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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남편 33

스페인 남편이 말하는 한국의 새로운 매운맛

몇 년 전부터 한국의 매운라면 챌린지가 유행한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직접 매운라면을 먹어본 적이 없었던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 그런데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기억이 가물가물...... 불닭볶음면이 발렌시아 아시아마트에 들어서면서 호기심 반으로 먹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멋도 모르고 매운 소스를 다 뿌려 먹다가 기절하는 줄 알았답니다. 너무 매워 매운맛에 익숙한 한국인인 저도 진짜 깜짝 놀라 사망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 느낌을 거짓말 보태지 않고 설명하자면, 눈이 핑핑 돌아가고, 심장은 벌컥벌컥 어쩔 줄 모르며 헐떡이고, 식은땀이 좌르륵 흐르는데, 몸을 지탱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냥 말처럼 핑~~~ 사망할 것 같았어요! 농담으로 이런 단어를 쓰면서 말하고 있지만, 정말 버..

[한국 여행기]-09 한국 식당에서는 왜 시키지도 않은 걸 줄까?

여러분~~~ 금요일이네요!!! 이상하게 금요일은 한 주의 피로가 확 가시는 날이기도 해요. 정말 신기하죠? 한 주의 피로가 쌓일 대로 쌓인 날이기도 한데, 어쩐지 금요일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그런지 그 피로가 확~ 풀리는 것 같기도 한답니다. ^^ 그래서, 오늘은 가볍게 즐거운 포스팅으로 여러분과 함께할게요. 아시다시피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사는 우리 한국-스페인 [참나무집] 가족은 올여름에 한국에 두 달 여행을 했습니다. ^^ 이 여행에서 스페인 사람인 남편은 정말 새로운 한국을 많이 접하고 놀라워했습니다. 전과 비교하여 우리네 모습도 많이 바뀌었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가치관도 빠르게 변화해 놀랐다고 할까요? 저도 한국 가기 전, 요즘 노 키즈존이 전국적으로 늘어난다는 소식에 걱정도 ..

'밥 먹자' 메뉴에 아직도 적응 못하는 외국인 남편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는 추위가 막 몰려왔습니다. 아침에는 눈발이 휘날리다가 잠시 멈췄는데요, 정말 몸으로 실감할 정도로 추위가 현실로 다가왔답니다. 하지만 우리 [참나무집] 식구들은 계절에 적응하면서 이 추위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오늘도 따뜻한 집안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가요? ^^ 앗! 산들무지개는 요즘 사진 및 영상 촬영하는 재미에 푹 빠져 지내고 있습니다. 블로그 운영하면서 저도 모르게 사진에 취미를 들이고 한국 잡지에 송고하는 날에는 글과 사진이 실린다는 사실에 참 뿌듯했답니다. 게다가 인쇄된 현실 잡지는 또 얼마나 근사하게 보이던지요!하지만 이제 백수가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해요. 요즘 잡지 송고가..

[한국 여행기-08] 문화충격받은 남편, '한국 리조트에는 침대가 없어!'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고 계시죠?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는 정말 추위가 다가왔습니다. 장롱에 있던 겨울옷과 두꺼운 이불을 꺼내 이 추위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감기에 걸려 골골대다가 이제 많이 좋아졌어요. 환절기 지나니, 제법 튼튼해지는 듯도 해서 다행입니다. 오늘은 지난여름에 한 우리 가족의 한국 여행 이야기 또 이어갈게요. 그때 많은 분이 한국의 오션월드에 다녀오라고 추천을 해주셨는데요, 하하하! 우리 가족,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너무너무 하이시즌에 다녀와서 너무너무 피곤했답니다. 얼마나 사람이 많은지, 제 생애 처음으로 그런 군중 속에서 피서를 즐긴 게 믿어지지 않더라고요. 차라리 9월이 훨씬 여유 있고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아이들 방학은 7-8월 여름이고..

[한국 여행기-07] 호기심 많은 외국인이 감탄한 한국의 소소한 팩트 몇 가지

여러분, 안녕하세요? 스페인의 산들무지개입니다. 2019년 여름, 스페인 [참나무집] 가족은 한국에 두 달 정도 여행하면서, 우리나라의 깊숙한 곳까지 가본 것 같습니다. 한국 여행기 연재하면서, 다시 추억을 소환할 수 있어 참 기쁘네요. ^^* 오늘은 한국에서 스페인 사람인 남편(산똘님)이 ‘아니?! 이런 것 조차?!’ 하며 감탄을 금치 못한 몇 가지 팩트들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소소한 것이지만, 이런 소소함에서 한국의 면모를 보았다는데 과연 무엇일까요? 저도 간만에 전국을 돌면서 참 많은 변화의 대한민국을 보았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대한민국 관광파워가 세계 16위라는 뉴스가 그럴 만하다고 느껴졌답니다. (물론, 단점도 있지만, 그 단점은 나중에 이야기하도록 하고 먼저 산똘님이 느낀 한국이 좋다는 소..

언어 때문에 생기는 외국인 남편과의 현실적 불편함

우리 부부는 한 쌍의 원앙 같다고 다들 부러워하십니다. 아니, 원앙처럼 예쁘게 생겨서 그런 게 아니라, 마음이 척척 잘 맞아 어디든 두 몸이 한 몸이 되어 행동하는 그런 모습을 보고 말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시는, 우리 부부는 한국-스페인 커플이랍니다. 일단 문화가 다른 곳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들이라 역시, 언어에 장벽이 참 많았죠. 하지만, 서로 이해하는 마음이 더 깊어 이런 문제는 사실,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다들 말하는, '마음이 잘 맞으면 된다~ 서로를 이해하면 된다'라는 말을 믿고 항상 이해하려고 노력을 해서 이렇게 잘 지내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언어의 그 뜻 말고, 언어의 실용성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있답니다. 실용성. 예를 들면 기계를 구입할 경우, 저는 한국어 버..

한국 오니 더 자연스러워지는 남편의 한국식 제스처

2년 만에 다시 온 한국. 제주도 여행을 한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 흘렀다니요?! 정말 시간 빨리도 흐릅니다. 그런데 이렇게 2년 만에 다시 온 한국, 역시나 엄청나게 변하고 있었습니다. 뭐 이리도 빨리 변해가고 있는 것일까요? 외형적으로 변한 것도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가치관이나 추세, 이슈 등의 방향성이 쉽게 변해가는 것에도 상당히 놀랐답니다. ^^; (하하하! 이 언닌 맨날 놀라는 일만 있나 봐요) 아무튼, 오늘은 한국인만큼이나 한국 오면 더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스페인 남편의 한국식 제스처에 관한 글이랍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아주 특이한 제스처와 감탄사, 행동양식 등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 외국인 남편이 서서히 우리에게 동화(?)되어가는 신기한 경험을 하는 이야기..

한국 수저를 점점 더 선호하는 외국인 남편, 왜?

KBS [인간극장] 촬영팀이 스페인 남편이 젓가락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꽤 놀란 적이 있답니다. “아니, 외국인이 한국인처럼 그렇게 젓가락질을 잘해요? (한국인) 아내를 얼마나 사랑했으면 이렇게 젓가락 사용하는 법도 다 배우셨어요?”이런 질문은 처음 만나는 한국인들이 자주하는 질문이랍니다. 사실, 산똘님은 저를 만나기 전부터 이 젓가락에 큰 관심을 가졌답니다. 자고로 식사를 빨리하지 않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기 위해 젓가락을 사용했다는 것이지요. 산똘님이 19살 때부터 젓가락을 사용했다면 믿겠습니까? 정말 신기한 사람이지요? ^^* 다른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부분이 말입니다. 산똘님이 수집한 젓가락입니다. 나무젓가락과 금속젓가락이 대조를 이루죠? 신윤복 단오풍경의 여인이 참 아름다운 한국 나무젓..

소소한 생각 2017.02.12

한국에서 왕새우구이가 된 외국인 사위

참 이제는 결혼 14주년이 되어가는 시점에 정말 스치는 눈빛 하나, 웃음 하나에도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듯이 남편을 알아갑니다. 이것이 오래되어가는 부부의 장점입니다. 비록 국제부부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런데 결혼 초기에는 정말 신혼부부라고 해도 국제부부의 단점이 그대로 드러나는 소통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다른 언어를 쓰는 이들의 사고와 문화 차이었지요. 단순하게, 살아온 삶이 달랐던 것이지요. 결혼 초 한국 여행을 하면서 내 나라의 풍습, 습관 등을 알았으면 좋겠다 하여 남편과 강행군 한국 여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적인 것만 골라서 여행을 하는데요, 유적지, 한국의 집, 박물관, 고궁, 사찰 등을 돌면서 한국적인 문화를 보여줬답니다. 당시는 추운 겨울이었는데요... 영하 11..

외국인 남편이 신세계 발견한 '한국의 아파트'

제 블로그에 오시는 많은 분께서 스페인이라는 나라에 대한 호기심을 자주 보여주셨습니다. 그런데, 사는 집안 풍경이나, 청소하는 법, 음식, 사는 모습 등에 대한 소소한 질문들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역시나 사람은 거창하게 궁금한 점보다는 사람 사는 모습에 대한 일반적인 궁금증이 더 크나 봅니다. 돌아가는 스페인의 정치 상황보다는 이웃 할머니의 민간요법이 오히려 더 재미있고 궁금한 것은 우리의 일상과 가깝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었답니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스페인 사람들도 해외에 나가면 역시나 일상적인 이국의 사는 모습에 대단한 관심을 보인답니다. 스페인 사람인 제 남편도 예외는 아니랍니다. 한국에 다녀올 때마다 놀라는 모습이 역시나 외국인이라는 걸 그때만큼 실감한 적도 없었지요. 남편이 두고두고 회자하는 한국의..

국제 수다 2017.01.03

한국 주부 뺨치는 남편의 장보기

토요일에도 직장에 나가 일하던 남편이 퇴근하자마자 스페인 발렌시아 수제 맥주 협회 파티장으로 향했습니다. 즐겁게 놀다 오라고 자유를 주고 저는 세 아이를 돌보면서 기다렸습니다. 작년에 갔는데 올해는 아이 셋을 맡길 때가 없어 제가 보기로 했습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이날은 수제 맥주 경연 대회 상을 수여하는 날이기 때문에 남편은 무척이나 즐거워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 산또르님은 수제 맥주의 장인이거든요. 자신이 마실 맥주는 직접 담그고, 또 자신의 맥주 실력이 어느 정도까지 갈 것인지 확인할 겸, 자주 맥주 대회에 참가하기도 한답니다. 맛난 맥주를 만들어 전문가가 인정하는 상을 받는 것은 참 큰 행복이 아닐 수 없지요. 유러피언 맥주 대회 심사 위원으로 갔지만, 맥주 장인으로 참가하는 의의도 대단한 ..

김치 때문에 외국인 남편이 덩실덩실 춤춘 이유

지난번 포스팅에 한국 동생이 보내준 두부김치찌개라는 음식 상품 덕분에 우리 부부는 한동안 먹어보지 못한 김치 찌개를 시식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남편 몰래 혼자 먹을까 하다가 진짜 섭섭해할 남편 얼굴이 떠올라 그러질 못했습니다. 그러다 퇴근하고 온 남편과 알콩달콩 나누어 먹게 되었답니다. 사실, 우리 집에서는 그동안 김치를 못 먹은 지 거의 두 달이 되어간다는 사실. 김치에 목말라 하던 우리 부부는 아이들 몰래 먹었습니다. 하긴 아이들이 아직 어려 (이렇게) 매운 김치찌개는 전혀 못 먹기에 이번에는 아예 안심하고 먹었습니다. 동생에게 받은 제품이 위의 것인데요,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런 국물 요리에 좀 놀라기도 했습니다. 봉지를 뜯으니 육수와 건더기, 두 봉지로 또 나뉘더군요. 그 감촉이 물컹..

남편 총각 시절 레시피로 만들어 본 브라우니~

세상에~! 남편의 레시피 공책을 들추다 브라우니(Brownie) 레시피를 발견한 겁니다. 아주 다양한 종류의 레시피가 있었는데, 이 남자는 뭔 후식 레시피를 그렇게 많이 적어 놓았는지요? 저와 만나기 전, 그러니까 적어도 16년 전에는 이런 다양한 케이크 종류의 달달한 후식을 제법 만드는 남자였습니다. 물론, 지금도 만들고 있습니다. 그때는 여성들에게 인기 끌 명목으로 만들었지만, 지금은 아이들에게 줄 명목으로 만들고 있답니다. 하하하! 이렇게 목적 변경이 되지만 레시피는 여전히 그대로입니다. 저는 후식 만들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최근에 빵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아이들 간식도 만들어줘야겠다 생각하고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브라우니 레시피를 찾아보니 코코아 가루를 넣는 것이 대부분이더군요. 물론, ..

언제나 물건을 고쳐 쓰는 남편

볼일이 있어 발렌시아에 외출 갔다 돌아오니 이런 풍경이 부엌에서 떡하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아파 전에 미뤄둔 일을 이제 해결하고 돌아왔기에 남편이 하루 휴가를 내고 아이들 보면서 집에 있었지요. '집에 있으면 청소라도 좀 하지. 이게 뭐지?' 이 풍경을 보자마자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뭘 또 집중하고 있는 남편 모습을 보니 또 산또르 남편이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 조립하고 발명하고 뭐 집에 있어도 온 집안이 자신의 연구실인 듯, 작업실인 듯 그 자연스러움이 묻어나 이제는 경지의 상태에 들어섰습니다. 이건 뭐 아무 일도 아닌 게야. 맥주 장비에 쓰일 전동판을 만들고 조립하고 있습니다. 이 일이 끝나자 생각났다는 듯 남편은 다른 일거리를 가져옵니다. 해발 1,200m의 스페인..

스페인 고산에서 먹는 단순 고등어조림

산또르 남편은 회사에서 하는 정기 검진을 받으러 도시에 다녀왔습니다. 정기 검진을 받고 시간이 조금 나자 남편은 쪼르르 마트에 가서 고산의 참나무집에서 필요한 생필품을 장 봐왔습니다. 이것저것 샀지만, 시간이 많지 않아 많은 것은 못 사 왔지요. 그래도 그날따라 왠지 이 한국 음식이 무척 당긴다면서 사 온 생선이 있었습니다. 설마 남편이 한국 음식이 먹고 싶다고? 응~ 이 음식이 무척 땡겨서 사 왔어. 요즘 제철이어서 참 맛있게 보였어. 평소에도 한식을 잘 먹지만 일부러 재료까지 사 온 적은 없었던 남편이 참 신기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전혀 예상 밖의 음식 재료라 더했구요. 짜잔~ 해발 1,200m 우리 가족이 사는 곳은 도시에서도 한참이나 떨어져 있어 항상 이 아이스박스를 준비하고 장을 본답니다. 혹시..

외국인 남편도 반한 '트러플 비빔밥'

아~! 트러플이?!!! 그것도 트러플 비빔밥이라고요? 네, 맞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실 우리의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평야에는 요즘 트러플이 한창 재배되고 있습니다. 고산이라 병충해도 없어 많은 분들이 이곳에서 사 간답니다. 대부분이 프랑스, 독일 사람들이라는데...... 프랑스에서는 생산지가 바뀌어 프랑스산이라고 둔갑까지 하는 질 좋은 트러플이 비스타베야에서 난답니다. ^^ 제가 도시에 살거나, 한국에서 살았다면 값이 금값이라 손 떨려 못 사 먹을 트러플을 이곳에서는...... 에헴~! 생산지라 그런지 트러플 농사를 하는 이웃들이 그냥 먹으라고 주십니다. 헉?! 진짜요? 네~ 진짜랍니다. 마치 귤 농장 이웃이 귤을 선물로 주는 것처럼 이곳 트러플 생산 이웃은 우리에게 하나..

나를 정말 놀라게 한 스페인 어른의 음악 수준

요즘 우리 집 큰딸은 피아노 학습에 열심히 합니다. 피아노 학원에 줄곧 보내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이 스페인 고산에서 엄마 개인지도를 받으면서 피아노를 배우고 있습니다. 아이가 열심히 해서 즐거워하는 것이, 쑥쑥 금방 습득해 아주 놀랍기도 합니다. 우리 아이 나이가 만6세인데 참 잘 따라와 줘서 피아노 학원이 없는 이 스페인 고산이 이제는 섭섭하지가 않습니다. 그렇다고 제 피아노 실력이 아주 뛰어난 것은 아니랍니다. 그냥 적당히 악보 읽고, 피아노를 치는 수준입니다. 가벼운 소나타나 동요 등을 연주할 수 있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제 스페인 친구가 아직 어린 아장아장 걷는 아들을 데리고 와 저를 보더니 눈망울이 반짝반짝 빛날 정도로 제게 말을 합니다. "어머~! 너 악보 볼 줄 아니?" "응.""그..

한국 시골 학교 수준에 감탄한 남편, 왜?

우리 스페인 고산 [참나무집] 가족은 한국의 시골 초등학교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2년 전, 경기도 작은 도시에 살던 동생이 큰 결심을 하고 옮기게 된 강원도의 면 소재지의 작은 시골 초등학교랍니다. 당시 조카가 큰 병이 생겨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해 어렵게 결심한 일이었지요. 아주 큰 결심을 하고 아이를 위해 여동생은 이곳까지 마다하고 오게 된 것이랍니다. (여기서 이 초등학교 이름은 밝히지 않은 것에 큰 양해를 바랍니다. 여동생과 조카들을 위해 밝히지 않겠습니다. 대신 사진을 올려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 그런데 2년 후 공기도 좋고, 사랑도 넘치는 이 학교 덕분이었는지 아이는 말끔히 병이 나았답니다. 기적과 같은 일이었지요. 동생은 자신의 결심에 대만족하면서 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남편이 처음으로 접한 제주에서의 일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되었다네

역시 제목처럼 남편에게 제주도는 희한한 곳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상상을 뛰어넘는 풍경들에 한 번 놀라 그렇고요, 미국 드라마, [로스트]처럼 종잡을 수 없는 섬으로 돌변하여 자신이 '로스트(lost)되어 버려 더 이상하다고 합니다. 이제 제주도 여행 초입에 들어서며 시차도 적응했겠다, 이곳 생활 풍경도 적응했겠다, 다 익숙해져 가서 아직 보지 않은 자연경관에 놀랄 일만 남아 있습니다. 남편이 놀라는 모습이 웃겨서 다 잊기 전에 여기서 한 번 풀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보기에는 엄청나게 잘 적응하는 모습입니다. ^^* 한국에서 운전대를 잡으니 세상이 이상한 나라로 변하고 말았어요!!! 로터리가 대부분인 유럽에서 온 남편은 한국의 교차로, 사거리 시스템에 상당히 신경을 써야했답니..

우리 모녀 향한 외국인 남편의 쌀 고문

우리는 지금 고립 상태 5일째입니다. 비가 너무 내려 어디든 갈 수 없는 상태가 되었지요. 흙은 진흙이 되어 차로는 도저히 평야를 가로질러 나갈 수 없고, 물은 흙길을 봉쇄하며 차오르고 있어 나갔다 봉변당하기 일쑤입니다. 날 좋은 봄날 이것이 무슨 일이냐구요? 스페인은 4월에 비가 가장 많이 내립니다. 그래서 4월은 아구아스 밀(Aguas mil, 천개의 물)이라는 단어가 있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뜻은 4월에 내리는 강우량이 많다는 뜻입니다. 비가 잘 내려주지 않는 발렌시아에서는 '4월에 내리는 (적은) 비는 1년 쓰기에 적당한 비'라는 말이 있답니다. 4월에 비가 내려주는 것만으로 1년 비로 충분하다는데....... 그래서 우리 집 물저장탱크가 빵빵해져 행복합니다. 그런데 4월도 아니면서 무슨 비가 이..

남편이 알려준 '요거트 빵' 만들기, 너무 쉬워 화날 뻔

여러분, 즐거운 주말을 보내셨나요? 전 아시다시피 비와의 전쟁을 치르며 보냈습니다. 아니, 지금도 비는 그치지 않고 우리 집은 최소한의 전기로 다음 주까지 버티어야만 한답니다. 헉? 다음 주에도 일기예보를 보니 그치지 않고 비가 내리더군요. ㅠ,ㅠ 비가 많이 내려 좋긴 한데, 아이들과 아빠가 돌아가면서 아프니 큰일입니다. 여긴 지금 바이러스 동굴이 되었습니다. 지금 나흘 내내 비가 내리고, 나흘 내내 큰 아이 - 아빠 - 둘째 -셋째 순으로 감기에 걸려 골골 대고 있답니다. 기온이 무려 40도나 올라가니 정말 밤새 간호하느라 너무 지쳤습니다. 그래도 엄마는 강한지 우째 감기에 걸리지도 않는지, 역시 이 튼튼한 몸에 제가 놀라고 있답니다. 엄마는 위기에서 언제나 강하다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입니다. 오늘은..

한국 여행 계획 중 남편이 빵 터진 사연

여행의 일정을 요리조리 살펴보고 이것저것 동선이 맞는지 알아보면서 여행 계획에 착수한지 벌써 며칠은 되었네요. 아직도 여행할 날이 아직 멀었지만 미리미리 살펴보면, 더 큰 설레임과 기쁨이 스며들어 우리는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 계획을 짠답니다. 며칠 전, 남편과 인천 공항에 도착하면 어디부터 갈까, 생각하다 제주도로 먼저 가기로 결정했답니다. 친정은 좀 멀리있어 친정 갔다 제주도 가는 일은 합리적이지 않아 한 번에 제주도 갔다 올라오는 길에 친정에 가자 생각했지요. 그래서 인천에서 제주까지 배타고 갈까, 비행기 타고 갈까 고민에 빠지게 된답니다. 배타고 가는 낭만이 나름대로 큰 낭만인데 세월호 사건 때문에 좀 꺼려지기도 했었지요. 게다가 우리가 갈 시기가 보통의 장마철과 겹치기도 할 것 같아 짧은 비..

한국과 다른 스페인 학교 건물, 달라도 너무 달라

여러분,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 갔다 오면 열심히 치고받고 싸우고 난리가 납니다. 저는 그럴 때마다 협박 아닌 협박을 하는데 말이죠, 요즘엔 협박이 통하지 않아 다른 협박을 썼습니다. 협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아는데 요즘 제가 아파서 제대로 정신을 차릴 수 없어 이런 협박들도 하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요즘 통하는 협박은 무엇인지 아세요? "너 자꾸 그러면 밥 안 줄 거야."헉?! 이런 원초적 협박을......! 그런데 쌍둥이 아이들에게 먹혀들어갑니다. ㅠ,ㅠ 아이들은 아니야, 하면서 아주 잘 협조를 해줍니다. 싸우지 않고 서로서로 협력하여 어질러놓은 방도 청소하고.... 우와, 기적이다! 감탄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협박은 좀 줄여야겠다는...... (요즘 제가 자두 엄마처럼 변해가고 있습니다.) 한국 초등..

참나무집, 가정적인 산똘의 쉬는 날 일과

아이쿠, 결혼 생활이 늘어갈수록 남편이 마치 제 분신이 된 마냥 일심동체가 되는 듯합니다. 이런 현상이 바로 그 유명한 '부부는 닮아간다'는 현상일까요? 처음에는 언어가 통하지 않던 이방인들이 소통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남편 모국어인 스페인어를 제가 몰랐었고, 한정된 영어라는 언어로 서로 소통하는데 얼마나 큰 한계가 있었던지요. 그런데 지금은 남편 얼굴 표정만 봐도 다 알 것 같더이다. 이 사람이 외모만 외국인이지, 지금은 마치 전생부터 알아온 사람처럼 편안하게 느껴진답니다. 세상에 태어나서 전 이렇게 가족적인 사람은 처음 만난 것 같습니다. (휴우! 다행이다. 이 사람이 내 남편이라서......) 그 남편이 오늘도 가족을 위해 한 일들을 한 번 보면...... 부부의 가사일 분담을 몸소 실..

한식 아침 못 먹는 남편 위해 만든 음식, 결과에 멘붕~

여러분 건강히 잘 계십니까? 요즘 이곳은 또 날씨가 오락가락 추웠다, 따뜻했다 바람 불다 그치기를 반복하면서 우리 아이들은 아니나 다를까 감기에 또 걸리고 말았습니다. 어제는 누리가 열이 오르더니 밤새워 뒤척이며 잠을 못 잤답니다. 엄마도 옆에서 잠 한숨도 못 자고 지금 눈 밑이 시커멓게 피로에 절게 되었습니다. ㅠ,ㅠ 그래도 아침에 일찍 일어난 누리는 열이 내려 그런지 밥도 잘 먹고 학교 갈 준비를 하더라고요. 기특해라! ^^ 아! 아침 하면, 아침밥이 떠오르는데, 스페인에서는 아침으로 쌀밥을 먹지 않는다는 것을 상기해드리려고 합니다. 오늘 아침 못 먹은 남편이 불쌍하여 제가 한 음식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뭐, 자랑스러운 일화는 아니지만 노력한 일화라 생각하여 여러분과 이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매운 한국 음식 못 먹는 남편의 해결 방법이..

외국인 남편들이 다 "한국 음식"을 사랑할 수는 없지요. 다 사람이니 좋아하는 음식 기호에 따라 음식 사랑도 결정되는 법...... 제가 처음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을 만났을 때에는 친구가 운영하는 네팔의 한국 식당에서 엄청나게 한국 음식을 잘 먹고 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한국 친구가 아침으로 먹는 한식을 옆에 앉아 그렇게 잘 먹고 있었습니다. 사실, 서양인들에게 아침으로 먹는 한식은 참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지요. 구수한 된장국에, 가끔은 김치찌개와 함께 먹는 남편이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답니다. "정말 맛있어!"노래를 부르던 남편은 매운 것에도 꿀처럼 맛있다면서 군침 삼키고 좋아했었지요. 심지어 비빔밥에 고추장을 더 넣어 비벼먹을 정도로 말입니다. 그. 러. 나, 남편에게 비운의 소식이 들려왔습..

외국인 남편의 한국식 (주부) 습관, 못 말려~

눈치 하나는 대단하여! 이 외국인 남편이 한국인 아내와 딸들이 대화하는 것은 건성으로 듣고도 다 알아맞힙니다. "얘들아! 잠옷 갈아입자!", "얘들아, 우리 밥 먹으러 가자.", "얘들아, 우리 폴짝폴짝 트람폴린 뛰러갈까?", "엄마, 난 하얀 밥하고 김 먹고 싶어!", "엄마, 잘자! 사랑해! 좋은 꿈 꿔~, 내일 보자!" 등등.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은 엄마가 말하는 한국말, 아이가 말하는 한국말을 다 알아듣는답니다. (물론, 유아 수준을 넘으면 못 알아듣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말입니다.) 그만큼 귀에 익숙해졌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가끔 이 외국인 남편이 한국말을 할 경우가 있는데 저는 정말 웃지 않을 수가 없답니다. 한국 사람 못지 않게 표정과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모습을 보고 말이지요. "아! 뜨..

영화 [인터뷰] 본 외국인 남편의 반응

아! 어느 날 남편이 흥분한 모습으로 집으로 들어와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이것 봐! 한국어가 쓰여있어! 이 영화, 도대체 뭘까? 궁금하다. 우리 꼭 같이 보러 가자." 하고 말입니다.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은 평소에도 극장에서 한국 관련 영화가 상영되면 빠지지 않고 보는 타입이랍니다. 일본이나 중국, 미국처럼 한국인 많지 않은 이곳에서 가뭄에 콩 나듯 영화가 들어오기 때문에, 우리는 가능한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보기로 한답니다. 그러니 남편이 흥분하지 않을 수가 없었지요. 발렌시아 바벨(Babel)이라는 영화관의 한 면에 크게 포스터가 올려졌습니다. 속으로 뭐, 이런 영화가 다 있어? 하면서 아무 말도 안 했지만 말이죠, 저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북한테러위협 등이 알려지..

소소한 생각 2015.01.13

5년 만에 한식 먹는 외국인 남편의 엄청난 식성

한국에서 친구 가족이 스페인 방문하면서 우리 부부가 은근히 기다린 것이 바로 한식당에 가는 일(야호!)이었습니다. 남이 해주는 음식이 더 맛있다고 저는 제가 한식을 하지만, 그렇게 맛나게 느껴지지는 않았답니다. 한정된 재료와 한정된 요리법으로 대충 알아맞히기 요리라고나 할까요? 요리하다 보면 좀 한국처럼 외식할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한탄하기도 합니다. 제일 아쉬운 부분이랄까요? 먹고 싶은 것들이 많아, '밖에만 나가면 분식을 접할 수 있고, 먹고 싶은 식당에서 주문할 수도 있는 일'이 얼마나 좋은데요. 여기는 그런 외식 문화가 왜소하게 발달하여 요리하기 싫은 날에는 곤혹스럽지 않을 수가 없답니다. 한국 친구가 오는 기회를 이용하여 남편은 두 손을 비비면서 "이번에 한국 식당에서 여러 가..

딸을 위해 아침 준비하는 스페인 아빠

우리 집은 아침 식사가 아주 특별하답니다. 달리 특별한 것을 먹어 특별한 것이 아니라, 특별한 마음으로 특별하게 음식을 차려 특별하답니다. 아이들에게 어떤 음식을 줄까, 생각하다 한식과 스페인식으로 나누어 차려주게 되었습니다. 가끔은 아침으로 한식을 먹기도 하지만요, 이른 아침 밥맛없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역시나 빵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고산 집 사정으로 매일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마을의 빵집을 왔다 갔다 할 수는 없었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아빠가 매일 저녁 아이들과 빵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긴 겨울 저녁, 밖에 나갈 수도 없는 아이들에게 재미와 동시에 함께하는 일을 만들어주는 즐거움을 나누어주고 싶었나 봐요. 그래서 아빠는 아이들과 저녁 식사와 이렇게 아침에 먹을 빵을 만들기도 한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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