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음식, 식재료

한국과 비슷한 스페인 '고춧가루' 이야기

산들무지개 2015. 1. 1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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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음식의 혁명'과도 같은 사건은 단연 아니라, 크리스토발 콜론(Cristóbal Colon, 한국에서는 콜럼버스라 일컫는 아메리카 발견자)의 신대륙 발견으로 인한 사건이겠죠? 신대륙 발견자들이 아메리카 대륙에서 스페인으로 가져온 것은 금뿐만 아니라 신기한 종자들도 있었답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옥수수와 감자, 토마토, 고추 등이 되겠습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유럽에서 단연 으뜸이었던 향신료는 바로 후추였답니다. 

마르코 폴로가 비단길을 왔다 갔다 할 시점에, 우리의 유럽 상인들은 인도에서 후추를 구해 큰 이득을 보게 된답니다. 이 후추는 육류의 비린내와 저장용, 맛을 주는 데에 한몫을 톡톡히 했었죠. 그래서 후추는 최고의 향신료가 되었지요. 


그렇다면 신대륙 발견과 후추가 무슨 관계가 있느냐구요? 


다름이 아니라, 신대륙을 발견하면서 이 고추가 들어오는데요, 스페인과 이태리에서 난리가 난 겁니다. 후추 대용으로 고추가 딱 좋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죠. 1,500년대 스페인 정복자들은 가지 후추라고 하는 카프시쿰 프루테스켄스(capcicum frutescens)를 자신의 모국으로 들여왔고요, 이 식물을 피멘토(Pimento)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당시 후추를 피미엔타(Pimienta)라고 했었지요. 후추와 고추를 비슷한 이름으로 부른 것은 우연이 아니랍니다. 참고로 이탈리아에서는 고추를 페페로네(Peperone)라고 불렀답니다. [각주:1]


사진

위키페디아

http://es.wikipedia.org/wiki/Capsicum_frutescens


보통 영어로 '파프리카(Paprika)'라고 하는데요, 스페인에서는 피멘톤(Pimentón)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파프리카하면 어쩐지 맵지 않은 그런 마른 피망에서 갈아놓은 가루 같죠? 신기하게도 스페인서는 두 가지 파프리카가 있답니다. 


바로 단 파프리카와 매운 파프리카!!!


단 것은 말린 피미엔또(이탈리아 파프리카 형태의 길게 생긴 맵지 않은 고추과 식물)에서 나온 가루고요, 그렇다고 맛이 단 것은 아니고, 단지 부드러운 맛이라는 겁니다. 매운 것은 바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고추(스페인에서는 매운 피미엔또라고 합니다.)에서 나온 파프리카이랍니다. 


스페인에서는 피멘톤 둘세(Pimentón dulce, 단 파프리카 가루), 피멘톤 피칸테(Pimentón Picante, 매운 파프리카 가루)라고 합니다. 





그리하여 지중해 요리에서 결단코 빠질 수 없는 양념이 바로 파프리카 가루를 이용한 요리들이지요. 

그 중, 스페인에서 맛본 한국 사람에게 친근한 요리 두 가지를 소개 하자면요, 바로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인도 이 신대륙 발견의 덕을 톡톡히 봤습니다. 감자, 옥수수, 고춧가루를 잘 먹는 민족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김치도 매운 김치로 확정 지을 수 있었던 것이 이 고추 유입이지요, 또 남아들에게 쓰는 '고추'도 이것에서 유래되었고..... 으음.... 다양하게 신대륙 발견으로 한국 음식도 발전을 하게 되지요.) 저는 강원도 출신인데, 이 세 가지를 어릴 때부터 먹어온 사람이랍니다. 특히 삶은 감자에 고추장 찍어 먹던 것이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네요. 


아무튼, 그래서 비슷한 스페인 요리 두 가지는...... 


파타타스 브라바스(Patatas Bravas, 해석하자면 용감한 감자?, 그만큼 용감해져야 할 이유가 있다는 소리겠죠?)

바로 튀긴 감자에 피멘톤 피칸테 소스를 올린 요리이랍니다. 물론, 지역에 따라 튀긴 감자에 토마토소스를 뿌리기도 하지만, 안달루시아 지방 같은 경우에는 한국인도 눈물 쏙 빼놓을 매운 고춧가루 소스를 뿌리지요. 


사진 www.recetasdecocina.com

바로 이런 모양인데, 꼭 튀긴 감자를 고추장에 찍어 먹는 느낌이 난답니다. 


또 비슷한 음식은 삶은 문어에 고춧가루 뿌린 음식입니다. 

삶은 문어, 뿔뽀 아 페이라(Pulpo a feira)에 한국은 고춧가루 양념 버무리는 식으로 하는데요, 스페인에서는 삶은 문어에 매운 피멘톤을 뿌려 내오는 형태랍니다. 갈리시아 지방의 전통 음식인데, 진짜 갈리시아 지방에서 드시면 눈물 쏙 뺄 정도로 삶은 문어를 드실 수 있답니다. 


사진: www.apnicommunity.com


어때요? 재미있으셨나요? 스페인에 오시면, 주저하지 마시고, 한번 맛보아야 할 음식 두 가지를 소개해드렸네요. 

매운 고춧가루가 솔솔 뿌려져 있어 아주 맛있답니다. ^^


즐거운 하루 되세요. 전 아이들 밥 먹이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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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ill Laws, [Artist's Gardens] 참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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