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부부

당신은 내 인생 최고의 선물

스페인 산들무지개 2024. 11. 25.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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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당신은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이라는 타이틀을 자주 보셨지요? 저도 그래요... 그런데 식상하게 보이는 것도... 내 삶에 비추어 보니... 정말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이 되어 준 이가 있더라고요.

 

오늘 아침, 주말에 일하는 산똘님은 회사 쉬는 날이었어요. 갑자기 옆에서 '쏼라쏼라' 무슨 말을 얼마나 많이 쏟아내는지... 제가 좀 피식 웃었어요. 그랬더니 산똘님이...

"내가 당신을 너무 귀찮게 하는 존재지?"

이렇게 묻는 겁니다. 

 

▲ 뚝배기 찌개 다 먹고 너무 아쉬워하는 남편 ㅋㅋㅋ

 

아니, 뭐 그런 말을 다해? 물론, 가끔 귀찮게 하는 순간도 있지만, 제가 얼마나 많이 남편에게 배우고 의지하며 사는지 이 모르는 것 같았어요. 

 

스물네 해. 남편과 나... 함께 걸어온 시간의 무게를 세어보니, 단순히 긴 시간이 아니라 삶의 모든 빛과 그림자가 담긴 무늬 같았어요. 세월은 때로는 눈물의 바다였고, 때로는 웃음으로 가득 찬 들판이었습니다. 힘든 시절 우리 둘은 알콩달콩 고쳐나가려 노력했고, 좋았던 시절에는 저무는 저녁노을을 보며 희망에 잠긴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런 시절을 산똘님과 함께 걸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요즘 들어 더욱 자주 생각한답니다. 꽤 괜찮은 사람과 사는 것 같아......

 

네팔에서 처음으로 시선을 마주한 순간은 잊을 수 없습니다. 자전거를 끌고 나타난 키 큰 남자의 두리번거리는 모습... 수줍게 웃으며 내민 손. 그 순간이 제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그저 평범한 날의 작은 인연처럼 보였던 그날이, 돌이켜보면 운명과 같았지요. 서로 나누었던 진심 어린 말들, 따뜻한 눈빛, 그리고 믿음... 그 모든 것이 생각납니다. 

 

남편과 함께하는 날들은 매 순간 선물 같았습니다. 우리가 함께 웃었던 시간, 아이가 태어나 기쁨의 눈물로 실신할 것 같았던 남편의 모습까지.... 심지어 다퉜던 날들마저도 저에게는 선물 같았습니다. 

 

그래서 아침에 귀찮게 하는 남자가 아니라고 말해주었죠. 

“당신은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이야.”

그 말에 산똘님은 깜짝 놀랐어요. 순간적인 침묵이 흐른 뒤, 헤헤헤 웃는 남편, 농담하지 말라며...  몸을 흔드는 남편... 그러다 저를 꼬옥 안아줍니다.  엄청나게 감동한 게 분명합니다. 어디선가 읽었는데 20초 넘게 안아주면 정서적 안정감이 대단하다고... 어디서 읽은 지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저를 꼭~ 안고 20초 이상 아니, 30초 더! 저를 안아주었어요! 마치 어떤 믿음을 주려는 듯......

 

함께 인연이 된 스물네 해 동안 나는 남편에게 많이 의지했고, 또 많이 배웠습니다. 내가 넘어질 때마다 항상 응원하며 손을 내밀어주었지요. 우리가 함께한 세월 속에서, 산똘님은 그저 배우자나 동반자가 아니라, 내 삶을 완성시키는 가장 아름다운 퍼즐 조각이었습니다. 

 

산똘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이었습니다.

 

고마워, 남편~~~ 내 삶의 빛이자 안식처가 되어줘서....

 

오늘은 짧게 글을 올려봐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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