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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대홍수로 혼돈 상태 복구 중인 발렌시아 사람들

스페인 폭우 소식에 한국에 계신 많은 분께서 안부를 물어오셨어요. 아시다시피 발렌시아 지역에서만 202명의 사망자가 속출했고, 아직 생사유무를 알 수 없이 행방불명된 사람들도 많습니다. 우리가 사는 카스테욘 지역은 발렌시아 폭우 하루 후 나타나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게다가 빨간색 호우 경보주의보가 내려져 휴교령과 외출 자제령으로 그 피해가 덜했습니다.  하지만 발렌시아 경우는 평소와 같이 시민들이 마트에도 가고, 퇴근하고 별 징조 없이 일상적인 저녁을 보내고 있었지요. 그러다 산악지대 홍수로 갑자기 상승한 강물이 범람하여 발렌시아 남부를 덮쳤습니다. 많은 다리가 무너지고, 사람들은 오갈 데 없는 상황이 되었지요. 이동하던 차들은 침수되고, 거센 물살로 떠나려 가 사망자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1층 마트에..

남편도 자기 일생 한 번도 본 적 없었다는 스페인 폭우

스페인 발렌시아는 낮고 평평한 비옥한 지대로 유명합니다. 유럽의 채소 공급원이라고 할 정도로 채소 재배하는 밭이 큰 오르따(Horta, 발렌시아어로 텃밭, 밭이라는 뜻)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그 발렌시아가 폭우로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스페인 사람인 남편도 처음으로 본다는 이 폭우 피해는 역사적으로 1957년에 대홍수가 있었어요. 발렌시아를 가로지르는 투리아 강(Rio Turia)의 범람을 막기 위해 물길도 외곽으로 옮기게 했을 정도로 큰 피해를 입었지요. 지금은 발렌시아 시내의 투리아 강은 공원으로 조성돼 있고, 다른 물길은 도시 외곽으로 빠져 바다로 흘러갑니다. 그리고 그와 비슷한 강도의 대홍수가 1982년에 한 번 더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도 최소 50명 이상의 사망자가 생겼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아빠가 자신의 낮잠 시간에 들리는 아이의 피아노 소리에 벌컥...! 응원하는 이유

오늘의 포스팅 제목: 아빠가 자신의 낮잠 시간에 들리는 아이의 피아노 소리에 벌컥...! 응원하는 이유(블로그 상단에서 제목 일부가 보이지 않아, 오해하실까 봐 전체 제목을 달아봅니다)   산똘님은 매일 점심 식사 후 정해진 일과처럼 낮잠을 잡니다. 아시다시피 산똘님은 스페인 사람이고, 이 아빠는 스페인 문화의 일부인 시에스타(siesta)를 정말 잘 챙기는 진정한 스페인인이지요. 😂 그는 노곤해진 몸을 이끌고 침대에 누워 레이스 커튼 사이로 스며드는 따스한 햇살을 바라보며 눈을 감곤 합니다. 그런데 낮잠에 깊게 빠져 잠들기도 전에 항상 딸아이의 피아노 소리에 눈을 실눈처럼 뜨곤 합니다.  저는 그런 남편을 볼 때마다 속으로 이야기하죠. '아~ 괴롭겠다, 잠을 못 자서...'막내 사라는 늘 이 시간대에..

스페인 수영쌤이 쥐 났을 때 이걸 먹는다는데, 처음엔 못 믿겠더라고요 😅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살다 지중해 연안으로 이사 온 지 1년이 조금 넘어가고 있습니다. 가까운 곳에 다양한 시설이 있어, 고산에 살 때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삶의 편리함이 향상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뭐... 고산의 삶의 질이 떨어진다는 건 아니지요. 다 나름의 장단점이 있다는 건 누구보다 여러분들이 잘 아실 겁니다. 그곳에서는 그곳 방식의 풍요로움과 평화가 있었고, 이 이사 온 곳에서는 이곳 방식의 편리함이 있더라고요. 이곳에서는 차로 10분~20분 거리에 마트도 있고,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는 극장이나 전시관 등도 있습니다. 고산에서 하지 못했던 아이들 방과후 활동도 할 수 있고요. 현재 아이들은 3자매 모두 태권도에 다니고 있고, 사라는 피아노 개인 교습을 받고 있습니다. 오지와 같은 고..

스페인서는 안 통하는 말 "우울해서 빵 샀어~"

작년인가... 엄청나게 유행하던 MBTI 유형 중 F(감정형)인지, T(사고형)인지 반응을 보기 위한 유행이 많았었죠? 그중 하나가 "우울해서 빵 샀다"는 말에 듣는 이가 어떻게 반응하느냐 하는 것이었어요.  여담으로 제가 이 말을 들었을 때 했던 반응은..."우울한데 왜 빵을 살까?" 였어요. 우울하면 빵을 사는 행동이 너무 이상했던 것이었죠. 그런데 스페인 사람인 남편도 이 소리를 듣고 같은 반응이었습니다. 우울한데 왜 빵을 사지???  여러분~ 짐작하셨겠지요? 스페인에서는 이 빵이 주식이기 때문에 빵과 우울의 연관성이 별로 없다는 것!생각해 보니 한국에서는 달달한 빵과 크림 들어간, 당 당기는 먹음직스러운 빵들이 참 많잖아요? 아마, 그래서 '우울해서 빵을 샀어~'라는 표현을 해도 이상하지 않지요...

소소한 생각 2024.10.16

"한국인이라 당하는 편견???" 스페인 수영장에서 겪은 일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시는... 요즘 제가 수영을 나가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고산 올라가기 전에는 수영을 계속 다녔는데요, 고산에서는 물도 찾을 수 없고, 가까운 수영장이 1시간 30분 거리에 있어 다니기가 무척 부담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고산에서는 수영을 전혀 하지 못했어요. 물론 여름에 마을 수영장이 열려, 가끔 가기는 했지만, 수영 강습과는 좀 다른 여름 나기 휴가 스타일의 수영장이라 실질적인 수영 연습은 하지 못했답니다. 그렇게 고산에서 살면서 수영을 못한 지는 15년이 넘는 것 같아요. 하~! 이 나이!!! 😅 마냥 20대 중반 같은데... 신체는 벌써... 오십을 향해 가고 있으니...  그래서 이번에 새로 이사 온 곳에서 수영을 다시 시작하는데요, 처음에는 무척 적응하기..

소소한 생각 2024.10.10

요즘 스페인 우리 집 [산들랜드]에 비도 안 내리는데 땅이 촉촉한 이유

요즘 아침마다 산들랜드를 산책하고 있어요. 스페인 지중해 연안은 올해 계속 가뭄이라 몇 주 전 내린 비로 새록새록 싹이 오르고, 말랐던 식물이 푸르게 변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비가 내린 후... 몇 주가 지났는데도 여전히 다시 비는 내리지 않더라고요. 속으로 몇 번만 더 비가 내리면 여긴 정글이 될 텐데... 하고 은근히 기우제를 지닙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침마다 땅을 밟는데 촉촉합니다. 아침 이슬이 자주 맺혀 그러는지... 땅이 촉촉하니, 신발에 계속 흙이 묻더라고요. 그러다 유심히 땅을 관찰해 보니... 글쎄 땅에 거미줄이 촘촘히 얽혀 있는 겁니다! 그것 참 신기하군...! 몇 년 전 사막에서 거미줄 원리를 이용해 네트를 만들어 물을 모으는 일화를 얼핏 들은 게 생각나... 손을 탁 치면서 그..

요즘 남편이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는 이유

스페인 사람인 아이들 아빠, 그의 머리카락이 한국형 아줌마 파마머리를 넘어 살짝 머리산발이 돼 가고 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굵은 곱슬머리라 여자인 저도 가끔 그런 굵은 웨이브가 부러울 때도 있는데요, 그 부드러운 웨이브가 조금만 더 자라면 그 상태를 유지 못하고 산발이 돼 버리기 일쑤입니다. 남편은 그러기 직전, 평소 같으면 머리를 잘라달라고 난리입니다. 매번 제게 바리깡(?), 이발기를 갖다 주면서 부탁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무슨 일인지 머리 깎아달라는 말 없이 조용히 지나갑니다. 왜 이렇게 조용할까? 머리 깎을 때도 됐는데...... 참지 못하고 이제 머리 잘라 달라고 할 때인데...???  한참 지나도 남편은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습니다. 아, 왜 그럴까......  알고 보니, 청소년이 된 첫째 ..

대파 안 파는 스페인서 기가 막히게 맛있는 채개장 만들기

스페인에 대파가 없다니? 그게 말이 됩니까?- 말이 됩니다. 아니, 그럼 칼솟(calsot)은 무엇인가요? - 그건 대파로 먹는 게 아니라 제철에만 구할 수 있는 특별식이지요.  그럼 평소에는 대파를 전혀 구할 수 없다는 건가요? - 그렇습니다. 물론, 아시아 마트에서는 대파를 구할 수 있지요. 그런데 아시아마트가 큰 도시에만 있어 작은 도시에 사는 우리 같은 사람은 대파를 직접 길러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오? 그래요? 저는 대파가 스페인에 엄청나게 흔하게 많이 파는 줄 알았어요. 그럼 댁에서도 대파를 직접 길러 드시나요? - 네~ 그렇습니다. 운이 좋아 삼동파라는 파를 구해 지금 열심히 개체수를 늘리면서 대파 부자가 되려고 합니다. 스페인식 쪽파인 야생 에스칼로니아(escalonia, 샬롯의 일종으로..

스페인이지만, 추석 음식은 해 먹자(지난 추석에 해 먹은 음식)

스페인은 추석 개념의 명절이 없습니다. 성인의 날 관련된 명절은 있지만, 이런 농사 관련 명절은 없는 듯해요. 어쨌거나 우리는 명절 즈음하여 정서적 안정감(?)을 위해 약소하지만, 그래도 추석을 보내는 의미로 몇 가지 전 요리를 해 먹었습니다. 한국과 먼 스페인이라는 나라에서 그래도 우리의 정서를 경험하라고 아이들과 남편에게 선보였습니다. 송편도 만들까 생각했는데, 실제로 맵쌀가루랑 소나무 잎도 다 구해놨는데... 그날 차바퀴가 펑크 나는 사고가 있어 계획한 일은 물 건너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간단하게 명절 음식을 해 먹었어요.  차바퀴 펑크 에피소드가 궁금하신 분들은 유튜브 영상을 심심하실 때 보세용~~~ https://youtu.be/z2QUeUmFxB4 외국에서 추석 음식을 조금이라도 해 ..

스페인 지중해 연안, 야생 아스파라거스로 한국식 장아찌 해 먹기

이미 며칠 전 포스팅에도 소개했듯이 요즘 우리 [산들랜드]에선 야생 아스파라거스가 곳곳에 자라나고 있어요. 몇 주 전 내린 비로 아직까지 쑥쑥 싹이 오르는 걸 보니, 자연은 정말 신비롭습니다. 아스파라거스 순이 때를 만났는지, 우후죽순처럼 여기저기서 솟아오르는데 그냥 지나칠 수가 없습니다. ㅠㅠ 보이는 순간 절로 제 손은 그곳을 향해 따라가고... 똑딱 꺾어버리기 일쑤입니다. 그만큼 엄마는 고생이지만, 제철에만 먹을 수 있는 리얼 제철 재료이다 보니... 아주 열심히 채취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건강에도 아주 좋다고 하니, 더 유난스럽게 아스파라거스를 꺾습니다.  2024.09.20 - [스페인 이야기/음식, 식재료] - 요즘 스페인은 야생 아스파라거스 천국, 이 채소가 그렇게 몸에 좋다고요?! 어떤 건 ..

스페인 새집 이사 온 후 40대 후반부 끝에서 다시 시작하는 운동

그동안 뭘 하나 결심하는데 얼마나 큰 고민을 하고 살아왔는지 모릅니다. 매번 하나를 결심할 때 얼마나 따지고 재는지... 얼마나 용기가 나지 않았는지... 얼마나 망설이는 부분이 많았는지 모릅니다. 제삼자의 눈으로 보면 별 것 아닌 것 가지고 쓸데없이 고민만 많습니다. 그게 이 글쓴이입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좀 더 수월해져 쉽게 결정 내리고 결심하는 부분들도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제가 너무 오래 고산에서 살아 그런지, 이사 오고 난 후 세상 밖으로 나가는 일이 예전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옆에 동행해 줘야 나가는 것은 아닌지, 너무 의존적이 돼 가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섭니다. 이사 온 곳은 한 번도 살아본 적이 없는 곳이라 스스로 모험하고, 살피며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괜히..

소소한 생각 2024.09.27

오랜만에 블로그를 하면서...

이사와 생활의 변화로 오랫동안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요즘 그래도 조금씩 다시 시작해 보자, 결심하면서 천천히 생활의 루틴이 될 수 있도록 글과 사진을 올리고 있지요. 매일매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3,4일에 한 번씩 글을 올리고 있는데요, 느낌은 다시 활력을 찾은 것 같아요! 좋습니다. 마치 휴학하고 다시 학교에 나왔을 때의 그 분주함과 새로운 마음가짐이 내 안에서 느껴지는 것처럼요! 😆 오랜만에 다시 블로그를 시작하니 티스토리의 인터페이스나 기능이 좀 변했더라고요. 트렌드도 많이 변했고, 요즘은 여행, 맛집과 카페 등의 정보가 대부분 트렌드로 이어지는 듯해요. 아마도 코로나 이후의 사람들 관심사도 많이 변했다고 느껴지기도 하고요. 순전히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예전만큼 일상 블로그인 제 블로..

소소한 생각 2024.09.25

요즘 스페인은 야생 아스파라거스 천국, 이 채소가 그렇게 몸에 좋다구요?!

며칠 전, 비가 내렸어요. 비가 내린 후, 땅은 어느 정도 젖었는지, 그동안 숨어있던 씨가 "기회다!" 외치듯 빼꼼 땅밖으로 순을 내밀었습니다. 작은 새순이 땅을 파고 올라오는 요즘 지중해 연안의 풍경이 점점 푸르게 변하고 있어요. 여름은 너무 뜨거워 다 말라버린 듯싶더니, 어느새 이 얼마 되지도 않는 비 덕분에 싹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정말 신기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지중해 연안은 봄이 두 번 있다고 하지요. 봄에 한 번, 가을에 또 한 번...  요즘 아침마다 우리 터전을 둘러보고 있어요. 올리브나무로 둘러싸인 올리브농장인데, 물론 농장 운영을 하지 않지만, 우리 집 반려견 블랑키와 산책하는 즐거움이 아주 크답니다. 드디어 날씨도 선선해지고, 산책할 맛이 엄청나게 나거든요! 아침에 신선한 공기 들이마..

수천 년 동안 이어진 유럽 농촌 건석 예술, 우리도 합니다!

건석 예술?! 건식 돌담 건축 기술?! "piedra en seco"그게 뭘까요? 눈으로 보면 그냥 흔한 돌담이고, 한국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다고 생각되는 돌벽입니다(한국에도 있겠지만, 조금은 다른 듯하지만, 많은 한국인이 흔하게 봤다고 오해하는 건축 기술입니다). 어쩌면 특별할 것 하나도 없다고 생각되는 돌로 만든 담일 뿐인데 거창하게 예술이라고 하니... 좀 의아하기도 합니다.  여러분께 지금 소개할 이 건축법은 유럽 농가에서 수천 년 동안 이어져오던 흔한 건축법입니다. 계단식 돌담과 돌벽을 짓거나 돌로 만든 아치형태의 돌집도 지어 곳곳에 이어져 오고 있는데요, 이게 2018년 11월 29일 세계 인류 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구나, 합리적인 이유를 묻..

아침저녁 산책하기 좋은 요즘 지중해 연안의 9월 날씨

해발 1,200m 고산에 살다가 해발 140m 지중해 연안 도시 외곽으로 이사 온 지 일 년이 조금 넘어갑니다. 고산에서 아랫마을로 이사와 가장 좋은 점은 역시나 날씨입니다. 옛집은 고지대라 바람 세고, 강렬하다 못해 혹독한 목초지로 항상 추운 느낌이 들던 곳이었죠. 일 년에 두 달을 제외하고는 항상 난로를 피워야 하는, 추운 곳이었어요. 그런데 이 아랫마을은 아주 온화하고 따뜻해 움츠리지도 않고 가볍게 지낼 수 있는 곳입니다. 일 년에 딱 두 달 정도만 난로를 피워도 괜찮은 곳이에요. 그 정도로 따뜻해 무지 좋습니다. 하지만, 여름은 너무 덥고 건조해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었습니다.  7월과 8월은 고산 집에 가서 여름을 나도 아주 좋겠습니다. 하지만 올해 고산 마을은 아랫마을과 같이 물부족 사태로 꽤..

스페인 새 학년 새 학기, 아이의 정체성 찾기 중... '한국말로 말하기'

´이사 온 후 아이들은 새 학교에 만족하고 있을까?´ 처음엔 걱정을 많이 했어요. 작은 시골 마을의 다양한 나이대의 아이들과 한 반에 있던 우리 아이들이 같은 또래의 아이들과 잘 지낼 수 있을지... 학교도 크고, 다른 나라에서 온 다양한 다문화 아이들도 있고... 뭐든 스케일이 고산 마을과 비교할 수 없어서... 이 새로운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나고 아주 즐겁게 지내는 모습을 보니 크게 안심이 됐습니다. 심지어 쌍둥이는 지난번, 여름방학을 맞이하면서 새 친구들과 헤어지는 날에 눈물까지 보일 정도였습니다! 얼마나 재미있었으면 커서 대학생이 될 때까지 학교 친구들과 영원히 함께 다니고 싶다고 했을까요? 하지만, 이제 새 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친구들과 다른 반으로 갈..

스페인 우리 집에 내리는 비 ♡

며칠 전 블로그 글과 사진으로 스페인의 심각한 가뭄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죠? 너무 덥고 건조하고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아 정말 숨이 막힐 지경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늘이 제 마음(?)을 들어주셨는지, 어느 날 아침 비가 쭈욱~ 쭈욱~ 웅장한 소리를 내면서 내리기 시작했어요. 이사 온 후 비가 내리지 않아 올봄 자라야 할 나무에 열매가 하나도 맺지 않아 너무 우울했는데 말입니다. 혹시 계속 이렇게 건조하지는 않겠지? 이사 온 곳은 비가 전혀 내리지 않는 곳은 아니겠지? 의심하면서 말라 죽어가는 나무를 보는 건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우리 집에 지하수가 있기는 하지만, 무턱대고 나무에 물을 줄 수는 없었습니다. 게다가 5만 평이나 되는 농장에 물을 주기 위해선 농수허가서도 받아야 하니까요... 일단 우리는 농..

너무나 혹독한 스페인의 가뭄

여러분들은 한국 매체에서 유럽 가뭄, 특히 스페인의 가뭄에 대해 많은 소식을 들으셨을 거예요. 뭐 관심 없으신 분들은 그냥 먼 이웃의 어떤 일이라고 여겨지실 테고요. (한국도 가뭄이 심하다는 소식은 종종 듣기도 했습니다) 특히 카탈루냐 지역의 가뭄이 상당히 심각하지요. 지금 9월인데 8월까지만 해도 비가 내리지 않아 모두가 어려운 일상을 살아야 했지요.  2년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농부는 망연자실했고, 시민들은 하루 사용량을 제한받아 정부의 통제를 받기도 했죠. 가령, 1일 1인당 사용량이 200리터 이상을 넘기면 안 된다는 등... 그래서 사용량을 초과하면 벌금까지 내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지요. 수영장 물은 물론 받지 못하고, 식물에 물 대는 것도 금지하고.... 어떤 마을은 식수트럭을 주문해 공급해..

드디어 나에게도 부추꽃이 활짝 피어주었다!

오랫동안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매일 마음 한 구석에는 뭐든 써야 할 텐데... 걱정 아닌 걱정으로 블로그앓이(?)를 했지요. 제게는 블로그가 세상과 소통하기로 마음먹고 처음으로 사용한 플랫폼이라 여느 다른 플랫폼보다 애정이 많은 공간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짧고 굵고 빠른 이야기를 더 좋아하는 듯해요. 쇼츠와 릴스, 틱톡이 유행하면서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 그 속도에 빨려 들어가 느린 영상이나 글로 써진 이야기는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책도, 영화도, 드라마도... 다들 꾸준히 보지 못하고 빨리 빠르게 결과를 원합니다. 😅 저 같은 경우도 그랬습니다. 어느날...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글, 가끔 영상을 올리다... 의도치 않게 릴스를 스크롤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

검은 올리브 열매 절임, 스페인 시골 농가에서 직접 만들었어요

자, 지난번 올리브 열매에 대한 포스팅 하나 잘 읽어보셨나요? 아직 모르시는 분들은 다음의 링크를 통해 확인해 보세요. 아주 짧은 글입니다. 👇2023.12.12 - [뜸한 일기/자연] - 수확하지 않은 올리브 열매 올리브는 열매가 맺히면 녹색이고요, 좀 익으면 보라색에서 검은색으로 변합니다. 오늘은 이 올리브를 가지고 절임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지중해에서나 만날 수 있는 올리브인데 그래도 어떻게 절임 하시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올려봐요. 수많은 올리브 열매 염장 방법이 있는데 그중의 하나~! 각종 양념과 허브를 넣은 양념절임을 알려드립니다~   일단 올리브 열매는 아주 쓴 게 특징입니다. 특히 녹색 올리브는 덜 익어서 엄청나게 써요. 그래서 수확하면 여러 단계를 거쳐 쓴 맛을 제거한답니다...

스페인 어린이들이 신고 많이 했던 밥도둑, 캔고등어간장조림

스페인에 살면서 없는 재료로 우리 맛을 내려고 얼마나 노력했던지요?! 게다가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가려먹는 음식이 없도록 그렇게 노력했는데... 가려 먹지 않는 아이들은 보기 힘들었습니다. 한 마디로 음식 골고루 섭취하라고 노력 많이~~~ 했지만, 각자 태어난 선천적 취향 덕분인지 골고루 섭취하는 아이들은 좀처럼 보기 어려웠습니다. 우리 어른도 그랬듯이 아마 나이 들면, 입맛도 바뀌고 또 좋아하는 음식도 생겨날 터이니... 그리 큰 걱정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제 요리 역사 중에... 그래도 길이길이 남을 어린이 취향 저격한 음식 몇 가지가 있는데요, 오늘은 그중 하나인 캔고등어간장조림을 소개하겠습니다. 어린이들이 한 번 먹고 나면, 신고가 너무 많이 들어오는 요리입니다. 스페인 아이들이 우리 집에 놀..

낯설어 하고 수줍음 많던 아이의 청소년기(인종차별 대하는 아이의 자세)

지금 만 14세인 산드라는 한국 학교로 치자면 중2입니다. 스페인 학교에 다니며, 9월에 새 학년이 시작되는 이곳 학기제로는 지금 중3에 막 올라간 상태이지요. 산드라의 나이를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반응합니다. "오~~~ 그 유명한 중2병!!! 힘들지 않으세요?" 나는 한국에서 유행하는 이 신조어에 대해 잘 몰라 그 단어를 인터넷으로 찾아봤어요. 위키백과에 나오는 걸 보니 재미있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어요. 중2병(일본어: 中二病, 厨二病 추니뵤)은 사춘기를 비꼬는 인터넷 속어이다. 일본에서 개그의 소재나, 가벼운 표현으로 사용되며 1999년 이주인 히카루의 발언으로 인해 만들어졌다. 대한민국에서도 사용되기 시작하고 사춘기인 청소년들을 비하, 혐오하는 말로 사용된다. 사춘기는 주로 13~15세..

수확하지 않은 올리브 열매

올리브나무가 자라는 농장에 이사 온 첫해입니다. 농장을 운영하기 위해 이곳을 선택한 것은 아니고, 남편이 일하는 자연공원에서 우리 주머니 사정에 가장 알맞은 집을 찾다 이곳을 발견했습니다. 주머니 사정은 언제나 우리에게 제한적인 선택을 주는데요, 그 와중에 우리 취향과 어느 정도 맞아 들어가는 곳을 발견한 일은 정말 큰 행운이었습니다. 일단 다닥다닥 붙은 흔한 별장 스타일은 자연을 지천에 두고 살던 우리 가족 취향에 맞질 않았습니다. 게다가 별장은 가격이 천정부지라... ㅠㅠ 그래서 좀더 반경을 넓혀 남편 직장에서 30분 거리로 집을 알아봤지요. 그래서 선택한 곳이 바로 이곳! 살다 보니 올리브나무를 관찰하는 일이 참 흔해졌습니다. 아직 일상 루틴이 제대로 잡히지 않아 올리브 농사는 전혀 시작도 하지 않..

해발 1,200m에 모인 스페인 시댁, 13인의 가족 모임

자연 속에서 온 가족이 하는 캠핑은 언제나 특별합니다. 더군다나 자주 보지 못했던 대가족이 만나 함께 식사하고 등산 가고, 별도 보면서 며칠을 함께 보낸다면 그 유대감은 더욱 좋아지겠지요. 우리 가족이 이사 가고 난 후, 시댁 가족과 더 자주 모일 줄 알았는데, 그것도 참 쉽지 않았습니다. 각자의 삶이 있기에 가족 행사가 아니면 모일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우리의 가족 모임을 해발 1,200m에 위치한 이사 오기 전의 [참나무집] 옛집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지난달의 에피소드이기는 한데, 그때 만나 나눴던 추억과 풍경이 오래 남아 이 블로그에도 소개해 봅니다. [참나무집]에 모이기로 한 가족은 총 13명이었고, 포개자면 잘 수도 있는 대가족이입니다. 그러나 좀 편하게 지내자고 ..

스페인에서는 가구 어떻게 버려요? feat.에코파크

해발 1,200m에서 아랫동네 150m 지역에 이사 오고 난 후, 우리는 새집에서 부지런히 청소와 수리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고쳐야 할 것도 많고, 버려야 할 것도 많은 새집의 이야기를 여러분께 유튜브 영상으로 소개해드렸는데요, 많은 분께서 스페인의 쓰레기 처리 시스템에 대해 질문을 하시더라고요. 사실, 블로그에도 몇 년 전에 스페인 재활용 시스템 및 컨테이너 이야기를 했는데요, 이번에는 많은 가정에서 접할 수 있는 가구나 냉장고 등의 전자 제품 등을 어떻게 버리는지 궁금해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이런 걸 버리는 방법에 대해 포스팅해 보겠습니다. 일단, 스페인의 일반적인 재활용 시스템을 알려드릴게요. 한국과 비슷하면서도 다를 수 있지만, 대체로 체계적으로 발달해 있습니다. 재활용 컨테이너: 스페인의 ..

[스페인 올리브 농장] 이사한 새집에서 새 텃밭 만들기

스페인 해발 1,200m의 고산에 살다 남편 발령 때문에 지중해 연안 시골의 농장으로 이사 왔습니다. 이사할 때 여러 장소를 물색했는데, 마땅한 곳이 없었어요. 수영장과 근사한 정원, 집성촌처럼 붙은 별장은 많았지만, 우리가 원하는 자급자족 방식의 생활 터전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남편 직장과 좀 떨어진 곳에 친구 가족의 오래된 농장이 매물로 나왔어요! 20년 전에 별장으로 쓰던 친구네 농장이었는데, 땅도 있고, 집도 넓고... 우리 5인 가족이 살기에는 딱 좋은 장소였습니다. 그래서 더 생각하지 않고 바로 이 집이다, 싶었습니다. 남편은 30분 정도 걸리는 직장에 다니고, 아이들은 10분 거리의 학교에 가고...! 근처 대학교도 20분 거리에 있고... 차가 없으면 안 되지만, 차로 이동하기에는 아주 좋..

우리가 봄에 하는 여러가지 일들 - 꽃과 사람, 풍경

지난 포스팅에 이어 5월에 했던 일, 이야기하겠습니다. 해발 1,200m 스페인 평야에는 여전히 비가 내리지 않았고, 소나기성 1회 정도가 있었어요. 꽃은 바닥에 바짝 붙어서 더 성장하지 않고 자랐습니다. ㅠㅠ 그만큼 비가 내리지 않아 고생하고 있다는 소리이지요. 마치 벌써 건조하고 황량한 8월의 내륙 분위기였어요. 스페인 내륙의 8월은 다 말라 마치 황무지 혹은 사막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성장해야 하는 식물은 시기를 놓치지 않아요. 비록 작게 자라지만,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조금이라도 성장합니다. 좁쌀처럼 작은 꽃을 카메라에 담으니 좀 큰 꽃처럼 보입니다. 작고 예쁜데 아직까지 이름도 모르고 있어요. 그래서 구글 렌즈로 찾아보니 러브풍로초 (Herb robert)라고 하네요. 참... 세상 신..

2023년 4월 중순, 우리 집 풍경

글을 저장해 놓고 미처 올리지 못해 이렇게 늦게야 사진을 올립니다. 이제 5월 풍경 후다닥 사진 찍어 블로그에 올려야겠어요^^ 4월, 해발 1,200m 스페인에는 갑자기 기온이 상승해 아주 더웠던 걸로 기억합니다. 올해 3,4월에 이미 최고치 온도를 기록했으니... 정말 큰 이상기후 현상을 느낍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5월도 마찬가지이지만, 어쩐지 고산에서는 온도가 내려가는 기이한 현상이 또 생겼습니다. 어제오늘 아침 기온이 3도에서 6도였고, 최고 기온이 11에서 13도 사이입니다. ㅠㅠ 왜 갑자기 또 이렇게 추워졌는지...... 😳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야생배꽃이 예쁘게 피기 시작했던 4월... 하늘은 얼마나 푸르고 예쁜지... 정말 설렜던 날이었어요. 대신 4월에 비가 두 번, 그것도 소..

스페인 우리 집, 요즘 먹은 자연산 먹거리

스페인 지중해 연안에서 차로 한 시간 반만 들어가면 나오는 내륙형 지형에 살고 있는 우리 가족... 그래서 지중해와는 다른 기후와 환경으로 여러모로 스페인의 전형적인 어떤 느낌과는 거리가 좀 멀기도 합니다. 물론 이 내륙형 문화와 먹거리도 다~ 스페인에 포함되어 있는데 어쩐 일인지 사람들은 의아해합니다. 눈이 오면 왜 스페인에 눈이 오느냐고 물어보시는 분도 있고, 반팔만 입고 다닐 것 같은 스페인 봄 날씨에 왜 그곳은 두꺼운 옷만 입고 있느냐 물어보시는 분도 있습니다. 한국도 그렇듯이 스페인도 지방마다 계절, 기후, 먹거리 등이 무척이나 다르답니다. ☺️ 어쨌거나 요즘 우리가 사는 해발 1,200m의 평야에서도 조금씩 나물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시는... 이곳의 전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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