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울게 한 아빠의 여름방학 선물
뜸한 일기/가족

여름방학이 되어 좋은 추억을 선물해주고 싶다던 산똘님은 몇 달 전부터 아이들에게 해줄 선물 마련에 고심했습니다. 방학이니 특별한 추억 생기면 좋겠다면서 말입니다. 그래서 선택한 선물은 으음~ 큰 아이는 운이 좋아 받을 수 있었지만, 작은 쌍둥이 아이들은 그만 운이 나빠 받질 못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선물을 받은 큰 아이는 선물 받은 날부터 울기를 반복합니다. 눈물이 그렁한 날도 있었고, 설레어 기분이 상승한 날도 있었으며, 걱정으로 잠을 한숨도 못 잔 날도 있었습니다. 아이는 선물을 받고도 처음이라 어쩔 줄 몰랐습니다. 



아이는 아빠의 선물 때문에 펑펑 울었습니다.

아빠는 무슨 심보로 아이를 울리면서까지 이런 선물을 했을까요? 



스페인 사람인 남편은 어릴 때 자신이 경험한 선물을 아이에게 해주고 싶었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제가 미국 영화에서만 봤던, 체험캠프였던 것이지요. 알고 보니, 스페인에서는 아주 대중화되어 있는 문화 중 하나랍니다. 아이들이 여름 방학을 맞으면 누구나 한번은 보내는 곳으로 특히, 자연에서 체험하면서 놀고 학습하는 자연 캠프라는 것이지요. 


산똘님의 캠프 경험은 만6세부터 시작되었다는군요. 숲속 캠프에 빠져 집에 돌아오기 싫었던 날들이 많았다는 그, 진정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방학의 추억이었다는데요, 안타깝게도 우리 쌍둥이 아이들은 캠프가 꽉 차서 들어갈 곳이 없었답니다. 몇 달 전부터 준비해도 이렇게 자리가 없으니 내년에는 일찍 신청하는 것으로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캠프를 보낸다는 말이 나온 날부터 아이는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혼자서 샤워를 잘할 수 있을까? 혼자 가서 심심하지 않을까? 아빠, 다른 아이들도 다 혼자 올까? 엄마, 깨워주지 않아도 혼자 일어날 수 있을까? 밤에 깨서 무서우면 어떡하지?" 등등. 


그런데 아이는 마을 친구와 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혼자 가서 직접 부딪쳐보고 싶어."


초등학교 2학년인 아이가 혼자 가겠다고 당차게 이야기하다가도 또 두려운 듯 이것저것 걱정하는 날들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아빠는 걱정을 덜어줍니다. 


"있잖아. 아빠는 너보다 어릴 때부터 캠프에 갔었어. 한번 가면 계속 가고 싶어지는 곳이야. 아빠는 열다섯 살까지 캠프에 참여했단다. 그리고 네가 가는 곳은 아빠가 갔던 캠프야~!"


아빠가 갔던 캠프라는 말에 아이는 안심이 되나 봅니다. 덕분에 산똘님은 자신의 사진첩을 뒤져서 아이에게 아빠의 캠프 추억을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그 캠프에 여전히 있는 맥 코이 아저씨 사진까지 복사해와 편지를 써서 아이 편으로 보내게 되었답니다. (와우~! 역시 스페인이다. 한 곳에서 오래 자신의 일을 하며 대를 이은 캠프 아이들을 보니......)



산똘님은 추억이 있다는 사진을 복사했더군요. 

15세 마지막 캠프의 모습이랍니다. 

큰 딸을 위해 아빠가 갔던 캠프를 신청하고 

그곳에서 일하는 맥 코이 아저씨께 편지도 썼습니다. 



'람보'라는 별명의 맥 코이 아저씨에게 

자신의 딸을 소개하면서 안부를 전하는 스페인 남편 


그리고 캠프 가는 날이 다가오면서 남편은 분주하게 아이가 챙겨가야 할 물건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딸바보 아빠 아니랄까 봐 이것저것 준비하는 것도 철저합니다. 



손수 챙기는 아이의 옷과 침낭, 배낭, 소지품 등 



가방에 넣으면서 설명해주는 모습 

쌍둥이 동생들: 언니~ 어딜 가려고? (슬픈 표정) 



아이에게 걱정하지 말라며 매일 설명해주는 아빠. 



그리고 드디어 떠나는 날, 아이는 가슴을 진정할 길이 없어 저렇게 종이접기만 수천 개를 했습니다. ^^; 

처음에는 기분 좋게 집합 장소에 갔는데 막상 버스에 오르는 순간에는 이렇게 펑펑 울기 시작했습니다. 

'잘할 수 있을까? 아무도 모르는 사람인데......' 이런 생각으로 울었겠죠. 

처음으로 생판 모르는 곳으로 부모 없이 가는 아이 마음이 얼마나 놀라겠어요? 


그리고 토닥이며 아이를 버스에 올려보냈는데, 아~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습니다. 


 


산드라가 울면서 버스에 타니 사라는 슬픈 표정으로 언니 어디 가냐고 묻습니다. 

누리는 언니를 달래기 위해 기쁜 표정으로 언니 잘 다녀 와 인사를 했습니다. 

우는 아이 보내니 확실히 마음이 아프긴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세상이 좋아져......

페이스북의 캠프 자원봉사자가 사진을 드디어 뙇~! 하고 올렸습니다. 



울면서 보낸 아이가 자꾸 마음에 걸리더니,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안심이 되었습니다. ^^*


그리고 그렇게 8일간의 캠프를 아이는 보내고 왔습니다. 


페이스북으로 아이의 발자취를 찾아가니 무척이나 안심되었는데요, 

더 안심되었던 것은......


맥 코이 아저씨가 보내온 사진 덕분이었습니다. 



이곳 캠프에서는 그룹으로 나누어, 같은 나잇대의 아이들이 협동 단결을 목적으로 하면서 

스스로 참여하는 놀이와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체험 캠프입니다. 


아이의 웃는 모습을 보니 참 좋았습니다. 



다 함께 모여 노래하고 등산도 하고, 야외 취침도 하고......

숲에서 줄타기 등의 체험 놀이도 하고...... 

별별 희한한 놀이를 하더라고요. ^^*



물론, 아이들끼리는 금방 친해져 영혼의 친구로 남기도 한다는군요. ^^*

스페인 현지 친구들 대부분이 이런 이야길 하더군요. 

캠프에서 만난 친구가 평생 친구가 된 경우도 있다고...... 


그리고 보내온 맥 코이 아저씨의 안부와 사진. 

↓↓↓↓↓



아이가 드디어 아빠가 쓴 편지와 사진을 전달했나 봅니다. 

맥 코이 아저씨도 많이 변했다고 하는 남편. 

눈가에 자글자글한 웃음을 지으면서 미소를 짓습니다. 

하지만 여전한 맥 코이 아저씨 덕분에 딸아이도 행복한 웃음을 짓는 모습이 좋다고 말이지요. 

29년이 흘러 다시 만나는 남편과 맥 코이 아저씨 그리고 우리 딸. 


저도 큰 감동을 했습니다. 

세대를 넘는 인연이 이어지는 이런 스페인 사람들의 잔잔한 정 때문에 말이지요. ^^


그리고 아이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좋은 추억과 좋은 친구와 좋은 캠프를 경험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아이는 돌아와서도 울었습니다. 


엄마, 아빠를 다시 보는 반가움에, 

친구들과 헤어진다는 안타까움에...... 

그렇게 저를 부둥켜안고 펑펑 울었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은 크는가 봅니다. 



캠프에서 돌아온 아이. 


여러분, 오늘도 보람 가득한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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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프라하밀루유 2017.08.06 04:47 신고 URL EDIT REPLY
정말 유럽사람들 보면 역사를 이어간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아빠가 갔던 캠프를 딸이 다시 가고,,, 맥코이 아저씨는 뵌적도 없지만 괜히 친근한 느낌이에요. 마음 따뜻해지는 드라마 같은 이야기 감사합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08.06 21:45 신고 URL EDIT
따뜻하게 읽어주신 프라하밀루유님께 오히려 고맙습니다. ^^* 사람 사이의 신뢰가 유럽인들이 참 돈독하죠.

오늘도 힘찬 하루요~! ^^
maison 2017.08.06 05:51 신고 URL EDIT REPLY
산드라가 소중한 경험을 하고 왔군요.ㅎㅎ
그나 저나 산드라의 얼굴에서 산들님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여서 깜놀했습니다.
분명 서양인의 모습인데도 산들님 얼굴과 정말 닮았네요. 유전자의 힘이란...ㅎㅎ
소중한 소식 잘봤습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08.06 21:46 신고 URL EDIT
맞아요. 얼핏보면 안 닮게 보이는데 대조해서 보면 저랑 정말 닮았더라고요. 대신 아이 얼굴이 갸름해서 산똘님을 더 닮은 듯도 해요. 저는 좀 울퉁불퉁한 턱 있는 얼굴이라...... ^^;
maison님 오늘도 즐거운 날요~~~!!!
박동수 2017.08.06 10:32 신고 URL EDIT REPLY
집 떠나서 8일은 짧지않은 기간이였을텐데
산드라가 틈만 나면 캠핑 얘기하는 모습이 상상된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08.06 21:47 신고 URL EDIT
그러게요. 산드라 캠프 앨범 만들었는데 계속 보면서 조잘조잘 이야길해주네요. ^^*
박동수님, 건강한 여름 보내세요. 화이팅!!!
artokki 2017.08.08 08:18 신고 URL EDIT REPLY
안녕하십니까?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아름다운 가족입니다.
어제부터 즉, 이번 주에 재방송하고 있습니다.
봤던 내용이지만 또 새롭게 보고 있습니다.
따님들이 예쁜 천사들입니다!!
부럽습니다.^^
지금의 행복 늘 간직하십시오!!!
세레나 2017.08.08 15:01 신고 URL EDIT REPLY
산드라와 산똘님이 포옹하는데 울컥하는 마음에 저도옛날 생각도 나고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짠하네요!!! 몇일씩 부모님과떨어져 스스로 뭔가 느끼고 경험해보는 캠프가 어떤면에서는 소중한 배움이 될거 같아요!!! 산드라가 지금처럼 잘 자라고 밝게 잘 자랐음 좋겠네요!!
로뎀나무 2017.08.09 08:16 신고 URL EDIT REPLY
인간극장 전에 방송 했을때도 한회도 안빠지고 봤는데
이번주 스폐셜 재방으로 다시 하는것까지 잘보고있습니다.
꼭 블로그 방문하고파서 찾아들어왔어요..
자연과 함께하는 삶이 너무나 아름답고 행복하게 보여
시청하는 내내 제가 입가에 미소를 띄고있네요~♡
아이들과 늘 건강하시고 종종 블로그에 방문하겠습니다~^^
아델 2017.08.09 08:28 신고 URL EDIT REPLY
작년에도 또 지금도 산들님을 방송을 통해( 인간극장) 만나고 있네요~ 요즘 '여름특선?' 으로 작년 걸 재방송 하고 있어요! 다시봐도 넘 흐뭇한 풍경입니다~^^
하느리 2017.08.09 08:35 신고 URL EDIT REPLY
안녕하세요 방금 인간극장 보고 블로그 이름 검색해서 찾으들어왔어요 ㅎㅎ 30년이라는 시간을 거쳐 아버지와 딸이 한분과의 인연을 공유하는것도, 따님이 성장하면서 울음의 의미가 바뀌는것도 눈물찡하게 하네요..ㅠㅠ😸😹
수평 2017.08.09 08:47 신고 URL EDIT REPLY
반갑습니다
지난해 방송 잘봤는데
이번주부터 스페셜방송으로
다시 보는데 정겹고 반갑습니다

산들님
아이들과 남편분하고 항상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복있는자 2017.08.09 10:29 신고 URL EDIT REPLY
참! 감동입니다.
우리 나라에도 이런 정과 감동이 있는 교육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허애란 2017.08.09 12:31 신고 URL EDIT REPLY
우와 너무 멋진 캠프 대 이어 가기,,,,
정말 짜릿한(?) 아빠마음을 전해 받은듯 미소지으면서 글 읽었어요~~~^^
2017.08.09 16:30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017.08.09 16:32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체사리아 2017.08.10 11:22 신고 URL EDIT REPLY
체험도 대를 이어 넘 좋은 교육인거 같아요
자연속에서 살아가는 모습
정말 보기 좋으네요
이쁜 딸들이 커가는 모습 쭉 보고싶네요~~
BlogIcon 조수경 2017.08.10 21:58 신고 URL EDIT REPLY
아빠의 추억 속에 산드라의 추억 퍼즐을 맞추고 그 안에 같은 인물의 아저씨까지 감동입니다^^
초딩시절 걸스카웃 활동으로 캠프 경험이 있었는데 주변 학교 서로 모르는 친구 선 후배 모두 함께 어색하고 불편한 마음은 잠시 어차피 서로 모르는 사이인건 매한가지 이상하게 금방 친해지면서 거리감은 사라지고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던 그때의 순간들이 떠오르네요~^^
산드라의 귀가하는 표정에서는 잔잔한 미소와
성취감 마저 느껴지니 역시 새로운 경험은
한 뼘 더 성숙한 사람으로 변화를 주는가 봐요
좋은 글 통해 잊고 있었던 추억의 시간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좋습니다 2017.08.11 08:48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 넘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름니다.
2017.08.11 09:11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서준 할매 2017.08.11 19:20 신고 URL EDIT REPLY
시드니에 사는 서준 할머니에요 인간 극장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어요 산들씨도 대단하지만 정말 생각이 깊은 남편의 모습을 보며 감동했어요
블로그가 궁금해 찾아 보니 여름 캠프에 대한 이야기가 있네요
지금 37살 33살 인 아들 딸이 초등학교 시절에 첫 번째 캠프에 가며 걱정하던 일도 생각이 났어요 엄마 아빠처럼 맑은 영혼을 가진 아름다운 세 딸 들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네요
2017.08.11 20:32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소나무 2017.08.27 20:37 신고 URL EDIT REPLY
ㅎㅎ 전 마냥 산들님 얘기에 포근해져요.
오늘 남편과 진짜 오랫만에 휴식을 취했어요.
일요일도 사무실나가서 연구만 하는 남편, 친정ㅇ엄마돌아가시고는 십년째 서울밖으로 나갈 수 없었던 ..피서, 휴가 이런단어는 딴나라사람들이야기..지금 애들키우기급급한 나날들 속에서 산들님 방송보고 느낀게 너무 많아요.
작년에도 인간극장보고 올해 재방도 보고서야 "우와~~저렇게 살아야지.."했어요.

오늘 하루종일 텔레비전보면서 코앞에 있는 백화점가서 포트메리온 접시랑 몇가지를 사서 예쁘게 상을 차렸어요.
호박이랑 버섯도 볶고 홍합넣은 미역국도 끊이고요..
참, 후라이팬도 냄비도 소모품이란걸 오늘 새삼 느꼈어요. 모래전 산 게 아까워서 새로 구입을 못했는데 짐꾼 남편이랑 가서 양손가득사오니 이 ㄸㅗ한 행복,,매일 맛있는거 해먹을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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