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 가족의 여행기/2017년 봄, 짧은 한국 방문기

한국 문화에 익숙한 남편도 놀라는 한국인의 스킨십 하나

산들무지개 2017. 5. 17.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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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한국인 아내와 산 지 15년도 넘은 이 스페인 태생의 남편은 이제 한국 문화에 대해 놀랄 일도 없을 것 같은데, 매번 한국에 갈 때마다 뭘 그리도 놀라는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 그만큼 두 나라가 참 다르다는 말일 수도 있고, 아직 모험해야 할 문화적 정복이 많다는 소리이겠지요? 


이번에 저를 엄청나게 웃겼던 남편이 놀란 한국인의 스킨십에 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물론, 저 혼자 알고 있기에 너무나 안타까워 같이 웃어보자고 올리는 해프닝입니다. 


지난번 포스팅에 남편이 적응해가는 몇몇 한국 제스처를 소개했는데요, 이제는 그러려니~ 하면서 오히려 한국인보다 더 익숙한 모습에 (제가 사실 남편 보면서 더) 놀라기도 하는데요, 이번에는 진짜 남편 입에서 "헉~!"하는 소리가 나온 재미있는 우리나라 사람들 특유의 스킨십이었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스킨십에 참 인색하다고들 하지요? 

사실 스페인과 비교하면 아주 점잖은 곳이 한국이랍니다. 하. 지. 만, 그 와중에서도 참 따뜻한 스킨십을 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이에요. 왔다고 반갑다고 안아주고, 힘내라고 토닥여주고, 좋아한다고 꿀 떨어지는 눈빛으로 응원하고 돈(응원의 의미로) 준다면서 손으로 격렬하게 주머니에 쑤셔 넣어준다든가...... (저도 이런 따뜻한 스킨십을 아주 좋아한답니다.)

이런 모든 것을 다 터득한 듯한 스페인 사람인 산또르님은 이번 한국 여행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한 듯 놀란 적이 하나 있답니다. 



무엇일까요? 남편이 헉~! 하고 놀란 한국인의 스킨십 



자, 발단의 시작은 한국의 한 초등학교 방문에서 시작됩니다. 

다름이 아니라, 우리 세 아이들과 함께 같은 또래의 아이들을 만날 기회를 주기 위해 한 시골 초등학교에 가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만약 한국에서 산다면 어떨까? 라는 호기심에 초등학교 사정도 알고 싶어졌지요. 방문한 날, 운이 좋게도 교감 선생님께서 우리 가족을 맞아주셨습니다. 



나이가 좀 많으신 여자 교감 선생님이셨는데, 참 따뜻한 인상과 목소리, 웃음으로 우릴 얼마나 반기시던지......! 아주 좋았답니다. 당연히 우리 세 딸들은 이런 할머니 인상의 선생님을 좋아할 수밖에요~!!!


학교 친구들과 운동장 놀이터까지, 도서실, 급식하는 식당, 등등 여러모로 참 좋은 한국 시골학교 견학이 참 좋았지요. 그런데...... 



위의 사진은 학교와 상관없습니다.


교감 선생님께서는 연신 우리 아이들 예쁘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고 토닥토닥 아이들을 이뻐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남편 눈에서 광채가!!! 찌리리릭~!  

물론 선생님 앞에서 감히 제게 말은 하지 않더라고요, 학교 방문 후에 남편이 심각하게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입을 떡~ 벌리면서......




"있잖아~! 선생님이 아이들 엉덩이를 함부로 막 토닥토닥하셨어~!" 


이 소릴 듣고 얼마나 웃기던지요. 


"푸하하하하하~!!!!" 


제가 살면서 남편에게 '궁디팡팡'이라는 의미를 가르쳐 준 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선생님이 아이들을 예뻐해 주셔서 궁뎅이 톡톡 이뻐해 주신 거라 아무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 스페인 사람에게는 굉장히 심각했나 봅니다. 그리고 이뻐서 궁디팡팡하는 느낌은 설명 더 하지 않아도 알잖아요? 



"선생님이 왜 아이들 엉덩이를......!"


푸하하하하~!


"남편, 정말 미안해. 내가 설명을 못 해줬네. 

한국에서 어른들이 아이들 엉덩이를 토닥토닥해주는 것은 

잘했다, 예쁘다, 애정이 간다는 의미로 해주는 거야. 

특히 할머니들이 아이들 이쁘다고 자주 이렇게 토닥토닥해주셔~

물론, 어른 사이에서도 이쁘거나 칭찬할 만한 일을 하면 잘했다고 칭찬하는 의미로 

'친한 사이에' 궁디팡팡을 해주는 거야."


그랬더니, 남편이 의심의 눈초리로 저를 쏘아보더군요. 


"아니, 그런 뜻이 있었으면서 지금까지 한 번도 나한테 궁디팡팡 안해줬어?"

'어구~ 어구~ 그래?'  

하면서 궁디팡팡 한번 해줄까요? 


푸하하하하~! 맞네, 맞아요. 왜 남편에게 궁디팡팡 해줄 생각도 안 했을까요? 괜히 선생님 오해하게? 그런데 잘 생각해보니, 제 블로그에 올린 포스팅 중에 스페인 선생님이 우리 아이들 얼굴에 볼 키스해주는 장면이 있었는데요, 한국 독자님께서 그러셨답니다. 


 


"아니, 남자 선생님이 아이들을 저렇게 안고 키스하면 안 돼요~!" 하고 말이지요. 

사실, 스페인에서는 아주 정상적이고 일상적인 인사의 형태인 볼 키스가 

한국인 눈에는 참 요상(?)한 스킨십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산또르님에게 궁디팡팡 의미를 설명해주니, 그제야 남편은 이해한다네요. ^^* 

따지고 보면 이런 스킨십 문화도 상당히 다르니 생긴 일화가 아닌가 합니다. 


아무튼, 이번 여행에서 저를 엄청나게 웃게 한 남편의 리액션이었던 한국 할머니의 스킨십. 


<참고> 이 글은 재미있자고 쓴 글입니다. 성추행에 관한 글이 아닙니다. 

격한 반응을 하실 필요도 없고, 비난하실 필요도 없습니다. 

제발~ 문화의 소소한 차이로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문화: 

「1」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일정한 목적 또는 생활 이상을 실현하고자 사회 구성원에 의하여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동 양식이나 생활 양식의 과정 및 그 과정에서 이룩하여 낸 물질적ㆍ정신적 소득을 통틀어 이르는 말. 의식주를 비롯하여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따위를 모두 포함한다.

「2」권력이나 형벌보다는 문덕(文德)으로 백성을 가르쳐 인도하는 일.

「3」학문을 통하여 인지(人智)가 깨어 밝게 되는 것 


문화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화하고 발전, 혹은 쇠퇴하는 것입니다. 

'궁디팡팡'이라는 전반적인 인식이 한국에서는 이모티콘이 생길 정도로 대중화되어 있습니다. 

물론, 성추행에 관한 부분에 대해선 개인이 알아서 결정할 일이지요. 위의 에피소드가 성추행을 불러일으킨다는 말씀에 나쁜 문화로 등극하였다는 인식이 강하네요. 그럴수록 다음 세대에는 이런 문화가 전달되지 않도록 기성세대가 노력해야겠지만, 어디까지나 에피소드는 에피소드......

매일 궁디팡팡을 당한 것도 아니고, 

애정어린 선생님의 어린이 사랑이 그리 나쁘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 제발 제 개인 블로그에서 더이상 성추행이라고 단정짓지 말아주세요~

너무 스트레스 받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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