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라면 받을 수 있는 당황스러운 유럽인의 질문
소소한 생각

스페인 사람인 남편 덕에 알게 된 친구 한 명이 있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영화 속에서나 본 프랑스 영화배우 같은 느낌을 주었지요. 그도 그럴 것이 프랑스인 어머니 덕에 불어도 솰라~ 솰라~ 봉쥬르~ 잘해서 정말 멋져 보였습니다. 

하지만 멋진 외모에 듬직할 것만 같았던 그 친구는 최대의 장점이자 단점인 촐랑거림 때문에 그 환상을 금방 깨워줬습니다. 얼마나 촐랑거리는지 으음...... 비교하자면, 김종국 앞의 유세윤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유세윤의 깐죽거림과 촐랑거림이었지요. (인스타그램 보면 유세윤 깐족대는 모습 많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금방 말도 트고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사실, 악의가 없다면 이런 촐랑거리는 친구가 실은 더 편하고, 속에 있는 말도 금방 털어놓을 수가 있답니다. 하지만 친구는 절 보면 촐랑거림의 극치를 달립니다. 

"올라(Hola, 안녕)~!"

이 말만 하면 아무 이상이 없을 텐데 항상 이 말을 달고 저에게 깐족대곤 했습니다. 

"곤니찌와, 곤니찌와! 곤니찌와! 곤니찌와!" 

아~~~ 안 봐도 다 상상이 되죠? 제가 얼마나 짜증이 날지? 웃기면서도 짜증 나는 일을 유도하는 게 이 친구의 특기입니다. 제가 한국인이라는 걸 알면서도 곤니찌와라고 하는 건, 절 놀리기 위해 하는 일이랍니다. 친구가 아는 유일한 동양의 언어가 영화에서 본 이 대사였으니 말입니다. 곤니찌와! 


게다가 헤어질 때도 하는 말이 터미네이터에 나왔다는 말인데, 

"사요나라~ 베이비!"입니다.  

크으윽! 아무튼 얼마나 깐족대는지 일상이 깐족댐과 촐랑거림이라 저는 '허허'하고 웃고 맙니다. 심할 때는 

"제발 꺼져주세요!"라고 말을 해주기도 합니다. 그만큼 허울이 없이 사이가 좋다는 증거이기도 하지요. 

이 사정을 모르는 이가 봤다면 어? 한국인에게 일본어로 계속 놀리면서 뭐 하는 짓이야? 하고 볼 수도 있죠. 어떤 이는 인종차별이라고도 볼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저는 우리 관계를 알기 때문에 일상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로 보고 있습니다. 

인종차별이라는 게 이렇게 상대와의 관계와, 그 상대가 하는 행동, 제스쳐, 의도, 기분 등을 파악하여 단정 지을 수 있답니다. 

그런데 스페인에서 살면서 본 몇몇 유럽 친구들은 인종차별적 편견이나 행동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모르니까 하는 행동이니 설명을 해주면 되지만, 가끔 자신도 모르게 화를 내는 경우도 봤습니다. 가령 '눈을 찢는 행위'에 반발하는 모습. 

사실, 미국에서는 이것을 인종차별적 행위라고 많이들 알려졌지만, 유럽에서는 특정 신체를 표현하는 한 제스처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유럽 문화권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에게는 유럽인들이 이런 표현을 하면 인종차별이라면서 화를 내는 한국인도 자주 봤습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몰라 친구들에게 조언해줍니다. 

"동양인을 보면, 눈을 찢는 행위를 삼가라~"고 말이지요. "요즘 세계 에티켓은 눈을 찢는 행위를 삼가는 추세"라고 말을 해줍니다. 하지만, 친구들은 이에 반발합니다. 

"왜 눈 찢는 게 동양인 비하라고 느끼지? 신체를 표현하는 방법일 뿐이잖아? 우리에게는 코쟁이라고 하면서 말이야. 코쟁이인 게 전혀 비하로 느껴지지 않던데? 돼지를 표현하기 위해서 아이들은 코를 눌려 표현하잖아? 코끼리는 코를 길게 만들어 표현하고, 토끼는 손을 머리에 올려 귀를 만들어 표현하고...... 같은 이치로 생각하면 안 될까?"  

친구의 말에도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의도와 행동을 조심하라는 말은 마음으로 세긴 듯합니다. 마라도나의 행동에 동조를 못 하는 것을 보면 말이지요. (러시아 월드컵에서 마라도나가 한국인 팬을 비하하듯 눈을 찢은 행위)

"마라도나는 나가도 너무 나간 케이스이고~" 

▲ 훌렁훌렁 옷을 벗고 온몸을 태우는 유럽인들에게 하얀 피부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한국 여성은 신기하게 다가오는가 봅니다. (관련 사진은 이 글과 상관 없음)

그런데 이와 비슷하면서도 좀 성격이 다른 질문을 받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제는 이런 질문에 저는 무척 짜증나지요. 다름이 아니라 바로 이런 질문입니다. 

"한국 여자들은 왜 얼굴을 태우지 않지?"

여기까지는 괜찮습니다. 그런데 그다음에 덧붙이는 단정적인 말은 저를 무척 짜증 나게 하지요. 

"한국에 갔더니 여자들이 전부 성형하고 피부도 하얗고 정말 놀랐어. 

아무래도 백인을 닮아가고 싶어 하는 게 보이는 것 같아."

헉?!!! 백인?! 백인?! 백인?! 

저는 믿을 수가 없었지요. 설마, 동양 여자들이 하얀 피부를 유지하고 싶은 것을 '백인을 닮아가고 싶어 한다'는 편견으로 단정 짓는가 싶어서 말입니다. 처음에는 몰라서 하는 소리인가 싶어 잘 설명을 해줬습니다. 

"유럽에서도 옛날에는 마님들이 다 피부 하얗게 분장하고 다녔잖아? 농촌 아낙처럼 검게 탄 피부는 아름답지 못했다고 하잖아? 동양에서도 마찬가지야. 옛날부터 동양 여자들은 하얀 피부에 앵두 같은 입술을 선호했지. 그 결과가 현대에도 나타난다고 생각하면 안 될까?" 하고 말이지요. 

하지만, 이런 질문을 종종 받고 나면 좀 서운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참 안타깝기도 했답니다. 

왜 이들은 이렇게 자기중심적 사고를 할까? 하고 말입니다. 

▲ 여름 햇살이 뜨거워 종종 긴 팔 셔츠을 입고 다니면 하는 질문

다음에는 이들이 제게 같은 질문을 한다면 다음과 같은 말을 해줘야겠습니다. 

"그래서 너희들은 흑인 닮아가고 싶어 살을 태우는 게냐?!" 

하하하! 하지만, 저는 이러지 않기로 했습니다. 저들과 똑같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하는 건 제 취향이 아니거든요. 어찌 됐든, 이런 현상은 서로를 모르니 생기는 것이고, 모르는 것은 가르쳐주면 된답니다. 작은 편견은 일상에도 가득하고, 인종과 국경을 초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열린 시선으로 진실한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한답니다. 

악의가 전혀 없는 제 절친인, 19년 지기 유럽(국적은 말하지 않겠습니다) 친구도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중히 말해줬습니다. 

"이런 백인 중심주의적 사고는 네 시야를 갇히게 하는 문제가 될 수도 있어." 하고 말이지요. 그 친구도 아마 요즘은 다른 사고를 하지 않을까 싶답니다. 

만약, 여러분이 이런 소소한 인종차별적 경험을 하셨다면, 그것은 여러분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의 문제임을 알려드립니다. 너무 스트레스 받으실 필요도 없고, 정~ 안 되겠다면 한 마디 해주면 수그러들기도 합니다. 

나에게 '중국인, 니하오~, 곤니찌와'라면서 진짜 놀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는 뜻이니 여러분은 무시하시면 됩니다. ^^* 

오늘은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해외생활의 작은 에피소드를 소개했습니다. 여러분도 재미있게 읽으셨으리라고 생각해요.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아자!!! 

태풍 무사히 잘 지나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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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글과는 상관 없는 우리 일상 동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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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경 2018.08.24 17:36 신고 URL EDIT REPLY
서로 다름을 인정하기까지 누구나가
우월 할 수 없는데...다름이 틀리다고
결정짓는 순간 오해를 부르죠~~ㅎ
그저 서로 생김새든 가치관이든
정체성의 고립에서 오는 편견을....!!!
산들님의 포스팅은 웃어 넘길 수 있는
너스레 심한 지인의 우스게 말장난을
부담없이 무게 싣지 않고 재미삼아
올리신 글이니 심각하게 편견을 갖을
필요 없이 읽었어요^^
우우 2018.08.24 18:25 신고 URL EDIT REPLY
아예 틀린말은 아닌것 같은데 부분부분 공감합니다
gh 2018.08.24 18:40 신고 URL EDIT REPLY
백인우월주의가 뼈속까지 박혀있으니 저런 소리가 나오죠.. 글쓴이는 알고지내는 이로 시작햇으니 저망정이지 여행가서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루이틀 보는 사이에 저런소리들으면 화납니다 ㅋㅋ
공감합니다 2018.08.24 20:16 신고 URL EDIT REPLY
완전 공감합니다 저도 여행에서 만난 퀘백출신 언니가 동양인들은 자기들 백인처럼 하얗게 되고싶어한다고...ㅋㅋㅋㅋㅋ 백인처럼 하얘지고 싶은게 아닌데 ㅜㅜㅜ 게다가 퀘백(프랑스 계열) 출신이라 진짜 백인도 아닌데 말이죠.. 제가 받은 황당한 질문은 왜 몸에 그림(문신)이 없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이건 기분나쁘고 그런건 아니지만 정말 문화차이,문신을 바라보는 시각이 정말 다르다고 느꼈습니더
하나 2018.08.24 22:17 신고 URL EDIT REPLY
눈 찢는 게 신체를 표현하는 말도 맞지만 비하를 하면서 그 행동을 해왔던 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동양인들이 눈이 가늘고 긴 눈 뿐만이 아니라 동그란 눈을 가진 사람도 있고 눈이 큰 사람도 있거든요. 그리고 신체를 특정지어 어떻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실례가 될 수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서로 친하지도 않은데 말이죠. 친하더라도 싫은 행동은 하지 않는 게 좋은 거고요. 그 분도 앞으로 그렇게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네요^^
글쓴이님의 깊은 생각에 저도 많이 배워갑니다~
ㅂㅈㄷㄱ 2018.08.24 22:27 신고 URL EDIT REPLY
흑인 닮고 싶어서 피부를 태우니? 라는 말을 들으면 넌 아니라고 대답 할 거 잖아 나도 마찬가지야

라는 식의 말을 해보는 건 어떤가요?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 논리적으로 얘기하는건 제 경험상 그 사람을 바꾸는데는 한계가 있는거 같아요ㅜ 저런식으로 얘기하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는 건 아니지만 백인을 동경해서 피부 타는걸 꺼려한다는 발언이 어떤 의미인지 확실히 전할 수 있을 거 같아요!
ㅇㅇ 2018.08.24 22:57 신고 URL EDIT REPLY
진짜 백인들 뭐만하면 자기들 중심으로만 생각하고 그게 무조건 기본인거고 다른 인종들은 타자화 해서 대하는거, 자기들 문화하고 다른 행동하면 너넨 왜 그래?(틀렸다는 뉘앙스 아주강함) 하는거 개개개개멍청하고 짜증남
Germany89 | 2018.08.25 01:42 신고 URL EDIT
윗포스팅은 모든 백인들을 중심으로 쓴 포스팅이 아닌것 같은데요
2018.08.24 23:06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2018.08.25 00:15 신고 URL EDIT REPLY
그건 착각의 늪에빠진 자의식 과잉인듯해라고 해주면 될듯
. 2018.08.25 00:16 신고 URL EDIT REPLY
홍인소리까지는 해봤자 안좋을테니
고마나루 2018.08.25 03:00 신고 URL EDIT REPLY
한국인은 아이가 감기에 걸려 열이 오를때 옷을 더 입히거나 이불로 감쌉니다. 그런데 서양인들은 반대로 옷을 벗기거나 심지어는 차가운 욕조에 담그기까지 한다더군요. 그래서 부부싸움이 많이 일어난다고 하던데...산들님은 그런 경우는 없었는지요...
ㄱㄴㄷ 2018.08.25 11:20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 글을 즐겨읽고 공감하지만 이번 글에는 동의하기가 어렵네요. 눈찢는건 동양인을 무시하는 인종차별행동 맞아요. 친구분이 알고했다면 나쁜 사람이고, 모르고 했다면 산들님께 사과하는게 맞다고 생각해요. 본인이 틀린걸 인정하기 싫었나보네요.
ㅇㅇ 2018.08.25 13:04 신고 URL EDIT REPLY
인종차별이냐 아니냐의 문제보다 듣는 사람이 기분 나쁜 말이나 행동은 하면 안된다고 학교에서 안 배웠냐 코쟁이야 ㅋㅋ
Youna 2018.08.25 18:26 신고 URL EDIT REPLY
다음번엔 곤니찌와라고 하면 오브리가도로 받아치세요. 그 촐랑이 제가 다 짜증나네요.
우타 2018.08.25 23:05 신고 URL EDIT REPLY
한국인이 얼굴 태우든 안태우든 그들이 무슨 상관이지요. 솔직히 남유럽 사람들은 한국인보다 피부가 하얗다고 말할 수 없지요.
BlogIcon 프라우지니 2018.08.26 02:38 신고 URL EDIT REPLY
몰라서 그러는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모르죠. 산들님 말씀대로 알면서 일부러 그러는지도..

TV를 많이보는 시어머니는 한국인 며느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동양은 하얀피부가 미인의 기준중에 하나라지? 그래서 포얀 피부를 선호하고!"

그러면 며느리는 말하죠. "맞구요. 동양인인 백인과 흑인의 중간이라 햇볕을 받으면 멜라닌색소가 금방 피부에 침착이 돼서 기미나 주근깨가 생겨요."

서로 다른 인종이기에 조금 더 알고나면 왜 그런지를 알게되는데..
생각보다는 말먼저 하는 사람들이 저질러내는 실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BlogIcon 반짝이는강 2018.08.26 20:48 신고 URL EDIT REPLY
각각의 문화권에서 쉽게 가질 수 없는걸 추구하는거라고 생각해요. 코카시안은 아무리 노력해서 햇빛을 쐬도 한두 주 후면 자기들이 질색하는 휜색 피부로 돌아오잖아요. 또한 구릿빛 피부는 햇빛 쨍쨍한 곳으로 비행기 타고 휴가 갈 수 있는 부를 상징하기도 하지요...
반면 동양권에선 유전적 이유로 뭐 하루만 햇빛 쐬면 반년은 구릿빛 피부를 가질 수 있기때문에... 또한 최근까지 농경사회였기 때문에 흰 피부는 농사랑 상관없는, 그리고 가지기 힘든 부의 상징(?)이라 여겨져서 좀 더 선호하는거 아닐까요...

음... 어쨌거나 햇빛은 과다하게 쬐면 melanoma 라고 흑색종 걸립니다. 호주의 암 발생 1위는 바로 이 흑색종.... 입니다. 이 흑색종은 코카시안이 걸리기 10배쯤 쉬워요... 기분 나쁠땐 skin cancer 조심하라고 톡 쏴주세요.. ㅎㅎ
BlogIcon 반짝이는강 2018.08.26 20:56 신고 URL EDIT REPLY
동양인은 다 비슷비슷해 보인다는 말을 들으셨다고 했는데... ㅋㅋ 요즘 제가 이렇습니다. 코카시안 보틀블론드 (염색 혹은 탈색해서 블론드) 좀 비만이거나 완전 스키니고... 다 비슷비슷해보여... 혹은 다들 고만고만한 키에 약간 비만한 몸... 다 비슷비슷해보여... 반응은 싸했지만 뭐.. 요즘 제가 느끼는겁니다.
BlogIcon 반짝이는강 2018.08.26 20:59 신고 URL EDIT REPLY
아... 좀 악의적이긴 하지만 가끔... 내가 내는 엄청난 세금이 비만한 애들 살빼는 약 돈, 당뇨약, 고혈압약, 관절염약, 지질저하제 약 값으로 쓰이는걸 보고 있으면 분통이 터진다... 이말도 가끔 날립니다...
2018.08.28 10:05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 참 성격 좋으시네요 ㅋㅋㅋㅋ 전 그런 경우 있으면 모로코 사람이라고 놀리거나... 피레네 산맥 아래는 아프리카 라는 나폴레옹 말을 해주고선 아프리카인이 라고 놀립니다. 그러면 좀 잠잠해 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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