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고사리, 스페인 지중해 연안은 아스파라거스 나물~!
여러분은 야생 아스파라거스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나요?
저는 스페인 발렌시아에 정착해 살면서 처음으로 야생 아스파라거스라는 존재를 알고 굉장히 놀란 적이 있어요. 그때 시아버지께서 농가에서 바구니 한가득 채취해 오셔서 먹으라고 주셨는데, 우와! 그 맛이 정말 일품이었어요.
간단하게 기름에 볶아서 소금만 솔솔 쳤는데도 어떻게 그렇게 맛있던지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시중에 파는 마트 아스파라거스보다 개인적으로는 더 맛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봄 요맘때가 되면 은근히 아스파라거스가 나기를 기다립니다. 혹시 운이 좋아 잠깐 시간 내 아스파라거스를 꺾는 기회가 생기면 얼마나 기쁘던지...! 남편도 그런 저를 보고 항상 웃었지요. 그렇게 좋냐고......
사실 나에게는 새로운 나물(?)이고 봄 아니면 먹을 수 없는 게 이 야생 아스파라거스라... 기회를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에는 우리가 새로 이사할 집에 가서 그 주변 아스파라거스를 살펴봤어요~! 마치 한국의 고사리가 땅에서 쑥쑥 올라오는 듯 그렇게 쭉 고개를 뻗으며 올라오는 것이 너무 기뻤습니다. 현재 살고 있는 해발 1,200m의 고산에는 이 식물이 자라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안타까워했거든요. ^^
근접 사진이...... ㅠㅠ 초점이 잘 맞질 않아 좀 흐리게 나왔네요. 여기 바닥에서 쑥 올라온 게 아스파라거스이며..... 조금 더 자라면 부드럽게 똑 꺾이는 부분까지 먹습니다.
마트에서 파는 아스파라거스보다는 굉장히 얇고 쭈삣 올라왔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 야생 아스파라거스를 더 좋아합니다. 문제는 봄에만 나기 때문에 일 년 내내 먹을 수 없다는 게 문제면 문제... 그래도 이걸 꺾어다 냉동실에 저장해서 먹을 수 있다고 하네요. 트리게로(triguero)라고도 불리는데, 질병을 예방하고 세포 산화 및 조기 노화를 방지하는 정화 및 항산화 작용을 한다고 합니다. 섬유질도 뛰어나 저칼로리로 체중 감량을 위한 다이어트에 이상적이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신장 결석 등도 생길 수가 있다네요. 맛이 쓰고 아린데... 저는 좋아합니다. 그런 쓴맛을 싫어하는 사람은 끓는 물에 1분 데쳐서 조리해서 먹으면 된답니다.
위의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봄 되기 전에 트리게로(야생 아스파라거스)를 한 번 베 주면 요렇게 사방에서 순이 올라옵니다. 사실, 야생 상태에서 순을 꺾는 게 생각보다는 쉽지가 않습니다. 식물 자체가 가시가 많고 건조한 환경에서도 살기 때문에 아주 마른 느낌의 가시 풀이라... 가시에 찔리기 쉽습니다.
이렇게 이번해에는 바구니 한가득 채취해 왔습니다. 한 번은 그냥 살짝 구워 소금 뿌려 먹고 한 번은 달걀을 풀어 함께 볶아 먹었는데 참 맛있더라고요. 그리고 나머지는 다~ 냉동실에 넣어뒀습니다.
금방 시들기 때문에 오래 보관 못하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잘 씻어서 물기를 제거한 후 요리하면 더 맛있어요.
그냥 올리브유 두른 팬에 잘 구워 소금만 뿌려먹어도 꿀맛~
새우와 달걀과 함께 볶아먹어도 꿀맛~
오늘은 한국에 고사리가 있다면 스페인 지중해 연안의 대표 봄나물 야생 아스파라거스도 있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스페인 지중해는 토양과 기후가 한국과 달라 생소한 식물과 허브가 참 많습니다. 그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스페인 나물인 이 아스파라거스~ 봄만 되면 참 설레는 나물입니다.
여러분~ 오늘도 행복 가득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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