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뜸한 일기/자연 141

스페인 고산의 늦가을 풍경

카메라를 사고 열심히 테스트에 돌입했습니다. 전문 사진가가 아니기 때문에 많은 부분 부족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좋은 사진을 찍으려고 노력한답니다. 책에 들어갈 사진이 될 수도 있고, 잡지사에서 요구하는 사진이 될 수도 있으니 일단은 뭐든 자료로 찍어두려고 한답니다. 그래서 요즘 며칠 계속 카메라를 조작하면서 손에 익히는 연습을 했답니다. 게다가 요즘 스페인 고산의 날씨는 정말 어둡고 흐리고 비 오고...... 카메라에 담는 게 빛이 좋지 않아 좀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이런 풍경도 꽤 낭만이 있죠? 전에 쓰던 올림푸스 카메라에 비해 약간 명쾌함이 없는 듯한 캐논 카메라였습니다. 요즘에는 배경 흐리기가 대세라 그런지, 배경 흐리기가 자동으로 완성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약간~, 미세하게~ 명쾌함이 떨어..

모진 날에는 역시 음식이 위안이구나!

며칠 폭우가 계속되더니 오늘은 비가 조금씩 멈추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오후에는 해가 반짝 잠시 인사하고 들어가 어리둥절하기도 했지요. 저녁이 되니 오히려 안개가 온 세상을 덮치며 아직 멀었어~ 하는 듯 또 운무를 때리고 있습니다. 올해는 폭우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했나 봅니다. 비가 200L가 내렸다는 데도 큰 피해 없이, 큰 걱정 없이 무사히 잘 지나간 것 같아요. 물론, 한두 방울 지붕에서 물이 새긴 했지만, 재작년보다는 훨씬 나았답니다. 밖에 나갈 수 없는, 재난 오는 날에는 역시 집에서 맛있는 거 해 먹으면서 위안 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네요. 비 오기 전 날, 급하게 느타리버섯을 땄습니다. 집에서 직접 재배하는 느타리버섯인데 봄에 한 번, 가을에 한 번, 이렇게 두 번 따먹을 수 있었네요. ..

스페인 고산, 엄청난 폭우에 준비하는 자세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마을의 주민들은 며칠 전부터 난리가 났습니다. "세상에! 주말에 200ℓ 넘는 비가 온다네요!!! 하천이 차고도 넘칠 거예요!" 아니나 다를까, 마을 시장은 오늘 오후부터 경계령을 내려 휴교 방침을 발표했답니다. 아직 비도 내리지 않았는데, 학교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가라고 선생님으로부터 톡도 왔습니다. 지중해 연안의 비는 갑자기 많이 내려, 짧은 시간 내 엄청나게 물이 불어나 이동할 수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우리 집도 걱정은 마찬가지였답니다. 폭우 내리면 하천에 물이 불어 고립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지붕에 비가 가끔 새기도 하니 비 오기 전에 지붕 점검은 필수랍니다. 아침에 일어나 아이들 학교 보낼 준비 하려고 보니 남편이 메모를 남겨놓고 출근을 했더라고요. "좋은..

요즘 새끼 고양이들과 사랑에 빠진 우리 아이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터를 이룬 우리 가족에게는 반려묘 여러 마리가 있답니다. 지난여름에는 네로가 세상을 떠나면서 아이들 마음에 큰 상처로 남았는데요, 자연의 순환이 이 아픔을 극복하라고 새끼 고양이 세 마리 묘약을 처방해주었답니다. 네로는 천수 다 누리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도시가 아닌 시골이라 우리 가족은 고양이를 집안에 두지 않고 밖에서 자연 친화적으로 키우고 있답니다. 물론, 고양이 바구니와 새끼 고양이를 위해 배변 모래도 깔아주고 할 일은 다 한답니다. 새끼 고양이 세 마리는 순서대로 태어났는데요, 요즘 더 아이들이 애착을 느끼곤 합니다. 사라와 라야스(줄무늬 새끼 고양이) 누리와 라야스 산드라와 라야스 아이들이 새끼 고양이에게 더 신경을 쓰게 된 사건 하나가 있었습니다. 다름 아니라..

한가위처럼 풍성하게 월동준비 하는 스페인 고산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요즘 무척 바빠진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입니다. ^^; 해야 할 일들이 가을이라 더 많아진 것 같기도 하답니다. 게다가 추석이라니......! 역시, 추석 전후하여 우리는 겨울에 대비하여 미리미리 움직여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죠. 그래서 짬을 내려고 해도 요즘은 너무~ 너무~ 시간이 없었네요. 그동안 우리가 하는 월동준비는 뭐,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사는 이들에게는 하면 아주 좋을~ 월동준비가 되겠습니다. 며칠 전에는 장작을 한 트럭 불렀답니다.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이 나무를 평소에 쟁여두고 패고 말리고 장작을 준비하는데요, 소나무 한 종류라 다른 종류의 장작을 불렀답니다. 4000Kg인데 한국 돈 60만 원 정도 주고샀습니다. 보통 이..

스페인 고산의 낯선 가을 날씨와 수확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은 어느덧 가을이 쑤욱~ 다가와 버리고 말았습니다. 요즘은 안개가 자주 끼고 춥고...... 좀 쓸쓸한 바람도 붑니다. 그래서 그럴까, 마음은 조금 멜랑콜리해진 건 사실이지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며칠 전부터 우박에, 폭우에, 기온 하강으로 우울증 모드에 들어갈 정도로 날씨가 참 낯설었습니다. 나는 누군가? 나는 이곳에서 무얼 하고 있지? 여기는 어디? 뭐 이런 질문 같지도 않은 희한한 질문이 우울 모드를 콕콕 찌르고 있습니다. 사람은 가끔 그럴 때가 있잖아요? 우박이 한꺼번에 쏟아진 날. 다 내리고 난 다음에 보니, 한쪽에 바람 덕에 쌓인 우박이 저렇습니다. 우박 구슬이 하늘에서 와장창 떨어졌습니다. 저게 보석이라면 얼마나 영롱하게 영원히 남아있을까? 하지만 얼음이기에 금..

[아이와 고양이] 나랑 놀래?

흰둥이, 뚱땡이! 누가 보면 신체적 약점 가지고 놀리는 말 같습니다. 하지만, 이 흰둥이와 뚱땡이는 사람을 놀리는 인종차별적 의미가 아니랍니다. 우리 고양이 이름이 뚱땡이랍니다. 사실, 우리 뚱땡이 진짜 이름은 '눈송이'입니다. 그런데 어쩌다 눈송이가 뚱땡이로 변했을까요? 보기에는 뚱뚱해 보이지도 않는데 말입니다. 사실, 우리 뚱땡이가 정말 장난도 잘 치고 귀엽습니다. 잘 먹기도 하고요...... 아이들은 이런 눈송이가 익살스러운 뚱땡이처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나 봐요. 물론, 제가 처음에 뚱땡이라고 불렀지요. 아이들은 처음에는 싫다고 하더니, 어느샌가 그 익살스러움에 반해 이 눈송이를 뚱땡이로 부르고 있답니다. 우리 뚱땡이가 오늘 누나랑 놀았습니다. ^^ 밥 먹고 난 후, 동생들 밥 먹는 모습을 흐뭇하..

집 근처 숲속에서 아이들과 생태계 관찰하기(feat. 돼지털)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은 인적이 드문 곳입니다. 불과 백 년 전에는 사람들이 많은 꽤 큰 마을도 있었고, 사람들 왕래도 잦았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산악지대로 자연공원을 제외하고는 인적이 드문 곳이 되었답니다. 이곳에 사는 우리 [참나무집] 가족은 자연에서 생활하고 있답니다. 자연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라면 오감을 열고 생태계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 일입니다. 매 순간 마음을 열지 않으면 이 오감이라는 것도 자연에서 열리지 않습니다. 우리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을 기울이면 보이지 않던 것도 보이게 되는 게 자연입니다. 매 순간 깨어있는 마음으로 세상을 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일상이 되어 나태해지면 더욱 어려운 일이 자연에서의 삶이지요. 도시와 같은 자극이 없어 더 나태해질 ..

아이들 때문에 곳곳에 설치한 스페인 뱀 방향제

시골 생활은 도시 생활과 마찬가지로 장단점이 다~ 있습니다. 여러분도 어느 정도 짐작하듯이 시골 생활이 다 장점일 수만은 없지요. 환경이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환경에 노출되어 겪는 소소한 불편함도 있답니다. 전에 말씀드린 진드기나 무서운 독뱀 등이 한 예랍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평야는 혹독한 겨울 날씨 외에도 독뱀과 독버섯 등이 있습니다. 물론, 우리 스스로 지혜를 발휘해 혹시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비해야 하지요. 그런데 며칠 전, 텃밭에서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뱀 때문에 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답니다. 쌍둥이 공주님들도 뱀이 무서운 존재라는 걸 인식하고 조심하는 편이지만,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하여 오늘 뱀 방향제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설치라기보다는 방향제를 꺼내어 작은 그릇에 담아 집 ..

올해 우리 집 체리는 풍년이네, 풍년~!

아이들이 일주일 캠프 학교로 집을 떠난 사이,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평야의 체리는 완전하게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올해는 정말 정말 정~말 봄에 비가 많이 내려 이 건조한 고산에 큰 활기가 되었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가장 많이, 정말 많이 체리가 풍년을 이루게 되었답니다. 매년 체리 따러 가면 새들과 전쟁을 해야 했는데, 이번에는 새도 배부르게 먹고, 우리 [참나무집] 가족도 배부르게 먹었답니다. 하하하! 체리로 배부르게 먹는 게 어떤 기분일까요? 아무튼, 주렁주렁 달린 체리를 보니, "역시! 비는 풍년을 주는 선물이구나!"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비는 고마운 생명수~안타깝게도 아이들이 일주일 비운 사이에 가장 큰 체리는 짓눌러 더는 먹지 못하게 되었답니다. 라몬 아저씨네 체리는 시중에 파는 것..

8개월의 기다림, 집에서 직접 재배한 느타리버섯

작년 10월 중순, 우리 부부는 집에서도 버섯 재배가 가능한지 실험하기 위해 씨균(종균)을 온라인으로 샀습니다.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은 트러플(truffle)이라는 땅속에서 자라는 서양 송로버섯으로 참 유명한 곳이지요. (하지만 직접 집에서 버섯을 기르기에는 참 손이 많이 가는지라, 땅속에서 나는 버섯을 기르는 게 훨씬 쉬워 보입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버섯은 아이들에게도 참 좋은 산교육이 될 수 있어서 한번 길러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가을 숲속에서는 한창 버섯이 나던 시기였는데, 우리는 버섯이 자라는 생태를 직접 보고 체험하기 위해 한번 도전해봤습니다. 우리가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버섯으로 표고버섯과 느타리버섯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문하여 보니, 표고버섯은 물만 주면 되는 아주 ..

뱀보다 더 무서운 스페인 고산의 양 떼?

날씨도 좋고, 비도 자주 와 풀도 많이 자랐겠다...... 요즘 모든 것이 넉넉한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입니다. 이미 지난번 포스팅을 읽으신 독자님들은 아시겠지만, 요즘 꽃과 풀, 새, 곤충들이 많아 우리의 고산 풍경이 아주 풍성하고 꽉 차 보입니다. 뜨거운 여름이 오면 모든 것이 바짝 말라버리니, 오기 전에 어서 이 풍경을 마음껏 즐겨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무서운 동물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 집 근처의 뱀입니다. 샘가의 물뱀은 독이 없어 그렇게 불안하지는 않지만, 집 근처에 서식하는 뱀은 독한 독을 지니고 있어 항상 경계해야 할 대상이랍니다. 다행히 아직 뱀에게 당해본 적이 없고, 게다가 뱀은 인간을 보면 금방 도망가 버리니, 일상에서 부딪친 부분은 없답니다. 뱀에게 물리면 해야 할 ..

강렬한 꽃들이 빛나는 스페인 고산평야의 들판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날씨가 요즘은 참 좋습니다. 6월의 스페인 고산평야는 이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가 아닌가 싶답니다. 한국에 사는 친구들이 놀러 온다고 하면 계속 6월에 오라고 고집하는 이유도 이 아름다운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랍니다. 날씨도 선선하고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으니 얼마나 포근하고 좋아요? 게다가 아름답고도 환상적인 꽃들이 만개하고 있으니 이 또한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좋아할 것으로 생각했지요. 빨랑 놀러와~ 하고 말해도 6월에는 일이 있어 쉽게 휴가를 낼 수 없다네요. 아무튼, 제가 꼭 보여드리고 싶은 스페인 고산의 모습을 여러분께도 보여드릴게요. ^^ 아이들과 들판에 나갔더니 이렇게 지는 꽃이 있었고, 또 피는 꽃이 있었습니다. 지는 꽃은 홀씨를 만들어 하늘..

아이들과 함께 가꾼 6월 우리 집 텃밭

여러분~ 지방선거에서 투표는 잘하셨나요? 저는 투표도 하지 않았는데, 개표 방송을 끝까지 다 봤답니다. 한국의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 참 떨리면서 그 상황을 지켜봤습니다. ^^그렇게 큰 이슈와 함께 국외에서 응원하는 저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 참 많다는 것을 뉴스를 따라가면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나 깨나 한국이 성장하고 발전하기를 염원하는 재외 국민들이 참 많더라고요. 화이팅~! 대한민국. 이제 우리의 일상 이야기할게요. 6월 중순, 또 싱싱한 세계로 한 발짝 더 나아가고 있습니다. 녹음이 무척 짙어지는 요즘입니다. 한국은 벌써 무더위로 고생한다는데,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평야는 이제야 추위가 완전히 물러나고 슬슬 더위가 바짝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6월의 우리 집 텃밭도 활..

요즘 정말 아름다운 스페인 고산의 꽃이 있는 풍경

어제오늘 비가 엄청나게 많이 내렸습니다. 밤에 세차게 쏟아지는 빗소리 때문에 잠에서 펄떡 깨어날 정도로 그렇게 거센 비가 내렸지 뭐에요? 한국에서도 요즘 비가 자주 내린다고 하는데 여기는 일주일 정도 더 비가 내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일기예보가 요즘 딱 들어맞아서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저러나 지난번에 약속해드린 것처럼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꽃이 만발한 풍경을 보여드리도록 할게요. ^^ 기쁜 마음으로 준비했으니 자연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기시길 바랍니다. 비가 그친 틈을 타서 재빨리 나가 사진도 찍고 버섯도 채취하고 그렇게 기회가 닿을 때마다 이 봄을 놓치지 않는 마음으로 사진으로 한번 담아봤습니다. 여러분도 함께 이곳에서 산책하는 기분으로 감상해주시면 아주~ 아주~ 고맙겠습니다. ^^ ..

우리 집 암고양이는 왜 몰래 새끼를 낳았을까?

우리 집 고양이 볼리따가 혼자 몰래 새끼를 낳아 길러서 저에게 데리고 왔습니다. 아직 어린 고양이라 배가 그렇게 부르지도 않았는데, 벌써 새끼를 낳아 막 태어난 꼬물이도 아닌, 어느 정도 자란 애기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아~! 어쩌다가 혼자 몰래 새끼를 낳았을까요? 처음에는 절 믿지 못해 집 나가 몰래 새끼를 낳은 줄 알고 섭섭했답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보니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 참고로 우리 집은 고양이를 집안에서 키우지 않고 밖에서 키운답니다. 남편이 고양이털 알레르기가 있어 집안에서 키울 수 없을뿐더러,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자연에서 사는 우리로서는 동물들에게도 가둬 키우는 것보다 풀어서 자유롭게 키우는 게 더 좋을 듯했습니다. 그래서 고양이를 자연에서 놓아두고 키우고 있지요. 그래서..

텃밭의 첫 즐거움을 준 얼갈이배추 수확!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날씨는 여전히 선선하답니다. ^^ 다른 곳과는 다르게 온도가 그렇게 쉽게 올라가지 않네요. 오히려 선선하여 식물 성장이 참 느리답니다. 그런데도 우리 집 텃밭에서 저는 첫 수확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수확이라 하기에는 우스운 솎아주기였지만, 솎은 채소로 맛있는 음식도 해 먹으니 그야말로 첫 수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하루건너 하루 비가 오기 때문에 식물이 쑥쑥 성장할 것 같음에도 기온이 낮아 성장 속도는 정말 더디더라고요. 비 온 후, 나간 텃밭 풍경은 아직도 클 듯 말 듯 얼굴을 내미는 채소를 볼 수 있었습니다. 상추, 고추, 오이, 호박, 쌈 채소 등 우리 집 텃밭 작물은 여전히 이렇게 작습니다. ^^; 그런데 얼갈이배추는 우와~ 낮은 온도에서도 이렇게..

스페인 고산에 늦게 찾아온 봄, 반기는 꽃 행진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봄 풍경을 보여달라고 하신 독자분들을 위한 포스팅입니다. ^^*이곳은 지중해 연안보다 10도 정도가 낮은 기후로, 고산 특유의 추위와 날씨로 봄이 아주 천천히 찾아왔답니다. 다른 곳에서는 꽃이 지고, 이제 여름이 다가올 조짐을 보이는데,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은 이제야 봄꽃이 꽃을 피우며 향기를 전합니다. 봄은 늦었지만, 기다림에 보상이라도 하듯 반기면서 우리에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요즘 날마다 비가 잠깐씩 내려주는 신기한 일도 벌어져 자라나는 식물에는 또 하나의 기쁜 봄이 되고 있습니다. 아침에 산책하러 나가면서 찍은 봄꽃과 오후 비 온 후 찍은 집 앞 풍경 사진 함께 구경해보시죠~~~ 스페인 고산에 살면서 야생 꽃에 대해 많이 관심이 가는데요..

드디어 텃밭 가동하는 스페인 고산의 봄

해발 1,200m 우리 가족이 사는 스페인 고산은 지중해 연안의 해변 도시보다 약 10도 정도가 낮습니다. 그래서 봄도 조금 늦게 찾아온답니다. 지금 막 싹이 트고 파릇파릇해졌다고나 할까요? ^^ 한국은 정말 화려하게 봄이 찾아오는데 이 스페인 고산은 아주 소소하게 작은 꽃에서부터 봄이 시작된답니다. 물론, 하얀색 체리꽃이 화려하게 듬성듬성 반기기도 하지만 말이지요. 이렇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혹독한 겨울은 결국 봄을 맞고 마네요. 역시, 계절의 순환은 진리입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도 텃밭으로 요즘 매일 향하고 있답니다. 텃밭! 겨우내 잊혔던 이 텃밭을 다시 풀 가동해야지요!!! 4월 중순부터 부지런히 오가면서 텃밭 관리에 들어갔는데, 아이들도 좀 커서 그런지 열심히 엄마를 도와주는 게 참 기특했습..

죽은 듯 늘어져 있던 고슴도치, 잠시 후 일어난 일

봄이 오는 소리가 어디선가 들리는 오후 저녁, 우리는 텃밭으로 향했습니다. 새싹이 움트는 소리가 들리는 듯 겨울바람도 조용해지며 그 소리에 귀 기울이는 듯했습니다. 이제 겨울은 달아나는 것일까요? 햇볕도 더 따스하고, 낮도 더 길어졌습니다. 봄에 심을 작물을 생각하면서 텃밭 가는 길 위, 우리는 우물가(?)에서 무엇인가를 발견했습니다. 사실은 샘가라고 해야 하는데, 우물처럼 물을 받아놓은 구유 통이 있기에 우물이라고 그냥 임의로 단어가 흘러나왔습니다. 동물에게는 분명 우물이 되는 것이니까요. 멀리서 봤을 때는 어떤 동물이 웅크리고 있는 듯했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정말 동물이었어요! 그런데 평소에 흔히 보지 못했던 동물인 고슴도치가 시련에 잠긴 듯 그렇게 세월 앞에서 축 늘어져 있었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

스페인 고산, 눈 때문에 4일째 고립 중인 우리집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우리는 아시다시피 눈이 펑펑 내려 [참나무집]에서만 갇혀 있었답니다. 작년에 비하면 이건 눈도 아니지만, 그래도 눈은 눈이라 제설차가 다녀가야만 했답니다. 이럴 줄 알고 미리 비상식량을 비축해놓아 우린 전혀 걱정 없이 4일을 잘 지냈답니다. 내일 무사히 길이 열리면 다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듯해요. (앗! 그럴 줄 알았다면 음식 사진도 많이 찍고 할 걸~ 하지만, 우리의 일상을 다 보여드릴 수는 없지요. ^^;) 그래도 눈이 내린 풍경은 사진으로 담아보았는데 한번 구경하실래요? 스페인에도 눈이 내린다고? 하면서 놀라시는 분이 계시는데, 제가 사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는 매년 눈이 내려준답니다. 지중해 연안보다 10~15도 정도..

스페인 고산에 내리는 눈, 걱정 반 설렘 반

아침에 눈이 왔다고 아이들은 옷을 입는 둥 마는 둥 서둘러 밖에 나갑니다. @.@!!! 우와~! 엄마, 눈이다! 눈!!! 정신없이 나간 아이들은 물론 엄마가 허락하지 않아 다시 들어와야만 했지만요, ^^ 아이들은 오랜만에 쌓인 눈에 기뻐서 함성을 질렀답니다. 하지만, 아이들 아빠인 산똘님은 걱정이 앞섰습니다. "일기 예보에 3일 더 이런 눈이 내린다고 하네~!" 아하! 그래서 어젯밤에 차를 가까운 포장도로(우리 집에서 700m 떨어진 곳) 옆에 주차하고 왔네요. 혹시 눈이 많이 내리더라도 제설차가 포장된 길은 열어주지 않겠느냐고...... ^^; 아침에 일어나 보니, 거짓말처럼 소복소복 함박눈이 쌓여가고 있었습니다. 이런 포근한 느낌의 눈 정말 좋죠? ^^제일 먼저 생각난 일이 "오~! 오늘은 오징어 썰..

퇴근 후 조금씩 나무해오는 남편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는 여전히 장작 뗄감을 사용하는 농가가 많습니다. 물론, 스페인에서도 외곽의 거주지나 별장 등에서는 여전히 벽난로를 사용하는 곳이 많답니다. 하지만, 모두가 장작을 마련하기 위해 나무하러 가지는 않는답니다. 대부분, 나무하는 농가에서 땔감을 사 오는 게 흔한 일상의 모습이지요. 하지만, 우리가 사는 [참나무집] 가족은 나무하러 가끔 산으로 간답니다. 우리 소유의 산이 없으니, 언제나 산림감시원의 허락이 떨어진 마른 나무만 잘라 장작을 사용할 수 있답니다. ^^ 그래서 대부분의 나무가 둘레가 크고 넓은 소나무가 많답니다. 작년에는 설해목(雪害木)이 많이 생겨, 이웃 아저씨네 나무를 정리하면서 굵은 참나무를 많이도 잘라 썼답니다.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가지가 부러진 나무가..

겨울만 되면 '세탁 고민'에 빠지는 스페인 고산

겨울은 누구에게나 험한(?) 계절입니다. 추워서, 꽁꽁 얼어서, 먹을 게 부족해서...... 동물들은 더 험한 겨울을 맞고 있겠죠? 그래서, 시골 사시는 분들은 더 이 계절에 대한 감성이 깨어날 것 같습니다. 역지사지가 되어 나도 모르게 동물 걱정하는 모습을 보면, 역시! 자연 안에 살아봐야 우리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작은 생태계의 한 부분이란 걸~ 실감할 수 있습니다. ^^ 예전에 어떤 분이 제게 용기(?)를 내라고 적어주신 댓글 하나가 떠오른답니다. "스페인 고산에서 고생이 많습니다. 항상 인내하시며 행복하게 그곳에서 오래 사세요~!" 라고...... 얼핏 듣기에는 참 좋은 말씀입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면, 삶을 누리는 자유는 나의 몫이고,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은 이 행복을 위해 '인내'라는 ..

스페인 고산의 월동준비, 온 가족 연중행사

요즘 낮이 점점 짧아지면서 해가 떠 있는 시간 동안 해야 할 일들이 너무 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 어쩐지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은 부족하여 그 안에 모든 것을 해야 하기에 이렇게 블로그에 올릴 글도 촉박하게 시간을 내 쓰고 있네요. 그러나저러나 이 현상은 겨울이 다가온다는 징조이죠? 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려면, 역시나 월동준비를 해야 합니다. 요즘 같은 도시형 세상에서는 월동준비가 굳이 필요한 일은 아니지요? 한국에서는 김장이 그나마 월동준비에 해당하는 연중행사이지만,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에서는 이것저것 준비해야 할 일들이 많답니다. 무슨 일이냐고요? 많은 이야기를 이미 블로그에 써놓았기에 나중에 천천히 읽어보시길 바라고요, 그 많은 일 중 하나가 장작을 패고 말리는 일이랍니다. 왜..

비가 안 오면, 물값을 내야 하는 스페인 고산 생활

올해는 참 비가 적게 내렸습니다. 보통 이맘때면 폭우가 쏟아져 한바탕 피신을 해야 할 처지인데 말입니다. 올해는 오는 둥, 마는 둥, 산에는 버섯도 나지 않았고, 샘에는 물도 적게 흐르고 있습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의 계절은 비에 따라 구분되는 듯도 하는데...... 어찌 올해는 구분할 여지가 없습니다. 우리 [참나무집] 가족이 사는 스페인 고산의 농가에서는 대부분 빗물을 받아 생활합니다. 아니, 지금 어느 시대에 빗물을?! 하고 의문을 가지실 분도 있지만, 이곳의 전통적인 물 공급 방법은 이 "빗물 받아서 사용하기"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R자가 들어가는 달에만 빗물을 저수탱크에 받아 사용한다는 것이지요. 1월(Enero), 2월(Febrero), 3월(Marzo), 4월(Abril),..

고양이 장식품 속 진짜 고양이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 시골에 살면서 우리의 반려묘는 다 해방(?)이 되었습니다. 해방이라뇨? 도시에 있을 때는 집안에만 갇혀 살았는데요, 시골 오니 코를 킁킁거리면서 자연의 냄새를 맡는 고양이가 안쓰러워 그냥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그런데 고양이가 얼마나 자유롭게 잘 돌아다니던지......! 물론 첫해는 고양이가 집 나가 이틀 정도 들어오지 않은 경우도 있었답니다. 하지만, 잘 돌아와 준 고양이는 그 해부터 계속 자유로운 고양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 집고양이는 현재 9마리가 있습니다. 다~ 자유로운 고양이입니다. 제가 오히려 도움을 받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쥐로부터 닭 모이를 지켜주거나 근처의 뱀을 물어 없애는 등...... ⊙◈⊙ 아이들이 학교 가기 위해 부산히 일어나 아침 식사를 먹던 중이..

둥지에서 떨어진 새, 집에서 키울 수 있을까?

해발 1,200m의 스페인 비스타베야 마을 시청에 갔습니다. 아이들 여름 수영 강습에 등록하기 위해서이지요. 여름이라 그런지 상큼하고 발랄한 분위기가 풍기는 게 참 마을 골목을 들어서는 일이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건물의 높은 둥지에서 떨어진 (유럽) 칼새(vencejo, Apus apus)를 보고야 말았습니다. 아직 날지 못하는 어린 새끼새가 날개를 퍼덕이면서 벽에 달라붙어 있더라고요. 언뜻 보아서 제비처럼 생겨 '이거 참 난감하네~'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왜냐하면, 제비는 땅에 내려앉으면 다시 날 수가 없는 것을 어디서 들어서 제비와 비슷한 칼새도 이곳에 그냥 두었다가는 고양이 먹잇감이 되고야 말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어미 새도 땅에 내려앉질 않기 때문에 먹이를 먹을 ..

스페인 고산의 자전거 산책, 화보가 따로 없구나!

여러분, 오늘도 잘 지내셨습니까?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 비스타베야 평야는 요즘 변화무쌍한 날씨 덕에 여름인지 가을인지 모를 그런 풍경을 자아내고 있답니다. 덥다가도 추워서 옷을 좀 더 입어야 하며, 하늘은 푸르다가도 갑자기 먹구름이 끼어 아주 신비로운 풍경을 연출한답니다. 게다가 요즘 아이들은 이미 여름방학을 맞아 매일 들로 산으로 쏘다니는 게 일이 되었습니다. 엄마가 그래서 더 바빠진 요즘입니다. ㅜㅜ 그래도 아이들과 즐겁게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지요?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 산책을 한 풍경, 화보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오늘 여러분께 소개할게요. 하늘의 변덕이 우릴 도와 아름다운 모습이 나온 것 같아요. 자전거를 타고 가던 아이들은 잠시 멈추어 무엇인가를 발견하면 이렇게 관찰..

황금빛 물결 넘치는 스페인 고산의 밀밭

하늘은 파랗고 들판은 황금빛으로 물든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평야입니다. ^^*어제 카카오스토리 채널로 사진 두 장을 올렸었는데요, 많은 분께서 '힐링'의 기운을 받으시고 좋아해 주셨습니다. 제 마음이 아주 뿌듯하고 기뻤답니다. 사진 두 장이 이렇게 좋은 기운을 드릴 수 있어 말이지요. 높고 푸른 하늘에 풍덩 빠지신 분들께 오늘 더 빠져보시라고 몇 장 더 올릴게요. 게다가 그 사진을 못 보신 우리의 블로그 독자님께도 요즘 스페인 고산의 풍경을 선사하겠습니다.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 비스타베야 평야는 요즘 빈센트 반 고흐(Vincent Willem van Gogh)의 밀밭 풍경을 연상케 하는 아주 전원적인 모습으로 방문객을 매혹하고 있답니다. 며칠 후면 7월인데 이렇게 밀밭, 보리밭이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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