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글쓰기 프로젝트/트러플의 세계

생 트러플 그대로~ 향까지 훔쳐 보관한다구요?

산들무지개 2015. 11. 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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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200m의 스페인 비스타베야는 높은 위치에 있어 그런지, 병충해가 적어 감자가 특산물 중의 하나랍니다. 이곳 사람들은 나무뿌리에서 나는 특별하고도 시커먼 트러플(Truffle, 서양송로버섯)을 까만 감자라고 불릴 만큼 감자에 익숙해져 있답니다. 그래서 이 고산평야에서 나는 까만 감자, 트러플도 병충해 적기로 유명하지요. 



참고> 트러플(Truffle)은 영어식 이름이고, 한국어로는 서양송로버섯입니다.  

스페인에서는 Trufa, 까딸란과 발렌시아어에서는 Tofona, 이탈리아어는 Tartufo, 프랑스어는 Truffe입니다.  



앗~! 이런 트러플 소비에 있어 단점은, 1. 값이 비싸다. 2. 보관 기간이 아주 짧다. 3. 아무 데서나 나지 않는다. 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한국에서 트러플 붐이라는데 엄청나게 비싼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고들 하시네요. 지난번, 포스팅에서 독자님들께서 감탄(?) 한탄(?)하시면서 한국 백화점에서 팔리는 생 트러플 가격에 대해 말씀해주셨답니다. 혼자서 우와, 정말 대단하구나, 싶었습니다.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비싼 트러플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늘구나, 감탄했지요. 그런데 생 트러플은 정말 신선도가 가장 중요하기에 좀 걱정이 되기도 했답니다. 이 트러플은 길어야 7일? 되도록이면 구매 후, 바로 요리하여 드시는 것이 좋답니다. 아니면, 냉동실에 얼려 보관해야 한답니다. 그 비싼 트러플을 냉동으로 보관하면 정말 아까울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런 트러플도 오래 보관하는 법이 있답니다. 뭐, 이미 제 블로그 포스팅을 답습하신 분들은 알 것 같기도 하네요. 바로 병조림입니다. 그런데 이런 트러플 병조림은 향까지 다 가둘 수 있을까요? 으음....... 


앗~!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며칠 전 제가 단풍나무를 심다가 발견한 트러플 이야기를 먼저 할게요. 


페냐골로사 자연공원의 소나무와 참나무가 섞인 숲에 단풍나무를 심기로 해서 도우미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열심히 땅을 파고 있는데 갑자기 트러플 냄새가 나는 겁니다. (여기 살다 보니 코가 개 코가 되어 버렸어요.) 그래서 뿌리와 솔잎 사이를 손으로 골랐습니다. 앗~! 그 속에서 누렇고 동그란 녀석 두 개가 빼꼼 저를 쳐다보는 겁니다. 너희들은 누구니? 


 

 


"앗~! 이것은 뭐야? 혹시 아직 어린 트러플이 아닐까?"

하면서 냄새를 킁킁 맡았답니다. 아~ 트러플 냄새가 나~ 어쩌면 좋아? 하면서 버섯을 쪼개 보았습니다. 아직 촘촘한 그물망이 형성되지는 않았지만, 속도 트러플하고 비슷한 것이 아직 어려 그런 줄 알았답니다. 


그래서 집에 가지고 와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펼쳐놓고 정보를 찾았더니...... 


이 트러플은 가짜 트러플로 유명한 소나뭇과의 땅속 버섯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 다음 날, 물렁물렁해져 버려야만 했습니다. 


덕분에 오랜만에 트러플 공부하여 참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찾기도 어려운 이 귀한 트러플을 향까지 훔쳐 보관하는 병조림 제품을 이제 공개하겠습니다. 진짜 트러플은 다음과 같습니다. 



트러플 박람회에서 구입한 스페인산 병조림 두 개를 살펴봅니다. 한 병 가격이 한국 돈 만 원 안쪽이었습니다. 아주 저렴하죠? 그런데 무게가...... 15g입니다. g당 가격을 매기는 트러플 시장의 값은 금값입니다. ㅠ,ㅠ (스페인은 프랑스와 함께 트러플 최고 생산지입니다.)


이런 병조림은 특별히 가격이 저렴한 이유가 아주 작은 트러플이기 때문입니다. 생 트러플을 원하는 사람들은 골프공 크기보다 큰 트러플을 선호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작은 트러플은 보관하기도 더 쉽습니다. 이런 트러플은 세 시간 안에 채취하여 잘 씻고 다듬어서 아우토클라베(Autoclave)라는 "진공 살균 처리 과정"을 거친답니다. 트러플의 살균 처리는 높은 온도에서 할 수 없다고들 하네요. 그 향기까지 다 보관해야 하므로, 60도 정도에 버섯 속의 균을 없애고 향기와 질감까지 그대로 둔다고들 합니다. 


그리고 병 속에 있는 저 액체는 물이 아니라, 트러플에서 나온 것입니다. 아우토클라베하는 과정에서 20-30%의 수분이 그대로 빠져나온다고 합니다. 자고로 저 수분도 바로 트러플이라는 것입니다. 신기하죠? 



이 병조림의 내용물을 보니 트러플과 물, 소금입니다. 

그래서 병 속 수분의 맛을 보니 약간 짭짜르름했습니다. 



자~! 여기서 가장 중요한 트러플의 등급을 학명을 통해 또 복습해봅시다. 


한국에서는 중국산이 가장 많은데 혹시 (가격) 뻥튀기 판매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입니다. 

똑똑한 소비자는 세계 시장에서 최고로 쳐주는 트러플 학명은 아셔야 합니다. 


같은 이름을 쓰는 트러플이지만, 학명에 따라 그 차이는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두셔야 합니다. 같다고 다 같은 것이 아니랍니다. 


투버 멜라노스포룸(Tuber melanosporum), 투버 마그나툼(Tuber magnatum) 두 트러플이 세계 최고의 자연산 트러플입니다. 이 이름은 꼭 기억하세요. 겨울에 주로 납니다.  

투버 아에스티붐(Tuber aestivum), 투버 브루말레(Tuber brumale)  그 다음으로 쳐주는 트러플입니다. 이 두 트러플은 여름에 나는 버섯입니다. 위의 네 가지 학명만 알아두셔도 성공하는 것입니다. 나머지는 미식적 가치가 없음을 밝힙니다. 


나머지의 트러플, 투버 히말라앤세스(Tuber himalayensis), 투버 세우도 히말라앤세스(Tuber pseudo-himalyayensis)등이 있습니다. 중국산은 전부 미식적 가치가 없는 것으로 알면 되겠습니다.  



자, 이제 병뚜껑을 따봤습니다. 어때요? 가짜 트러플하고 상당히 다른 모양새이지요? 

트러플 주스까지 나왔습니다. 향도 같이 나와 기절하는 줄 알았네요. ^^*



크기는 이렇게 작습니다. 그래서 한 접시의 음식용으로 적당합니다. 



잘라봤습니다. 너무 작아 촘촘한 그물망은 명확히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병조림 과정에서 물이 빠져나가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맛은 생 트러플에 비할 바가 못 되었지만, 그래도 좋았답니다.(까만색 부분은 상한 부분이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이미 살균 처리했으므로 상할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자연적인 부분입니다.) 


한국 시장에서도 가끔 발견할 수 있다는 이 트러플, 생소하지만 요즘 쿡방, 먹방 등으로 꽤 유명한 음식 재료로 쓰인다니 어쩐지 제가 작은 정보라도 드릴 수 있어 다행입니다. 


여기는 지금부터 트러플 시즌이 왔습니다. 저는 버섯 산행 애호가이기 때문에 버섯 종류는 다 좋아해 열심히 산행하고 있답니다. 이제 가을철 버섯이 사라지고, 겨울에 나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버섯, 트러플 시즌이네요. 이번 해에는 아는 이웃 아줌마네 산에 샌드위치 싸들고 쫓아가 살펴보기로 했답니다. 생소한 이국의 음식 재료, 재미있으셨나요? 


즐거움 가득한 날 되세요~!!!

 (나두 즐거워지려고 노력합니다, 혼잣말: "노력해서 나쁠 것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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