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을 열고 감성을 채워주고자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산 조안 데 페냐골로사(Sant Joan de Penyagolosa) 초등학교 선생님들과 수업 계획을 짰습니다. 이번 학기에는 교과서를 완전히 없애고 프로젝트형 수업을 하기로 했기에 여러모로 많은 노력과 계획이 필요했답니다.
대안 교육이라 하여 아이들이 사회와 떨어지는 교육이 아닌, 그 안에서 적절히 조화롭게 배워나갈 수 있는 수업을 위해, 선생님과 학부모들은 자연과 과학, 테크놀로지를 결합하여 수업에 응용하고 있답니다. 요즘 세상에는 인터넷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고, 또 도시 아이들과 차별되지 않도록 컴퓨터 수업도 병행하고 있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컴퓨터와 휴대폰, 앱을 사용하여 수업에 응용하는 방법도 강구 중이랍니다. ^^
이번 달에는 제가 첫 번째 타자로 아이들에게 흙과 만나는 도자기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으음~ 도자기라기보다는 흙으로 무엇인가를 만들어 자연 안에서 장작으로 굽고, 그 후에 색을 입혀 직접 판매하는 일도 하기로 했답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주는 흙으로 성형하기, 세 번째 주는 장작으로 구워내기(그날에는 자연 안에서 허브 및 의학 식물들을 채취하는 오감 육성(?) 교육을) 할 것이고요, 네 번째 주는 구워낸 작품에 색을 입히는 일, 마지막으로 11월 초에는 이 물건들을 마을 축제 때 판매하는 일을 할 겁니다. 판매는 계산하는 능력을 배우는 것이지요. 다음에는 이 과정(총 5일)을 전부 다 다룬 포스팅을 한 번 올려보겠습니다. 한 달 후에 써볼게요~~
그럼, 첫 번째 주에 워밍업(warming up)으로 한 수업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이날 수업은 영어로 하자고 합니다.
앗~! 이런 특이한 재능 기부도 다 있습니다.
이날에는 영어 선생님, 유치원 선생님 그리고 저,
우리 세 사람은 영어로만 아이들에게 대화하고 가르쳐야 했답니다.
오랜만에 쓰지 않던 영어를 쓰려니 좀 걱정이었지만,
마침 그 주에 체코 친구 가족이 와 있던 관계로 저도 영어가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아직 영어에 익숙하지 않지만, 그래도 수업 전체를 영어로 하니 조금씩 느는 것 같습니다.
저는 집에서 준비해온 자료를 풀고
흙의 재활용을 먼저 가르쳐주었습니다.
사진으로 찍을 기회가 없어 못 찍었지만, 쓰다 남은 마른 흙은 돌로 찧어
물을 뿌리고 다시 쓰는 방법으로 재활용했답니다.
그리고 준비한 성형용 점토.
아이들은 1차로 워밍업 재활용 흙을 사용하여 작품을 만들었고요,
이제 2차로 만들고 싶은 작품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물론, 향을 꽂거나 의학 식물을 같이 사용할 그릇을 만들거나 이것저것 상상력이 요구되었습니다.
그냥 흙만 줘도 집중하기 때문에 같이 있던 선생님들도 깜짝 놀랐습니다.
역시 흙에서 태어난 우리 인간이구나!
오늘은 흙에 대한 성분 및 재활용 등의 약간의 이론이 접목되어 많이 만들지는 못했답니다.
다음 주에는 만들기에만 집중하여 여러 가지 작품을 더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저 빈 선반에 가득 채워 넣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얼마나 즐거워하는지 앞으로 있을 수업이 더 기대되더군요. ^^*
짜잔~ 아이들의 작품들.
요런 작품을 오늘은 만들었지만, 다음 주에는 더 많은 작품 만들기에 도전했습니다.
이 성형된 작품이 마르면 장작에 구워낼 거랍니다. ^^
정말 재미있겠지요? 자연으로 다가가 자신의 작품을 굽는 의식과 함께
산에서 나는 허브 채취 및 향도 맡고 관찰도 하는 수업을 병행하기로 했답니다.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스페인 고산에 사는 한국인인 제가
스페인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칠 수 있다는 게
신나고 놀랍네요. 그것도 영어로~~~
스페인 학교에서 영어로 도자기 활용법을 가르치는 한국인 엄마.
정말 신기한 일이 이곳에서 일어나네요. ^^*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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