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생활, 문화

스페인서는 당연하고, 한국에서는 안 되는 일들?

산들무지개 2016. 1. 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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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온 친구가 우리 가족과 두 달 머무면서 이곳 생활을 즐기다 드디어 한국으로 돌아간답니다. 스페인 생활을 계획하며 직접 와 경험하고 이제 몇 달 후에는 본인이 직접 부딪치면서 본격적인 스페인 생활을 시작할 것 같은데요, 이번에 친구를 배웅하면서 우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고산에서 내려와 기차역에 차를 주차하고 우리는 기차를 타고 발렌시아 가면서 그동안 지냈던 모습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답니다. 친구에게 나중에 혹시 이곳에서 살게 되면 기차 시간표를 알아두라고 카톡으로 메세지를 보내주었습니다. 


친구: 이제 이 시간표 보고 비스타베야 놀러 가면 되겠네? 

나: 응~ 그런데 주중 시간표와 주말 시간표가 달라.

친구: 그래? 주말에 기차가 증축하여 운행되나?

나: 뭔 소리야? 여기는 주말에 기차가 감소 운행이 되는데...... 주말에는 가족과 보내야지, 어딜 가려고 기차를 더 늘려? 

친구: 헉?! 한국과는 좀 반대되는 것 같은데? 


그러게요. 저는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산 지 어언 17년이 되어가고 있어 한국에 대한 일들을 어쩌면 많이 잊고 지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었습니다. 최근에 다녀왔다고는 하지만, 많이 달라진 모습을 실질적으로 유심히 보지 못해 친구와 이런 주제로 대화하게 되었습니다. 



남들도 쉬는데 나도 쉬어야지 VS 남들 놀 때 나는 돈을 벌어야지



일요일날 친구와 발렌시아 시내를 드라이브한 적이 있었습니다. 셔터 문이 다 내려지고, 대형 마트도 문을 닫고 그야말로 썰렁한 모습이 눈에 확 띄었습니다. 저는 스페인에서 당연히 보는 모습이라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요, 친구는 아주 놀라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스페인 경기가 나빠졌다니 문 닫은 가게들이 많네~!" 



저는 막 웃어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경제가 나빠져 문을 닫은 것이 아니라, 일요일이라 가게들이 문을 열지 않은 것이랍니다. 일요일에 누가 일해? 라는 눈총으로 친구를 봤더니 친구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한국서는 일요일이 제일 고객이 많아. 남들 놀 때 가게 문 열어놓으면 정말 돈 번다니까~!" 


그러게요. 스페인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한국에서는 당연한 일이 될 수가 있네요. 사실, 스페인 사람들은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일을 아주 당연한 일로 생각한답니다. 물론 스페인의 관광 대도시는 빼고 말이지요. 그래서 돈을 조금 벌더라도 쉴 때는 쉬는 일을 더 선호하지요. 어떻게 보면 경제도 나쁜데 사람들 참 게으르군, 하는 편견이 생길 수도 있답니다. 이 사람들은 경제가 나쁘다고 내 삶까지 나쁘게 할 필요가 없어~,라는 마음으로 여유를 갖습니다. 그 모습이 한국인에게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일 수도 있겠습니다. 



현재와 과거가 진짜 공존하는 스페인 VS 현재만 존재하는 한국



제가 블로그 생활을 하면서 당연히 스페인 관련 댓글들을 유심히 보게 되어, 한국의 댓글자들 편견이나 선입견 등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그 중 아직도 잊히지 않는 댓글들이 이것이었습니다. 


"스페인은 오랜 건물이 참 보기 좋아요."

어떤 분은 "스페인은 구진 건물들로 구질구질한 게 정말 싫어요."



앗~! 사람들 보는 관점은 이렇게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오랜 건물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오랜 건물을 구질구질하여 싫다고 하니 말입니다, 어쩌면 이 싫다는 분은 하나의 티끌도 없는 현대적 건물의 그 깨끗함을 더 선호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보는 관점에 따라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는 의견은 자신의 의견이니 제가 어떻게 할 바가 아니지만, 여기서 바로 한국과 다른 점이 보입니다. 


친구는 우리 가족과 함께 스페인 여행을 했습니다. 이런저런 건물을 봐도 현대 감각이 별로 보이지 않는 풍경이라 아주 놀랐답니다. 그런데 외부는 옛날인데 실내는 화려한 현대식이라 이런 소리를 했습니다. 


"스페인은 진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네~! 한국은 몇 년 지나면 건물을 헐고 새로 짓는데 말이야."



▲ 400년 된 집을 수리하여 호텔로 변신, 그래도 옛 흔적을 고대로 남겨놓은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기차로 이동하면서 본 공업지역 풍경에도 친구는 이런 말을 했답니다. 공업 지역이었는데, 어떤 공장은 사무실을 옛날 집 그대로 쓰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진짜 저 오랜 집을 헐지 않고 공장 사무실로 쓰는 모습이 신기하네. 한국 같았으면 그냥 헐고 사무실을 새로 지었을 텐데...... 가만 보니 스페인은 오래되었다고 일부러 헐지 않는 것 같아. 골격만 튼튼하면 쓸데없이 허물지 않고 바로 수리해서 쓰는 것 같아." 


유심히 관찰한 친구가 바로 맞혔습니다. 물론 한국에서도 오래된 건물을 수리하여 사용하기도 하지만, 건물 자체를 현대 일반인이 일상에서도 사용하는 모습이 흔하지 않다며 친구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아~ 그렇구나. 스페인에서는 당연한 일이 한국에서는 생소한 일이구나~ 싶었습니다. 




스페인 시골의 비포장길 VS 한국 시골의 집 앞까지 포장된 시골 길



우리 집 앞의 시골 길은 비포장길이랍니다. 친구는 스페인 정부에서 농가 지원을 해주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우리 가족이 사는 고산집에 전기도 없고, 수도도 없고...... 길도 비포장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친구의 생각은 한 면으로는 맞았습니다. 


제가 이곳에 집을 수리하면서 전기를 들여오려고 알아보니, 정부 차원에서 전기를 들여다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다 전력회사가 사립화되어 전혀 혜택이 돌아오지 않았답니다. ㅠ,ㅠ 만약 전기를 원하면 개인이 직접 돈을 내고 전신주를 세워야 했답니다. 헉? 그 가격이 어마어마하여 우리는 태양광 전지를 사용하기로 한 것입니다. 


"한국 시골집에서는 집 앞까지 포장도로 되어 있고, 전기며 수도며 이제 거의 다 들어온다고 봐도 될 거야."


그렇구나~ 지난번 우리 부모님 시골 집에 갔더니 정말이지 거짓말 안 하고 전에 없던 전기와 포장도로, 수도, 인터넷까지 들어와 있었으니 말입니다. 우와, 부러워~! 


그런데 한 면으로는 스페인 시골의 비포장길은 인간만을 위한 길이 아님을 여기서 말씀드릴게요. 



▲ 양과 산양, 염소, 소, 말, 당나귀 등이 지나가는 길



▲ 인간만을 위한 포장길이 아닌 동물이 더 자주 사용하는 비포장길


▲ 우리 집 앞 비포장길을 보수하고 난 후...... 고양이들도 길을 사용해보러 같이 산책 나왔어요. 



이곳에서는 목축이 발달하여 동물도 길을 같이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길도 비포장 도로로 하는 까미노 포레스탈(Camino forestal) 관념이 있답니다. 즉 산림길이라는 뜻이랍니다. 이 산림길에는 각종 동물들이 이동하니 비포장된 길들이 아주 많답니다. 그렇다고 이 비포장길을 방치한다는 뜻은 아니랍니다. 이 비포장길도 일정한 간격으로 흙으로, 자갈로 길을 관리한답니다. 오히려 인간보다 동물이 길을 더 자주 사용하는 까미노 포레스탈은 포장하면 안 된다는 어떤 배려가 아닐까도 싶었습니다. 


아하~! 그렇구나. 한국에서는 시골이라도 모든 혜택이 다 들어와야 한다는 생각이 많은데, 여기서는 좀 다르구나, 친구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여러분, 재미있으셨나요? 친구와 나눈 대화로 이렇게 나라별 다른 점을 한 번 알아봤네요.


오늘도 즐거운 날 되세요~!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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