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어느 날 남편이 흥분한 모습으로 집으로 들어와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이것 봐! 한국어가 쓰여있어! 이 영화, 도대체 뭘까? 궁금하다. 우리 꼭 같이 보러 가자." 하고 말입니다.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은 평소에도 극장에서 한국 관련 영화가 상영되면 빠지지 않고 보는 타입이랍니다. 일본이나 중국, 미국처럼 한국인 많지 않은 이곳에서 가뭄에 콩 나듯 영화가 들어오기 때문에, 우리는 가능한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보기로 한답니다. 그러니 남편이 흥분하지 않을 수가 없었지요. 발렌시아 바벨(Babel)이라는 영화관의 한 면에 크게 포스터가 올려졌습니다. 속으로 뭐, 이런 영화가 다 있어? 하면서 아무 말도 안 했지만 말이죠, 저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북한테러위협 등이 알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