운 음식 도전에 박수 보냅니다~~~😊
jerom 2018.05.23 14:21 신고 URL EDIT REPLY
계란말이에 젓을 너무많이 쓰셨군요. ㅋㅋ
저거 절반정도의 양을 계란물에 풀어서 만드셨으면 좋았을 듯하네요.
대신 소금 금지.

스파게티를 만들 때 소금 덜 넣는 대신 염장 알을 뿌려서 만들어보세요.
조미료대신 쓴다는 선택지가 있어서.

울나라는 짠 젓갈을 조금씩 밥위에 얹어먹는데
일본은 명란젓을 알집채로 덮석 베어먹더군요.
Germany89 2018.05.23 18:07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덕에 호기심이 극에 달해 오늘 드디어 주문한 섬머 트러플이 도착해서..바로 계란프라이 한쪽면만 요리해서 갈아서 뿌려 먹었어요^^!!!진짜 특이한맛인데, 맛있게 먹으려면 아직 익숙해져야할듯 해요 ㅎㅎ
아쉽게도 코가 막혀서 향은 별로 못맡았네요ㅠㅠ그래서 맛도 제대로 못느낀듯! 좋은 경험이었고, 꼭 제철나는 트러플 맛보고싶네요!
BlogIcon 에카앨 2018.05.24 07:36 신고 URL EDIT REPLY
오오.......계란말이 만드는 이미지 보고 '아..짜겠다..'싶었는데..^^ 갑자기 명란젓을 먹고싶네요~
BlogIcon Ms. Out of Office 2018.05.25 07:18 신고 URL EDIT REPLY
저도 열심히 요리 연구를 해봐야겠어요. 밥도둑 레시피 이네요~
조수경 2018.05.25 08:06 신고 URL EDIT REPLY
오우~~~~
산들님의 창의력은 정말 대단하셔요~!!!
염장 숙성시킨 고등어알로 계란말이라니~~ㅎ
상상조차 어려운 비주얼인데....
신선한 충격....기발합니다.^^

마드리드새댁 2018.05.25 16:15 신고 URL EDIT REPLY
메르까도나에서 명란젓은 아니지만 명란비슷한걸 cocido해서 팔던데요~ 소세지처럼 포장해놓고 샐러드에 곁들여먹는것 같던데 그거 사서 드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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