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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평야 145

스페인 고산 우리 집 뒷산 산책

스페인 고산은 아직도 쌀쌀한 날입니다. 한국보다 봄이 일찍 오는 듯했는데, 온도가 멈춰버리고 말았어요. 2월에 15도 정도 올라 봄이 벌써 오네~ 반가워했는데 이 온도가 지금 4월에도 어딜 가지 않네요. 그래서 그런지 모든 게 늦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며칠 내내 비가 내려 화려한 꽃을 자랑하던 체리나무는 벌써 꽃잎이 지고 없답니다. 올해 비 때문에 체리가 열리지 않는 건 아닌가 걱정이 들기도 해요. 작년에는 체리가 몇 개밖에 달리지 않아 참 섭섭했거든요. 마침 오늘은 비가 멈춰, 뒷산 산책을 했어요. 쌀쌀한 고산의 바람이 막~ 머리카락을 헝클어줬어요. 진짜 바람 센 곳입니다. 그래서 고개를 떨구니...... 이렇게 바위에 꽃들이 새겨져 있더라고요. ^^ 사실, 꽃이 아니라 이끼이죠? 그런데 꽃에 ..

스페인 고산, 2월 말 요즘 풍경

여러분~ 안녕하세요? 코로나로 1년 넘게 많은 분들이 사회적 안전 지침으로 지쳐있는 2월입니다. 저도 그렇답니다. 타인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랫동안 하다 보니 많은 이들을 만나고 싶고, 함께 식사도 하고 싶어 지는 날들입니다. 우리 시댁 시부모님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하시며, '어서 백신 주사를 맞고 싶다'라고 하소연하십니다. 정말 우리 가족은 엄격하게 사회적 방침을 스스로 지켜온 사례입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싶다가도 잘하고 있다~ 다시 마음으로 추스리기도 합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우리 마을에서는 이미 코로나 예방 접종을 시작했는데요, 일단 90세 이상부터 시작하고, 이번 주는 80세 이상 어르신들의 스케쥴이 잡혀 있더라고요. 덕분에 스페인은 코로나 확진자..

해발 1200m 곡식이 익어가는 스페인 고산의 초여름 풍경과 텃밭 개간

작년 한국 가족 여행을 하면서 약 두 달 반 동안 텃밭이 방치돼 이웃에게 운영하라고 바통을 넘긴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샘이 있는 텃밭은 없고...... 우리 집 뒷마당의 아주 오래 방치된 밭을 개간하여 텃밭으로 사용하기로 했답니다. 지금 뭘 심기에는 너무 늦었지만, 그래도 늦어도 시작하면 뭐라도 될 것 같아 텃밭을 개간해봅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초여름은 아주 뜨겁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늘은 무지 서늘하지요. ^^; 남편과 둘이서 수년 동안 방치된 밭을 농기계로 돌리고, 돌을 치우면서 개간을 했습니다. 닭장에 있는 거름도 모조리 가져와 오래된 점토질 토양과 섞어줬답니다. 여러분은 어릴 때 찰흙으로 무엇인가를 만든 적 있죠? 그 찰흙이 굳으면 얼마나 딱딱한지 아실 거예요. 그것..

추워지는 계절, 이제 불쏘시개가 필요해졌다

이제는 들판을 돌아다니는 양 떼도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해가 길게 기다려주지 않는 추운 계절이 다가오기 때문이지요. 해 떨어지기 전에 저 산을 넘어 동물도 자기 보금자리로 돌아갑니다. "메에에에~~~" 무리 지어 메에에에 울며, 넘어야 할 산이 아직도 남았다며 저녁 햇살을 등에 지고 서둘러 돌아갑니다. 이제 이 햇살 받으며 돌아다닐 날이 많지 않다는 걸 아는 듯...... 서두릅니다. 해발 1,200m 스페인의 고산평야도 갑작스럽게 추워졌습니다. 볼일 보러 도시 나갔다가 아직도 여름 날씨를 유지하는 아랫동네에 적응 못 하여 깜짝 놀랐습니다. 다시 고산으로 돌아오면 심하게 변하는 온도 차이로 역시 세상 밖이구나 싶었답니다. 아니면 우리가 너무 다른 세계에 사는 것인가 싶기도 하고.....

소소한 기쁨이 되는 중년에 되찾은 나의 취미

저는 어릴 때부터 미술을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여행을 하면서, 그림일기를 그리거나 크로키를 하거나 이것저것 그림을 그리면서 기록하는 일을 좋아했답니다. 스페인에 와서도 늦은 나이, 도자기 학교에 들어가서 제일 좋았던 것이 (도자기 예술을 하는 것도 좋았지만) 예술적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그림을 그릴 기회가 많았다는 것에 행복했답니다. 도자기를 그냥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림으로 미리 그려본 후에 만드는 작업이 제가 하는 도자기 작업이었거든요. (도자기 조형예술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첫아이를 낳고 한동안 그림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아니, 그냥 잊고 말았답니다. 너무 오래 잊고 있어서 그림은 제 삶에서 이제 진정으로 안녕~, 이별인 줄 알았답니다. 그런데 우연히 다시 만난 그림.......

소소한 생각 2019.06.13

스페인 고산의 꽃밭 & 일상

햇살이 포근한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입니다. ^^요즘 이곳에는 또 꽃이 천지를 이루고 있답니다. 매일 저녁 산책하러 나가는데 그냥 대지 내음과 햇살이 환상적으로 감각을 자극합니다. 얼마나 좋은지......! 아이들도 산책하는 이 시간을 즐기더라고요. (매년 같은 풍경이지만 또 다른 풍경, 같은 일상이지만 또 다른 일상) 아이들은 커가고 우리 부부는 더 늙어가는 게 다른 느낌이지요. 어느덧 아기 티를 벗은 아이들이 성큼성큼 앞을 걸을 때는 참, 가는 세월 못 막는다는 말 실감합니다. 올해도 꽃밭에서 꽃구경해야죠~~~ 우리의 연중 행사 꽃 속에서 꽃(아이) 찾기!!! 숨바꼭질과 같은데 숨는 곳은 꽃밭! 그렇게 꽃 속에 숨은 아이들이 행복한 추억을 쌓아 가는 날입니다. 카메라 빌려주니 사진도 찍고......

봄이 되니 또다시 찾아온 손님들

스페인 고산 해발 1200m 비스타베야 평원을 누비는 우리의 양치기, 라몬 아저씨는 또다시 봄 맞아 양 떼를 몰고 들판을 거닐고 있습니다. 라몬 아저씨는 새벽에 빵집을 운영하셨는데요, 올해부터 목축업에만 전념하기로 하셨답니다. 그래서 요즘 한가해져 아주 좋아하십니다, 시간이 남아돈다고 말이지요. 빵집은 이웃 마을에서 이사 온 두 형제가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데, 빵이 참 맛있더라고요. ^^ 그래서 이번에는 양 떼와 유유히 오셔서 아주 오래 머물다 가셨답니다. 또다시 몰려온 우리의 봄 손님들...하지만...... 우리 집 화단의 예쁜 꽃을 위해 온 식구가 나가 이 손님들을 맞아야 합니다. 요즘 한창 예쁘게 피어오르는 야생 카네이션 아기 양이 엄마 따라 졸졸 울어대는데 얼마나 귀엽던지요! 오후의 햇살 받은 양..

파란 하늘, 아이들이 쑥쑥 자란다

여러분, 그동안 편안히 잘 지내셨나요? 저는 정신없이 지냈답니다. 산똘님이 계속 주말에 집을 비우면서 제가 아이들 봐줬는데, 남편의 몫이 빠지니 정말 일이 많았답니다. 그 와중에 잡지 원고 송고도 해야 했고..... 눈이 충혈될 정도로 정신이 없었네요. 그런데 왜 산똘님이 자꾸 주말에 빠졌냐고요? ^^* 남편이 취미('취미'라고 쓰고 이제는 '전문인'라고 말한다)로 하는 수제맥주가 승승장구하는지....... 이번에도 수제 맥주 대회에서 상을 거머쥐고 말았답니다. 그래서 상 타러 그곳으로 향했던 것이지요!!! ^^ 축하, 축하!!! 그런데 매번 갔다 올 때마다 선물로 수제 맥주 기념 반팔티를 저에게 선사합니다. (ㅜ,ㅜ 난감하네~~~ 하지만, 집에서 편안하게 잘 입고 있답니다.) 그렇게 안부를 알려드리면서..

아빠와 세 딸이 함께 여행하면 생기는 일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터를 이룬 [참나무집]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지난번 산똘님(세 아이의 아빠)이 차 안에 침대를 만드는 일화의 후속담입니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아래에 링크를 걸어봅니다. 2018/06/08 - [뜸한 일기/부부] - 아이들을 위해 차 안에 침대 만들겠다는 남편그렇게 하여 산똘님이 드디어 차 안에 침대를 설치했습니다. 그날 아침 좋다고 모두들 차 안에 들어가 그 행복감을 만끽했는데요, 아빠는 충동이 일어 바로 친구네로 놀러 가기로 했습니다. 물론, 목적은 차 안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일이었습니다. 게다가 주말이니 더 좋았고요. 침대가 완성된 이야기는 다음의 동영상을 시청해보세요. ^^ 스페인 고산 생활의 소소한 일상을 여러분께 보여드리는 제 채널인데요, 친자연적인 삶을..

강렬한 꽃들이 빛나는 스페인 고산평야의 들판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날씨가 요즘은 참 좋습니다. 6월의 스페인 고산평야는 이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가 아닌가 싶답니다. 한국에 사는 친구들이 놀러 온다고 하면 계속 6월에 오라고 고집하는 이유도 이 아름다운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랍니다. 날씨도 선선하고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으니 얼마나 포근하고 좋아요? 게다가 아름답고도 환상적인 꽃들이 만개하고 있으니 이 또한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좋아할 것으로 생각했지요. 빨랑 놀러와~ 하고 말해도 6월에는 일이 있어 쉽게 휴가를 낼 수 없다네요. 아무튼, 제가 꼭 보여드리고 싶은 스페인 고산의 모습을 여러분께도 보여드릴게요. ^^ 아이들과 들판에 나갔더니 이렇게 지는 꽃이 있었고, 또 피는 꽃이 있었습니다. 지는 꽃은 홀씨를 만들어 하늘..

외국인 배낭여행자가 경험한 한국의 찜질방, 어땠을까?

보통,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젊었을 때에는 시간은 많았지만, 돈이 없어서 여행을 못 했고, 나이가 들었을 때에는 돈은 많아졌지만, 시간이 없어서 여행을 못 하게 되었네~"라고 말이지요. 뭐, 상황에 따라 이 상황은 바뀔 수도 있지만, 제 주위에는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자주 있답니다. 저도 젊었을 때 여행을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여행을 못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악물고 돈을 벌어 배낭여행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세계여행을 하는 게 꿈이었거든요. 정말이지 배낭여행은 제 인생에서 가장 큰 터닝 포인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때만큼 낯선 것에 가슴 떨리던 시절은 다시 없을 것 같습니다. (설레며 떨리던 그 마음 다시 느끼고 싶어도 잘 찾아와주지 않더라고요) 그때의 여행으로 제가 ..

국제 수다 2018.06.13

스페인 고산에 찾아온 평화로운 봄

해발 1,200m의 스페인 비스타베야 고산평야는 봄이 아주 늦게 찾아옵니다. 오히려 계절 변화가 뚜렷하지 않아 어느샌가 여름으로 홱~ 지나가 버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주 세심하게 눈여겨봐야 한답니다. 저는 아이들을 데리고 가까운 곳에 산책을 다녀왔답니다. 봄을 느끼기 위해서 말입니다. 아침부터 일어난 아이들은 소풍을 가자고 난리였습니다. 그래서 아주 간단한 간식을 바구니에 담아 뒷산으로 올랐답니다. 양 떼가 다니는 길목으로 올랐습니다. 돌길이지만 양과 염소 무리는 이 길을 매일매일 걸어 풀을 뜯으러 다니지요. 조금 오르다 보면, 시야가 훤히 보이는 풍경과 바람 소리가 들립니다. 곳곳에는 작은 꽃이 피어올라 들에서 우릴 반깁니다. 조금만 더 오르자고 아이들에게 말했더니, 인내심 없는 사라가......더 ..

남편이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다는 한국 음식

요즘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은 정말 춥네요. 영하 14도까지 내려가고...... 따뜻한 햇볕이 비추어도 물은 금방 얼어버리니 닭장이나 개, 고양이들 물은 수시로 갈아줘야만 한답니다. ㅜㅜ 게다가 오늘부터 눈이 내린다는데...... 폭설 주의보라고 하는데...... 과연 어떨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조용한데, 갑자기 눈이 내린다니~ (속으로는 좋아, 좋아!) 역시나 이렇게 추운 날에는 뜨끈뜨끈한 국물요리가 최고입니다. 앗~! 벌써 한 송이 한 송이씩 눈이 내리고 있어요!!! 그런데 며칠 전, 한국에서 친구가 미역을 보내주었답니다!!!사실, 우리가 미역을 못 먹어본 지도 꽤 되었네요. 여기가 스페인 고산이다 보니, 미역 구입하기가 참 쉽지 않더군요. 지난번 생일에 미역국도 못 끓여 ..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운 현명하게 재채기하는 법

만 5세 누리가 갑자기 재채기합니다. 식탁 앞에서 재채기하니 버릇이 될까 봐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이런 소릴 했습니다. "누리아, 재채기할 때는 손으로 입을 가려야지~!" 그랬더니 큰 아이가 재빨리 엄마에게 이런 소릴 합니다. "엄마, 학교 선생님이 손으로 입을 가리면 안 된다고 했어." 어?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아이가 학교에서 배운 재채기 요령을 엄마에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엄마, 알렉한드로 선생님께서 재채기가 나오면 손으로 입을 막지 말고, 팔꿈치를 굽혀서 팔 안쪽으로 재채기하라고 하셨어." 어?! 사실 처음 들어보는 소리라 조금 어리둥절했습니다. 아니면 제가 시대에 떨어져 새로운 위생법을 잘 모르고 있을 수도 있지요. ▲ 위의 포즈처럼 저렇게 손으로 입을 가리면 안 된다고 하네요. 그럼 어떻게?..

달걀 유효기간 쉽게 알아보는 법

한국 소식을 보니 달걀 대란으로 달걀마저 외국에서 수입된다고 합니다. AI 피해가 상당히 심각하여 2,844만 마리의 닭·오리·메추리 등이 도살처분 되었다고 하네요. 상당히 심각합니다. 그만큼 대규모로 살처분 되고 있고, 매해 크고 작은 피해가 반복하고 있다고 하니 어서 문제가 잘 해결되어 대란이 정상적인 상태로 되었으면 하고 바라봅니다. 오늘은 우리 집의 닭이 낳은 알에 관한 소식입니다.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에서는 암탉과 칠면조를 키우며 암탉이 낳은 달걀을 충당하고 있답니다. 그중 닭장에는 열두 마리의 암탉과 한 마리의 수탉이 있고요, 칠면조 우리에는 세 마리의 칠면조와 다섯 마리의 암탉이 있답니다. 아니, 칠면조 우리에 왜 닭이?! 궁금하시죠? 사실 우리 병아리를 키운 녀석이..

나에게 특별했던 스페인 현지인과의 송년회

한국을 떠나 외국에 산지 여러 해. 여행하건, 현지에 적응해 살건, 많은 부분 한국의 일상의 한 부분이었던 것이 잊히기 마련입니다. 문화와 생활 습관 등이 전혀 다른 나라에서 살다 보니 정말 잊히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답니다. 그래도 세상의 모든 이들은 한 해가 오고, 한 해가 가는 자기 반성적인 날들에 대해선 거의 비슷한가 봅니다. 올해 나는 만족할 만한 일을 했던가, 이웃과 친구, 가족과는 어떻게 지냈는가, 다음 해에는 어떻게 또 보내고 싶은가에 대한 자기반성과 소망 등은 어디를 가나 세계인들의 공통된 마음인가 봅니다. 이번에 저는 스페인 현지인들과 송년회를 했습니다. 물론 스페인이라는 나라에서 사회 구성원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을 해발 1,200m의 작은 마을, 비스타베야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하지 못..

'한국 엄마 수업 최고!'라는 스페인 아이들의 성탄절 장식품

오늘은 정신없이 바빴던 하루 바로 한국 엄마의 재능기부 날이 있는 시간입니다. 이번에는 남편도 오겠다고 하네요. 점심이 끝난 후에 수업이 막 시작하기 때문에 스페인 남편은 도시락을 학교에서 먹겠다고 부탁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침에 채소볶음 라면과 두부를 싸서 학교로 향했습니다. 어때요? 좀 맛있어 보이나요? ^^굴 소스 넣고 막 볶아낸 볶음 라면인데 산똘님이 학교 식당에서 군침을 흘리면서 먹더라고요. 아무튼, 저는 아이들을 데리고 수업이 있는 교실로 향했습니다. 이번에는 점토로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할 물건을 만들기로 했답니다. 이미 과정을 아시는 분이 많으셔서 생략을 많이 하고, 일단 장식할 물건을 점토로 빚은 후, 집에서 장작 난로로 구워냈습니다. 재를 다 털어내고 이제 예쁘게 색칠하고 끈을 매어 장..

아침이 아름다운 스페인 고산의 요즘 겨울 풍경

아직 해가 뜨기 전, 조용히 잠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와봅니다. 닭장에는 벌써 분주하게 아침을 시작하는 요란한 무리의 소음이 들립니다. 고양이도 마중 나와 제 뒤를 따릅니다. "너희들은 안 춥니?"마치 부스스한 머리카락을 넘기듯 고양이 녀석들도 기지개를 한껏 켜고 귀찮다는 듯 따라나섭니다. 고산평야의 대지에는 얇은 홑이불을 덮은 듯 안개가 한 층으로 펼쳐져 있습니다. 그 길을 따라 천천히 아침 산책에 나섰습니다. 나무나 풀에 내려앉아 눈처럼 된 서리를 상고대라고 하는데 이런 서리꽃이 차가운 공기 속에서 피었습니다. 아이들이 일어나면 아주 좋아할 풍경입니다. 맨살에 그냥 서리 맞았지만 예쁜 눈꽃으로 내려앉았어요. 가을에 말라버린 꽃이 요정의 유리구두처럼 빛나는 서리 꽃으로 변하고 말았네요. 사진으로 보니..

스페인에서 맛보는 단돈 '2유로'짜리 트러플 요리

믿을 수 없어요! 단돈 2유로라뇨? 1유로에 12월 1일 기준, 현재 1,240원 정도 합니다. 그럼 2유로는 2,480원입니다. 아니, 2,480원으로 트러플 요리를 맛볼 수 있다고요? 그 비싼 세계 3대 진미가 겨우 3,000원도 안 된다고요? 믿으실 수 없으나 믿게 해드릴 포스팅을 오늘은 올려봅니다. 서양 송로버섯, 트러플(Truffle). 여러분은 박근혜 청와대 오찬으로 더 잘 알고 있는 비싼 버섯이지요. 청와대 호화 오찬이라며 큰 논란이 되었던 그 버섯이랍니다. 전기료 누진제 등으로 서민들은 허리를 조르는 상황에 청와대의 호화 향신료 트러플 요리는 국민에게 절망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당시 청와대에서 사용한 버섯은 중국 윈난 성에서 산 싼(?) 버섯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이름이 ..

'초코파이'라고 우기는 스페인 남편의 간식, 이유 있네~

저는 한국을 떠나온 지 너무 오래되어 가끔 어릴 적 추억에 휩싸여 어릴 때 먹었던 것들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어릴 때 먹었던 그 "초코파이"는 잊을 수가 없답니다. 샌도가 50원 할 때, 초코파이는 100원이었던 시절에 유년기를 지냈지요. 고사리손으로 조심히 아껴서 먹던 초코파이가 생각이 나고요, 가끔 중, 고등학교 때에는 좋아하는 선생님께 수줍게 편지와 초코파이를 선물로 주던 때도 생각이 났지요. 그러고 나서 시간이 흐르니 초코파이는 그저 기억 속에서 사라져버렸다가 이렇게 아이들을 낳고 진짜 아줌마가 되니 왜 이리 생각이 나는지요? 몇 주 전에 우연히 중국 가게에 갔다가 초코파이를 발견하고 대단히 좋아했는데요, 너무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 사오지 않은 것이 후회되어 며칠을 아쉬워했습니다. 그런 모습을 ..

한밤중에 찾아온 불청객, 걱정 한 바가지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평야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산과 산으로 연결된 와이파이 안테나가 다 태양광 전지로 작동하기 때문에 인터넷은 여전히 오락가락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온종일 오프라인으로 생활했답니다. 한 잡지사에 원고 마감 하루를 앞둔 저는 불안한 걱정으로 하루를 보냈지요. 물론 원고는 이미 다 써놓았는데,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으니 이렇게 마음을 졸일 수밖에요. 그런데 제 마음을 더 졸인 사건 하나가 있었답니다. 그것도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비 오는 밤의 어느 날이었지요. 밖에 나갔던 남편이 무엇인가를 봤다면서 놀라워하고 있었답니다. 도대체 무엇일까? 남편은 노루가 우리 집에 먹을 것을 찾으러 왔다네요. 설마? 노루가 이곳까지 왔겠어? 그러다 우연히 보게 된 녀석은 아주 순한 양이었습..

스페인 고산, 우리 가족이 추운 계절을 맞는 방법

스페인은 지난주부터 서머타임제가 해지되고 이제 본격적인 겨울 시간대로 왔습니다. 낮이 점점 짧아지고 밤이 점점 길어지는 추운 계절이 다가온다는 신호이지요. 벌써 낮이 짧아져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어둑어둑해져 더는 야외활동은 할 수 없답니다. 그런데 이 추워지는 계절, 우리 가족은 알아서들 잘 추운 계절 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 저는 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난 저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신문 보는 습관으로 인터넷 신문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좋은 소식은커녕, 죄~다 까도 까도 나오는 최순실 게이트에 화가 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국에 있는 우리 국민들은 얼마나 마음 아프고 화나고 배신감에 빠져 있을까, 얼마나 충격일까? 제가 더 걱정되었지요. ..

자기 손으로 직접 생일 케이크 만드는 아이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 쌍둥이 아이들이 만5세 생일을 맞았답니다. ^^* 우와~ 5년 동안 어떻게 키운 것이지? 이런 소리가 절로 나오는 쌍둥이 육아에 대한 추억도 잠시, 매번 아빠는 아이들과 함께 생일 케이크를 만든답니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 아이들과 함께 즐길 생일 케이크 만들기는 이제 우리 집 전통이 되어버리고 말았답니다. 이번에는 엄마가 색다른 케이크를 만들까? 한번 물으니 싫답니다. 아빠와 함께 만드는 비스킷 케이크가 좋다면서 이 케이크 = '생일 케이크'라는 의미까지...... 학교 아이들에게도 [참나무집] 생일 케이크가 각인되어 비스킷 케이크를 무지무지 기다린다는 소식까지 접하게 된답니다. 아이들도 자기 손으로 직접 만드는 케이크이니 그 애정도 남다르고, 그렇게 노력하여..

스페인 고산, 우리 가족은 지금 즐거운 수확 중

'수확'이라는 단어는 그 과정이 고생스러웠든, 즐거웠든, 손이 많이 갔든 간에 '결과의 산물'이라 어쩐지 그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어도, 보람찬 느낌이 들어가 있는 단어입니다. 가을에 지천으로 열린 열매에 내가 관여하지 않았어도, 위대한 자연의 풍랑을 스스로 헤쳐나온 식물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선사합니다. 해발 1,200m의 환경이 억척스러운 스페인 고산도 가을에는 어김없이 인간과 동물에게 나누어 줄 열매가 영글어 즐거운 수확의 기쁨을 줍니다. 4계절의 변화 일부를 어김없이 오감으로 느끼며 우리는 또 한 계절의 수확에 나섰습니다. 물론, 직접 노동하여 얻은 채소와 맥주, 음료 등 우리 손으로 얻은 것도 있지만요, 그냥 자연에서 자라난 야생의 열매들도 우리에게 수확의 기쁨을 준답니다. 아침부터 아이들은 담벼..

스페인 고산에 부는 가을 바람

우리 집 앞 평야의 밀밭은 어느덧 수확되고 이렇게 바짝 마른 짚이 들판에 널리게 되었습니다. 이제 양 떼가 올 시기입니다. 양들이 메에에에~ 하고 이 들판의 떨어진 곡식과 풀을 먹습니다. 아이들도 그동안 곡물이 자라는 평야를 함부로 드나들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뻥 뚫린 듯 농기계가 하루 이틀 왔다 가더니 이렇게 말끔해졌습니다. 이제 연을 날리고 마음껏 뛰어다니며 들판을 이용해야겠습니다~ 제 블로그 초기 때 아이들이 아직 어렸을 때도 이 평야는 자주 등장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나 지금이나 평야는 변함없는데 아이들은 많이 컸습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저렇게 봄에 쑥쑥 자라는 푸른 밀밭으로 줄행랑을 치기도 했는데...... 이제는 함부로 밀밭에 들어가지도 않네요. 어느새 컸다고......위의 사진은 돌 ..

도대체 몇 마리야? 우리가 11마리 고양이를 키우는 이유

어디서부터 이 이야기를 풀어야 할까요? 사실, 우리의 이쁜 줄무늬 고양이 라이따는 저 세상에 간 지 오래되었습니다. ㅠ,ㅠ 방송에도 출연(?)했던 그 새끼 고양이, 라이따는 어느 날, 차 모터에 들어가 나오질 못하고 그만 즉사하게 되었습니다. 고양이가 차에 들어가 있었던 걸 누가 알았겠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많은 고양이가 추운 겨울 따뜻한 모터에 들어가 있는 걸 아주 좋아한다네요. 그래서 고양이가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이곳에 살면서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어 저는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요, 이번 사건으로 크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시동 걸면 바로 출발하지 않고, 혹시 고양이가 들어가 있을 수 있다는 전제하에 빠져나올 시간을 두고 출발하게 되었답니다. 라이따가 저세상으로 떠난 날, 우리 집 아..

아이들을 위한 스페인 어른의 인내심(가족 캠프 2부)

자, 여름 막바지 가족 모임 1부에 이어 2부 이제 진행할게요. 지난 포스팅 마지막 장면이 텐트가 세워진 밤 풍경이었습니다. 이 텐트 안에서 온 가족이 다 함께 잤다는 이야기이죠? 아이들이 더 즐겁게 특별한 밤을 보낸 풍경이랄까요? 물론 해발 1,200m의 고산은 춥기로 유명하여 겨울 오리털 이불을 덮고 잤지만 말입니다. ^^ 북두칠성이 제 사진기에 떡하니 찍혔습니다. 이곳에서 아이들이 익사이팅하고도 특별한 경험을 했네요. 부모들 없이 하룻밤 잠자기. 그리고 상쾌한 아침이 짜잔 또 찾아와주었습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을 깨워 야외 아침 식사를 합니다. 햇살이 낮게 내리깔리는 아침. 포근한 햇살을 받으면서 야외에서 하는 아침 식사도 참 즐겁습니다. 뭘 먹니? 토스트와 시리얼, 컵케이크 등 스페인식 캠핑 요리(..

세 아이의 옷 갈아입기 놀이, 베스트 드레서는..?

아이들 사촌 언니가 변장, 분장용 옷 한 보따리를 싸서 아이들에게 물려줬습니다. 아이들은 보따리를 열자마자 옷을 펼쳐놓고 입어보기 시작합니다. 누가 여자아이들 아니랄까 봐 이렇게 어수선하게 이 옷, 저 옷을 입어봅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웃긴지... 작년만 해도 작은 아이들은 어려서 옷도 혼자 못 입었는데....이제 알아서들 척척 갈아입고 놉니다. ^^* 옷 갈아입고 자세를 취하는 세 자매 룰랄라~!첫째는 공주로 셋째는 히피로 그리고 둘째는 요정으로 변신했네요. 그리고 한국에서 온 우리 조카는 여왕으로 변신~! 이렇게 옷 입고 노는 게 참 좋은가 봐요. 아이들은 서로 자기에게 맞는 옷을 잘도 골라 입습니다. 그런데 쌍둥이 동생들은 자주자주 옷을 바꿔입으면서 놀더군요. 사라가 변신하는 꿀벌~! 꿀벌이 꿀 ..

이제 일상으로 돌아왔어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할지 그동안 색다른 경험을 하느라 블로그 글쓰기가 뜸했습니다. 시간도 없었고, 또 아이들도 방학에 접어들어 정신이 없었네요. 그런데 드디어 하던 일을 끝냈습니다! 나머지는 [인간O장] 팀에서 할 일...... 사실 개인사를 보여주는 일은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게다가 아시다시피 저는 40대에 치아교정을 하는 중이라 좀 꺼려지기도 했었죠. 그런데 이것도 삶의 일부라 생각하여 전부 다 보여드렸습니다. 제가 이 프로그램을 하게 된 동기는 남편의 지원 때문이었고, 가장 큰 이유는 독자님 때문이었답니다. 지난번 KBS 다큐 [공감]을 보신 많은 분께서 그러셨거든요. "이거 너무 짧아요~! 인간O장으로 가요~!" 이 문구가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아 이렇게 '선뜻'하게 되었습니다. 제게 가..

소소한 생각 2016.07.06

스페인 남편은 '한국 할머니'?! 왜?

오늘 하루는 의도치 않은 일들이 줄줄이 일어난 아주 고난한 하루였습니다. 지금 잠자리에 들 시간. 그런데 조만간 찾아뵙겠다는 제 마지막 멘트를 기억했기에 오늘은 간단히 이렇게 인사드리고 갑니다. ^^* 오늘은 계획한 일들이 엉뚱하게 흘러가 다 이루지 못했지만, 그 일들로 인한 문제들은 하나둘 풀어갈 수 있었답니다. 어떤 일 이느냐구요? 그것은 운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모르지만, KBS [인간O장] 촬영팀이 쭈욱~ 찍으셨습니다. 방송 예정일이 계획대로 된다면 7월 18일부터라고 하네요. 아무튼, 오늘의 이야기는 재밌는 남편의 일화입니다. 우리 스페인 고산평야의 산또르 아저씨는 이렇게 가정적이면서도 딸바보 좋은 아빠랍니다. 아이들이 위험에 처할까 항상 불안하고, 언제든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는 아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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