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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떼 7

요즘 우리 집 봄 기운 활짝~ 양 떼가 노리는 내 화단

이제부터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라몬 아저씨가 양 떼를 데리고 목초지를 찾아 봄바람 난 듯 이리저리 헤집고 다닌다. 풀 만난 양들은 녹색에 눈이 멀어 얼마나 빠르게 이동하는지, 라몬 아저씨는 뒤에서 허둥지둥 양 떼를 쫓아 달려야만 한다고 한다. "쉴 틈 없이 얼마나 정신없이 달렸는지......! 내가 앞에 갈 여유를 주지 않아, 언제나 뒤에서 허둥대는 게 요즘 내 몫이야."세상에! 따뜻한 봄 기운 맞은 새싹 솟아오르는 풀에 양들이 얼마나 정신이 없는지......! 겨우내 잃은 입맛이 되살아나 야외에서 이동만~하면 녹색에 눈이 홰엑~ 뒤집어져 닥치는 대로 먹는다. 그러니 요즘 정신을 바짝 차리고 양이 오는 방울 소리가 들리면 정신없이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가야만 한다. 우리 집 화단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건..

우리 집에 오랜만에 방문한 양치기 아저씨

코로나-19 때문에 몇 개월이나 멈춰 있었는지...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당장 학교에 못 가는 아이들의 변화는 말할 것도 없이 스페인 시골의 작은 마을은 더 침울해졌답니다. 평소 주말이면 인기가 많던 빵집과 바, 식당도 문 닫은 지 오래......봉쇄령이 해제되면서 새로운 활기가 솟아나는 듯했는데 다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니 하나둘 문 닫는 곳이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관광 서비스업 종사자들 말고도 시골 농업과 묵축업하시는 분들도 꽤 타격을 받은 듯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경기가 활성화되지 않으니 소비도 줄고, 육류도 잘 팔리지 않아 목축업 종사자들도 꽤 힘들어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우리 마을 양치기 아저씨에게는 또 하나의 문제가 닥쳤습니다. 이제 곧 퇴직할 시..

스페인에서는 양 떼가 목초지 이동 중 양이 새끼를 낳으면 어떻게 할까?

양이 무리와 함께 이동하다 목초지 길에서 새끼를 낳으면 어떻게 할까요? 저 푸른 초원 위, 그림 같은 집을 짓고가 아니라, 그림 같은 집이 있고......그 옆 목초지에는 유유히 양 떼가 풀을 뜯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런 풍경은 누구나 한번은 TV 다큐멘터리나 영화, 혹은 잡지, 소설 속에서 접했을 풍경입니다. 양치기는 나무 그늘에 누워 유유히 떠가는 구름을 지켜본다거나, 챙이 넓은 모자로 얼굴 덮고 한가하게 낮잠 자는 모습, 여러분은 정말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참 세상 평화로운 풍경이죠? 생각할 시간이 많아 그런지 제가 사는 스페인 고산 사람들도 양치기를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더라고요. 실제로 우리 마을 양치기 중 한 명인 라몬 아저씨도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는지.....

추워지는 계절, 이제 불쏘시개가 필요해졌다

이제는 들판을 돌아다니는 양 떼도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해가 길게 기다려주지 않는 추운 계절이 다가오기 때문이지요. 해 떨어지기 전에 저 산을 넘어 동물도 자기 보금자리로 돌아갑니다. "메에에에~~~" 무리 지어 메에에에 울며, 넘어야 할 산이 아직도 남았다며 저녁 햇살을 등에 지고 서둘러 돌아갑니다. 이제 이 햇살 받으며 돌아다닐 날이 많지 않다는 걸 아는 듯...... 서두릅니다. 해발 1,200m 스페인의 고산평야도 갑작스럽게 추워졌습니다. 볼일 보러 도시 나갔다가 아직도 여름 날씨를 유지하는 아랫동네에 적응 못 하여 깜짝 놀랐습니다. 다시 고산으로 돌아오면 심하게 변하는 온도 차이로 역시 세상 밖이구나 싶었답니다. 아니면 우리가 너무 다른 세계에 사는 것인가 싶기도 하고.....

봄이 되니 또다시 찾아온 손님들

스페인 고산 해발 1200m 비스타베야 평원을 누비는 우리의 양치기, 라몬 아저씨는 또다시 봄 맞아 양 떼를 몰고 들판을 거닐고 있습니다. 라몬 아저씨는 새벽에 빵집을 운영하셨는데요, 올해부터 목축업에만 전념하기로 하셨답니다. 그래서 요즘 한가해져 아주 좋아하십니다, 시간이 남아돈다고 말이지요. 빵집은 이웃 마을에서 이사 온 두 형제가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데, 빵이 참 맛있더라고요. ^^ 그래서 이번에는 양 떼와 유유히 오셔서 아주 오래 머물다 가셨답니다. 또다시 몰려온 우리의 봄 손님들...하지만...... 우리 집 화단의 예쁜 꽃을 위해 온 식구가 나가 이 손님들을 맞아야 합니다. 요즘 한창 예쁘게 피어오르는 야생 카네이션 아기 양이 엄마 따라 졸졸 울어대는데 얼마나 귀엽던지요! 오후의 햇살 받은 양..

뱀보다 더 무서운 스페인 고산의 양 떼?

날씨도 좋고, 비도 자주 와 풀도 많이 자랐겠다...... 요즘 모든 것이 넉넉한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입니다. 이미 지난번 포스팅을 읽으신 독자님들은 아시겠지만, 요즘 꽃과 풀, 새, 곤충들이 많아 우리의 고산 풍경이 아주 풍성하고 꽉 차 보입니다. 뜨거운 여름이 오면 모든 것이 바짝 말라버리니, 오기 전에 어서 이 풍경을 마음껏 즐겨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무서운 동물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 집 근처의 뱀입니다. 샘가의 물뱀은 독이 없어 그렇게 불안하지는 않지만, 집 근처에 서식하는 뱀은 독한 독을 지니고 있어 항상 경계해야 할 대상이랍니다. 다행히 아직 뱀에게 당해본 적이 없고, 게다가 뱀은 인간을 보면 금방 도망가 버리니, 일상에서 부딪친 부분은 없답니다. 뱀에게 물리면 해야 할 ..

양 떼로부터 포도를 지켜라!

우르르~! 딸랑 딸랑 딸랑~! 어디선가 무리가 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집에서 집중하여 놀던 세 아이가 동시에 함성을 지릅니다. "양 떼다~! 포도를 지키러 가자~!"누가 말하지 않아도 세 아이는 후다닥 신발을 신고 밖으로 또 후다닥 나갑니다. 양 떼 무리는 왜 아이들에게 이런 방어를 받게 되었을까요? 하하하! 재미있게도 여름에는 딱딱하고 익지 않아 녹색이던 포도가 요즘 한창 잘 익어가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더불어 야생 배도 아주 잘 익어가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양 떼가 지나가고 나면 우리가 먹을 게 없어지기 때문에 아이들이 눈을 켜게 되었습니다. 자고로 아이들이 요즘 제일 좋아하는 간식이 덩굴 덩굴 배나무 위로 자라나 있는 야생 포도이거든요. 아이들이 사랑하는 양 떼이지만 가끔 배려(?) 없는 무리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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