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하는 나를 혼낸 시어머니, 왜?
뜸한 일기/가족

아! 제목만 보면 무슨 큰 잘못을 한 것 같죠? 

다시 정리하여 소제목을 만들자면요, 바로 이렇게 됩니다. 

"샤워하고 나온 나에게 조언하는 시어머니"이라고 말입니다. '혼나다'와 '조언하다'가 다른 의미이지만, 조언하는 이의 말을 듣고 혼난 느낌을 받는 것은, 어쩌면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소제목을 달았답니다. 또한, '혼나다'의 의미 중에는 '매우 놀라거나 힘들거나 시련을 당하거나 하여서 정신이 빠질 지경에 이르다'란 의미가 있어 이런 말씀을 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정말 놀란 일화 중의 하나였거든요. 


그럼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할까요? 


다름이 아니라, 몇 년 전 시부모님댁에서 출산 후 몸조리할 때의 상황입니다. 한 달간 며느리 뒷바라지, 쌍둥이 아기들 뒷바라지해주시느라 참 고생을 하셨는데요, 그 와중에 있었던 에피소드가 글쎄......


제가 샤워하는 중에 나타난답니다. 



한참 샤워를 열심히 하다 나오니, 시어머님께서 약간 흥분된 모습으로 제게 "왜? 화장실 문을 거느냐?"고 말씀을 하셨답니다. 


"아니, 화장실에서 볼일 보면서 문을 거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요? 어머니?"

하고 여쭤봤죠. 어머니께서는 흥분을 잘 안 하시는데, 그날은 깜짝 놀라시면서 큰 소리로 그러십니다. 그런 모습을 뵌 적이 없어 더 놀랐답니다. 

"아니! 같은 식구끼리 왜 화장실 문을 꼭꼭 잠그고 샤워 하냔 말이야?"


아이고! 왜 잠그지 말아야 하는지 정말 영문을 모르던 저는 평소 습관대로 한 것뿐이 없었는데 말이지요. 

"어머니! 같은 식구라도 개인적 사생활이 있는 것이고, 개인적 사생활의 가장 깊숙한 연관이 있는 곳은 화장실이 아닐까요? 화장실에서 문 걸고 볼일 보거나 샤워하는 게 어디 나쁜가요?"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앞으로 문은 걸지 마라."


"아니, 문을 안 걸면, 불쑥불쑥 문을 열 텐테......"


"아이고, 너도 참! 누가 문을 불쑥 불쑥 연다고......! 사실은 문을 걸고 있다 사고라도 나면 어떻게 할 거야? 특히 화장실 같은 경우는 사고 일어나기에 딱 좋은 장소잖아? 샤워하다 미끄러져 움직일 수도 없으면 어떻게 할 거야? 문 따고 들어갔다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생기면 어떡하라고? 화장실에 응급약이 있는데, 누가 다치기라도 하면 바로 들어와야 하는데 샤워한다고 걸어 잠그면 문 여는 것이 번거롭고, 또 급히 움직이다 사고도 날 수 있고......!"


역시, 어머님이십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시는 이 철저함요. 그런 면으로 산똘님은 어머님 판박이입니다. ^^

 

그러다 최근에 아이들이 손을 놀리면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어머님은 잠금장치를 다 없애버리고 말았답니다. 우리 쌍둥이들이 글쎄, 화장실 문을 걸어 잠그고, 열지 못해 패닉 상태에서 울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죠. 아이들이 이렇게 문을 어쩌다 잠그고 열 수가 없어 난리가 났던 것이죠. 


화살표 표시가 화장실입니다. 

화장실 문이 열려 있다면? 


그런데 "개인 사생활 존중하여 화장실에서 편히 문을 걸고 볼일을 보면 참 좋을텐데......." 라는 말이 나오지만, 우리 시댁에서는 은연 중에 모든 식구가 무언의 어떤 법칙을 만들어놓았답니다. 화장실 문이 열려 있으면 아무도 없다는 의미이고, 화장실 문이 닫혀있으면 누군가가 사용한다는 의미......^^ 안전을 위한 나름대로의 대책이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답니다. 정말 한 번 습관이 들이니 저도 아주 좋아졌습니다. 아니면, 아줌마가 되어 이런 부끄러움이 조금은 사라졌지 않았나 싶네요. ^^)


여러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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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sunnyclient 2015.01.21 11:53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 일상의 글들은 참으로 묘한 마력과 매력이 있습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01.22 03:28 신고 URL EDIT
써니클라언트님이 이렇게 잘 봐주시니 그렇지요. 감사합니다.
BlogIcon SPONCH 2015.01.21 13:06 신고 URL EDIT REPLY
잠금장치... 무조건 들이닥치는 꼬맹이 때매 저희 집에서는 필수예요. 하지만 정말 비상시를 위해 화장실 욕실 문 따는 동전 (?!)은 늘 창틀에...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은 화장실 욕실 뿐이랍니다. ㅋㅋ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01.22 03:29 신고 URL EDIT
아이고! Sponch님.... 정말 엄마의 고충이 느껴지는 댓글입니다. ^^
혼자 유일하게 있을 수 있는 장소~!
그러게요. 가끔 엄마도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다는 것! 화이팅입니다!
BlogIcon 비단강 2015.01.21 18:01 신고 URL EDIT REPLY
참 재미있네요.
우리집도 잠그지 않는답니다.
그 이유는 아이가 어렸을때 엄마가 긴급히 도움을 줄 경우를
대비하여 아이에게 잠그지 않게 가르쳤답니다.
그리고 가족끼리 뭐 숨길게 있나 해서 저도 반대는 하지 않았죠.
그런데 아이가 학교에서도 그러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학교에서는 꼭 잠근다네요.ㅎㅎ

산들이님 댁의 방법, 맞아요. 정말 현명한 선택입니다.
제가 과음한 뒤 화장실에서 무슨 소리가 나면 제 아내가 황급히 들어온 적이 있었는데
정말로 사고가 났을 때 잠겨있으면 참 큰일이지요.

................................

저도 그냥 사람인가 봅니다.
한동안 회사일이 바쁘기도 했지만 모자란 개인능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기는 바람
에 맘이 편치 않았었습니다.

산들이님 글도 차분히 맘으로 읽지를 못해서 댓글도 못 달고 안타까운 며칠이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 지나고 보면 그렇게 또 살아가게 되는 것이 또한 사람인가 봅니다.
내려 놓을 것은 내려 놓고 사는 지혜를 빨리 배워야 할텐데...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01.22 03:31 신고 URL EDIT
비단강님, 요즘 무슨 일이 있으셨나 생각해봤답니다.
그러게요. 마음은 가끔 필요 이상으로 필요 없는 것에 집착할 경우가 있더라고요. 마음은 뒤늦게야 그것을 알아차리고 훌훌 털어내는 경우도 있고요. 인연이 아니라고 훌훌 털어낼 수 있는 적절한 순간을 알아내기는 참으로 어렵지요. 그렇게 우리는 흔들리면서 크나 봐요.
어른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크면서 배우는 인간입니다. 그렇죠?
비단강님! 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바라고요, 언제나 아자! 한 번 외치고 걸어가세요. 큰 힘이 된답니다. 아자!!! 두 주먹 쥐고, 아자! 다시 한 번 아자!
luna | 2015.01.22 09:08 신고 URL EDIT
왠지 그 안타까운 마음이 전해져와 알듯도 하네요.
비단강님! 무한 긍정의 응원을 보내니 힘내셔요.
아자! 아자! 화이팅 !!!
BlogIcon 비단강 | 2015.01.22 18:49 신고 URL EDIT
씩씩하고~ 상냥한~ 두 분의 기를 받아서
이젠 괜찮습니다. ㅎㅎㅎ
고맙습니다.
BlogIcon Lesley 2015.01.22 00:37 신고 URL EDIT REPLY
저희집도 그냥 화장실문만 닫지, 굳이 잠금장치 걸지는 않아요.
그런데 식구들끼리는 상관없지만, 손님들이 방문하셨을 때는 잠그게 되더군요.
식구들이야 모두 전원버튼 눌러졌는지 확인하고(즉, 화장실 전등 켜졌는지 꺼졌는지로 안에 사람 있는지 확인하고) 문을 여는 습관이 있어서 괜찮지만...
그런 습관이 없는 손님이 무심코 문을 열어버린다면, 정말 영혼이 달나라로 날아가는 상황이 벌어지겠죠... ㅎㅎㅎㅎ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5.01.22 03:32 신고 URL EDIT
하하하! Lesley님, 사실 저도 그렇답니다.
손님이 오시면 화장실 문을 꼬옥 잠궈요. 아이, 부끄러운 일 행여 당할까봐 꼬옥 잠급니다. 하하하!
오늘도 즐거운 일 가득한 하루 되세요.
BlogIcon 밍기뉴 2015.01.22 03:47 신고 URL EDIT REPLY
오오^^ 현명한 시어머님!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여기까지 전해져요. 나도 이런 시어머니 있었으면 좋겠어요 ㅎㅎ 산들님네 가족 이야기는 온돌같은 느낌이에요. 자꾸 마음 지지러(?^^) 들리게 되요.
응원하고 있어요^___^
BlogIcon 나르사스 2015.01.22 10:10 신고 URL EDIT REPLY
이야 정말 현명하신 분이시네요. 멀리 내다보시는 시어머님이십니다!!
백전노장 2015.01.22 10:26 신고 URL EDIT REPLY
크~~~~~~요즘 화장실문손잡이 안에서 잠기면 밖에서 동전으로 돌리면 열게 되있으니 손잡이를 교체하고 다들 문닫고 볼일봅시다요!!!!
해피위시 2015.01.22 10:34 신고 URL EDIT REPLY
정말 생활의 지혜가 느껴지는 어머님이십니다 ^ㅇ^
저도 애기낳고는 그냥 단순히 귀찮아서 (ㅋㅋ;;) 안잠금니다만...이제 아이들이나 남편에게도
그렇게 말해야 겠어요 ㅋㅋㅋ;;;
BlogIcon 무색무취 2015.01.22 11:45 신고 URL EDIT REPLY
화장실 문 잠그는게 저렇게 큰 의미가 있는줄 몰랐네요.
듣고보니 참 그렇기도 합니다.
여튼 울집도 그런 규칙이 있어요.
화장실 환기도 시킬겸 안쓸땐 열어 놓고 쓸때만 닫죠.
더럽다고 화장실문을 늘 닫아놓는 사람도 있는데 자주 청소하고 안락한 분위기 만들면 화장실이라고 더러운 곳이라는 생각은 안들더라고요.
현명... 2015.01.22 12:48 신고 URL EDIT REPLY
네,, 미국에선 화장실 문을 열어 두는게 예의에요... 화장실 문이 닫혀 있으면 누군가가 안에 있다는 싸인이 문화 자체에 배어 있죠... 그렇다고 잠금 장치가 없는건 아니지만.... 미국에선 화장실을 안쓸땐 항상 열어 두는게 문화죠...
혀니주니맘 2015.01.22 13:15 신고 URL EDIT REPLY
저는 둘째 애기때 문손잡이가 고장난걸 모르고 애기가 요리조리 돌리다가 잠겨버리는 바람에 완전 놀란적있어요 그 이후로 멀쩡한 문이라해도 절대 잠그지 않아요... 저희도 문이 살짝열려있으면 누가 없는거고 닫혀있으면 볼일보는중으로 쓰이지요~
BlogIcon 엄홍길 2015.01.22 18:16 신고 URL EDIT REPLY
벌써 목요일이네요 ^^ 한주가 굉장히 빨리가는거 같아요 내일은 불금!!! 조금만 더 힘내요 빠샤!
BlogIcon 155km 2015.01.22 18:36 신고 URL EDIT REPLY
하시는일에 성과가 있고 늘 기분 좋은 하루가 되시길 바래용~ ㅎ
BlogIcon 하얀잉크 2015.01.22 19:22 신고 URL EDIT REPLY
ㅎㅎ 듣고보니 일리가 있네요. 그래서일까요?
전에 안달루시아 지방에 갔는데 화장실마다 잠금장치가 없어서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
BlogIcon rp 2015.01.23 00:44 신고 URL EDIT REPLY
화장실문을 열어두는건 좋지않습니다
집안에 기운이 나빠질수있음
노크하는 습관을 들이면되겠네요
BlogIcon 프라우지니 2015.01.23 03:07 신고 URL EDIT REPLY
집에 사시는 분들이 연세가 높아지실수록 화장실에서 사고를 당하는 확률이 높아질테니, 산들님 시어머니께서 말씀하시는 말씀이 일리가 있습니다. 저희 시부모님은 아직 젊으셔서 인지 화잘실에 열쇠가 꽃혀있습니다. 시댁 열쇠는 안으로 열쇠를 담구면 밖에서는 열쇠가 있어도 열지못하는데(열쇠구멍에 이미 열쇠가 꽃혀있으니) 안에서 혹시 사고라도 당하시면 문짝을 떼어내야 하네요. 상상만 해도 일이 커지는거 같습니다.^^;
sam 2015.01.23 23:47 신고 URL EDIT REPLY
역시 어른들의 나이가지닌 지혜 젊은이들보다 나을때가 많지요.
시어머니 충고 백번 공감합니다
BlogIcon 찬우유2014 2015.01.24 00:26 신고 URL EDIT REPLY
오 일리가 있네요.
2015.01.24 23:18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2015.01.24 23:20 URL EDIT
비밀댓글입니다
수진 2018.03.26 11:53 신고 URL EDIT REPLY
저 어렸을때 집에 혼자있다가 화장실 문 고장나서 갇힌적있는데... 다행히 무선 전화기 들고 들어가서 전화해서 밖에서 현관문 화장실 문 따고 들어와 구해줬었죠. 공감 팍팍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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