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즐거운 주말을 보내셨나요?
전 아시다시피 비와의 전쟁을 치르며 보냈습니다. 아니, 지금도 비는 그치지 않고 우리 집은 최소한의 전기로 다음 주까지 버티어야만 한답니다. 헉? 다음 주에도 일기예보를 보니 그치지 않고 비가 내리더군요. ㅠ,ㅠ 비가 많이 내려 좋긴 한데, 아이들과 아빠가 돌아가면서 아프니 큰일입니다. 여긴 지금 바이러스 동굴이 되었습니다. 지금 나흘 내내 비가 내리고, 나흘 내내 큰 아이 - 아빠 - 둘째 -셋째 순으로 감기에 걸려 골골 대고 있답니다. 기온이 무려 40도나 올라가니 정말 밤새 간호하느라 너무 지쳤습니다. 그래도 엄마는 강한지 우째 감기에 걸리지도 않는지, 역시 이 튼튼한 몸에 제가 놀라고 있답니다. 엄마는 위기에서 언제나 강하다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입니다.
오늘은 우리가 비와 바이러스 동굴 속에 갇히기 전 써놓은 '요거트 빵' 관련 글입니다.
제가 요즘 들어 베이킹 신이 강림했는지, 빵 종류의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답니다. 아침에는 팬 케이크도 척척 만들어 내, 아빠와 아이들을 놀래주고요, 가끔 간식으로 여러 종류의 빵을 만들어 또 신나게 해준답니다. 그러다, 카스테라 만들 욕심에 열심히 아이들과 달걀을 풀고 저어 아주 맛난 카스테라도 완성하게 된답니다. 사실 어릴 때 하도 제 친정 엄마가 카스테라 실패를 많이 하셔서 나도 한 번 만들어보자, 도전했던 것이지요. 그래서 레시피 책과 인터넷을 찾아보니 여러 가지 요리법이 있어 이것을 시도하게 되었답니다. 케이크 시트처럼 뽀송뽀송한 카스테라를 만들고 싶어 봤더니, 무슨 공립법으로 제누아즈 만들기, 별립법으로 제누아즈 만들기 등 너무 다양하여 놀랐답니다. 그런데 핵심은 달걀의 거품이 많이 일고 빠지지 않을 정도로 잘 돌려줘야한다는 것이었지요.
이왕, 도전하기로 한 것, 그래 해보자.
사실, 거품기가 없어 손으로 하기로 했지요.
달걀을 여러 개 깨 넣고 설탕 넣어 막 돌리는데 아휴휴휴 팔 아파, 이제 산드라가 돌려 봐, 에휴휴휴 팔 아파, 이제 누리가, 누리 끝나면 사라가 돌려! 이런 식으로 우리 네 모녀가 돌아가면서 달걀 거품을 만들게 되었답니다. 이 모습을 본 남편은 고개를 샬레샬레 흔들며,
"왜 그렇게 힘들게 해?" 놀리는 것입니다.
일단, 완성된 카스테라 사진을 보세요. 제 기쁨이 되었습니다. 친정 엄마가 한 것보다 훨씬 맛있는 이것에 제가 스스로 놀라 흐뭇해했지요.
짜잔! 이스트 없이 만든 카스테라!
베이킹 좋아하게 됐다고
요리 블로거로 전향하지는 않겠어요. ^^
그러면서 남편은 아주 맛있는 요거트 빵을 쉽게 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며, 자신의 요리 공책을 제 앞에 턱 하니 펼치는 겁니다.
"아이고, 달걀 거품 저을 시간 1/5 안에 만드는 빵이야. 왜 그렇게 힘들게 해? 힘들이지 않고도 하는 요리법이 있지. 버터 녹이지 않아도 되고, 어렵게 밀가루와 이스트 등 무게 재지 않아도 되는 너무 쉬운 방법이지."
뭐? 정말 그럴까요? 난 여태까지 책에 나온대로 곧이곧대로 무게까지 다 재가면서 그렇게 했는데, 이것보다 쉬운 방법이 있었다니 갑자기 화가 날 뻔했습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시간과 힘 들여 베이킹하는데, 사실 베이킹이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였어? 하면서 말이지요. 그런데 남편 요리법을 보니 정말 놀랍도록 쉬워 반하게 되었답니다.
▲ 준비 재료
여기서 특이한 것이, 요거트입니다.
시중에 판매하는 다양한 형태의 요거트면 다 된답니다.
딸기맛도 괜찮고, 파인애플도 괜찮고......
이런 요거트 한 통이면 된답니다.
아주 쉽게도
이 요거트 통이 기준이 되어 반죽을 하는 것이지요.
어떻게 말인가요?
바로 아래에 그림으로 설명을 했습니다.
(이 포스팅할지 생각도 못하다 사진 못 찍었어요, ㅡ.ㅡ)
너무 쉬워 화 날 정도.
밀가루와 이스트를 따로 분리해 섞어줄 필요도 없어요.
일단 요거트를 반죽그릇에 붓고, 그 요거트 통에 설탕을 넣어 또 그릇에 붓고,
(설탕은 기호에 따라 넣으세요. 전 한 통만 넣었어요.)
그 요거트 통에 밀가루 세 번 넣어 또 그릇에 붓고,
이제 달걀을 세 개 따로 분리하지 않고 바로 까넣고요,
요거트 통 1/4 되는 기름을 넣어주세요. 그리고 이스트 한 스푼!
이스트는 화학 이스트로 베이킹 파우더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릇에 다 넣은 재료를 그냥 거품기로 화악 돌려주면 끝!
예열한 오븐 160도에 20-25분 정도 구워주면 끝!
(물론 각 오븐에 따라 굽는 시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어요.)
정말 쉽죠?
너무 쉬워, 화날 뻔 했어요.
지금까지 아주 어렵게 빵을 만들어왔으니 말이죠.
그럼, 완성된 모습은?
바로 요것입니다.
왼쪽이 요거트 빵이고, 오른쪽은 바나나 브레드입니다.
요거트 빵 만들기가 쉬워 바나나 브레드도 같이 만들어봤습니다.
요거트 빵의 오븐 쿠킹 시간은 바나나 브레드보다 1/2 정도 밖에 들지 않았어요.
뽀송뽀송 촉촉한 이 빵, 아이들이 아주 좋아했어요.
반면 바나나 브레드는 너무 콤팩트해서 조금만 먹어도 배 부를 지경.
나름대로 다 장단점이 있었던 두 빵이었습니다.
아침 식사로 환영받는 빵이 되고 말았어요. ^^
아주 만들기 쉬운 요거트 빵, 한 번 만들어보실래요?
저는 이제 다시 바이러스 동굴로 들어갑니다.
답글이 없음을 양해해주세요.
지금 우리 집은 4월의 스페인 장마에 푹 젖어있습니다.
고산에서 안부 전하면서......
건강 유의하세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뜸한 일기 > 먹거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이킹 초보자가 알면 좋을 팁, 빵 만들기 두렵지 않아 (31) | 2015.04.04 |
---|---|
우리 모녀 향한 외국인 남편의 쌀 고문 (25) | 2015.03.24 |
드디어 빵 만들기 성공, 꼼수 쓰니 되네 (17) | 2015.03.10 |
요리신 강림한 남편의 날쌘 음식들 (17) | 2015.02.28 |
한식 아침 못 먹는 남편 위해 만든 음식, 결과에 멘붕~ (44) | 2015.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