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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76

봄이 되니 또다시 찾아온 손님들

스페인 고산 해발 1200m 비스타베야 평원을 누비는 우리의 양치기, 라몬 아저씨는 또다시 봄 맞아 양 떼를 몰고 들판을 거닐고 있습니다. 라몬 아저씨는 새벽에 빵집을 운영하셨는데요, 올해부터 목축업에만 전념하기로 하셨답니다. 그래서 요즘 한가해져 아주 좋아하십니다, 시간이 남아돈다고 말이지요. 빵집은 이웃 마을에서 이사 온 두 형제가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데, 빵이 참 맛있더라고요. ^^ 그래서 이번에는 양 떼와 유유히 오셔서 아주 오래 머물다 가셨답니다. 또다시 몰려온 우리의 봄 손님들...하지만...... 우리 집 화단의 예쁜 꽃을 위해 온 식구가 나가 이 손님들을 맞아야 합니다. 요즘 한창 예쁘게 피어오르는 야생 카네이션 아기 양이 엄마 따라 졸졸 울어대는데 얼마나 귀엽던지요! 오후의 햇살 받은 양..

내가 한국인이라 이러는 건 아닌 것 같다

여러분~~~봄기운 만끽하면서 풋풋한 새로움에 하루하루 신선한 날을 보내고 계시는가요?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사는 산들무지개는 하루하루 변하는 봄에 정말 상쾌한 기분 느끼면서 지내고 있답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모습이 그 긴~~~ 겨울이 끝났다는 것을 이제야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야호~! 이제 한동안 봄을 즐길 날만 있구나!' 이렇게 생각하니 아주 즐겁습니다. 그래서 지난번 우리 산똘님이 말해준 곳으로 고사리 산행도 갔고...... 체리꽃 사진 찍으러 일부러 산책도 나섰으며......매일 버섯 나지 않을까 심어놓은 느타리버섯 확인하러 앞마당 돌담을 들락날락했습니다. 이렇게 저는 봄을 자연에서 마음껏 만끽하고 있답니다. 변하는 계절은 역시 자연에서 느껴야 최고의 감회가 오죠~~~!!! 파릇파..

파란 하늘, 아이들이 쑥쑥 자란다

여러분, 그동안 편안히 잘 지내셨나요? 저는 정신없이 지냈답니다. 산똘님이 계속 주말에 집을 비우면서 제가 아이들 봐줬는데, 남편의 몫이 빠지니 정말 일이 많았답니다. 그 와중에 잡지 원고 송고도 해야 했고..... 눈이 충혈될 정도로 정신이 없었네요. 그런데 왜 산똘님이 자꾸 주말에 빠졌냐고요? ^^* 남편이 취미('취미'라고 쓰고 이제는 '전문인'라고 말한다)로 하는 수제맥주가 승승장구하는지....... 이번에도 수제 맥주 대회에서 상을 거머쥐고 말았답니다. 그래서 상 타러 그곳으로 향했던 것이지요!!! ^^ 축하, 축하!!! 그런데 매번 갔다 올 때마다 선물로 수제 맥주 기념 반팔티를 저에게 선사합니다. (ㅜ,ㅜ 난감하네~~~ 하지만, 집에서 편안하게 잘 입고 있답니다.) 그렇게 안부를 알려드리면서..

자연에서 느끼는 봄이 오는 소소한 기운

확실히 요즘 날씨가 온화해지고 있습니다. 아침마다 들려오는 새소리에 이제 겨울이 아니구나, 화들짝 놀라기도 한답니다. 정말 봄이 오는 것일까?! 활짝 덧창을 열면 빛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눈이 부시고, 따뜻한 바람이 살랑이기도 합니다. 겨우내 움츠려있던 나뭇가지의 새싹도 조금씩 잎을 보이며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멀리서 철새도 날아오고 새 떼가 무리 지어 하늘을 노래하며 날아다닙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평야의 밭에는 어느새 씨가 뿌려져 자라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씨앗을 먹기 위해 찾아오는 새들도 놓치면 안 되지요. 밭에 돌멩이처럼 내려앉은 새 무리에게 다가가니 후다닥 한 몸이 되어 날아갑니다. 스페인에서는 2월을 고양이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고양이도 봄을 알리면서 발정이 시작됐습니..

자연에서 스스로 배우는 아이의 관찰력과 지혜

부모가 되니 아이들을 바라보는 그 시선과 생각이 좀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기적인 생각보다는 내 아이를 위해 희생하고자 하는 마음이 전체적으로 생겼고요. 세상 부모의 마음은 다 똑같다고들 하는데......저는 아직도 부모의 마음을 배워나가고, 터득해나가는 그 모든 과정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처음부터 훌륭한 부모는 없었을 테고, 처음부터 나쁜 부모도 없었을 테니......처음부터 부모는 부모가 아니었을 테니 말입니다. 처음부터 누구나 아이였습니다. 지금도 제 안에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라는 말에 그저 신기하기만 합니다. 아직 아이 같은 제가 부모라는 말이 말이죠. 아이들과 살면서 저도 많은 것을 배웁니다. 그러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어렸을 때는?"제가 어렸을 ..

스페인 아스투리아스 지방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 몇 가지

스페인에서도 "아스투리아스(Asturias) 음식"은 정평이 나 있답니다. 지중해 음식도 유명하지만, 이 아스투리아스 지방의 음식은 그 독특함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답니다. 이 지방은 산악지대에 강우량이 많아서 사계절 푸른 목초지와 석회암 동굴로 유명하여 다양한 치즈를 숙성하기에 참 좋은 곳이지요. 게다가 북쪽에는 대서양 해안가가 자리 잡아, 맛있는 해산물 요리로도 유명하답니다. 오늘은 스페인 아스투리아스 지방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 몇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스페인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음식이며, 스페인 현지인들도 아스투리아스 지방에 가면 꼭 맛보고 사 가는 음식들이 되겠습니다. 일단, 아스투리아스 지방에서 유명한 것은 네 가지로 요약해봤습니다. 시드라(Sidra, 스페인식 사과주), 육류, 카..

스페인 고산의 낯선 가을 날씨와 수확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은 어느덧 가을이 쑤욱~ 다가와 버리고 말았습니다. 요즘은 안개가 자주 끼고 춥고...... 좀 쓸쓸한 바람도 붑니다. 그래서 그럴까, 마음은 조금 멜랑콜리해진 건 사실이지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며칠 전부터 우박에, 폭우에, 기온 하강으로 우울증 모드에 들어갈 정도로 날씨가 참 낯설었습니다. 나는 누군가? 나는 이곳에서 무얼 하고 있지? 여기는 어디? 뭐 이런 질문 같지도 않은 희한한 질문이 우울 모드를 콕콕 찌르고 있습니다. 사람은 가끔 그럴 때가 있잖아요? 우박이 한꺼번에 쏟아진 날. 다 내리고 난 다음에 보니, 한쪽에 바람 덕에 쌓인 우박이 저렇습니다. 우박 구슬이 하늘에서 와장창 떨어졌습니다. 저게 보석이라면 얼마나 영롱하게 영원히 남아있을까? 하지만 얼음이기에 금..

이러다 벌레 박사 되는 게 아닐까?

아이들의 세계는 참 신기하죠? 그냥 관찰만 하면 자신이 알아서 상상력을 발휘해 이름을 지어내기도 하니 말입니다. 그저 비슷하게 생기면 이름을 갖다 붙이는 게 아이들의 특징이지요. 저도 어렸을 때 모르는 꽃이나 곤충 이름을 잘도 지어냈으니 말입니다. 그게 다~~~ 시골 살게 되면 느끼는 "레알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이름을 가짜로 지어낸다고 해도 아이들의 관찰력이 들어간 실체 묘사이니 저는 그저 흐뭇하게 웃을 수밖에 없습니다. 훗날 진짜 이름이나 학명을 알아낼 기회는 충분히 있으니 말입니다. 만6세의 쌍둥이 아이들이 요즘 지어낸 벌레, 여기서 소개할까요? 저는 처음 봐서 놀란 벌레도 있고, 징그러워 가까이 가기조차 어려운 벌레도 있었지만...... ^^야생의 시골 아이들은 그저 자기가 살아온 ..

집 근처 숲속에서 아이들과 생태계 관찰하기(feat. 돼지털)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은 인적이 드문 곳입니다. 불과 백 년 전에는 사람들이 많은 꽤 큰 마을도 있었고, 사람들 왕래도 잦았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산악지대로 자연공원을 제외하고는 인적이 드문 곳이 되었답니다. 이곳에 사는 우리 [참나무집] 가족은 자연에서 생활하고 있답니다. 자연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라면 오감을 열고 생태계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 일입니다. 매 순간 마음을 열지 않으면 이 오감이라는 것도 자연에서 열리지 않습니다. 우리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을 기울이면 보이지 않던 것도 보이게 되는 게 자연입니다. 매 순간 깨어있는 마음으로 세상을 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일상이 되어 나태해지면 더욱 어려운 일이 자연에서의 삶이지요. 도시와 같은 자극이 없어 더 나태해질 ..

문제가 있다는 건...

제게 문제가 닥쳤습니다. 그렇다고 큰 문제는 아니고...... 소소한 인터넷 문제입니다. 한국에서는 워낙 인터넷이며, 무료 와이파이며, 데이터며, 아주 잘 되어 있어 사람들이 인터넷 문제를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겠죠? 하지만, 제가 살고 있는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평야에서는 인터넷이 상당히 큰 문제로 다가온답니다. "자연에서 살면 인터넷 없이 그냥 오프라인으로 살아~!" 하실 분이 있는데요, 자연에 사는 게 무슨 죄도 아니고, 세상과 단절할 필요는 절대로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우리도 전기 시설 하나 없는 이곳에 산과 산을 잇는 지점에 이웃들과 함께 공동 와이파이 안테나를 설치했답니다. 정말 대단한 열정이 아닐 수 없답니다. 그런 의미로 스페인 사람들은 참 협력을 잘합니다. 처음에 남편이..

소소한 생각 2018.08.07

자연에서 막 따 온 야생 체리를 잼으로 만들었어요

며칠 전 자연에서 체리를 많이 따왔습니다. 이미 소식을 접하신 분은 아시겠지만, 모르시는 분을 위해 다음의 링크 겁니다. 2018/07/17 - [뜸한 일기/가족] - 스페인 고산 생활, 온 가족 다 함께 마지막 체리 따기아빠는 체리 맥주를 담그기 위해, 엄마는 체리잼을 만들기 위해, 아이들은 체리를 먹기 위해 체리를 땄는데요, 어느 독자님과 어느 시청자분께서 꼭 체리잼 만드는 모습 보여달라고 하셨네요. 그래서, 제가 어려움(?)을 무릅쓰고 체리잼 만드는 과정을 여기서 소개해드립니다. 사실, 처음으로 잼을 만들어봐서 정말 어렵게 느껴졌답니다. 평소에는 아이들 아빠인 산똘님이 잼이란 잼은 다 만들어서 하는 법 없이 어려워만 했었답니다. 그런데 이번에 하면서 보니, 상당히 하기 쉬운 게 잼 만들기였습니다. ..

아이들 때문에 곳곳에 설치한 스페인 뱀 방향제

시골 생활은 도시 생활과 마찬가지로 장단점이 다~ 있습니다. 여러분도 어느 정도 짐작하듯이 시골 생활이 다 장점일 수만은 없지요. 환경이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환경에 노출되어 겪는 소소한 불편함도 있답니다. 전에 말씀드린 진드기나 무서운 독뱀 등이 한 예랍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평야는 혹독한 겨울 날씨 외에도 독뱀과 독버섯 등이 있습니다. 물론, 우리 스스로 지혜를 발휘해 혹시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비해야 하지요. 그런데 며칠 전, 텃밭에서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뱀 때문에 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답니다. 쌍둥이 공주님들도 뱀이 무서운 존재라는 걸 인식하고 조심하는 편이지만,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하여 오늘 뱀 방향제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설치라기보다는 방향제를 꺼내어 작은 그릇에 담아 집 ..

스페인 고산 생활, 온 가족 다 함께 마지막 체리 따기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 가족은 모두 체리 수확에 나섰습니다. 지중해 연안보다 10도 정도 낮아서 그런지 이곳 체리가 여름에 열매를 맺었네요. 그런데 알고 보니, 이곳의 체리는 세 종류가 있더군요, 그중 가장 나중에 열매를 맺는 체리가 우리 집 근처에서 붉은 앵두 빛 열매를 보이며 유혹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두 종류의 체리는 제철을 넘겨 사라져버린 지 오래였거든요. 그런데 이 체리는 더디게 익더니 인제야 수확이 가능했습니다. 사실, 스페인 고산에 살면서 올해처럼 체리를 많이 본 적은 없습니다. 봄에 비가 많이 내려줘 정말 체리가 주렁주렁하게 열렸는데, 자연의 순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가 많이 온 해와 그렇지 않았던 해, 순환하는 시기를 보니 몇 년 전 라이문드 할아버지가 주신 체..

올해 우리 집 체리는 풍년이네, 풍년~!

아이들이 일주일 캠프 학교로 집을 떠난 사이,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평야의 체리는 완전하게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올해는 정말 정말 정~말 봄에 비가 많이 내려 이 건조한 고산에 큰 활기가 되었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가장 많이, 정말 많이 체리가 풍년을 이루게 되었답니다. 매년 체리 따러 가면 새들과 전쟁을 해야 했는데, 이번에는 새도 배부르게 먹고, 우리 [참나무집] 가족도 배부르게 먹었답니다. 하하하! 체리로 배부르게 먹는 게 어떤 기분일까요? 아무튼, 주렁주렁 달린 체리를 보니, "역시! 비는 풍년을 주는 선물이구나!"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비는 고마운 생명수~안타깝게도 아이들이 일주일 비운 사이에 가장 큰 체리는 짓눌러 더는 먹지 못하게 되었답니다. 라몬 아저씨네 체리는 시중에 파는 것..

8개월의 기다림, 집에서 직접 재배한 느타리버섯

작년 10월 중순, 우리 부부는 집에서도 버섯 재배가 가능한지 실험하기 위해 씨균(종균)을 온라인으로 샀습니다.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은 트러플(truffle)이라는 땅속에서 자라는 서양 송로버섯으로 참 유명한 곳이지요. (하지만 직접 집에서 버섯을 기르기에는 참 손이 많이 가는지라, 땅속에서 나는 버섯을 기르는 게 훨씬 쉬워 보입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버섯은 아이들에게도 참 좋은 산교육이 될 수 있어서 한번 길러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가을 숲속에서는 한창 버섯이 나던 시기였는데, 우리는 버섯이 자라는 생태를 직접 보고 체험하기 위해 한번 도전해봤습니다. 우리가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버섯으로 표고버섯과 느타리버섯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문하여 보니, 표고버섯은 물만 주면 되는 아주 ..

아이들과 함께 가꾼 6월 우리 집 텃밭

6월 중순, 또 싱싱한 세계로 한 발짝 더 나아가고 있습니다. 녹음이 무척 짙어지는 요즘입니다. 한국은 벌써 무더위로 고생한다는데,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평야는 이제야 추위가 완전히 물러나고 슬슬 더위가 바짝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6월의 우리 집 텃밭도 활력을 받아 조금씩 채소가 성장의 폭을 넓혔습니다. ^^ 우리 집 텃밭의 샘에서 본 고산평야의 풍경이지요. 샘이 있으니 구유가 있고, 구유가 있으니 채소에 물을 댈 수 있는 수조도 있습니다. [참나무집] 가족에게는 아주 전형적인 일상인데 여러분께는 상당히 이국적인 풍경이지요? 양치기 아저씨가 양 떼를 몰고 가는 풍경, 참 평화롭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고산에 몇 주 전부터 계속~ 비가 왔기 때문에 이렇게 자잘한 풀들이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요즘 ..

걸어서 어디든 갈 수 있는 유럽의 도보 갈랫길을 아세요?

대한민국은 삼면이 바다이며, 유일하게 내륙으로 연결된 북은 북한 때문에 섬 아닌 섬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통일되면 대륙을 거쳐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유럽으로 여행하는 꿈을 꾸기도 한답니다. 사실, 저도 어렸을 때 꼭 하고 싶었던 여행이 북한을 거쳐 미지의 만주와 연해주를 구경하며 산천초목을 느끼는 방랑 여행이었지요. 하지만 내가 원한다고 국경이 짜잔~ 하고 열어주는 것도 아니고, 참 어려웠지요. 그런데 그런 대한민국에 요즘 희망의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한국이 북한의 찬성으로 드디어 국제철도협력기구 정회원이 되었다는 소식요~! 유후우~! 만세~! 일단 당장 현실화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차근차근 밟아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우리도 국제노선의 기차를 타고 칙칙폭폭~ 여행을 ..

여행 이야기 2018.06.12

요즘 정말 아름다운 스페인 고산의 꽃이 있는 풍경

어제오늘 비가 엄청나게 많이 내렸습니다. 밤에 세차게 쏟아지는 빗소리 때문에 잠에서 펄떡 깨어날 정도로 그렇게 거센 비가 내렸지 뭐에요? 한국에서도 요즘 비가 자주 내린다고 하는데 여기는 일주일 정도 더 비가 내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일기예보가 요즘 딱 들어맞아서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저러나 지난번에 약속해드린 것처럼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꽃이 만발한 풍경을 보여드리도록 할게요. ^^ 기쁜 마음으로 준비했으니 자연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기시길 바랍니다. 비가 그친 틈을 타서 재빨리 나가 사진도 찍고 버섯도 채취하고 그렇게 기회가 닿을 때마다 이 봄을 놓치지 않는 마음으로 사진으로 한번 담아봤습니다. 여러분도 함께 이곳에서 산책하는 기분으로 감상해주시면 아주~ 아주~ 고맙겠습니다. ^^ ..

우리 집 암고양이는 왜 몰래 새끼를 낳았을까?

우리 집 고양이 볼리따가 혼자 몰래 새끼를 낳아 길러서 저에게 데리고 왔습니다. 아직 어린 고양이라 배가 그렇게 부르지도 않았는데, 벌써 새끼를 낳아 막 태어난 꼬물이도 아닌, 어느 정도 자란 애기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아~! 어쩌다가 혼자 몰래 새끼를 낳았을까요? 처음에는 절 믿지 못해 집 나가 몰래 새끼를 낳은 줄 알고 섭섭했답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보니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 참고로 우리 집은 고양이를 집안에서 키우지 않고 밖에서 키운답니다. 남편이 고양이털 알레르기가 있어 집안에서 키울 수 없을뿐더러,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자연에서 사는 우리로서는 동물들에게도 가둬 키우는 것보다 풀어서 자유롭게 키우는 게 더 좋을 듯했습니다. 그래서 고양이를 자연에서 놓아두고 키우고 있지요. 그래서..

죽은 듯 늘어져 있던 고슴도치, 잠시 후 일어난 일

봄이 오는 소리가 어디선가 들리는 오후 저녁, 우리는 텃밭으로 향했습니다. 새싹이 움트는 소리가 들리는 듯 겨울바람도 조용해지며 그 소리에 귀 기울이는 듯했습니다. 이제 겨울은 달아나는 것일까요? 햇볕도 더 따스하고, 낮도 더 길어졌습니다. 봄에 심을 작물을 생각하면서 텃밭 가는 길 위, 우리는 우물가(?)에서 무엇인가를 발견했습니다. 사실은 샘가라고 해야 하는데, 우물처럼 물을 받아놓은 구유 통이 있기에 우물이라고 그냥 임의로 단어가 흘러나왔습니다. 동물에게는 분명 우물이 되는 것이니까요. 멀리서 봤을 때는 어떤 동물이 웅크리고 있는 듯했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정말 동물이었어요! 그런데 평소에 흔히 보지 못했던 동물인 고슴도치가 시련에 잠긴 듯 그렇게 세월 앞에서 축 늘어져 있었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

재미있는 전통을 만드는 스페인 가족의 클라스(?)

가족 간의 불화는 과연 어떻게 생성될까요? 아마도 서로가 바라는 바를 주장하다 보면 생기는 불화가 가족 간 거리를 멀게 하는 듯합니다. 부모와 자식, 형제자매의 관계, 그 바탕에는 (가족이라도)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깔린다면 불화도 스르륵 사라지지 않을까 합니다. 상대방을 위한다면서 던지는 충고도 좋지만, 저 사람이 어떤 취향이고, 어떤 것을 목표로 살아가는지 인정해주는 시선이 더 중요합니다. 가족 중 남들보다 못하다고 무시하거나 쓸데없이 참여하는 게 충고로 포장되어 상처를 주는 일이 좀 많기 때문이지요. 아무튼, 오늘은 가족에 대한 의미를 되짚어보면서 우리 [참나무집] 식구들이 만들어 가는 재미있는 전통, "가족 캠프" 이야기를 또 이어나가겠습니다. 오~ 지긋지긋하지도 않나? 무슨 가족이 매년 만나서 ..

스페인 고산, 동물 사랑하는 우리 집 딸내미들

오~~~ 인터넷이 또 오락가락하고 있습니다. 오늘 오후까지만 해도 인터넷 빵빵 터진다고 엄청나게 좋아했는데 그 시기를 놓치고 나니, 이렇게 현지 시각으로 자정이 넘은 시간에는 또 말썽입니다. 언제쯤 인터넷 빵빵 터질까요? 바르셀로나 갔을 때 제일 좋았던 게 엄청나게 빠른 인터넷 속도였는데...... 하하하! ^^* 한국은 이미 아이들이 개학했다고 하죠? 스페인 고산은? 아직 개학은커녕 방학이랍니다. 제가 시간이 없는 이유도 아이들 보살펴야 하므로 짬을 낼 수 없답니다. 진짜 이번 여름에는 이 사실을 처절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할 일은 태산 같은데 아이들 육아로 뒷전으로 미루어야 할 때가 있다는 것. 하지만, 아이들도 어느새 컸는지 알아서들 잘 놀고 잘 집안일도 도우니 그나마 위안이 된답니다. ^^; 참고..

스페인 고산의 자전거 산책, 화보가 따로 없구나!

여러분, 오늘도 잘 지내셨습니까?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 비스타베야 평야는 요즘 변화무쌍한 날씨 덕에 여름인지 가을인지 모를 그런 풍경을 자아내고 있답니다. 덥다가도 추워서 옷을 좀 더 입어야 하며, 하늘은 푸르다가도 갑자기 먹구름이 끼어 아주 신비로운 풍경을 연출한답니다. 게다가 요즘 아이들은 이미 여름방학을 맞아 매일 들로 산으로 쏘다니는 게 일이 되었습니다. 엄마가 그래서 더 바빠진 요즘입니다. ㅜㅜ 그래도 아이들과 즐겁게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지요?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 산책을 한 풍경, 화보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오늘 여러분께 소개할게요. 하늘의 변덕이 우릴 도와 아름다운 모습이 나온 것 같아요. 자전거를 타고 가던 아이들은 잠시 멈추어 무엇인가를 발견하면 이렇게 관찰..

스페인 고산에 찾아온 평화로운 봄

해발 1,200m의 스페인 비스타베야 고산평야는 봄이 아주 늦게 찾아옵니다. 오히려 계절 변화가 뚜렷하지 않아 어느샌가 여름으로 홱~ 지나가 버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주 세심하게 눈여겨봐야 한답니다. 저는 아이들을 데리고 가까운 곳에 산책을 다녀왔답니다. 봄을 느끼기 위해서 말입니다. 아침부터 일어난 아이들은 소풍을 가자고 난리였습니다. 그래서 아주 간단한 간식을 바구니에 담아 뒷산으로 올랐답니다. 양 떼가 다니는 길목으로 올랐습니다. 돌길이지만 양과 염소 무리는 이 길을 매일매일 걸어 풀을 뜯으러 다니지요. 조금 오르다 보면, 시야가 훤히 보이는 풍경과 바람 소리가 들립니다. 곳곳에는 작은 꽃이 피어올라 들에서 우릴 반깁니다. 조금만 더 오르자고 아이들에게 말했더니, 인내심 없는 사라가......더 ..

스페인 고산, 폭설은 녹아 사라졌지만..

양치기 아저씨는 생애 가장 많은 눈을 보았다고 합니다. 지난번에 내린 폭설이 무려 1m가 넘었으니 참 대단한 양입니다. 바람 때문에 쌓인 곳은 어른 허리까지 왔다니 그 많은 눈 치우는 데에도 여러 날이 걸렸습니다. 현대인은 제설차가 오지 않으면 고립되었다고 아우성이지요. 그런데 그 옛날에는 눈이 오는 즉시, 농가 사람들이 말과 당나귀 등을 데리고 나와 단체로 마을로 향했다고 합니다. "눈이 많이 쌓였으니 우리 인간들이 길을 내기는 쉽지 않았지. 그래서 말이며, 당나귀를 끌고 나와 한 줄로 서서 마을로 향했던 게야. 앞서가는 놈이 힘들면 그 뒤에 오는 동물이 이어받아 앞장섰지. 그런 식으로 줄줄이 순서를 바꾸어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마을에 도달했던 거야. 마을에서 생필품을 사고, 돌아갈 때는 훨씬 쉬워졌..

스페인 고산, 폭설로 고립 중인 우리 집

지난번 포스팅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고 말씀을 드렸었는데요, 사실 목요일 학교에 다녀온 아이들은 이 눈 소식에 아주 행복했답니다. 오히려 아이들은 이런 걱정을 했었죠. "엄마, 눈이 너무 적게 내려 금방 녹아버리면 어떻게 하지?" 세상에, 역시 세상 험한 꼴은 본 적이 없는 아이들입니다. 아니면, 아이들이라야 가능한 그런 걱정일 테지요. 그렇게 진정할 수 없는 마음으로 잠든 아이들은 그다음 날 "동공 지진~!"이 일었습니다. "엄마! 엄마!" 아이들 방 창문이 열리는 소리와 동시에 들린 마법의 감탄사가 나옵니다. "눈이 엄청나게 쌓였어!" 아마도 잭 프로스트가 나타났나 보네요. (사실 이 잭 프로스트는 이 눈 온 날 밤에 처음으로 본 영화였습니다. 참 이런 우연도 다 있었나~!) 지난주 목요일 저녁의 풍..

스페인 고산, 흐린 겨울날 집에서 하는 일

벌써 3일째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안개와 비, 눈으로 날씨가 흐린 해발 1,200m의 스페인 고산입니다. 그 와중에 주말이 끼어 아이들은 꽤 지루한 휴일을 보냈답니다. 다들 밖에 나가자고 안달이 났지만, 비가 꽤 오니 엄두가 나질 않았답니다. 온 계절 말라 있던 하천에 물이 불어날 정도이니 꽤 많이 비가 내렸습니다. 잠시 이 풍경을 보여드릴게요~ 페냐골로사(Penyagolosa) 자연공원 안, 산 조안(San Joan) 수도원입니다. 남편이 일하러 갔다 눈이 점점 쌓이고 있어 걱정을 많이 했답니다. 이곳에는 전기마저 들어오지 않아 태양광 및 발전기를 이용하여 유지하는데 글쎄, 날이 여러 날 흐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답니다. 발전기에도 문제가 생겨 남편은 고립 직전까지 갔다고 합니다. (이런 일은 자주..

아주 재미있었던 스페인의 새 보호 관찰 활동

여러분, 안녕하세요? 제가 또 재미있는 체험 활동(교육)을 들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지난주 스페인 페냐골로사 자연공원에서 있었던 세계 조류의 날(Dia internacional de aves)를 기념하기 위한 행사였답니다. 물론, 이 행사는 국제조류보호협회, Birdlife에서 1954년부터 시행해왔다고 하는데요, 이날은 페냐골로사 자연공원에서도 새를 보호하고, 보존하는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답니다. 페냐골로사 자연공원(Parque Natural de Penyagolosa)는 조류 특별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그 의미가 더했다고 보면 된답니다. 아이들하고, 체코에서 온 친구 가족하고 운이 좋아 참여했는데, 이번에도 아주 놀라운 경험을 했답니다. 참고로, 지난번 새 관찰 이야기를 읽고 싶으신 분은.....

숲에서 아이들과 새 관찰 학습했어요!

유독 우리 집은 새와 큰 인연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 해에 한 번 이상은 꼭 새와 관련된 일화를 겪으니 말입니다. 한 번은 우리 집 처마 밑의 작은 새 탄생에 경이를 느낀 적도 있고, 아빠가 비 오는 날, 죽은 새를 가져와 관찰한 경험도 있고, 또 한 번은 아이들과 치료하여 날려 보낸 적도 있으니 말입니다. 2015/08/03 - [뜸한 일기/자연] - 비 오는 날, 남편이 죽은 새를 집으로 가져온 이유2015/04/25 - [뜸한 일기/자연] - 아빠와 함께 자연공원에서 '철새놀이' 공부2016/04/22 - [스페인 이야기/교육, 철학] - 스페인 고산, 인간과 동물의 공존 라이프2014/10/29 - [뜸한 일기/아이] - 세 돌 맞이 쌍둥이를 위한 특별한 이벤트2014/08/17 - [뜸한 일기..

스페인 고산에 부는 가을 바람

우리 집 앞 평야의 밀밭은 어느덧 수확되고 이렇게 바짝 마른 짚이 들판에 널리게 되었습니다. 이제 양 떼가 올 시기입니다. 양들이 메에에에~ 하고 이 들판의 떨어진 곡식과 풀을 먹습니다. 아이들도 그동안 곡물이 자라는 평야를 함부로 드나들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뻥 뚫린 듯 농기계가 하루 이틀 왔다 가더니 이렇게 말끔해졌습니다. 이제 연을 날리고 마음껏 뛰어다니며 들판을 이용해야겠습니다~ 제 블로그 초기 때 아이들이 아직 어렸을 때도 이 평야는 자주 등장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나 지금이나 평야는 변함없는데 아이들은 많이 컸습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저렇게 봄에 쑥쑥 자라는 푸른 밀밭으로 줄행랑을 치기도 했는데...... 이제는 함부로 밀밭에 들어가지도 않네요. 어느새 컸다고......위의 사진은 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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