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안방에서 파는 한국 식품에 씁쓸해지는 이유
소소한 생각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추석 연휴도 끝나가고 이제 일상으로 복귀해야 할 시간입니다. 본의 아니게 저도 치과 치료를 하기 위해 시댁이 있는 발렌시아에 다녀왔답니다. 추석 시기와 맞물려 마치 한국처럼 명절 보내기 위해 시댁에 간 느낌이 들었답니다. 하하하! 덕분에 이 명절, 심리적 외로움 없이 잘 지나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시댁에서 보내다 해발 1,200m 고산의 우리 집으로 돌아오는데 역시나 장은 봐야겠지요? 그래서 마트에서 생선도 사고, 이것저것 장을 봐왔답니다. 게다가 요즘 새로 들어왔다는 한국 제품도 기대가 되어 더 장을 보기 위해 애를 썼답니다. 

일단 스페인 현지 마트에서 새로 나온 한국 김을 찾았습니다. 얼마나 반갑던지요!!! 드디어 우리도 이곳 안방에서 한국 식품을 먹는구나! 정말 대박이구나! 싶었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엄연히 "한식"임을 우리는 한 번에 알 수 있죠? 얼마나 그리웠던 김자반과 김부각인지......! 아이들도 이 제품을 보더니, 환호의 함성을 질렀답니다. 드디어 공수받지 않아도 이곳에서 먹을 수 있구나! 싶은 게 말이지요. 

이상하게도 김자반이나 김부각은 한국에 있는 지인에게 공수받거나, 한국 식자재 판매하는 마트에서 온라인으로만 살 수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그만큼 국제화 시대에 세상이 가까워졌다는 걸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변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제품을 보고 정말 씁쓸해졌습니다. 스페인 회사에서 한국에 의뢰해 생산한 제품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Origen República de Corea del Sur)가 적혀 있는데도 말입니다. 

왜 씁쓸해졌냐고요? 

제가 국어국문학과 출신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한국말로 표현하는 음식 이름이 빠져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좋은 '김자반'과 '김부각'이라는 단어가 없는 게 얼마나 씁쓸했는지 모릅니다. 그만큼 스페인어권에서 한국어가 많이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졌습니다. 

반면, 17세기부터 일본과의 교류가 많았던 스페인에서 일본어는 아주 대중적으로 쓰이고 있었습니다. '노리', '우동', '소바', '스시', '라멘', '고마시오', '곰부' 등...... 일본 식자재 이름은 이곳에서 무척이나 대중화되어 이런 말만 해도 알아듣는 사람들이 참 많더라고요. 사실 제가 이런 단어를 이곳에 살면서 스페인 사람들을 통해서 알게 되었지요.

위의 사진처럼 같은 회사에서 판매하는 제품인데도 한국산은 이름 없이, 한국 스타일이라는 설명도 없이 그냥 제품이 나왔더라고요. 마치 그 회사에서 개발한 것처럼...... 하지만 일본 음식에는 스시, 라멘, 소바 등 이름을 붙여서 판매되더라고요. ㅡ,ㅡ


위의 사진도 스페인에서 제조한 떡볶이 용 떡인데 한글에만 이렇게 찰떡이라고 적혀있고, 설명은 없습니다. 적어도 '떡'이라는 이름을 정확하게 표현하면 어떨까 싶은 게...... 

스페인에 살면서 현지인들에게 한국 식품을 소개해줘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아마도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큰 노력과 긴 시간이 필요한가 봅니다. 한두 번 한식을 소개해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경험으로 비빔밥, 불고기, 김밥 등을 선보여도 이름을 기억하는 이들은 별로 없습니다. 매번 기억한다고 해도, 이름이 바로바로 나오지는 않기 때문이지요 

김밥을 열 번 싸줘도 '스시'라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한 100번은 가르쳐줘야 스시를 김밥으로 고쳐 말하지 않을까 싶어요. 뭐, 김밥과 스시가 엄연히 차이나는 것은 맞잖아요? 제가 스페인 현지 마을에서 김밥을 자주 하는 이유도 올바르게 '김밥'이라는 단어를 알려주고 싶어서였습니다. 요즘에 우리 마을 사람들은 '김밥'이라고 단어를 바꿔 말하니 정말 큰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김밥 끝나면 불고기, 불고기 끝나면 양념 통닭을....... 만들어줘서 이름을 가르쳐줄 심산입니다. ^^*) 

[사담: 사실, 제가 만나는 스페인 현지인들이 한국 단어를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놀랍게도 태권도 관련 용어였습니다. 하나, 둘, 셋...... 앞발 차기, 경례 등...... 어렸을 때 태권도 강습을 받으면서 일상에서 쉽게 들었던 용어들이라 이런 말은 잘합니다. 이렇듯이 일상 깊숙이 이국 단어가 파고들면서 일상화되어야 단어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싶어요.]

스페인 현지 식당에서도 한국 스타일 갈비라는 표현을 자주 하는데, 처음에는 반가웠지만, 한국 이름으로 표현하는 날이 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나 '불고기 갈비'라면 알 수 있는 날 말입니다. '고추장'도 한국식 매운 패이스트(pasta picante coreano)라는 표현보다 '고추장'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와사비' 하면 현지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 알듯이 말입니다.

어쨌거나, 음식 문화는 임시즉흥적 반영이 아닌, 깊숙이 대중 사이에 파고드는 반영이 가장 오래 남는가 봅니다. 한 번의 행사보다 꾸준히 이름으로 알리고, 꾸준히 한국의 맛을 알 기회가 많아져 스페인 마트에서 파는 물건에도 '김자반'이나 '김부각'이라는 이름으로 스페인 대중들에게도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이 커졌습니다. 

이 바람, 꼭 이루어졌으면 하네요. 제 바람에 동참하시는 분, 아래의 공감(하트♥) 꾹 눌러 동참해주세요~!!! ^^*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도 즐거운 일 가득하시고요, 

어서어서 일상에 복귀하셔서 명절 후유증 날려버리시길 바랍니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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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7 00:39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9.28 23:09 신고 URL EDIT
네~! 맞는 말씀이시네요. 아무튼, 말씀하신 것처럼 민간인 하나하나 조금씩 실천하며 교정해가는 과정도 참 중요하다고 봅니다. ^^*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BlogIcon 프라우지니 2018.09.27 05:28 신고 URL EDIT REPLY
스시가 아닌 김밥이라고 이야기를 해줘도 코리안 스시라고 하더라구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9.28 23:08 신고 URL EDIT
지니님에게도 이런 경우가 많았군요? 공감합니다.
박동수 2018.09.27 08:28 신고 URL EDIT REPLY
연휴는 끝나고, 출근이다.
일본 방송을 보여주는 프로그램 중 홋카이도의 라멘찾아 삼만리 ...
넘 맛있게 보여 먹어보았는데 식성좋은 내 입맛엔 안맞더군.
그에 반해 김밥은 외국인도 좋아하는 거 보면 대중화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흔한 햄버거 가게처럼 김밥 가게도 웬지 될 것 같은데.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9.28 23:07 신고 URL EDIT
발렌시아에도 무슨 한국 도시락점이 있더라고요. 도시락이 한국식인데 김치와 비빔밥 등을 팔고 김밥 등을 팔더라고요.
정말 반갑더라고요. 언제 가보고 싶은데 시간이 없네요. ㅜㅜ
BlogIcon 후미카와 2018.09.27 09:35 신고 URL EDIT REPLY
일본의 음식 마케팅이죠 해외에 기무치를 수출할 정도니까요. 음식이름도 어찌보면 국력이네요. 해외에서 자연스럽게 한국어 요리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래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9.28 23:06 신고 URL EDIT
그렇죠. 홍보가 대단히 중요한 거죠!!! ^^

게다가 가끔 한국인들도 해외에서 일본 음식을 카피하여 식당을 내고 음식을 파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ㅠㅠ
중국인이 한글을 베껴 한국 제품인 척 파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들지요. 일본 이미지를 이용하여 장사하는 한국인들도 많지요. 그런 것부터 없어져야 한국 음식이 제대로 이름 값을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2018.09.27 14:09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9.28 23:03 신고 URL EDIT
큰 응원 정말 고맙습니다.
저도 무지무지 사랑합니다. ^^
BlogIcon 보미네 2018.09.27 18:40 신고 URL EDIT REPLY
아쉬운 점이 제 눈엔 더 보이는데요,
저 밥공기는 일본식 밥공기네요.
밥 공기 들고 먹는데 손에서 미끄러지지 않게 굽이 높다고 하지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9.28 23:03 신고 URL EDIT
일본식 밥공기라고 해도 요즘 세계적 추세가 이런 공기를 선호하니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굽이 높은 게 설거지하면 좀 불편하기도 한데...... ^^; 굽에 구멍 뚫어야 물 잘 빠지고 좋은데 말입니다. 도예인으로 저는 굽을 만들면 구멍이나 잘라서 한국식 반상처럼 만들기도 하는데 다들 좋아하더라고요. ^^
마드리드댁 2018.09.28 04:17 신고 URL EDIT REPLY
일단 일본어는 발음이 쉽고 suena bien이래요
한국어는 모음이 많고 발음이 복잡복잡..

이전부터 느끼는거지만
유럽이 일본뽕이 엄청 심하더라구요
욱일기 디자인도 많이보이고
그런데 웃긴게 한국에 놀러왔던 친구가
卍 이 기호를 보고 불같이 화를 내는거에요
어떻게 나찌를 저렇게 대놓고 할수있냐며
나찌와 반대모양이고 불교에서 쓰이는거라고 설명을...
나찌에는 발광을 하면서 욱일기는 전혀 거리낌없는
유럽사람들..

각설하고 일본만화 여행 음식등등 마케팅 파워 무시못하더라구요 뭔가 씁쓸해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9.28 23:00 신고 URL EDIT
일본 문화는 17세기부터 교류가 있어 더 익숙해져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잘못한 것은 없습니다. 우리가 그만큼 우리 문화를 잘 알리지 못한 과실도 있지요. 이제부터라도 개인 하나하나 우리 문화를 알리는 실천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국가적 지원도 필요하겠지요? ^^
2018.09.28 05:40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9.28 22:58 신고 URL EDIT
맞습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홍보해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음식만이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말이지요.
특히 영어권 문화가 아닌 다른 언어권에서는 더 홍보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저는 스페인에서 도자기를 배웠는데, 어찌 한국 도자기에 대한 내용을 배울 책 하나가 없어 굉장히 안타까웠습니다. 물론, 스페인 교수님들께서 한국 도자기를 자체 연구하여 우리에게 가르쳐주시긴 했지만, 참고할 문헌이 없어 정말 안타깝더라고요.
충청도 2018.09.28 05:47 신고 URL EDIT REPLY
어쩐지 마춤법 실력이 대단하시다. 생각했는데... 국문과 전공이시군요. 우리 말 잘쓰기 엄청 어려워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9.28 22:53 신고 URL EDIT
아닙니다. 맞춤법 그렇게 대단하지 않습니다. 아직도 부족하여 틀리기도 하니 말이지요. ^^ 국문과가 아니라 국어국문과라 언어에 대한 관심이 많답니다.
그런데도 우리 말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언어 같아요. ^^*
마춤법 대단 2018.09.28 14:39 신고 URL EDIT REPLY
국어국문학과 출신이라면서 김밥이라는 단어의 어원 자체가 김초밥이라는 걸 모르는군요.
여기 보면 사람들이 일본이 기무치 수출한다고 뭐라 하는데, 전 외국에서 기무치 본 적도 없지만 한국 라멘은 아주 지겨울 정도로 보입니다. 그걸 한국의 저력이라면서 자랑스러워 하는데 굳이 라면뿐만이 아니라 어떻게 봐도 한국인이 일본음식을 훔쳐 파는 게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사례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해외의 일본요리 전문점도 알고 보면 한국인이 주인인 경우가 많죠.
외국에서 그렇게 기를 쓰고 한국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까? 다른 사람이 님을 보면서 한국인이 한국에서 안 살고 외국에서 스페인어 쓴다고 씁쓸해하는 꼴이죠. 일본이 마케팅을 해서 그들이 좋아하는 게 아니라 진짜 자신의 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것을 높이 사는 것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9.28 22:44 신고 URL EDIT
'김초밥'이라는 것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타박하지 않으셔도 댓글에 단 내용 다 동감합니다. 하지만, 위의 글은 단순하게도 음식 이름을 음식 이름으로 불러줬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저도 한국 문화 사랑합니다. 그렇게 사랑하기 때문에 한국 음식은 한국 이름으로 불려졌으면 하는 바람이었고요. 비록 김밥이 김초밥에서 유래했다고 해도 스시라고 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내용물 자체가 다르고 하는 방법도 다르니...... 그리고 일본 김밥은 '마키 스시'로 알고 있습니다. 보통 마키라고도 하는데, 이 이름도 정당하게 고쳐졌으면 하네요.
명예일본인이세요? | 2018.10.01 00:28 신고 URL EDIT
이렇게 기를 쓰며 댓글 달 필요가 있습니까? 상세하고 올바르게 표기하면 스페인도 좋고 한국도 좋은건데. 게다가 일본에 대해 안 좋은 얘기 한 것도 없는데, 왜 여기서 자기주장하느라 바쁘신지 모르겠네. 저는 스시도 좋아하고 김밥도 좋아하는데요. 맛있어서 먹는거지, 자신의 문화 소중 어쩌고 저쩌고~ 그래요 그래~ 님이 옳네 옳아! 님 ㅇㅈ 어 ㅇㅈ
BlogIcon 판치 2018.09.28 16:40 신고 URL EDIT REPLY
어제 갑자기 연락을 드려서 황당 하셨죠?
가족 여행 중이며 발렌시아를 지나서 바로셀로나로 가는 길에 산들님네 가족을 뵙고 싶었습니다.
비스타베야의 골목을 헤맸던 시간들과 예쁜 공주들과의 만남을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겠습니다.
메일 주소를 알려주시면 사진을 보내드리겠습니다.
685 361271(여행중 연락처)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9.28 22:51 신고 URL EDIT
보통은 자신을 소개하고 인사를 나눈 뒤 방문을 요청하는 게 의례라고 봅니다. 저는 갑작스러운 방문에 굉장히 놀랐습니다. 어려운 걸음하셨는데 괜히 미안해서 마음이 상당히 좋지 않았고요. 저도 일상이 있어서 시간을 낼 수 없어 미안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그냥 방송으로만 보고 무작정 찾아오신 듯한데 제 블로그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어, 방문하셨다면 제 이-메일 주소도 금방 알 수 있으셨을 겁니다. 제 답글에 섭섭해하시지 마시고요, 다음에 혹시 이런 경우가 생긴다면 먼저 본인을 소개하시고, 천천히 상대방을 알아가시면서 친분을 쌓고 방문 요청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게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고요.
정말 미안하고 또 안타까워 저 또한 마음이 상당히 안 좋았음을 알리면서도 부디 안전하게 귀국하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spainmusaa@gmail.com
2018.09.29 23:34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9.30 02:19 신고 URL EDIT
오타 지적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가끔 이렇게 오타 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
마지막 응원의 말씀도 정말, 고마워요~~~
안녕하세요 2018.10.05 12:58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무지개님의 의견에 공감합니다 ^^ 한국 사람이라면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것에 대해 별 시덥잖은 이상한 댓글 남기신 분은 일본사람인가 ㅋㅋㅋ 너무 신경 쓰지 마시고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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