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부담스러운 스페인 사람들의 '기름'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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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이야기/음식, 식재료

가끔은 부담스러운 스페인 사람들의 '기름' 사랑

산들이 산들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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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역시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평야에 살다 보니, 어디 뭘 하러 나가도 한나절 시간은 다 쓰고 마네요. 지난 월요일에 맡긴 차가 정비되었다는 소식에 아침부터 아랫마을에 내려가 차를 가지고 왔답니다. 왕복 2시간 오가니, 아이들 학교에 보내고, 그사이 다녀오는데 정비소 문 여는 시간은 또 오전, 오후로 나누니 시간 맞춰 다녀와야만 했답니다. 덕분에 남편하고 오붓하게 데이트(?)도 하고 나쁘지는 않았답니다. 

오랜만에 아랫마을에서 점심 식사도 같이하고...... ^^ 오랜만에 하는 외식이라 기분이 참 좋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식사하러 들어간 식당의 아저씨가 아주 친절하여 당황했답니다. 얼마나 유머 있고 웃기고 친절한지..... 그곳 손님들도 덩달아 친절하여 모르는 우리 부부에게 "맛있게 드세요~!(Qué aproveche~!)라고 인사까지 해주는 겁니다. 참 좋은 곳이야! 혼자 감탄하면서 즐겁게 식사를 마쳤네요. 그런데 식사 후, 불현듯 기름이 좔좔 흐르는 스페인 음식을 아주 잘 먹고 있는 저 자신에게 깜짝 놀랐습니다. 어느새 스페인 사람이 다 됐구나~! 싶은 게 말이지요. 




스페인 사람들은 어느 정도 기름을 좋아하냐면요, 마치 우리가 해외여행 나갈 때 김치와 고추장을 싸가는 것처럼 스페인 올리브 기름을 싸갈 정도로 좋아한답니다. ^^*


 

지난번 더블린 여행 때 스페인 친구가 올리브유를 작은 병에 넣어 싸서 갔지요. 원래 액체 물품은 세관에서 걸리기 마련입니다. 친구는 제한된 양을 직접 계산하여 작은 병 두 개에 나누어 가지고 가다가 세관직원에게 걸렸습니다. 그런데 100ml 초과하지 않고 올리브유라고 했더니, 세관직원도 "아세이떼 데 올리바스(Aceite de olivas, 발렌시아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올리브 기름이라는 말)!" 감탄을 하면서 통과시켜 주었지요. 


역시! 스페인 사람들이야! 했지요. 


하지만!!! 가끔 이 사람들의 사랑이 지나칠 때는 식겁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사실, 식당에 가면 꼭 내주는 조미료가 소금, 식초, 올리브유입니다! 어디에서나 발견하는 스페인의 전형적인 양념이기도 하지요. 한국에서 양념통으로 고춧가루를 주는 것과 비슷하다는...... 


그런데 이 기름의 용도는 샐러드드레싱으로 이용하기도 하지만, 음식이 텁텁할 때 한없이 올리브유를 두른답니다. 예를 들면 흰밥인 경우, 소금과 기름을 둘러 먹는 사람이 참 많습니다. 때로는 파스타 소스가 텁텁하게 나올 때는 올리브유를 한없이 둘러 부드럽게 하여 먹는답니다. 

이렇게 먹는 올리브유는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많아 사람들이 아주 제한 없이 양으로 먹는답니다. 



▲ 스페인의 대표적인 아침 식사. 토스트에 소금 뿌리고 올리브유로 한없이 둘러 먹는 토스트 빵. 

가끔 갈아놓은 토마토를 올려 먹기도 하지요. 


이렇게 생으로 먹어 장수한다는 소문이 많아 스페인 사람들은 별것 아니게 올리브유를 먹는데요, 가끔 조리할 때는 놀랄 정도로 많은 양으로 조리해서 걱정되기도 한답니다. 기름을 너무 많이 쓰기 때문이지요. 



▲ 어느 날, 유심히 보게 된 스페인 지인이 파에야 만드는 장면. 

올리브유가 한 컵이나 준비되어 있습니다. ^^; 저 기름을 다 쓰고도 또 써야했다는 후문이...



위의 사진처럼 조리할 때 기름을 정말 많이 쓴답니다. 기름을 많이 넣어야 맛있다고 믿기 때문에 다들 그러는지...... 저 빠에야(Paella, 스페인식 철판 밥 요리)는 들어가는 고기에서도 많은 기름이 나오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쓸 필요가 없는데도, 스페인 친구들이나 지인들은 이렇게나 기름을 많이 넣어 조리하더라고요. 물론, 빠에야에 들어간 기름은 처음에 고기를 볶고, 채소를 볶은 후, 육수를 넣어 같이 끓여준답니다. 끓는 육수에 쌀을 넣어서 하는 밥 요리가 되겠습니다. 



▲ 기름이 많이 들어가는 빠에야. 



▲ 위의 음식은 무엇일까요? 

궁금하신 분은 다음의 에피소드를 읽어보세요. 

정말 스페인 사람들이 얼마나 기름을 좋아하는지 알게 된답니다. ^^

시누이가 만들어준 스페니쉬 오믈렛에 넣을 감자를 이렇게 익히더군요. 



그런데 정말 놀랄만한 일은요, 스페인 사람들은 기름에 대한 거부가 적다는 거지요. 감자튀김을 했을 때 키친 타올에 기름을 빼고 먹어야 바삭하고 맛있는데, 가끔 제 지인들은 그 감자튀김에 튀긴 기름을 얹어 먹기도 한답니다. 맛있다고...... ^^* 뭐, 맛의 기준이 다르니 그런 일이 일어나겠죠? 



▲ 스페인 식당에서는 감자튀김이 바싹 튀겨진 것도 있지만, 

가끔 눅눅하게 튀겨진 것을 먹어야 할 때가 있지요. 

하지만, 스페인 사람들은 이런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답니다. 

기름이 많아 눅눅해도 맛있게 먹어주니 말이지요. ^^


오늘 남편과 먹은 식당에서도 기름이 제거되지 않은 눅눅한 감자튀김을 먹었는데, 이런 생각이 났어요. 한국 사람들은 참 싫어하겠구나, 싶은 게...... ^^; 


그런데요, 이런 올리브유는 어느 정도 괜찮겠지만, 어떤 곳에서는 동물성 기름도 듬뿍 얹어줄 때도 있답니다. 베이컨 주문했다가 베이컨에 기름 얹어주면서 빵을 준 경우도 있었어요. 남는 기름은 빵으로 찍어 먹으라고...... ^^ 이것은 재미있는 일화. 


사실, 스페인에서 빵 찍어 먹는 유명한 요리는 감바스 알 아히요(Gambas al ajillos)가 있듯이, 여러분은 좔좔 끓은 기름에 마늘, 고추 넣어 또 끓이다가 새우를 넣은 요리를 어느 정도는 아실 거예요. 



▲ 이 감바스 알 아히요 정말 맛있어요. 이 기름은 빵 찍어먹는 용도. ^^


그런데 올리브유 생산국인 스페인답게 기름이 없으면 존재 자체가 사라질 스페인이랍니다. 물론, 풍부한 채소도 많이 나니 어느 정도 균형은 유지하지요. 매일매일 기름 요리만 먹는다는 게 아님을 밝힙니다. 


여기서 절대로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기름을 사랑하지만, 기름 때문에 건강이 이상해지는 것 아니야? 하고 오해하지 마시길~~~

스페인은 지중해 식단을 하는 나라입니다. 지중해 식단은 세계인류문화 유산에 오를 정도로 

건강한 식단으로 유명하지요. 기름을 잘 챙겨먹는 스페인 사람들이지만 

다양한 조리법과 식단, 게다가 최고의 신선한 채소, 재료, 지중해의 생선 등으로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기에 자긍심도 대단하답니다. 오해는 절대 하지 마세요. 

이 사람들 아주 잘먹고 있으니 말이지요. 

문제는 기름이 잔뜩 들어간 요리만 먹는 사람들이 문제인 것이죠. ^^;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기름에 대한 거부가 강한 이들이 이런 음식들을 보면 기절할 일이겠지만, 

오히려 이곳 사람들은 생올리브유를 즐기고, 한번 요리할 때 충분히 기름을 두르는 일이 

음식을 즐기는 한 방법이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기름을 먹고도 건강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운 거죠. 

바로 천천히 음식을 먹고 소화하는 지중해식 식습관 때문에 기름 정도는 커버가 된다는 느낌? 이랄까요? 



▲ 그런데 산똘님이 요리할 때 가끔...... ㅠㅠ

저렇게 기름을 끓이다가 고기 넣어 익혀준 후, 그 기름에 저렇게 채소를 넣어 볶고 음식 만들 때 좀~

기절합니다. 꼭 저렇게 요리해야 하느냐고...... 

그럼, 남편인 산또르씨는 그러죠. 

"이렇게 해야 맛있어~!" 

하하하! 이렇다니까요. 맛의 기준은 이렇게 다르다는 것. 


그런데 제발, 기름 튀기면서 요리는 꼭 해야겠어요? 

기름 들어간 요리하고 나면 온 부엌에 기름이 튀어...... 좀 부담이~ ㅡ,ㅡ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아자! 화이팅! 


♥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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