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여자들은 명절에 시댁 먼저 갈까, 친정 먼저 갈까?
여러분, 안녕하세요? 우리 [참나무집] 가족은 드디어 성탄절을 잘 보내고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우와~! 정말 정신이 없었네요. 아이들은 선물로 기쁨과 환호를 보내면서도 혼란(?)스러운 이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 정말 에너지를 쏙 뺐던 것 같아요. 집에 돌아오자마자 아침에 늦잠까지 자며 그렇게 에너지를 보충하고 있습니다.
오늘 글은 가정을 이룬 스페인 여자들이 어떻게 명절을 보내는지에 대해 포스팅을 해보겠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한국인인 저야 친정이 멀어 명절이 되어도 어디 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스페인 시부모님께서는 저에게 이번 명절에 친정에 가느냐고 물어보시질 않는답니다. 당연히 시댁에 가야 하는 게 제 운명이죠. ㅠㅠ
반면, 제 동서는 스페인 사람이기 때문에 다르답니다.
"아가야. 올해 명절에는 어디에서 보낼 거니?"
하고 시어머니께서는 미리 한 달 전부터 물어보십니다. 며느리가 어딜 가겠다고 결심하면 그 집 식구 모두가 명절에 오지 않기 때문에 준비할 분량이 적어지기 때문에 미리미리 알아두려고 하십니다. 반대로 그해 시댁에 오게 되면 준비해야 할 분량이 더 많아져 또 미리미리 다른 형태로 준비해야 합니다.
반면, 산똘님 여동생인 시누이는 크리스마스를 따로 시댁하고 보내지 않더라고요. 일단은 매번 친정에서 보내기로 합의했나 봅니다. 크리스마스만 되면 친정에서 시간을 보내고, 새해인 동방 박사의 날에는 시댁에서 보내기로 했나 봅니다. 그래서 매번 크리스마스 때에 빠짐없이 친정에 온답니다. 그래도 그 댁 시댁 식구들은 나쁜 시선으로 보지 않더라고요.
참고로 스페인에서 크리스마스는 '추석'이나 '새해' 같은 모든 식구 구성원이 모이는 개념의 명절이랍니다.
그러고 보니, 스페인 여성들은 선택할 자유가 있는 게 참 보기 좋았습니다. 물론, 한국도 많이 변해 어딜 먼저 가겠다고 요즘은 선택할 수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친정 먼저 간다고 했다간 한국에서는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기도 하는 건 사실이지요.
이곳에서는 친정 간다고 화를 내는 사람은 보지 못했답니다. 오히려 미리미리 어디에 먼저 가는지 알려주지 않아 화를 내는 경우는 봤어도 말이지요.
동서는 한 해는 친정 먼저 가고, 다음 해는 시댁 먼저 가는 식으로 그 순서를 정하기도 하더라고요. 어떤 면으로는 참 부러웠습니다. 가장 중요한 부부끼리 결정한 어떤 일을 다른 가족 구성원도 하나같이 다 인정해 준다는 면에서 말입니다. 어르신들도 쓸데없이 며느리 안 온다고 걱정할 필요도 없고, 미워할 필요도 없으니 말입니다. 며느리도 부담 없이 시부모님 눈치 봐가며 어디 먼저 갈 거다 안절부절못할 필요가 없으니 얼마나 심리적으로 편안하겠어요?
제 독자님 중에서도 '올해 명절에는 울 며느리 여행 보냈어요~' 하시는 분들 종종 계신데요, 이런 열린 시선은 분명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지 않을까 싶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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