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고산에서 한국식 쌈채소라니...! 드디어...!
여러분~ 안녕하세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도 드디어 여름이 찾아왔습니다. 날이 갈수록 더워지며......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방학을 맞이했습니다! 아흐~~~ 아이들은 엄청나게 좋아하지만, 엄마는 또다시 바쁜 삼시세끼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물론, 남편 산똘님도 절반의 삼시세끼 준비에 돌입했지만 말입니다.
스페인 학교는 6월 23일 정도에 여름 방학에 들어가고, 9월 초, 9월 7-8일 정도에 개학입니다. 아시다시피 스페인도 9월 초에 학년이 바뀌어 새 학년으로 바뀌지요. 이번에 산드라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9월이 되면 중학생이 된답니다. (한국 시스템보다 6개월 앞서 갑니다) 그래서 이 여름이 아이에게는 참 중요한 인생 변화의 한 순간이기도 하답니다.
방학도 했겠다, 이번에 친구네 가족을 초대해 쌈채소 파티를 했답니다. 물론, 고기 파티라고 하는 게 정상이지만, 저에게는 쌈채소 파티가 더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스페인 고산에서 기르기 어려웠던 깻잎을 드디어 따서 먹게 됐으니 말입니다.
그 여정이 너무나 길고 힘들었던 들깨 키우기......! 해발 1,200m라 추위에 약하고 성장이 아주 더디어 지금도 저렇게 자라지 않는 녀석이 있습니다. 밤에는 추위를 피해 나무판과 비닐로 씌워 보관했고, 낮에는 햇빛 많이 받으라고 열어뒀지요. 보통 이맘 때면 한국에서는 사람 허리까지 오던데...... 아직 무릎 위에도 못 올라오고 있습니다. 😅
하지만, 몇몇 들깨는 그래도 따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잎을 선사해주더라고요.
노지의 토양이 좋지 않아 화분에 키운 녀석들이 더 잘 자라납니다.
화분 들깨! 안 자라는 녀석은 뭘 해도 안 자라고, 자라는 녀석은 잘 보살피니 잘 자라더라고요. 하지만, 스페인 고산에서 들깨 키우기는 비추입니다. 시간과 노력, 인내가 너무 필요합니다. 저처럼 깻잎 먹고 싶어 안달 난 사람만 키우는 게 최고이지요. 대신 날씨 좋고 물 많고, 토양 좋고, 습기 많고, 온도가 따뜻한 곳에서는 아주 잘 자라날 것으로 믿습니다. 한국 갔을 때 보니, 길거리에서도 막 자라나는 녀석이 이 들깨던데... 역시 건조하고 추운 지방은 무리라는 게 확실합니다. 비닐하우스 해도 똑같다고 봅니다. 제가 거의 비닐 안에 놓고 키웠는데 비닐하우스 한다고 녀석들이 이것 이상으로 더 잘 자라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뭐 해봐야 알겠지만...) 토양도 여기는 알칼리성 토양이고... 이 토양 성질을 바꾸는 게 제일 처음 해야 할 일임을...
이제 쌈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그동안 열심히 길렀던 쌈채소 모둠을 뜯습니다. 😆👏👏👏
고산이라 성장할 기간이 너무 짧아... 이미 추대하는 녀석도 있네요. 3주 전에 씨를 뿌렸는데 벌써 꽃이 올라와요. 그만큼 자라다 만 느낌이지요. 고산이라 갑자기 날씨가 뜨거워져 성장하기도 전에 꽃을 피워서 그렇답니다. ㅠㅠ (7월에는 거짓말하지 않고, 고산의 들판은 다 말라버리고 말지요. 진짜 거짓말하지 않고 들판이 누렇게 다 말라버려요. 그래서 스페인 화재가 여름에 집중하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랍니다)
어쨌거나 저는 올해 쌈 채소를 이것저것 다양하게 키우는데 성공했습니다!!!
고기 먹는 것보다 채소 먹는 게 더 행복한 산들무지개...... 잘 손질하고 씻어 싱싱한 채소를 드디어 식탁에 올려 먹어봅니다.
작년에는 상상도 못할 풍경이지요. 아니...! 내가 깻잎을...!!! 얼마나 좋은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 기분~~~
산똘님도 생으로 깻잎 먹더니 무지무지 놀라더라고요. (어쨌거나 이 부분은 영상으로 소개하도록 할게요~)
열심히 불피우고 숯 만들어 고기 굽습니다.
훈제한 삼겹살도 구워 쌈 채소와 함께 해 먹었답니다. ^^ 무지무지 좋았어요.
쌈채소 파티로 행복한 우리 가족~~~
정말 올 여름 가장 즐거웠던 순간 중 하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물론 여름이 다 가지 않았으니, 앞으로 어떤 즐거운 일이 우릴 맞이하고 있을까 설레기도 합니다.
오늘도 행복 가득한 하루 보내시고요, 항상 건강 유의하세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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