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달라 답답해 보였던 스페인 사람들의 신기한 칼질
스페인 이야기/음식, 식재료

스페인이 미식의 나라답게 칼질하는 방법도 참 다양했습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칼로 과일을 깎아 먹기 때문에 칼질이 그렇게 서투르지는 않지만, 어떤 때는 특이한 방법으로 재료를 다듬어 참 놀라기도 한답니다. 여기서 특이하다 함은 한국에서 본 적이 없어 처음에는 참 답답하게 느껴지던 칼질이었습니다. 

스페인서도 음식에 따라 어슷썰기, 채썰기, 깍둑썰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재료를 손질하는데요, 제가 처음으로 본 써는 방법은 재료를 손에 잡고 하나씩 하나씩 도려내듯 써는 방법이었습니다. 

처음에 스페인 시어머니께서 껍질을 깎은 감자를 왼손에 들고 오른손으로 도려내듯이 깎는 모습을 보고 조금 놀랐답니다. 

'어? 왜 어머님은 답답하게 한 번에 썰지 않으시고, 일일이 하나씩 부분을 도려내면서 써실까?' 생각했었죠. 

아마 저 같은 한국 사람은 합리적이고 실용적으로 빨리 썰기 위해서는 도마 위에 올려놓고 반달썰기를 후다닥 할 텐데 말이죠


▲ 위의 사진처럼 저렇게 감자를 잡고 썰더라고요.

아니나 다를까 남편이 시어머님이 하던 방법, 그대로로 감자를 써는 모습을 목격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남편의 감자를 뺏어 제가 쉽게 하는 방법을 보여줬죠. 

"남편~ 왜 이렇게 답답하게 도려내면서 하나씩 하나씩 칼질을 해? 내가 쉽게 도마 위에 올려놓고 썰어주지." 

이렇게 의기양양해서 말하면서 도마 위에서 반달썰기로 깨끗이, 그리고 빨리 재료를 썰어서 대령했습니다. 그랬더니, 남편이 하는 말이...... 

"이렇게 썰면 맛이 없어~"

헐~~~ 같은 감자이며, 답답해 보여서 썰어줬더니 이렇게 썰면 맛이 없다니요!!! 

처음에는 놀랐습니다. 같은 감자를 썰었는데 뭐가 그리 다를까? 싶은 게 말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믿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발렌시아 사람들이 이런 방법으로 자주 칼질을 하는 것을 봤습니다. 왜 그럴까, 싶었습니다. 샐러드에 넣을 토마토를 자를 때에도 같은 방법으로 잘라서 좀 신기했지요. 

그런데 하는 말이, 

"토마토를 이렇게 도려내듯이 자르면 씨 있는 부분과 살 있는 부분이 잘 조화를 이뤄서 좋아. 혹시 잘못 자르면 씨 있는 부분이 몽땅 떨어져 나가서 맛이 없거든." 

▲ 스페인 시어머니가 준비하신 샐러드. 토마토와 아보카도는 도려내듯이 잘라냈고, 샐러드 상추는 칼로 뜯어내듯 잘라냈습니다. 양파도 도마에 올려 자르지 않고 손으로 들고 칼로 베어 잘라내더군요. 

정말 신기했습니다. 아니, 이런 미세한 부분까지도 맛으로 결정 짓는다는 사실에...... 그런데 스페인 사람들의 부엌일 하는 모습을 보면 대부분 도마 위에 올려서 자르지 않고 손으로 들고 칼로 일일이 채소를 자르더라고요. 한국에서는 그렇게 일반적이지 않는 모습인데 스페인 사람들은 도마 사용보다 칼을 들고 사용하는 일상이 참 많은 듯했습니다. 

지난번 스페인 친구가 왔을 때도 같은 방법으로 감자를 잘라 또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일이 하나하나 감자 들고 도려서 깎는 친구의 모습 

그 결과가 위의 사진과 같습니다. 결국 한쪽은 날카롭고 중간은 뾰족 올라가서 살이 두툼하게 나온 것이지요.

 

한국에서는 전혀 본 적이 없는 이 칼질이 결국은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칼질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이렇답니다. 

"감자를 이렇게 자르면 기름에 볶거나 튀겼을 때 한쪽이 얇아 잘 구워져 바삭바삭하고, 두툼한 곳은 잘 익어서 질감이 참 좋아. 그래서 더 맛있는 거야."

시어머니께서는 감자를 이렇게 잘라서 물에 삶기도(끓이기도) 하십니다. 그럴 때는 또 이런 이유를 대십니다. 

"감자를 이렇게 자르면 전분이 잘 나와서 맛이 훨씬 좋아져."

저야 원래 감자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 그 미묘한 차이를 잘 모르겠으나, 스페인 시어머니는 그렇게 생각하시네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저도 스페인식 칼질을 하고 요리하니 오호~!!! 그 느낌을 조금은 알겠더라고요. 그냥 반달썰기 하여 볶은 감자보다 이렇게 도려내는 식으로 자른 감자가 훨씬 맛이 좋다는 사실을...... 그 사실을 알았을 때 정말 신기했습니다. 

스페인식 도려내는 칼질을 해보니, 요리할 때 확연한 차이를 느낀 감자볶음이었습니다. 

얇은 곳은 바삭한 튀김의 맛을, 도톰한 곳은 잘 씹히는 질감의 부드러운 맛이......! 

이제서야 왜 다들 답답해 보이는 칼질을 고집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스페인 사람들만의 입맛이 있었던 것이지요. ^^* 여러분도 한 번 해보세요. 정말 다른지 실감해보자고요. 

제게는 정말 신기했는데,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추신. 한국에서도 뭇국 끓일 때 이런 방법으로 한다고 독자님들이 제보를 해주셨네요. 하지만, 스페인에서는 이런 칼질이 일반적으로 생활화되어 있어 스페인 칼질이 신기하게 보여 이 글을 쓰게 된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보통 도마 위에 올려놓고 자르는 방법이 대부분이잖아요? 

제가 스페인 생활을 하면서 본 주위의 현지인들 칼질은 도마보다는 손으로 잡고 하는 칼질이 더 많더라고요. 상추, 당근, 호박, 양파 등 손으로 잡고 칼질하는 스페인 사람들이 제게는 참 신기해 보여 쓴 글이니 너무 뭐라고 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게다가 제가 한국에서 살던 지역에서는 이런 칼질을 매일 하지 않으니 얼마나 신기했겠어요? 좀 편안하게 읽고 댓글 달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오늘도 행복 가득한 하루 되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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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글 내용의 이해를 위해 영상으로 한번 만들어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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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진 2018.06.10 22:51 신고 URL EDIT REPLY
저도 보면서 감자가 그맛이 그맛이지 무슨차이가 날까 하면서도 한번 해볼까 생각은 드네요.
소고기무국 끓일때는 어슷어슷 삐져넣기(무를 통째로 왼손에 들고 오른소으로 얇게 쳐서 넣는거요)
해야 맛있어 보이기는 하더라고요.
작은 문화적 차이들도 놓치지 않고
올려주셔서 차이점을 비교해보네요
산들님 덕에 스페인에 대한 많은 부분을 알게 됩니다. 감사감사
조수경 2018.06.11 00:27 신고 URL EDIT REPLY
오~~~정말 소소한 일상의 작은 차이가
생각지도 못 했던 새로운 맛과
식감을 경험하겠어요~^^
저 또한 늘상 일정한 간격 썰기로 요리를 하는데
작은 차이에서 깊은 맛의 차이를 충분히
알 수 있게되네요~!!
당장 이용해야겠어요~~ㅎ
맛과 식감의 차이 담 댓글에
살짝 담을게요^^
밝은하늘 2018.06.11 01:16 신고 URL EDIT REPLY
기름을 많이 넣고 볶아야 차이를 느낄것 같네요!
2018.06.11 02:39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Germany89 2018.06.11 03:02 신고 URL EDIT REPLY
그동안 눈여겨보지 않았는데..독일인들은 그냥 우리처럼 자르는것같기도 하고,,같은 유럽인데 그런것도 차이가 있다니 참 신기하네요! 아무튼 뭐든지 모든 사연?뒤에는 늘 과학적인 이유가 있군요 ㅎㅎ대대로 전해져오는
BlogIcon 호빠 2018.06.11 03:20 신고 URL EDIT REPLY
잘보고 갑니다 ~~
메이 2018.06.11 05:06 신고 URL EDIT REPLY
엄마가 무국 끓이실 때 무를 비슷하게 손질 하세요
삐진다고 말씀하시던데 써는 것 보다 더 맛있어요
에리엘 2018.06.11 08:59 신고 URL EDIT REPLY
경상도에서 소고기 무국이나 무김치를 담을때 저렇게 잘라서 만들어요~무를 삐진다고 해요~^^
저도 식감이 다양해서 저렇게 잘라서 만드는걸 선호하는편이예요~
BlogIcon 비단강 2018.06.11 09:47 신고 URL EDIT REPLY
냇가의 흔해 빠진 조약돌도 그렇게 거기에 그모양으로 있게 된 데에는
다 그만한 사정이 있듯이 다 사연과 곡절이 있네요.
참 재미있다 생각했습니다.
일종의 '유레카'?
아무래도 한국보다는 유럽이 감자를 더 많이 먹겠지요?
그러니 분명 더 자세히 더 잘 이해하고 이용하고 먹을 것이 분명합니다.^^
평범한 일상속에 숨겨진 세밀한 전통문화의 속내를 알아갑니다.
음 산들님의 글쓰기 한계가 점점 더 넓어집니다 그려.
산책좋아 2018.06.11 10:50 신고 URL EDIT REPLY
우리도 무를 써는 경우도 있지만 비지잖아요.
써는거랑 비지는 것 먹어보면 맛차이가 분명히 느껴져요
두공주맘 2018.06.12 21:17 신고 URL EDIT REPLY
재미난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자 저렇게 깎아봐야겠어요. 항상 애독하고 있지만 댓글은 첨 달아보네요. ㅎㅎㅎ
나은맘 2018.06.13 21:12 신고 URL EDIT REPLY
저두 저렇게 감자,당근해서 카레에 넣고
소고기국이나 매운탕 끓일때 무 저 방법으로 삐져서 넣어요 그럼 더 맛있어요
대신 손 다칠 위험은 좀 높아요 진짜 조심해야 해요
샐러드에도 저렇게 하면 씹는 느낌도 더 좋아요
한국에도 있는 방법이에요^^
꼬디름 2018.06.14 13:55 신고 URL EDIT REPLY
저희 시어머니께서도 무국 끓이실 때 큰 무를 통을로 잡고 뱅뱅 돌리며 촥촥 (어머님 표현으로 삐져넣는다고)삐뚤빼뚤 썰어 넣으시며 이래야 맛이 더 좋다고 설명해 주시던데..
감자국도 도마에 안놓고 저렇게 손으로 하나씩 잡고 모양을 제각각 다르게 썰어넣으시더라구요.
이런걸 보면 사람사는게 비슷하다고 느껴요 ㅎㅎ
-지난 번 글을보다 메인사진의 빠~~ㄹ강 꽃밭을 보고 반가워 댓글을 처음으로 달아봅니다.
케이 2018.06.14 19:44 신고 URL EDIT REPLY
ㅇㅇ 저도 알 거 같아요.
어머니가 된장찌개를 끓일 때....
감자나 무우를 저런 식으로 깎아서 넣으시더라고요.
어머니 말로는 조각조각 삐져서 자르는 거라고...
일단은 경상도 사투리인듯...
빠따꿀룸 2018.06.16 02:28 신고 URL EDIT REPLY
영상보니 이해되네요
BlogIcon 사랑해 2018.06.16 13:43 신고 URL EDIT REPLY
우리나라 충무김밥 무깍두기도
생선 조림 할때도 저렇게 썰면
더 맛나죠~^^
소고기뭇국도 ,선짓국 무도
저렇게 삐져 끓이면 시원하고
무우가 덜 뭉개져요~^^
스페인에서 그렇게 한다니
역시 맛을 느끼는건 세계공통~^^
새벽비 2018.06.16 14:19 신고 URL EDIT REPLY
전에 벽 옆에 막을 쳐서 가정을 꾸려 사는 인도 사람들을 티브이에서 본 적이 있는데
이렇게 손에 쥐고 잘라 요리를 하더군요. 그 뒤 여러 나라들에서 그런 식으로 자르는 걸 종종 보았어요.
이런 식으로 자르면 도마가 필요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사실 도마가 있으면 그에 따른 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건강을 오히려 해치기 쉬운데
손에 쥐고 자르면 그런 걱정이 없으니까요...
사람과 자연 2018.06.16 15:55 신고 URL EDIT REPLY
저희 어머니도
뭇국을 끓일때엔
도마에다 무우를 두고 썰지 않으시고
스페인에서 감자깍듯한 방법으로
무우를 자르셨음이 기억나네요
zziya 2018.06.16 16:24 신고 URL EDIT REPLY
저도 된장찌게 넣을때, 감자 조림할때 저렇게 깎아서 해요. 모양도 예쁘고 부서지지도 않아 좋습니다. 우리 친구들도 그런데요. 한국에서 본적이 없다는건 좀...
2018.06.16 17:04 신고 URL EDIT REPLY
에고.우리 엄마들도 무국이나 생선조림 감자 저렇게 써셔요.잘 못보셨군.스페인만 그런게 아니어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6.16 17:22 신고 URL EDIT
그렇군요. 저는 한국 있을 때 이렇게 써는 방법을 잘 못봐서요. 게다가 생선조림하실 때는 손으로 생선을 잡고 생선을 자를 수 없잖아요? 저는 도마를 사용하지 않는 이들의 문화가 신기하여 이 글을 썼습니다. 이들은 어쩌다가 이런 칼질을 하는 게 아니라 생활화 되어 있어 제게는 더 신기해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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