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빠가 또 딸에게 나른 나른한 목소리로 부탁합니다. "오늘 한 번만 또 저금통을 깨자! 응?" 아니, 이 산똘님이 또 뭣 때문에 아이의 저금통을 깨자고 꼬시고 있을까요? 장면이 뻔히 연출되는 것이 우스워 저는 그냥 키득 키득거렸습니다. 아이에게서 허락을 받아내는 것이 어려운 일, 남편은 옆에서 또 부탁합니다. "아빠가 오늘 마을에서 맥주를 팔아야 하는데 글쎄 잔돈이 없어. 작은 동전들 말이야. 산들이 너 저금통에 이런 동전이 많아서 아빠가 좀 써야겠는걸? 그럼 나중에 이것보다 더 많은 돈을 가져와 산들이 저금통에 다시 넣어줄게. 잠깐만 빌려주면 안 될까?" 아이는 계산을 하는 듯 눈을 굴렸습니다. "아빠, 이 돈은 내 돈인데, 안 될 것 같은데......" "어.... 어.... 그래? 사실은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