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교육, 철학, 역사

도대체 이런 광경은 어디에서 볼 수 있나요?

산들무지개 2018. 9. 1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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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사는 우리 [참나무집] 가족은 발렌시아 주 북쪽의 티넨사 자연공원(parc natural de la Tinença de Benifassà)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그곳에는 아주 신기한 풍경을 볼 수 있는 행사가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부터 시작된다고 합니다. 

어떤 신기한 광경인지 여러분 궁금하신가요? 사실, 세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광경은 아니랍니다. 새를 관찰할 수 있는 탐조대가 사실, 요즘 여러 나라에서 흔히들 볼 수 있는 곳이 되었다지만요, 새에게, 특히 독수리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은 스페인이 유일한 나라가 아닌가 싶기도 하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가족은 지난주 독수리 관찰하러 그 자연공원에 들렀답니다. 그런데 그 독수리는 한국에는 없는 그리폰 독수리라고 하고요, 한국명으로는 흰목대머리수리(buitre leonado​ (Gyps fulvus))라고 하는데...... 글쎄 동물의 사체만 먹는 특이한 새입니다! 

흰목이 왜 흰목인지 아시죠? 털이 없는 이유가 동물 사체의 내장에 머리를 쑥 박고 먹을 수 있도록 진화하여 그렇다고들 하네요. 

어?! 이거 무서운 이야기인가요? 하실 분이 있으나, 전혀 무서운 이야기가 아니라, 야생에서 직접 새를 관찰하는 산교육의 장이라 생각하시면 된답니다. 

그럼 오늘의 이야기, 나갑니다! (지루하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이런 글도 써야 블로그 질이 높아진다는 걸 알아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더불어 독자님들의 지적 호기심도 상승~! up 되고요. ^^)


 

카스테욘(Castellon), 티넨사 자연공원의 물라다르(Muladar, 탐조대)는 매주 금요일 11시부터 흰목대머리수리 먹이 주는 행사를 진행합니다. 

한적한 숲의 정상에 이렇게 물라다르가 있습니다. 

우리 가족이 좀 늦겠다 싶을 만큼 차를 달려서 왔는데요, 오는 내내 하늘의 모든 독수리가 이쪽을 향해 날아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답니다. 

탐조대는 이렇게 작은 건물이고요, 숨어서 지켜볼 수 있도록 창문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창으로 가져온 망원경으로 관찰하면 아주 좋습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자연애호가 및 새관찰애호가들이 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곳이 바로 흰목대머리수리에게 먹이를 주는 장소입니다. 

자연공원에서 지원하는 차량이 옵니다. 

이 프로젝트는 근처의 풍력발전소에서 풍력 기계의 움직임 때문에 죽어가는 많은 새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먹이를 대주는 곳은 풍력발전소. 덕분에 새가 자주 출몰하는 지역의 행동 구역을 변경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수백마리의 독수리가 원을 그리며 빙빙~ 먹이가 오기를 기다립니다. 

이런 모습 정말 신기하고 놀라웠습니다. 

이베리아 반도의 거의 모든 흰목대머리수리가 지나간다고들 하더라고요. 

금요일에 외식하러 가자! 하고 다들 이곳으로 온다고 하네요. @.@

야생의 새도 먹이 주는 사람들을 아는구나!  

어서, 관리 아저씨~ 독수리에게 먹이 주세요. 빨리 구경하고 싶어요. 

우리 가족도 독수리처럼 인내하면서 그 장면을 관찰하고 있었어요. 

참가비는 전혀 없고요, 알아서들 매주 금요일에 찾아가면 정확히 이런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아~~~! 드디어 먹이를 주는구나! 

그 사이, 독수리 한 녀석이 소나무 위에 앉아 유유히 먹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소나무 위에 앉은 독수리,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보네요. 

그리고 하나둘 땅으로 내려오는 독수리. 아~! 정말 먹이 먹으러 오는구나. 얼마나 많은 녀석이 내려앉는지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하늘에서도 기다리는 녀석들이 초조한 듯 빙빙 돌고 있었고요. 

먹이가 드디어 주어지고....... 

가만 생각해 보니, 티베트에서도 죽으면 조장하는 풍습이 있었잖아요? 

죽은 사람의 시체를 야생에 버리면 이렇게 독수리 떼가 달려와 먹는 풍습요. 

샤머니즘 관점에서 인간의 영혼을 하늘까지 올려달라는 기원의 의미로 새에게 먹이로 주는 것이랍니다. 

새가 하늘 위로 영혼을 데려가 준다는 믿음과도 같죠! 

너무 궁금하여 가져온 망원경을 눈에 대 봅니다. 

망원경으로 보면 위의 사진과도 같이 선명하게 잘 보입니다. 

실제로는 더 잘 보여요. 

이곳에 갈 때는 망원경은 필수랍니다. 

아! 정말 영화에서나 보는 그런 무서운 맹금류네요! 

먹이가 주어지자 서로 싸우며 쟁취하는 모습이 조금 섬뜩했습니다. 

그 순간 왜 갑자기 좀비가 생각나던지......! (주책이야)

먹이를 풍족하게 주지는 않더라고요. 먹이가 풍족하면 야생의 본능을 잃을 수도 있고, 또 너무 풍족하면 개체 수가 많아져 생태계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매번 먹이 다툼으로 싸우는 듯했습니다. 

역시, 야생의 세계는 힘 있는 자가 다 차지해..... 


약 200마리의 흰목대머리독수리가 이곳에 먹으러 온다고 하네요. 

땅에 있는 녀석들, 하늘 위에서 나는 녀석들......

서로 순환하듯 먹고 오르고 오르고 내리고......

저에게는 참 신기한 관찰학습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무척 흥미롭게 관찰했고요, 어른인 제가 제일 크게~ 리액션하면서 관찰했습니다. 

어른도 보면 좋은 야생의 학습 터였네요. 


여러분도 나중에 스페인에 오실 기회가 있다면 이런 현장 학습 관광은 어떠신지...... 한번 추천해드립니다. 

그렇게 우리는 그날 오전을 이곳에서 관찰 학습하고 왔습니다. 정말 놀라운 곳이었습니다. 

이런 생생한 장면, 동영상으로도 보셔야죠! 

특히 아이들과 함께 보시기를 권장합니다. 끝에 아이들 인터뷰도 넣었어요. 

재미없을 내용인 것 같아 좀 웃기게(?) 영상 제작했으니 이것도 많이~ 봐주세요. 

요즘 산들무지개 블로그와 동영상이 다큐멘터리 채널로 바뀌고 있는 것 같지만, 뭐 이런 블로거도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많이들 응원해주세요! 

여러분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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