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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76

해발 1,200m에 모인 스페인 시댁, 13인의 가족 모임

자연 속에서 온 가족이 하는 캠핑은 언제나 특별합니다. 더군다나 자주 보지 못했던 대가족이 만나 함께 식사하고 등산 가고, 별도 보면서 며칠을 함께 보낸다면 그 유대감은 더욱 좋아지겠지요. 우리 가족이 이사 가고 난 후, 시댁 가족과 더 자주 모일 줄 알았는데, 그것도 참 쉽지 않았습니다. 각자의 삶이 있기에 가족 행사가 아니면 모일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우리의 가족 모임을 해발 1,200m에 위치한 이사 오기 전의 [참나무집] 옛집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지난달의 에피소드이기는 한데, 그때 만나 나눴던 추억과 풍경이 오래 남아 이 블로그에도 소개해 봅니다. [참나무집]에 모이기로 한 가족은 총 13명이었고, 포개자면 잘 수도 있는 대가족이입니다. 그러나 좀 편하게 지내자고 ..

스페인 우리 집, 요즘 먹은 자연산 먹거리

스페인 지중해 연안에서 차로 한 시간 반만 들어가면 나오는 내륙형 지형에 살고 있는 우리 가족... 그래서 지중해와는 다른 기후와 환경으로 여러모로 스페인의 전형적인 어떤 느낌과는 거리가 좀 멀기도 합니다. 물론 이 내륙형 문화와 먹거리도 다~ 스페인에 포함되어 있는데 어쩐 일인지 사람들은 의아해합니다. 눈이 오면 왜 스페인에 눈이 오느냐고 물어보시는 분도 있고, 반팔만 입고 다닐 것 같은 스페인 봄 날씨에 왜 그곳은 두꺼운 옷만 입고 있느냐 물어보시는 분도 있습니다. 한국도 그렇듯이 스페인도 지방마다 계절, 기후, 먹거리 등이 무척이나 다르답니다. ☺️ 어쨌거나 요즘 우리가 사는 해발 1,200m의 평야에서도 조금씩 나물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시는... 이곳의 전형적..

스페인 우리 집에 내린 2월의 눈 ❄️

작년에 한국 다녀오면서 너무 바빠졌다는 이유로 블로그에 글 올리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마음은 항상 기록하고 싶은데... 최근 산똘님(남편)의 직장 발령 문제와 이사할 집을 보러 다니는 일로 좀 정신이 없었어요. 아직 아무것도 해결된 일은 없지만, 잠정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곳에 집을 봐둬서 조금은 한숨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지금 당장 이사할 일은 없지만, 때가 되면 이사할 것이고... 지금 있는 이곳도 소중한 우리의 삶 터이기에... 너무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어요. 뭐 갈 때 되면 가겠지요. (혹시 이것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제 유튜브 채널을 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거창한 이야기는 없지만, 하루하루 경험하는 소소한 일을 다시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사진 한 장이라도 올리자~! 이렇게 마음 먹으..

올해도 고사리, 스페인 고산에서 온가족 고사리 채취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 제가 이곳에 정착하면서 고사리를 먹기까지는 좀 시간이 걸렸습니다. 사실, 고사리는 한국에서 공수해 와 소비했고, 스페인 지중해성 기후를 보이는 산야는 고사리가 흔하게 있지 않았어요. 한국과는 다른 토양 성질의 스페인 땅(지중해 연안)에는 고사리는 없고, 다른 식물이 자라나고 있었어요. 한국과는 비슷하면서(소나무 숲이 비슷)도 좀 다른 식물 생태군이 차지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제가 쌍둥이를 임신하고 우연히 한국인 태권도 사범님과 식사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사범님께서 고사리 볶음을 제게 선보이셨어요. 사범님께서는 스페인에서 30년 이상 살아오신 분이셨고, 이 고사리를 이 근처에서 꺾었다며 정보를 알려주셨어요. "아니! 스페인 고사리도 먹을 수 있어요? 고사리가 있..

해도 안 되는 것이 있구나...

해발 1,200m 스페인 자연공원에 근무하는 남편 산똘님이 퇴근하다 길에서 새 한 미라를 발견했어요. 파닥파닥 날지 못하고 뱅뱅 도는 새가 도롯가에 있었다고 해요. 자세히 보니 머리에 피가 조금 흘렀고, 감긴 왼쪽 눈은 퉁퉁 부어 있었다네요. “세상에! 이 작은 새는 어떤 사고로 이렇게 됐을까?” 산똘님은 지나가는 차에 새가 부딪혀 도롯가에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었어요.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큰 사고(새의 입장에서)를 당할 이유가 없다면서요. 우리 가족은 때 되면 가끔 다친 새를 구조해 와 보살핍니다. 죽은 새를 가져와 관찰한 적도 있었지만, 대부분 구조돼 온 새들은 무사히 잘 살아 돌아갔어요. 작은 보살핌으로 기운 차린 새들은 한두 시간 안에 날아가기도 하고, 며칠 정도 머물다 날아가기도 했어요. 이렇..

스페인 고산의 가을은 '새의 날'과 함께...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가을은 알록달록 화려하지 않지만, 잔잔한 황금색으로 찾아옵니다.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잔잔한 가을이 찾아왔어요. 가을만 되면 저는 클래식 음악이 생각납니다. 어렸을 때 들었던 황금빛 가을과 캐논 협주곡~, 알바노니의 아다지오~ 마음을 저리게 하는 그 감성이 떠오른답니다. 올해도 이런 화창한 날 청소년기에 느꼈던 그 감성을 되살리곤 합니다. 발렌시아 지방의 페냐골로사(Penyagolosa) 자연공원의 예배당이자 수도원인 산 조안 데 페냐 골로 사 수도원의 풍경도 자연 속에 묻어 있습니다. 오늘은 특별한 날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페냐골로사 자연공원의 가을은 '조류의 날' 혹은 '새의 날' 행사로 시작한답니다. ^^ 작년에는 코로나-19로 행사가 없었는데요, 올해는 다시 이..

동화가 살아있는 스페인 고산의 가을 숲속 버섯 풍경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또다시 찾아온 버섯의 계절, 가을...... 이곳의 가을 숲은 참 신비스럽고 아름답다. 습기 머금은 숲의 분위기도 그렇지만, 숲에서 나는 숲향이 마음을 정화한다. 나무 사이사이로 들어오는 빛과 새의 노랫소리...... 밖에서 가지고 온 근심 걱정은 이 숲에서는 온전히 저 밖의 걱정거리일 뿐이다. 그냥 숲에 서 있는 하나의 객체로서 존재할 뿐이다. 가을 숲에 요정이 사는지, 마녀가 사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자연에서 자란 우리 아이들은 줄곧 재미있는 이야기를 지어내곤 했다. 끝말 잇기처럼 이야기 잇기랄까? 먼저 이야기를 시작하고, 그 뒤에 또 이야기를 붙여나가는 식이다. 가령... 어느 날 엄마가 아파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아이들은 숲으로 들어가 엄마를 낫게 할 허브를 찾는..

부르면 달려오는 고양이

고양이가 태어날 때부터 사람 손을 타면 얼마나 믿고 의지하는지 모른다... 어미 고양이와 함께 새끼 고양이를 키우면 인간에게 경계심이 사라져 다행이다. 자기를 해치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언제나 무심한 듯, 방심(?)한 듯 자기 삶에만 열중한다. 그런 모습이 좋다. 너무 귀찮게 하지 않고 옆에서, 꾸준히 옆에서 지켜보고 자기 존재를 알리는 고양이들..... 들러붙지 않고 그저 몇 거리 공간을 두고 나 여기 있소~ 하는 안정감...... 사람도 그렇다. 나는 이상하게도 처음에는 줄 것 다 내주는 사람보다 평소에도 거리를 두지만, 나 여기 있소~ 신임과 안정감을 주는 사람이 더 좋다. 처음에 푹 빠져 내게 올인하며 이것저것 참견하는 사람보다 좀 차갑지만, 거리를 두고 내가 정말로 무엇이 필요한지 조언해주고, ..

시어머니의 반려동물 사랑법

시부모님이 고양이 두 마리를 구출했다. 5년 전 마지막 반려견이 죽을 때 다시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겠다고 장담을 하셨는데 이번에는 고양이 두 마리를 구출해 집안에 들였다. 반려동물이 싫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 책임이 막중해 늙은 나이에 제대로 키우지 못할 것 같다는 의미를 담고 말이다. 수십 년 동안 세계동물보호협회의 일원으로 후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두 분의 동물 사랑은 참 대단하다. 그동안 키웠던 반려동물은 전부 다 유기견과 유기묘, 제일 약하고 못 생기겨 사람들이 찾지 않는 동물들이었다. 마지막 유기견 루니는 어릴 때 구출돼 평생 함께 살았는데, 겁이 너무 많아 항상 사람들을 피해 숨어 지냈다. 제일 약하고 못생기고 겁도 많은 친구라 반려견 찾는 사람들이 제일 꺼려한 개였다고 한다. 그런데..

너무 더운 스페인 고산, 새구조하기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에서 키우는 동물은 많지 않지만, 야생 동물은 가끔 보고 있답니다. 수많은 곤충과 들판에서 콩콩콩 뛰는 토끼와 노루, 염소 등... 심지어 밤에는 여우와 너구리까지...! 다양한 야생 동물을 볼 수 있답니다. 오늘은 장작 나르는 일을 돕던 아이들이 갑자기 난리입니다. 길에서 어린 새끼 새를 봤다면서 말이지요. 특히 새덕후인 산드라는 조심히 어린 새를 주워 살펴봅니다. "작은 푸른박새야~!" 유심히 살펴보면서 걱정입니다. 이 작은 새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또 구조센터에 갖다줘야 할까...... 하지만, 첫번째 해야 할 일을 아빠는 서슴지 않고 말해줍니다. "일단 이 근처에 새 둥지가 있는지 찾아보자꾸나." 자연공원에서 근무하는 교육사인 아빠는 바로 해결..

스페인 고산, 꽃보다 고양이~

해발 1,200m......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별 것인 스페인 해발 고도입니다. 제가 블로그와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많은 분들께 이 고산 날씨를 설명해드렸습니다. 그런데 또 많은 분들이 이 날씨를 한국의 평범한 날씨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설명해도 다들 체감하지 못하시니 한국 날씨와 비슷하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사실은 한국의 기후와는 천지차이인데 말입니다. 일단, 지중해 연안보다 10에서 15도가량이 낮은 온도이며, 밤과 낮의 기온차가 아주 높습니다. 여름에는 스페인 지중해성 기후대의 지역과 비슷하게 작물이 다 말라버리는 특징이 있답니다. 밀과 보리가 여름이면 다 익어 말라버리지요. 도로 가의 풀도 다 말라버려 황량한 느낌이 드는 곳입니다. 고산도 하늘과 가까워 그런지 비가 ..

스페인 고산 우리 집 뒷산 산책

스페인 고산은 아직도 쌀쌀한 날입니다. 한국보다 봄이 일찍 오는 듯했는데, 온도가 멈춰버리고 말았어요. 2월에 15도 정도 올라 봄이 벌써 오네~ 반가워했는데 이 온도가 지금 4월에도 어딜 가지 않네요. 그래서 그런지 모든 게 늦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며칠 내내 비가 내려 화려한 꽃을 자랑하던 체리나무는 벌써 꽃잎이 지고 없답니다. 올해 비 때문에 체리가 열리지 않는 건 아닌가 걱정이 들기도 해요. 작년에는 체리가 몇 개밖에 달리지 않아 참 섭섭했거든요. 마침 오늘은 비가 멈춰, 뒷산 산책을 했어요. 쌀쌀한 고산의 바람이 막~ 머리카락을 헝클어줬어요. 진짜 바람 센 곳입니다. 그래서 고개를 떨구니...... 이렇게 바위에 꽃들이 새겨져 있더라고요. ^^ 사실, 꽃이 아니라 이끼이죠? 그런데 꽃에 ..

스페인 고산, 비 온 후 신비한 아침 풍경...

아직도 쌀쌀한 스페인 고산의 날씨이지만, 비 온 후 자연은 더 푸르게 변해갑니다. 오늘은 간단하게 아침에 찍은 풍경 사진 몇 장을 올려보겠습니다. ^^ 주전자 화분에서 자라고 있는 다육이, 보통 겨울에는 말라있다가, 봄에 다시 싹을 틔우더라고요. 온통 물기 머금은 아침 마당...... 추운 고산에서 여전히 잎을 성장시키지 못하고 있는 들깨...... 용써도 자라지 않는 이 작은 잎들..... 😅 카렌듈라 꽃의 싹도 나고 있어요. 작년 아름답게 화단을 장식하던 녀석들이 다시 태어나는 순간. 꽃이 필락말락, 붓꽃은 열심히~ 쑥쑥~ 대를 올리고 있어요. 마당에 웬 잡동사니가 이렇게 많은지...... 자꾸만 늘어가는 잡동사니들도 비에 흠뻑 젖었어요. 이게 다 남편이 수제 맥주 담근다고 벌린 일들...... 😅 ..

자연의 경이로운 말벌집

밖에 나갔다 온 산똘님이 무엇인가를 들고 왔습니다. 자연공원 사무실에서 일하는 환경교육사이자, 테크닉 요원인 남편은 자연에서 흔적을 남기는 것들을 종종 가져와 사무실에 전시하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산에서 발견한 산양의 뿔을 가져와 싹~ 씻어 전시 요량으로 깨끗이 청소한 적도 있고요, 어떤 때는 그 징그러운 뱀의 허물을 가져와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사무실로 가져간 때도 있었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만지면 부서질 것 같은 항아리 같은 벌집을 가져왔더라고요. 자세히 보니 무슨 천을 감싼 아주 신비로운 말벌집이었어요. 이 말벌집은 1년 살이, 유럽 말벌이 살다 버린(?) 벌집이라고 하네요. 요즘 아시아에서 온 아시아 말벌이 공격적으로 꿀벌을 잡아먹는다고 해서 참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유럽 말..

자발적으로 이뤄낸 아이들의 작은 프로젝트, 산교육이 무엇인가 생각한 하루...

여러분~ 안녕하세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자연친화적인 삶의 모습을 소개하는 해외생활 일상 블로거, 산들무지개입니다. ^^ 아시다시피 우리 가족은 참나무가 많은 곳에 자리한 [참나무집](농가 이름)에 살고 있습니다. 한국과 스페인 커플의 다문화 가정이기도 하고요, 시골이면서도 문명의 혜택이 별로 닿지 않는 먼 외지의 삶을 여러분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자연에 둘러싸여 우리네 일상은 항상 자연의 변화와 함께 시작하곤 합니다. 자라나는 아이들도 그런 변화와 함께 하는 건 당연하고요. 요즘 날씨가 좋아져 아이들은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어깨를 펴며 밖에 나가 자주 놀곤 합니다. 오늘은 아이들이 밖에서 작은 프로젝트를 이루어 나가는 작은 과정을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의지로 모험을..

스페인 발렌시아 철새 조류 연구자와 보낸 하루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살면서 우리 가족은 자연스럽게 자연과 동물, 생태환경에 대해 깊게 생각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스페인 사람인 남편도 자연공원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항상 생물학자, 환경보호가,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연락을 취하며 이런저런 정보를 교환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런 환경 덕분에 우리 집 큰아이도 새 관찰을 시작한 것일지도 모른답니다. 그런데 이번에 조류 연구자인 친구가 발렌시아 알부페라 호수에서 새 동향을 살피기 위한 발찌 채우기를 한다며 우리 가족을 초대했답니다. 이런 기회가 흔하지 않아 다섯 식구 모두~ 어떻게 새 발찌를 채우고 관리하는지 관찰하러 가기로 했답니다. 다음은 관련 글입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새 관찰하던 순간을 기록해 놓은 포스팅입니다. ^^ 2014/10/..

스페인 시골아이의 한바탕 소동, 자연에서 배우는 관용

학교에서 돌아온 산드라가 갑자기 다급하게 집안으로 뛰어 들어오면서 외친 한 마디, "엄마!!! 카메라!"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저는 카메라를 들고 아이 뒤를 쫓아갔어요. "개구리를 잡았는데 양서류 학회에 보고 해야 해요." 아!!! 어떤 개구리를 잡았는데 양서류 협회에 보고까지 해야 한단 말인가요? "엄청나게 작은 개구리예요." 어쩔 수 없이 아이의 요구대로 저는 그 개구리를 찍기 시작했습니다. 손으로 작은 개구리를 보여주는데 마음처럼 쉽게 카메라에 담지 못했답니다. 초광각 렌즈를 장착하고 있어 다른 렌즈를 갈아 끼울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아이는 다급하게 어서 찍으라고 합니다. 아이고...... 탐구심이 워낙 강한 아이라 사소한 동물을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게다가 올해부터 아빠와 함께 이 지역 양서..

스페인 고산, 아이들이 사냥꾼에게 남긴 메시지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는 여전히 동화가 존재하는 듯합니다. 동화 속에서나 보는 양 떼며, 양치기, 사냥꾼, 포수가 이곳에서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스페인에서도 철 되면 사냥이 가능한 사냥 기간이 다가옵니다. 아무나 사냥할 수 없고요, 사냥 허가증과 (사냥용) 총기 허가증(실명제) 등이 있어야 가능하답니다. 요즘 사냥 기간이라서 우리 집 근처의 들판이며, 숲에서 총소리가 뻥뻥 울려 퍼집니다. 들에서는 새를 잡기 위해, 숲에서는 멧돼지며 토끼, 산양 등을 잡기 위해 총을 쏩니다. 그러니 평화로운 정적이 흐르다가도 총이 뻥뻥 울려 퍼질 때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도 한답니다. 사람에게도 총소리 충격이 이렇게 큰데, 숲에 사는 동물들은 이 총소리 때문에 사는 게 참 괴로울 거예요. ..

코로나-19 시대 스페인 캠핑장 방갈로의 모습은?

뭐 어딜 가나 비슷비슷한 것이 숙박시설인데요, 다음에 코로나가 진정되어 스페인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께 조금의 도움이 되고자 이 포스팅을 올려봅니다. 또한, 요즘 스페인 숙박업의 작은 변화는 무엇인지 저희가 머문 캠핑장 방갈로를 방문한 후기로 그 변화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우리 가족은 피레네 크레궤냐(Cregüeña) 호수를 등반하러 피레네산맥의 작은 마을 베나스케(Benasque)의 한 캠핑장에 5박 6일을 머물렀답니다. 그곳에서 텐트를 치고 캠핑을 할까, 생각도 했지만, 공동시설을 사용해야 하므로 요즘 시기에 무척 꺼려졌지요. 할 수 없이 우리 5인 가족만 사용하는 방갈로를 선택했답니다. 자, 그럼 간단하게 사진으로 방갈로의 모습 보여드릴게요. 우리가 머문 5-6인용 방갈로입니다. 옆에 차를 주차할 수..

[스페인 피레네산맥] 코로나-19 시대에 우리 가족이 할 수 있는 여행은 자연 뿐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 가족은 장장 5시간 30분의 승용차 여행으로 피레네산맥의 베나스케(Benasque)에 잘 도착했습니다. 산에 사는 우리 가족이 여행하는 곳이 또 다른 산...... 산이 거기서 거기가 아닌가 싶기도 한데, 우리가 사는 곳과는 다른 산들의 집합체, 피레네산맥은 참 웅장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어딜 갈 수 없는 요즘 사회적 문제 때문에 스페인 사람인 남편, 산똘님이 휴가를 내고도 깊이 망설이다 아이들에게 큰 경험을 쌓게 해준다며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이미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전혀 모르는..... 산똘님의 계획은 피레네 크레구에냐(Cregüeña)호수를 도는 1박 2일의 비박 등반이랍니다. 그래서 자연에 살면서도 코로나 피해 어쩔 수 없이 우리..

스페인 고산, 숲속 산행에서 아이의 새로운 면을 보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 산 조안 데 페냐골로사(San Joan de Penyagolosa) 자연공원에서는 여름에는 일정 기간, 야외 학습을 할 수 있는 자연 교육 이벤트가 있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시는...! 우리 [참나무집] 가족의 아빠는 바로 이 자연공원에서 일하는 교육사랍니다. #참고# 인터넷상에 떠도는 산똘님 직업에 관한 루머가 있던데...... 산똘님은 '산림감시원'이 아니랍니다.어떤 분이 제가 창피해서 산림감시원이 아니라고 하는데, 절대 창피해서 그런 게 아니라 스페인에서는 직업이 나뉘어있어요. 산림감시원은 공무원이며...... 실질적 법적 벌금 등을 매길 수 있는 권한을 지니고 있지요.자연공원에서 일한다고 다~ 산림감시원이 아니란 것을 밝히며, 인터넷상에서 ..

스페인 고산의 날씨 좋은 날, 요즘 아이들과 하는 일

여러분, 편안한 주말 보내고 계시는가요? 여기는 날씨가 얼마나 따뜻하고 좋은지 봄이 온 것 같은 착각이 입니다. 여기가 어디냐고요? (처음 오신 분을 위해 또 후다닥 소개하자면)여기는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 지역이랍니다. 스페인은 지중해 연안과 내륙의 마세따 (고원) 평원이 있고, 북부에는 갈리시아, 아스투리아스 및 바스크, 까딸루냐 지방이 있어요. 게다가 산세가 무지무지 험한 피레네산맥도 있습니다. 정말 스페인은 얼마나 광활하고 넓은지 지방마다 날씨가 달라지는 특색이 있어요. 그래서 이곳도 해발 1,200m로 다른 연안 지방보다 10도가량 온도가 낮고 추운 곳이지요. 하지만 요즘 날씨를 보니 얼마나 따뜻한지 추위가 느껴지지 않는답니다. 몇 주 전에는 폭설까지 내린 이곳이 언제 그랬냐는 듯 또 ..

스페인 고산, 아이가 관찰 카메라 설치하고 자연학습을 시작했다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우리 가족도 짧은 여행 다녀온 후 잘 지내고 있답니다. 눈도 어느새 다 녹아서 지금은 음지에 가야만 볼 수 있답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는 해마다 눈을 볼 수 있는데요, 이번에도 엄청난 폭설로 설해목이 많았답니다. 여행 가 있는 사이에도 눈이 쌓여 나무의 가지가 꺾이면 또 어떡하나 걱정했는데요...아니나 다를까, 집에 와서 보니 많은 나무가 부러져 안타까웠답니다. 그런데 싹이 터서 막 나오는 우리 집 화분의 새싹은 쌓인 눈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잘 견디며 싹을 올리고 있더라고요. 저는 얼어서 죽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눈의 무게에 짓눌러 그렇게 죽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답니다. 오히려 작은 싹은 눈을 뚫고 나오는 힘이 있더라고요. 그렇게 눈이 녹자, 화분의..

스페인 고산, 주말에는 아빠가 일하는 자연공원(곤충호텔과 조류관찰소)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 가족이 자연공원에 갔습니다. 산똘님은 일요일에도 자연공원에서 일하는 날이었기에 저는 아이들을 데리고 산똘님을 보러 잠깐 외출했습니다. 큰아이는 아빠와 함께 새를 관찰하기 위해 일찍 집을 나섰구요, 잠 많은 작은 쌍둥이 아이들은 조금 늦게 일어나 엄마와 함께 출발했습니다. 페냐골로사(Penyagolosa) 자연공원은 이제 완전한 겨울을 맞는 것 같았어요. 수도원을 둘러싸던 거대한 포플러 나무가 앙상하게 가지를 보였거든요. 그 찬란하게 빛나던 황금 잎들은 다 떨어져 버려 약간 아쉽기는 했답니다. 산똘님이 근무하는 까사 포레스탈(Casa foreastal)에 왔습니다. 이곳은 옛날에 산림감시원이 발령받아 지내던 숙소이자 사무실이었다고 해요. 옛날에는 산림감시원이 총..

스페인 고산, 요즘 우리 가족이 비우고 채우는 일들

여러분, 안녕하세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터를 이뤄 사는 한국-스페인 [참나무집] 가족의 요즘 일들, 여러분께 들려 드릴게요. 우리가 자연에 살면서 매년 반복되는 계절의 순환과 변화 덕분에 배운 중요한 덕목 하나가 있답니다. 바로 비우고 채우는 삶의 지혜랍니다. ^^ 자연도 때 되면 자신을 낮추고 비우는 일들이 순리잖아요? 추운 겨울도 그렇고......옷을 다 벗는 나무도 그렇고........ 땅속에서 움틀 날을 기다리는 씨도 그렇고요! 세상 모든 존재는 적절한 때를 위해 비우고 채우는 순환의 반복을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 가족도 적절하게 비우고 채우는 일들을 반복하고 있답니다. 물론 여러분도 다 그러실 것으로 압니다. ^^ 지난 주말 아침에 밖에 나가 보니, 산똘님과 아이들은 비우는..

추워지는 계절, 이제 불쏘시개가 필요해졌다

이제는 들판을 돌아다니는 양 떼도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해가 길게 기다려주지 않는 추운 계절이 다가오기 때문이지요. 해 떨어지기 전에 저 산을 넘어 동물도 자기 보금자리로 돌아갑니다. "메에에에~~~" 무리 지어 메에에에 울며, 넘어야 할 산이 아직도 남았다며 저녁 햇살을 등에 지고 서둘러 돌아갑니다. 이제 이 햇살 받으며 돌아다닐 날이 많지 않다는 걸 아는 듯...... 서두릅니다. 해발 1,200m 스페인의 고산평야도 갑작스럽게 추워졌습니다. 볼일 보러 도시 나갔다가 아직도 여름 날씨를 유지하는 아랫동네에 적응 못 하여 깜짝 놀랐습니다. 다시 고산으로 돌아오면 심하게 변하는 온도 차이로 역시 세상 밖이구나 싶었답니다. 아니면 우리가 너무 다른 세계에 사는 것인가 싶기도 하고.....

우리 가족은 지금 버섯 수확 중

요즘 한국에서도 숲으로 버섯 산행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우리 가족도 그렇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숲으로, 들로 약간의 버섯을 채취하기 위해 나갑니다. 집에도 소량으로 기르는 버섯이 가을 되니 또 자랐습니다. 여기가 어디냐고요? 바로 여러분이 친근하게 여기는 [참나무집] 가족이 사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평야입니다. 밖에서 놀던 아이들도 버섯을 찾아와 엄마에게 보여줍니다. "엄마! 이거 야생에서 나는 엉겅퀴 버섯이야."이제는 보는 눈이 제법 좋습니다. "그래, 맞다. 오늘 저녁에 해 먹자!" 버섯 찾다 말고, 사마귀도 관찰합니다. 스페인 사마귀나 한국 사마귀나 비슷비슷하네요. ^^ 어떤 날에는 들판으로, 숲으로 들어가 버섯을 채취합니다. 땅을 유심히 보고 다니던 아이들이 저기서 소릴 지릅니다. ..

폭우 대비, 자연에 사니 이럴 수밖에 없지..

이번에 발렌시아 지방에 폭우가 내려 크게 걱정했답니다. 얼마나 순식간에 하늘에서 비가 내리는지 이제야 실감하게 된 사건이랍니다. 우리가 사는 해발 1200m 많이 내린다고 해도 이렇게 많이 내린 적은 없었지요. 시간당 몇천 리터가 쏟아졌다는 건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지요!!! 남편이 하는 소리가...... "스페인에서는 비도 내리는 방법을 모르나 봐~~~" 너무나 안타까워 이런 소리까지 했답니다. 휴교한 곳도 많았고, 물에 잠긴 곳도 많았고, 정말 아찔했답니다. 우리가 사는 곳에서도 날씨가 엄청나게 흐렸지요. 비가 많이 내릴 줄 알고 철저히 또 대비했답니다. 지붕도 고치고, 지붕 나뭇잎도 다 걷어내고...... 스페인 고산도 가을의 문턱에서 습기가 많아집니다. 이제 버섯의 계절이 왔습니다. 비가 내리기..

[한국 여행기-01] 한국이 이렇게 푸른 나라인 줄 몰랐어!

스페인 고산, 해발 1,200m에 자리 잡은 한국-스페인 가족은 자주 한국에 갈 기회가 없었습니다. 많아야 2년에 한 번. 쌍둥이가 태어난 때에는 5년이 지나서야 한국에 갈 수 있었답니다. 이제 아이들도 커가고 할 수만 있다면 2년에 한 번은 꼭 가보고 싶답니다. 자주 가지 않아서 그런지, 스페인 사람인 남편도 이번 한국 여행이 익숙하면서도 생소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유는 우리가 간 계절 때문이랍니다. 봄, 가을, 겨울에 간 적은 있어도 여름에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계절이 확연하게 차이 나는 대한민국의 여름이 이렇게 변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도대체 한국의 여름이 어땠기 때문에 그랬을까요? 남편의 말로는 한국이 이렇게 푸른 줄은 몰랐다고 합니다! 꽃 피는 풍성한 봄에도 와..

스페인 고산의 꽃밭 & 일상

햇살이 포근한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입니다. ^^요즘 이곳에는 또 꽃이 천지를 이루고 있답니다. 매일 저녁 산책하러 나가는데 그냥 대지 내음과 햇살이 환상적으로 감각을 자극합니다. 얼마나 좋은지......! 아이들도 산책하는 이 시간을 즐기더라고요. (매년 같은 풍경이지만 또 다른 풍경, 같은 일상이지만 또 다른 일상) 아이들은 커가고 우리 부부는 더 늙어가는 게 다른 느낌이지요. 어느덧 아기 티를 벗은 아이들이 성큼성큼 앞을 걸을 때는 참, 가는 세월 못 막는다는 말 실감합니다. 올해도 꽃밭에서 꽃구경해야죠~~~ 우리의 연중 행사 꽃 속에서 꽃(아이) 찾기!!! 숨바꼭질과 같은데 숨는 곳은 꽃밭! 그렇게 꽃 속에 숨은 아이들이 행복한 추억을 쌓아 가는 날입니다. 카메라 빌려주니 사진도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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