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양말 구분 전쟁, 결국 엄마의 바느질로 마무리
아이들 양말을 대용량으로 사면 좋은 점이 있죠. 가격도 착하고, 여러 번 신어 금방 헐어도 부족하지 않아 좋더라고요. 그런데 문제는 너무 똑같다는 거예요. 같은 색, 같은 디자인… 누가 누구 건지 구분이 안 가요. 특히 우리 집처럼 딸이 세 명 있는 집안은 더 그렇습니다. 다른 디자인을 사주려고 해도, 요 디자인만 벗어나면 가격이 좀 비싸져... ㅋㅋㅋ 아이들 암묵적 동의 하에 사주게 됩니다. 우리가 알아서 신을게요. 처음에는 이 말을 믿었죠. 자기들끼리 알아서 신는다는 말... 그런데... 한두 달이 지난 며칠 전, 드디어 사고가 났습니다.
"언니가 내 양말을 다 가져가 난 양말이 없어요."
중2 된 누리가 섭섭하게 울듯이 다가와 하소연을 합니다.
양말 하나도 본인 것 아니면 안 신는 민감한 시기!
그럴 줄 알고 처음에는 이름표 스탬프를 찍어서 구분해 줬어요. 세탁해도 안 지워진다는 말에 혹해서 샀는데… 몇 번 빨고 나니 그 이름표는 온데간데없고, 양말 주인은 미궁 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언니가 가져간 양말은 다 언니 쓰라고 하고, 이번에 똑같은 양말을 또 사줬어요. 에잉? 또 똑같은 거?
누리가 이 양말이 편하다고 똑같은 걸을 원해서 사줬습니다. 그래서 양말 구분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지요.
결국 생각해낸 방법은 바느질 표시! 빨간색 실로 살짝, 눈에 잘 띄게 표시해 주기로 했죠. 겉으로 티는 안 나고, 그래도 구분은 확실하게 되니까요. 누리에게 “같이 해보자~” 했더니… 처음엔 흥미롭게 바늘을 들더라고요.
▲ 위의 사진처럼 요렇게 구분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하는가 싶더니...
1시간 후. 딸이 완성한 양말: 하나.
그리고는 “아 이건 내 길이 아니야…”라는 한마디를 남기고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심지어 실은 꼬여 있고, 매듭은 덜렁덜렁…)
그 뒤로 어떻게 됐냐고요?
당연히 엄마의 시간.
"이런 것도 못하다니... 이런 걸 할 줄 알아야 할 텐데... 지금 몇 살인데 이걸 못해?" 혼자 구시렁구시렁~
그래도 양말 하나하나에 정성껏 표시해 줬어요.
어느새 한 무더기. 바느질하다가 문득 생각했죠. “그래도 이게 엄마 마음이지 뭐”
세탁 후에도 지워지지 않는, 엄마의 손길이 담긴 양말표시.
이제 다시는 “이거 내 양말 아니야!”라는 외침은 안 들렸으면 좋겠네요.
어때? 마음에 드니? 이렇게 표시해놨으니 이제 마음 편히 엄마도 빨래 돌릴 수 있겠구나!
여러분~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항상 해피해피한 날들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