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반려견 데리고 놀러 온 스페인 친구, 짐이 한 보따리
뜸한 일기/이웃

지난 주말에 제가 일하는 관계로 아이들 아빠가 애들을 데리고 시댁에 간 사이 친구가 놀러 왔습니다. 오랜만에 친구와 단둘이 2박 3일 같이 보내는 시간이 참 좋더군요. 그러다 아이들이 온 후에 이 친구는 하루 더 머물러 결국은 3박 4일을 우리 가족과 보냈답니다. 


여러분이 이미 아실까 모르겠는데, 스페인에서는 친구 집에 초대받았을 때 가지고 가는 것들이 있답니다. 뭐, 빈손으로 가도 되지만 스페인 사람들은 어쩐지 이것을 민폐로 아는지 항상 무엇인가를 바리바리 싸들고 온답니다. 



2015/05/10 - [스페인 이야기/생활, 문화] - 스페인 친구집에 갈 때 가져가는 식량


2015/05/01 - [스페인 이야기/생활, 문화] - 스페인 휴일 점심 초대를 받았다면 각오해야 할 것들


2014/12/10 - [스페인 이야기/생활, 문화] - 자신이 먹을 음식을 챙겨오는 스페인 손님


2014/11/20 - [스페인 이야기/생활, 문화] - 스페인에서는 시댁 갈 때에도 '이것'을 챙겨요.


2014/10/28 - [스페인 이야기/생활, 문화] - 스페인 친구 집에 가기 전, 꼭 챙겨야 하는 것들


 

위의 글들은 이런 손님 문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여도 꼭 남의 집에 갈 때는 뭐가 필요한지 물어보고 가는 것이 예의랍니다. 혹시, 그 집에 이불이 부족하거나, 침대 시트가 부족할 경우에 대비하기도 하고, 혹시 그 집에서 민폐 끼치지나 않을까 음식을 잔뜩 싸들고 가거나 하는 일들 말입니다. 


이번에 친구가 놀러 오겠다고 했을 때 마음대로 있다가 가라고, 아무것도 필요 없다고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집에서 떨어진 마을에 살기 때문에 부담 없이 있다가 가라는 의미에서 말이지요. 그런데 역시나 친구는 제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무엇인가를 잔뜩 싸들고 왔습니다. 심지어 반려견까지 데리고 왔습니다. 


스페인에서 반려견을 함부로 친구 집에 데려갈 수 있느냐구요? 그것은 아니고요, 오기 전에 양해를 구합니다. 혹시, 반려견을 데리고 가도 될까, 하면서 말입니다. 여기가 마을도 아니고 농가이기 때문에 반려견들이 오면 아주 신나게 뛰어다니고 즐기기에 흔쾌히 그러라고 했습니다. 


한국 같았다면 참 어려운 일인데 말입니다. 


스페인도 다른 유럽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엄청나게 반려동물을 사랑합니다. 그래서 반려동물을 데리고 친구 집에 갈 수 있는 여유가 한국보다는 어쩌면 더 많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좌식 방바닥 문화가 아니라 그런 것도 가능한 것 같습니다. 



친구가 역시나 가지고 온 것은 자신의 이불과 베개, 그리고 먹거리였습니다. 우리 둘밖에 없는데도, 이런 것을 다 준비해오니 좀 희한했답니다. 같이 이불 덮고 자는 문화가 없는 것 같아 말이지요. 같이 옆에 누워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좀 길게 밤을 지새우면 좋을 것 같은데, 역시나 스페인은 밤에는 그냥 잠만 잡니다. 수다를 더 떨고 싶으면 소파에 앉아서 이야기하거나 식탁에 앉아 긴 이야기를 하지요. 


그래서, 그날 밤 우리는 식탁에 앉아 긴 이야기를 했답니다. 그녀의 전직 경찰관 시절의 영화 같은 이야기로 말입니다. 그 이야기 중 한 부분은 다음의 링크를 클릭하세요. (위의 사진은 친구 허락받고 올린 것입니다.)


https://story.kakao.com/ch/spainmusaa/FEbBCls6830




친구와 같이 온 반려견 알라스입니다. 

'날개'라는 뜻입니다. 덩치가 저보다 큽니다. 그런데 부드러운 버터보다 더 부드러운 녀석이랍니다. 아이들이 집에 왔을 때 엄청나게 환호한 녀석이랍니다. 


친구가 반려견을 집에 데려오면서 가져온 것들도 참 대단했습니다. 당연히 녀석의 그릇이랑 먹이를 가져왔지요. 재미있는 것은 녀석이 지낼 침대까지 가져왔다는 것입니다. 밖에서 재우면 되잖아~?! 할 수 없는 환경에 사는 스페인 반려견들은 역시나 집안에서 편안한 침대에서 지냅니다. 



알라스는 자기 침대에서 자지 않고 저렇게 바닥에서 눕습니다. 우리 집 난로의 화력이 너무 뛰어나 더워 침대에서 잘 수 없지요. ^^ 나중에 돌아갈 때 한 짐을 차에 집어넣는 모습을 보니, 우와, 정말 번거롭지만, 여유가 있구나 싶었답니다. 반려견의 물건을 챙길 수밖에 없지요. 심지어 반려견 향수까지 챙겨왔더라고요. 



남의 집에서 개냄새 풍기면 민폐라고 생각했는지...... 



반려견을 위한 향수까지 챙겨왔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너무 재미있었네요. 



아이들이 돌아왔을 때 소소한 생일 파티를 했답니다. 



친구가 자기 보따리와 함께 가져온 물건을 펼칩니다. ^^* 마을의 친구가 손수 만든 작은 브로치입니다. 



우와, 아이들이 신나게 좋아한 물건이랍니다. 



우리 집에 오는 손님은 이렇게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오네요. 

그래서 기분 좋아지는 손님맞이입니다. 소소하지만 배려가 느껴지는 그 마음, 민폐 끼치지 않으려는 그 마음, 반려견이라도 애정을 다하는 그 모습, 친한 친구지만 거리를 지키는 그 모습...... 


볼수록 좋은 이곳의 한 문화입니다. 여러분, 즐거운 주말 되세요~! 

저도 좀 쉬겠어요. 오늘 마을 시청에서 일하는 일의 한 보고서 제출~ 유후~!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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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na 2015.10.31 08:39 신고 URL EDIT REPLY
친구이자 가족이었던 절름발이 반려견 코켈 루나랑 8년을 같이하다 죽고나니
그 상심이 너무커서 지금까지 너무도 좋아하는 개를 다시키울 엄두를 못내고 있어요.
도련님이 키우는 개랑 똑같이 생겼는데 우락부락하게 생겼지만 저 종이 정말 순하답니다.

친구분처럼 초대받으면 저리 싸들고 오는거이 보편적인데 우리집에 오는 이들은 거의 그냥 오거니와
그나마 예고없이 흐미 어떤 친구는 밤 12시도 넘어서 들이닥치던데 나는 내가 한국에 살고 있나 착각하게
되고 아니 이~싸람들이 한국의 요것을 드라마로나 인터넷에서 본것이 아닌가 하는 망상을 하게될 정도예요.
나 20대때는 예고없이 남편분들 손님 데리고 들이닥치는게 많았는데 지금은 또모르죠.
한국도 세월이 따라 바뀌어서 스페인처럼 미리 연락하고 챙겨올것은 챙겨서 오는지요.

아유 아들 생일잔치 하는데 무려 225유로나 쓰고 아직까지도 눈에서 유로 굴러가는거이 어질어질 하네요.
미리 계산해서 나서긴 했는데 일단 극장가서 입장료내고 들어가니 팝콘이랑 마실것 사주게 되고 영화보고
나와서 간 피자집에서 직원의 의견대로 피자 3판을 시켰는데 남자애들 다섯이 게눈 감추듯 먹으니 낭중에
에라 모르겠다 막질러서 더시켜서 먹고 카루푸에서 장난감 40% 세일 한다고 친구까지 몰고가서 우리 아들
아예 기둥뿌리를 뽑아드는데 한화로 환산하면 별거 아닌듯 해도 아시죠 여기 물가로 계산하면 장난이 아닌거요.
손이 부들부들 머리가 흔들 흔들 하는 엄마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집에와서 산 장남감 펼쳐놓고콧노래를
부르며 신바람이 나있고 보고 문자 날리며 속쓰린 나와달리 잘했다고 흐뭇해하는 곰아저씨!!! 두곰들을 어쩔!!!
BlogIcon 밍기뉴 2015.10.31 21:23 신고 URL EDIT REPLY
강아지 너무 귀여워요. 한국과는 다른 느낌의 스페인 사람들만의 정 같은게 느껴져서 찡하네요. ^___*
BlogIcon 드림 사랑 2015.11.01 00:48 신고 URL EDIT REPLY
문화차이가 많이 나타나는군요
jerom 2015.11.01 01:22 신고 URL EDIT REPLY
전 저 개가 불쌍해보여요.
BlogIcon 프라우지니 2015.11.01 06:02 신고 URL EDIT REPLY
벼개들고 있는 친구분뒤로 보이는 배경이 산들님 댁 맞죠? 어찌 집안 인테리어가 카페같이 아늑하네요. 조금 투박스러워보이지만 손으로 한땀한땀 만들어온 아이들 선물에서 친구분의 맘이 느껴집니다.
산들님이 부럽습니다. 이렇게 나(산들님)를 배려해주는 친구를 가지고 계시니 말입니다.^^
BlogIcon 적묘 2015.11.01 15:08 신고 URL EDIT REPLY
오~~~ 인사 전해주세요!!!
으아 이름이 갑자기 기억이 안나요..ㅠㅠ
터프한 운전 솜씨에 어찌나 감탄했는지!!

전 아직도 운전면허 못 따고 있습니다 후덜덜덜
무서워요..;;;

정말 알라스도 QUE LINADO!!!!

따뜻해 보이는 고산이지만 추위가 만만찮겠어요
감기 조심하세요!!!

꾸이다떼!!!
BlogIcon noir 2015.11.02 17:31 신고 URL EDIT REPLY
아기자기한 모습이 좋네요! ㅎㅎ
BlogIcon 즐거운 검소씨 2015.11.03 07:26 신고 URL EDIT REPLY
친구분의 마음도 얼굴도 다 예쁘네요. 그런데, 정말로 난민들을 몽둥이로 다룰때가 있나요? 정말로 놀랍네요.ㅠ
BlogIcon 자작나무숲 2015.11.24 01:03 신고 URL EDIT REPLY
언니를 닮은 산들님 인상 깊어요
어쩜 이리도 닮으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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