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시사, 정치

스페인이 변한다! 국민이 참여하는 정치를 향하여..

산들무지개 2014. 11. 1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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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좀 재미없는 정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최근 박근혜 정부의 대통령 행적에 관한 비밀주의 언급이 참 이상하게 제게 와 닿았습니다. 윤전추 행정 3급 공무원이나 1억 정도에 해당하는 헬스 기구나...... '국가안보'라 일컫는 이런 일들이 안보와 전혀 상관없는 듯도 하면서도, 대통령 건강(?)에 관련된 일이니, 안보라고 할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우리나라 대통령이 현 우루과이 대통령의 모습과 비교가 되었습니다. 


현재 79세의 우루과이 늙은 노()대통령, 호세 무히카(Jose Mujica)는 대통령 관저가 아닌 소박한 농가에서 살고 있습니다. 모두들, 왜 그런 곳에 사느냐? 의문을 갖자, 어느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열을 내면서 그럽니다. 


"나는 오히려 내 앞에 오토바이 몇십 대가 지나가고, 나를 경호하려 하고, 일상적이지 않은 특권을 누리는 것이 곤혹스럽다. 왜 농가에 사는 것이 나쁜가? 나는 대중(Paisano, 농민, 혹은 그 지역에 사는 현지인)과 똑같은 보통 사람일 뿐인데 말이다. 대중과 같다는 것이 잘못된 일인가? 내가 특권을 누릴 자격이 있는가? 대통령이라서? 나는 국민이 선택한, 국민을 시중드는 사람이다."



사진: www.huffingtonpost.kr

무히카 대통령이 현재 사는 집



늙은 나이에 화내면서 진심을 호소하는 그의 목소리에서 큰 전율을 느꼈답니다. 

그는 대통령 월급의 90%를 자선단체나 자원봉사단체에 기부하며, 겨우 130만 원 정도의 생활비로 작은 집에서 생활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그 큰 그릇이 다른 정치인들과 비교되면서 현재 우리가 사는 지구촌 정치인의 행태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물론, 그를 급진좌파라 일컫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급진 좌파든, 급진 우파든, 국민을 위한 정치인이 요즈음은 국민을 억누르는 새로운 카스트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스페인에서는 좌파(사회 노동당)든, 우파(국민당)든 국민은 화가 나 있습니다. 이제는 좌파와 우파가 사라지는 단계가 아닐까, 조심히 분석하는 이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좌파든, 우파든, 일단 정치에 입문한 사람은 마치 자신이 특별한 존재가 된 듯, 국민을 조정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금융위기로 국가 재정으로 살아난 은행에서는 고위 정치인과 손잡고 희한한 방법으로 돈을 다른 곳으로 빼돌리는가 하면, 이제는 마피아 수준까지 이른 현 우파 정치 그물망, 노동자 대변한다는 대변인들도 정치에 물들어 부정을 저지르는가 하면, 하루가 다르게 터지는 부정부패 소식...... 그야말로 이제는 이런 부패를 척결할 시대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국민의 분노는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포데모스, 유럽의회 의원들

(대표 파블로 이글레시아,Pablo Iglesia)

교수, 실업자, 초등학교 선생님, 전직 검사, 과학자 

보통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시민이 의회에 나갔습니다. 

사진: www.eldiario.es



그래서 최근 보통 서민이 정치 이상을 넘어서는 정당을 창당하게 되어 유럽 연합의 좌석을 확보하게 되지요?

바로 포데모스(PODEMOS,다함께 할 수 있다)정당 말입니다. 


이 정당은 이번 해 3월 11일에 창당되어 지난 5월, 불과 3개월 만에, 제8대 유럽의회선거에서 5좌석을 확보하며 파장을 불러왔습니다. 



관련 글

"침몰하는 스페인, 국민이 선택한 작은 움직임(http://blog.daum.net/mudoldol/585)"



정말 신기한 것은 정치인이 아닌 이 사람들이 정치인으로 등극하여 한 첫번째 행동입니다. 


"우리는 새로운 카스트의 상위가 아닙니다. 우리는 민중이며, 스페인 국민의 한 사람입니다. 우리는 노동자(trabajador)이며 보통의 이웃입니다." 


그러면서 정치인이 누리는 사치가 무엇이었는지 보여줍니다. 보통 유럽 의회 의원으로 가는 스페인 정치인은 벨기에 호텔에 방을 잡고 일을 하는데요, 호텔도 보안이 철저한 오성급 호텔이겠죠? 이 5인의 유럽 의원들은 이런 호텔을 사양했습니다. 그들은 먼저 자신의 월급을 보통 스페인 서민 수준으로 책정했고요(보통 유럽의회 의원 월급 8,000유로(1,200만원)으로 1,930유로(한국돈 289만원)로 책정, 자신이 머물 벨기에 체류기간에는 아파트를 빌려 사용했다네요. 아파트도 초호화급 아파트가 아니라, 도미토리형으로 침대를 두고 검소함을 보였답니다. 


"우리는 정치인이 아니라 민중입니다!"


이 소리가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켰는지, 최근 설문조사에 창당 9개월 만에 국가의 제3정당으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17세기의 권력자와 서민의 마찰이 지금 집중화되는 것 같다. 지금까지는 우익과 좌익이라는 명분으로 정치가 나뉘어져 국민을 통제했지만, 지금은 국민이 우익이든, 좌익이든 신경쓰지 않고, 국가 권력에 대응하여 힘을 키우고 있다. 진정한 민주주의의 권력을 국민이 지금 조절하는 그 순간이 아닌가 싶다."라고 까딸루니아(Catalunya) 대중 가수, 유이스 얔(Lluis llach, 프랑코 정권에 반하는 대중 운동을 한 가수)은 이 PODEMOS정당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이렇게 설명하였습니다. 


▲ 9개월 만에 스페인 정치적 힘으로 등극한 포데모스

2015년 대통령 선거에서 어떤 힘을 발휘할까요? 

하루하루 터지는 우익정당의 부패 뉴스로 

국민적 지지도가 더 올라가고 있는 포데모스!

위의 표: www.elmundo.com



최근 우리 집에도 스페인 통계청의 정치 현황 관련 무작위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스페인은 참 사람도 좋고, 살기 좋은 나라인데, 너무 부끄러운 것이 정치인이 부패한 것이다. 정치인이 다들 잘난 사람인 듯, 카스트의 상류 계급인 듯 행동하니 그런 부정부패가 끊이질 않는다."


스페인 남편은 통계청 전화 인터뷰를 마치면서 이런 말을 하더군요. 


"포데모스! PODEMOS!"


다음의 대통령 선거 때 누구를 지지할 겁니까? 라는 질문을 받고 주저없이 "포데모스!"라고 하는 모습을 보니 스페인이 확실히 변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혹시, 이것이 세계적 흐름은 아닌가, 만약 그렇다면 작은 희망이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남편의 마지막 말이 크게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라고......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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