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대홍수로 혼돈 상태 복구 중인 발렌시아 사람들
스페인 폭우 소식에 한국에 계신 많은 분께서 안부를 물어오셨어요. 아시다시피 발렌시아 지역에서만 202명의 사망자가 속출했고, 아직 생사유무를 알 수 없이 행방불명된 사람들도 많습니다. 우리가 사는 카스테욘 지역은 발렌시아 폭우 하루 후 나타나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게다가 빨간색 호우 경보주의보가 내려져 휴교령과 외출 자제령으로 그 피해가 덜했습니다.
하지만 발렌시아 경우는 평소와 같이 시민들이 마트에도 가고, 퇴근하고 별 징조 없이 일상적인 저녁을 보내고 있었지요. 그러다 산악지대 홍수로 갑자기 상승한 강물이 범람하여 발렌시아 남부를 덮쳤습니다. 많은 다리가 무너지고, 사람들은 오갈 데 없는 상황이 되었지요. 이동하던 차들은 침수되고, 거센 물살로 떠나려 가 사망자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1층 마트에서 장 보던 사람들은 2m 넘게 차오르는 물로 급하게 대피해야만 했고 퇴근하던 이들은 물에 잠기지 않으려고 높은 지대에 피신해야만 했지요. 그렇게 공포의 밤을 보내고, 다음날 물이 서서히 빠져나갔습니다. 하지만, 그 흔적은 아주 처참했지요.
다리가 무너져 차로 들어가지 못하고, 게다가 진흙탕이 덮쳐 상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사람들은 미처 대비하지 못해 식료품과 물도 없었습니다. 수돗물이 끊겨 물을 구할 수 없어 밖으로 나가 물을 구하는 사람들이 넘쳐났다고 합니다. 그때 어떤 사람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가게를 약탈하기도 했지요. (한국에서는 마치 모든 사람들이 약탈하는 듯한 소식처럼 미디어를 통해 전해졌는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소수의 몇몇(50명, 경찰에 다 잡혀 들어 감)이 물과 식량을 구하기 위해 채소 가게나 식료품 마트에서 음식을 약탈했다고 합니다. 그 후 정부에서 통제하여 자원봉사자와 시민들의 도움으로 정상화됐지만, 그전까지는 다리도 끊기고, 가게도 다 물에 잠기고, 수도도 끊겼으니...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큰 도시의 수십 만 명이 버틸 물과 식량은 그때 없었다지요.) 지금은 발렌시아 북부 시민들이 걸어서 물과 음식을 들고 피해를 본 도시들도 들어가 도움을 줍니다. 수천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거리를 청소하고 식량을 조달하지요. 마침 스페인은 국경일 휴가가 겹쳐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피해자를 도울 수 있었지요.
큰 피해를 입은 서방님도 집에 물이 들어와 고생이고, 차는 침수되어 떠내려가 다 망가진 듯합니다. 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지금 시민들을 위해 다시 한번 도우미로 나섰습니다. 시신을 옮기는 장례업체에서 한꺼번에 다 처리할 수 없어 지금 서방님은 구조하는 소방대원분들과 함께 시신을 옮기는 작업을 돕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산똘님이 지원하여 발렌시아로 갔습니다. 차를 발렌시아 북부에 주차하고 걸어서 들어가 친구 맥주 양조장의 일을 돕고 있습니다. 게다가 친구는 자신의 맥주 양조장도 다 물에 잠겼음에도 문을 활짝 다~ 열어놓고 가지고 있던 물과 음식을 동네 주민분들께 다 나눠주었습니다. 친구는 자신의 양조장을 자원봉사센터로 지원하여 물품을 비축하고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음식과 물을 나눠주고 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도 피해자이지만) 더 어려운 피해자를 돕고 물과 식량을 지원하는 발렌시아 시민들이 참 자랑스럽네요.
또한, 스페인 정부는 5000명의 군인과 5000명의 경찰을 긴급 파견하고, 전국에서 구호품을 실은 트럭도 속속히 도착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소식 전하구요, 앞으로 무사히 잘 지나가기를 바라봅니다.
희생자분들과 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를 보냅니다. 더 이상의 피해가 없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발렌시아의 홍수가 정리되고 피해자분들도 어서 안정적인 일상을 찾기를 바랍니다. 저도 조만간 우리 [산들랜드] 소식으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관심 주시고, 희생자분들께 추모해 주신 많은 구독자님들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발렌시아 시부모님께서는 아무 피해 없이 잘 지내고 계십니다. 걱정해 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