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벨기에 맥주 도서관(?) '쿨미네이터(Kulminator)'

산들무지개 2018. 12. 1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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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지난번 약속드린 것처럼 벨기에 여행담을 올리겠습니다. 


이번 여행은 뭐니 뭐니 해도 수제 맥주의 달인인 남편을 위해 함께한 여행이 되겠습니다. 여기서 오해하지 마세요~! 맥주를 좋아하는 것은 술에 취해 휘청거린다는 뜻과는 다르다는 것을요. 커피 매니아에게 좋은 커피는 그 향과 맛을 음미하는 것처럼, 맥주 매니아에게도 다양한 맥주의 세계를 발견하여 맛과 향을 음미하는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벨기에 맥주는 영국 맥주나 독일, 체코 등지의 맥주와는 아주 다른 특징이 있답니다. 여러분도 드셔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벨기에만큼 독특한 맥주는 없을 듯도 하답니다. 물론, 요즘 미국 맥주가 새로운 맛을 선보이면서 맥주 세계에서 우위를 점령하고 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벨기에 맥주는 설탕이 많이 들어가 도수가 높고 맛도 굉장히 다양하답니다. 또 어떤 맥주는 맥주 전용 이스트를 쓰지 않고, 창에서 떨어지는 자연산 잡균을 써서 제조하기 때문에 굉장히 독특한 맥주가 있답니다. 독일에서는 상상도 못 할 맥주 제조법이지요. 독일에서는 순수 맥주 제조 기술이라는 것을 발표했지만요, 그것은 순전히 독일인의 방법이고, 벨기에에서는 방법에 제한을 두지 않아 아주 다양한 맥주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독일은 라거류의 저온 발효하는 맥주류밖에 없나?)


오늘은 제가 맥주 도서관이라고 칭하는 펍(pub)에 간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이곳은 쿨미네이터(Kulminator)! 영어로는 culminator가 되겠지요? 스페인어로는 culminador가 되겠고...... culminate는 정점에 달하다, 최고봉에 달하다, 극점에 달하다, 완결시키다 등의 뜻을 담고 있는데요, 이 '완결자'라는 뜻의 펍에 간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왜 이 특별한 펍이 최고봉에 달하는지 여러분께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쿨미네이터 펍은 어디에? 

브뤼셀에서 기차를 타고 안트베르펜에 가서 약 30분 걸어 도착했습니다. 


안트베르펜(Antwerpen)은 정말이지...... 프랑드르어(네덜란드어와 비슷, 위키페디아에는 네덜란드어라고 표기되어 있더군요)로 이렇게 말하고요, 프랑스어로는 앙베르(Anvers)라고 해서 한참 고생했습니다. 현지인은 프랑스어보다 프랑드르어를 더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앙베르라고 하면 잘 못 알아듣더라고요. (게다가 스페인어로 암베레스라고 해서 더 고생 ^^;) 


안트베르펜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플랜다스의 개"의 배경이 되는 곳이기도 했죠. 이 만화 보고 엄청나게 울었던 기억이...... ㅜ,ㅜ


쿨미네이터에 찾아간 시각은 저녁이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주인 노부부가 다정하게 펍을 지키고 있었고요, 분위기는 완전 해리포터의 어느 펍 같았습니다. 마치, 현실 세계에서 마법 세계로 들어가는 곳 같았지요. 


 


일단 자리 잡고 앉으니...... 쿨미네이터 맥주 메뉴 책이 나옵니다. ㅠㅠ

세상에!!! 맥주 종류가 이렇게 다양하냐 말이에요. 


이곳은 간단하게 마시고, 간단하게 끝내는 맥주가 있는 곳이 아니라 Gran reserva가 있는 보관용 맥주를 판매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니 제가 맥주 도서관이라고 하는 게 맞는 말이지요. 

세상에! 가격도 몇백 유로에서 몇십 유로까지...... 


세상 숙성 맥주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펍이 되겠습니다! 



맥주도 오랫동안 숙성 시켜요? 하고 물으실 분이 계신데요, 

네! 맥주도 굉장히 오랫동안 숙성하여 즐길 수 있는 것이 많습니다. 

우리가 아는 비터나 라거, 에일만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벨기에 맥주의 장점이 바로 이게 되겠습니다. 

세상 다양한 맥주가 벨기에에 있다는 것!




쿨미네이터 내부 풍경 

앞 테이블에 다정한 가족 4명(엄마와 아빠, 아들 녀석 두 명)이 맥주를 시켜 오랫동안 대화하면서 즐기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쿨미네이터의 맥주 보관소. 

맥주 도서관입니다. 



오랜 기간 숙성 가능한 맥주가 이곳에 다 진열되어 있지요. 



유리로 칸막이를 한 맥주 보관실 내부 실내 온도는 6.4도로 보관 환경을 위해 항상 이렇게 유지한다고 합니다. 




선풍기도 있죠? 

노부부의 노력으로 맥주 애호가들은 굉장한 맥주를 맛볼 수 있답니다. 



남편과 제가 주문한 맥주를 지금 찾고 계신 주인장님. 



남편은 열심히 맥주 목록을 보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주인장께서 직접 맥주병을 찾아 따라주시는 센스까지! 




제가 마신 트라피스트(trappestes) 맥주 쉬마이(chimay)입니다. 

벨기에에는 수도원에서 만드는 맥주가 다양한데요, 대표적인 트라피스트 맥주가 요 쉬마이입니다. 

저 날 제가 이걸 택한 이유가 이 펍에서 제일 도수가 낫다고 하여...... 무려 9%

헉?! 무서워라...... 그도 그럴 것이 이곳은 숙성하기에 좋은 맥주만 취급하기에...... 



남편이 주문한 페네포트(pennepot)맥주. 

2008년에 제조 숙성한 맥주랍니다. 

무려 10년을 숙성한 맥주라니!!!

도수 10%

참나무-오크 맥주 발효조에서 발효했다네요. 



이거 주문하고 흐뭇해하는 남편 



물론, 이 맥주 다 마시는 데에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한 잔 이상을 마시기에는 도수가 높아 우리는 차마 더 주문할 수 없었고요. 

시간과 돈이 된다면 다양한 맥주를 주문하여 마셔보고 싶다는......

일단 맛보기로 방문했지만, 다음에 벨기에 올 기회가 된다면 더 다양한 맥주를 시음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실내 분위기 



옛날 물건으로 가득한 펍 분위기가......

약간 혼란스럽기는 했지만, 

영화 속 장면처럼 그 현장에 와 있다는 느낌이 싫지만은 않았답니다. 



노부부께서 지키는 펍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맥주 도서관에서 가장 오래된 맥주를 찾는 즐거움도 대단했고요. 



다음에 여러분도 벨기에에 가실 기회가 있으시면 플란다스의 개 배경이 된 안트베르펜에 들려 

구경도 하시고, 이런 맥주 도서관도 방문하시면 아주 즐거울 것 같은데요? 

(물론, 이 포스팅은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을 적은 것임을 아셔야 합니다.)




쿨미네이터 외부 모습입니다. 


늦은 시각이라 우리 부부는 브뤼셀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서둘러 나왔습니다. 

그 와중에 배가 고파서 카르푸르(Carrefour)에 들려 도시락 하나를 샀고요. 



야~~~ 이건 뭐, 유럽 어딜 가나 있는 도시락 스시! 



안트베르펜 기차역으로 향했습니다. 

발렌시아 기차역처럼 예뻤던 기차역인데 글쎄 규모가 어마어마~!!! 

벨기에에서 기차 여행 하는 재미도 톡톡히 느꼈던 여행이었습니다. 


그럼,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남의 여행담이지만, 재미있었으면 응원의 공감과 댓글도 부탁합니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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