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아이

스페인 초등생도 '짜장라면'을 좋아할까?

산들무지개 2016. 6. 3.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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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국 방문 중 초등학교 4학년 생이었던 우리 조카에게 재미있는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있잖아. 세계 어린이들에게 여러 나라의 아침 식사를 먹게 하는 테스트를 한 어떤 실험이 있었어. 세계 어린이들이 제일 좋아한 아침 식사는 소시지가 잘 나오는 폴란드식 아침식사였대. 그리고 제일 불편했던, 먹기 어려웠던 아침 식사는 한식이었다고 하더라."


그러자 조카는 이 사실을 무척이나 이해하기 어려운 얼굴로 묻습니다. 


"아니, 왜 한식이 제일 불편했지? 난 한식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아침 식사인데...... 난 빵보다, 소시지보다 밥으로 아침 먹는 게 제일 좋아."


이런 소릴했습니다. 역시, 솔직한 대답이었습니다. 자신이 평소 먹고, 즐기는 음식을 최상의 음식이라고 여겼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한국의 4학년 어린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해봤는데, 거의가 한식이 제일 맛있다고 대답을 했었죠. (물론 제가 아는 친구들 아이 선에서 말입니다.) 


역시나 어린이들의 의견은 확고합니다. 


오늘은 우리 아이들의 친구들을 초대한 날이었습니다. 뭘 할까? 생각하다 그냥 재미로 짜장 라면을 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도 한국식 스파게티가 먹고 싶다고 난리를 부렸거든요. 사실, 저는 나이가 들면서 라면과 같은 인스턴트에서 아주 멀어지고 있습니다. 별로 먹고 싶지 않은 식량이 되어버렸습니다. 재료가 좋으면 괜찮겠지만, 팜유가 쓰이고, 인공 조미료 등이 쓰여서 이제는 정말 피하고 싶은 음식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도 스페인 아이들에게 호기심 일게 하는 이 음식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자, 이제 아이들을 초대하여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은 단순한 음식을 좋아하기에 오늘만 이렇게 만들어봅니다. ^^* 후식으로 체리를, 짜장 라면 위에 달걀말이를 올렸습니다. 



젓가락도 옆에 두어 호기심 일게 하여 먹는 재미를 느끼게 했습니다. 

과연 스페인 아이들은 한 번도 먹어보지 않은 한국식 짜장라면을 좋아할까요? 



자, 시식에 들어갑니다. 



남자아이는 이미 입에 짜장을 묻히면서 먹고 있습니다. 



초등생 4학년인 나디아도 시식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조카가 생각나 나디아에게 이 짜장라면 맛이 어떻느냐고 물어봅니다. 


"아~~~ 미안한데 솔직히 말해볼까요?"

"응."

"모르겠어요. 맛이 이상해요."

"어떻게 이상한데?"

"너무 달아요. 이거 음식 맞죠? 그런데 왜 이렇게 달아요?"

"------"

"제가 이거 해먹자고 했는데 정말 미안하지만, 저는 이게 맛있는지 모르겠어요. 이 재료가 어디서 오는지도 모르겠고, 너무 이상해요."


아이는 정말 솔직하게 말합니다. '그래, 네 말이 맞아. 이 인스턴트 음식은 별로 좋지 않아. 내가 부족했네.' 아이가 한 말이 확 와닿았습니다. 스페인 아이들은 이런 인스턴트 라면 맛을 몰라 어색해 이런 말을 했을 수도 있으나, 조미된 인공의 맛이 아이에게는 참으로 곤욕이었나 봅니다. 


"그런데 이 달걀말이는 진짜 맛있어요~!!!"

"아, 다행이다. 달걀말이 더 줄까?"

"네~!" 



아직 유치원생인 아이샤도 같은 말을 하네요. 이상하다고. 

그런데 이 아이는 그래도 참 맛있게 먹었습니다. 자기가 제일 많이 먹었다고 자랑하는 아이. 



이렇게 하여 오늘은 짜장라면 실패했습니다. 얘들아~! 다음에는 한국을 맛볼 수 있는 진정한 요리를 하려무나. 사실, 이날은 갑자기 바쁜 일이 생겨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네요. 차 앞 유리가 깨져서 고치러 다녀오는 바람에 이렇게 후다닥 한 음식이 당연히 맛이 없었겠지요. ^^*


그래도 한국 라면업자들께서는 아이가 한 말, 주의깊게 생각해보세요. 너무 달다라는 말~! 인공 조미료보다는 천연을 위한 음식을 생각해내면 어떨까, 하는...... 



그럼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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