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건물에 흔히 있는 현관문 막아놓은 판, 그 정체는?
스페인의 크고 작은 마을은 대도시와는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도시는 아무래도 오가는 사람들이 많고, 상업 활동도 많아 활기가 넘쳐납니다. 하지만, 도시를 벗어나 작은 마을에 가면 가끔 텅 빈 느낌의 스페인이 다가온답니다. 특히, 해가 쨍쨍한 대낮에는 더 큰 공허함이 느껴지지요.
스페인은 한국과 비교하면 온도가 엄청나게 올라가는 굉장히 뜨거운 나라랍니다. 하지만, 실제 체감 온도는 습도가 많은 한국과 달라 끈적함이 없어 더워도 참을 만하다고 느껴집니다. 실제로 그늘에 가면 아주 시원한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래서 여름에는 다들 외출을 삼가고 특히 해가 가장 뜨거운 시간에 집 안에 있기를 좋아합니다. 당연히 창문에 부착된 페르시아나(Persiana, 창문 셔터라고 불릴 수 있는 외부 장착제로 완전하게 태양을 가리는 차양 셔터이며, 겨울에는 난방을 위한 덧창으로도 쓰일 수 있습니다)를 완전히 내리고 그 서늘함을 즐긴답니다. 그래서 가끔 거리가 텅 빈 느낌이 드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스페인 건물의 또 다른 특징 하나가 있습니다.
페르시아나로 창을 다 막아 인적도 없는 느낌이 든다면, 이번에 설명해드릴 모습은 조금 더 스산한 느낌이 든답니다. 다름 아니라 현관문 앞에 철판으로 막아놓은 모습이지요. 특히 시골 마을에서 이런 풍경을 자주, 흔하게 볼 수 있는데요, 현관문 앞에 사람이 아무도 살지 않는 듯 철판을 떡~ 하니 막아놓아 좀 이상한 느낌도 든답니다.
▲ 위의 사진에는 나무판으로 현관문을 막아놓은 모습이 보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왜 저런 판으로 현관문을 막아놓았을까요?
게다가 저런 판으로 막기 위해 판이 잘 끼어들 수 있게 레일도 수직으로 달아놓았습니다.
사람이 없다는 것일까? 축제에 대비해 외부인을 꺼리는 의미로 막아놓은 것일까? 처음 이 철판을 본 저는 많이 궁금했답니다.
나무판으로 현관문을 막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스페인 사람들은 위의 사진처럼 철판으로 현관문을 막아놓습니다. 이유는 아주 간단하답니다.
비에 대비하기 위해 막아놓은 것이지요.
스페인은 건조한 지중해성 기후이지만, 한번 비가 내리면 엄청난 양의 폭우가 내리는 경우가 있답니다. 평소에는 전혀 내리지 않다가(물 한 방울도 내리지 않는 해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해는) 봄이나 가을, 한꺼번에 많은 양이 내리는 며칠이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집안으로 비가 스며들지 않도록 이런 조처를 한답니다. 게다가 스페인 건물의 현관문은 대부분 나무로 되어 있기 때문에 더 철판을 대놓는 상황이랍니다. 이곳 사람들은 철제문이나 PVC문보다는 굵은 원목으로 짜인 단단한 나무 현관문을 선호하니 말이지요.
그래서, 비로 인해 원목으로 된 문이 물에 불어 문틀에 맞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오래된 나무문은 비에도 단련되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나무가 물을 만나면 불어나는 이치는 당연하겠지요? 그래서 성당의 오래된 원목으로 된 문에도 철판을 박아놓은 이유도 이것과 비슷하답니다.
비가 내린다 싶으면 일찌감치 이런 판으로 현관문에 달아 비 피해를 줄이기 위한 이들의 작은 지혜가 아닌가 싶습니다. 대부분의 마을은 지대가 높은 곳에 있어 비가 와도 가라앉지 않지만요, 한꺼번에 쏟아지는 비가 스며들 틈 없이 이렇게 문 앞에 판을 대어놓으면 집 안으로 들어오는 비를 어느 정도 줄여줄 수 있다고 하네요.
실제로 비가 콰아~하고 쓸려내려 갈 때 현관문 앞에 이 판을 달아 놓으면 물이 쉽게 집안으로 들어오지 않는 모습을 TV에서 자주 봤습니다. 그리고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비......
이들도 지중해성 기후라는 특징을 몸소 체험하면서 옛날부터 전해온 지혜로 자연의 재해에 대비하는 모습입니다.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아무쪼록 올 여름 무사히, 건강히, 재미있게 나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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