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스포츠 선택의 폭이 넓은 스페인의 공립 바다 학교 5박 6일 경험담
코로나 시국에 여행의 폭도 짧아지고, 어디 목적지를 정해 가기에도 여전히 조심스럽습니다. 인원이 몰리지 않는 곳을 선택해 조심스럽게 다녀야 하지요. 또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인원의 폭을 대폭 줄여 여행자를 받아야 하는 것도 숙박 숙식 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고민거리입니다.
우리 가족은 여름 휴가마다 어딜 여행 가는 걸 아주 좋아하는데요, 최근 코로나 때문에 여행지 선택에 큰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바다 학교! 스페인 발렌시아 정부에서 운영하는 공립 형태의 해양 스포츠를 전문으로 다루는 학교인데, 그곳에 한 번 가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일단은 바다에 나가 자연을 접할 수 있고, 인원도 대폭 줄여 야외에서 활동하는 일이기 때문에 코로나에 비교적 안심된 환경이 아닐까 싶었답니다. 실내에 있는 시간보다 실외, 즉 바다에 있는 시간이 길어 (게다가 해양 스포츠를 하면서도 마스크 착용은 의무화돼 있어서) 더 안심이 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가족 모두가 이 바다 학교에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그럼 차근차근 스페인의 바다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스페인 발렌시아 정부의 바다 학교(Les Escoles de La Mar)는 어떤 학교일까요?
일단, 발렌시아 정부에서 운영하는 바다 학교는 두 군데 있습니다. 관광 휴양도시인 베니카심(Benicassim)에 하나, 또 하나는 부리아나(Burriana)라는 지중해 연안의 작은 항구 도시에 있지요! 참가자는 만 9세부터 만 99세까지 가능하고요, 운영은 12월과 1월을 뺀 10달 내내 운영한다고 합니다. 보통 5박 6일, 주말, 학교 기준에 따라 하는 훈련 등이 있습니다. 여름에는 자신이 원하는 스포츠를 중점적으로 배울 수 있고, 이벤트 형식은 여러 스포츠를 여러 날 이것도 배워보고 저것도 배워보는 형태로 하고 있지요. 예를 들면 우리 아이들이 부활절 기간에 배운 스포츠는 아주 다양했어요. 세일링, 요트, 윈드서핑, 패들서핑, 카누 등 다양한 스포츠를 배웠지요. 부활절이라는 이벤트를 더해 영어로 가르쳐주는 코스이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번 여름에는 돛을 올려 방향을 바꿔 이동하는 세일링만 전문으로 배웠답니다.
베니카심에는 주말에도 배울 수 있는 형태가 있어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는데, 중년 여성의 경우 할인이 돼 3시간 5유로(7천 원)정도 했던 것 같아요. (이건 숙박 숙식이 아닌 자유 프로그램이었던 것 같아요.)
보시는 바와 같이 숙박숙식을 하지 않는 외부 학생들도 받습니다. 가까운 곳에 집이 있거나 별장 등을 빌려 여름을 보내는 이들에게 참 유용한 코스이기도 하죠. 하도 프로그램이 다양해 선택의 폭이 참 넓답니다.
그렇다면, 언제 이 프로그램 신청을 할 수 있을까요?
보통 프로그램이 결정되면 바다 학교 홈페이지에 신청 기간이 공지되는데요, 보통 여름 프로그램은 봄 정도에 공개되며,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순식간에 예약이 된답니다. 우리 가족도 두세 번 신청했다 떨어진 후, 몇 주 후 아슬아슬하게 다시 신청, 예약할 수 있었답니다.
5박 6일의 프로그램 가격은 어떨까요?
가격대도 얼마나 다양한지, 사정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데요, 식사 포함하거나 하지 않거나 선택을 할 수 있어요. 홈페이지에 아주 다양하고도 상세하게 참가비 표시가 있는데요, 정부 운영이라 사립보다 2배 정도 저렴하다고 합니다.
우리가 간 프로그램은 아침, 점심, 간식, 저녁 다 포함되고, 아이들은 밤 시간에 보조교사와 함께 레크리에이션 시간을 갖는 캠프 학교 형태의 프로그램인데요, 보통 1인 당 245유로(30만 원 정도)였습니다. 우리 가족은 다자녀 가족 혜택으로 그보다 더 저렴하게 다녀왔습니다.
* 제가 이렇게 자세하게 포스팅하는 이유는 많은 분들이 알고 싶어하셔서 그곳에 다녀온 경험으로 포스팅해봅니다.
그러면 바다 학교 환경은 어떤지 사진으로 보여드릴게요. ^^
바다 학교는 배 모양을 본 뜬 건물이고요, 여러 명이 숙박할 수 있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30명의 참가자가 5박 6일 함께했습니다.
보통은 80명 정원이라고 하더라고요. 절반 이상이 감축~
캠프 교실처럼 해양 스포츠 강습 후에는 레크리에이션 교사의 지도를 받으면서
오후와 밤 시간을 보내지요.
식사 메뉴는 아이들 입맛에 맛는 음식이 주로 나와요.
스페인은 음식보다 활동에 더 전념하기 때문에 뭐 대단한 음식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부실한 음식은 아니랍니다. 단지 아이들 기준에 맞춰 나오기에 어른 눈에는 맛없게 보일 수도 있지요.
부리아나 항구의 한 모습입니다.
항구는 작지만 요트 정박지와 해양 구조대 등 다양한 시설이 있었어요.
모터 요트를 위한 주유소
등대 카페
저 바깥쪽에는 바다가 펼쳐져 있기 때문에 이 카페에서는 식사와 음료를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한번 밖에서만 봤는데, 꽤 고급지게 보였어요.
우리 부부가 참가한 크루저요트 훈련입니다.
이것도 경기 등에서 다루는 해양스포츠이기 때문에 단체로 단합해서 세일링을 해야 하더라고요.
(참가자 전원 마스크 의무 착용입니다)
요트의 키는 위의 사진처럼 생겼는데요, 돌아가면서 한 명씩 요트를 움직여봤습니다.
(사진에 산똘님 마스크는 실수로 잠깐 내려간 겁니다. 😅)
선착장에는 여러 국적의 다양한 배들이 있었고, 간간이 수리하고 있는 배도 볼 수 있었어요.
날 좋은 날의 바다 풍경은 참 좋았습니다.
이번에 우리 세 자매가 직접 운항한 작은 딩기요트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 정말 활발하게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이라 아주 좋았어요.
스페인어로는 Vela ligera(딩기요트), vela crucero(크루저요트), windsurf(윈드서핑), piragüismo(카누), paddle surf(패들서핑 - 개인, 단체로 나눠하더라고요) y remo(노젓기), 조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마지막 날 큰 장관을 이루는 바다 학교 참가자들의 화려한 운항!!!
부족하지만 영상도 만들어봤는데요, 분위기나 음식 등 그 느낌을 그대로 엿볼 수 있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에게는 아주 큰 정보가 될 것 같아요.
이 포스팅과 영상 함께 보시면 세세한 정보 많이 얻으실 것 같아요.
저는 40대 중반에 뜬금없이 무슨 요트를 배우나...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다들 바다 학교 다녀와서 얼마나 즐겁게 이야기하고 즐기던지...... 세대 차이라는 게.... 서로의 관심사에서 각각 멀어진다는 말과 비슷하게 느껴졌어요. 부모도 끊임없이 배우며 아이들을 이해하는 일이 참 중요하게 느껴졌어요.
아이들이 바다 학교 다녀온 이후부터 줄곧 선박 용어로 말하면서 얼마나 조잘조잘 이야기하던지....
사실 저는 그 용어가 무엇인지 몰라 아이들 틈에 낄 수가 없었어요.
'왜 다들 저렇게 재미있게 이야기할까? 도대체 뭐가 그렇게 즐거웠던 걸까?'
그래서 저도 이 바다 학교에 가서 그 경험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즐겁게 경험한 일이 무엇인지 몸소 느끼면서 그 차이를 줄여나가려고 말입니다.
은연중에 나이 먹어 몸과 마음이 따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적어도 해봤다는 그 경험으로 대화는 할 수 있을 터이니 말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크게 깨달은 것 하나는......
'귀찮아서... 늙어서... 돈이 없어서... 멀어서... 힘들어서... 용기가 나지 않아서... 등등'
이런 핑계가 얼마나 큰 핑계밖에 되지 않는 것인지 알았어요.
내 생애 포기했다고 생각한 일들이 이런 핑계로 그 시야를 넓히는 기회마저 줄이지 않았나 싶어요.
사실 귀찮고 힘들고 짜증이 나긴 납니다. 하지만, 그 가치는 당장 나타나지는 않더라고요.
가치를 분석하고 결론을 내는 일은 그 끝에 해도 되는 일이니 당장 행복하지 않고 즐겁지 않더라도 그게 과정의 하나라면 인내해야 할 이유는 있더라고요. ^^
하나의 지평을 열면 또 하나의 지평이 또 열리는 건 확실하더라고요.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그래서 부모로서 이런 작은 노력도 가족을 단합하는 데 작은 힘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시고, 항상 건강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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