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이라고 오해한 스페인의 이 음식, 알고 보니 반전이..
스페인 이야기/음식, 식재료

가을이 다가오면서 우리의 스페인 고산 평야에도 알록달록 나뭇잎이 색을 띄우며 푸른 하늘을 받쳐주고 있습니다. 잔잔한 여운이 스치는 듯 제 뇌리를 살짝, 어느새 하늘 보면서 저 허공 위의 외로움을 보내요. 그러다가 정신 차리고 또 현실로 돌아온답니다. ^^


오늘은 스페인에서 깜짝 놀란, 한국의 고추장 같은 음식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채식주의자였던 때는 음식 먹는 것에 한계가 있어 잘 모르다, 출산 전후하여 상당히 새로운 스페인 음식을 맛보게 된답니다. 오늘의 이 음식도 그중의 하나인데요, 저는 한국의 고추장인 줄 알고 엄청나게 놀랐답니다. 


제가 쌍둥이 임신했을 때 지중해의 마요르카(Mallorca)를 다녀온 친구 집에 가게 되었습니다. 맛있는 음식 차려놓고 기다릴 테니 오라고 하여 갔더니, 세상에! 식탁 위에 여러 음식 중에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었답니다. 


바로 이런 모습의 피카디요(Picadillo, 식사 전 간단하게 먹는 간식 형태의 음식)였습니다. 


사진: www.commons.wikimedia.org


바로 이런 식의 피카디요였답니다. 하나를 집어 먹어봤더니, 아니...... 이것은 고추장이었습니다!


"별로 맵지는 않지만, 좀 맵네. 매워! 확실히...... 이거 고추장 맛이랑 똑같아!"

스페인 남편에게 외치면서 좋다고 박수를 짝짝짝 치면서 먹길 시작했습니다. 

남편도 흐뭇하게 절 바라보더라구요. 

"그래, 그래...... 여기 매운 파프리카 들어가서 그럴 거야!"

소리만 하면서 말이지요. 


저는 게눈 감추듯 이것을 집어먹으면서 스페인 친구에게 이것이 무엇인지 알려달라고 했답니다. 



처음 제게 보여준 것은 이런 곽에 든 형식의 음식이었습니다. 


"어머나! 고추장 같아! 진짜 고추장 같네...... 한국에서도 이런 통에 고추장을 팔기도 하는데...... 맛도 매운 것이 정말 스페인식 고추장인가 봐."

하면서 좋아했더니, 친구가 그러네요. 


"난 고추장이 뭔지는 모르지만, 이거 마요르카에서 사온 소브라사다(sobrasada)라는 거야."


소브라사다? 전 그때까지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 그저 신기하기만 했답니다. 

"그런데 뭐로 만들어? 찹쌀은 아닌 것 같고...... 좀 특별한 재료를 쓰나 보네?"


그랬더니....... 그랬더니.......


친구가 하는 말, 


"몰랐어? 소브라아사? 돼지비계와 돼지기름, 그리고 소금, 후추, 매운 파프리카로 만든 거야." 


헉? 뭐야? 

알고 봤더니 보통 스페인 전역에서 이런 소브라사다를 쵸리소, 롱가니자, 모르시야 등의 스페인식 소시지를 할 때 만드는 형태의 소시지라고 합니다. 아니, 소시지가 아니라, 소시지 형태로 보관하는 돼지기름이지요. 다른 북유럽 및 동유럽인들이 돼지기름을 응고하여 토스트에 먹는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설마 스페인에서도 그럴까 했는데요, 알고 보니 스페인에서는 기름이 적나라하게 보이지 않도록 이렇게 파프리카 가루와 소금, 후추 등으로 잘 양념을 하여 저장한다고 합니다. 특히, 마요르카의 소브라사다는 매운 파프리카 가루를 써서 한국의 고추장 맛과 흡사하다는 것이지요. 


헉

아아악! 


난 돼지기름을 여태껏 먹고 있었던 거야!!!

(그런데 맛은 엄청나게 좋았다는 것입니다. ^^)


바로 이런 식으로 판매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멀리서 봐도 이것이 소시지로 보입니까? 

저 소시지 형태를 빼면 고추장으로 보이는데...... -.-;


아무튼, 이런 반전이 있을 줄 꿈에도 상상을 못 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페페 아저씨네 집 근처 우물과 샘, 천년 나무를 보러 갈 계획을 세우다, '간식거리를 가져가야지~' 마음먹고 비스타베야의 로사리오 아줌마네 정육점에서 바로 소브라사다를 샀습니다. 이걸 사니 그때 생각이 막 나면서 참 더 사색에 잠겼었네요. 


로사리오 정육점에서 하몽 및 쵸리소, 살치차를 구입하고 

이렇게 소브라사다도 맛볼 겸 구입했지요. 

스페인 사람들도 콜레스테롤 걱정으로 이 음식은 될 수 있으면 피하는 것 같아요. 

물론 좋아하는 사람은 매일 샌드위치에 치즈 대신 발라 가기도 하지요. 


자, 이제 페페 아저씨 집에서 빵 한 조각에 이렇게 소시지 모양의 껍질을 벗겨서 

소브라사다 고추장(?)을 발라 먹습니다. 


페페 아저씨가 으음! 맛있어! 하시면서 포즈를 취해주셨답니다. 


요것이 바로 스페인의 돼지기름과 파프리카 가루로 만든 소브라사다입니다. 


스페인 슈퍼마켓에서도 아주 쉽게 구입할 수 있으며, 소시지 형태도 있어 한국인들도 자주 사 드시드라고요. 대신 이 재료가 무엇인지 몰라 처음엔 참 어리둥절 맛있다면서 드시더라고요. 특히 산티아고 순례길 걸을 때 자주 샌드위치 해드시던데...... ^^ 


그리고 우린 물라(당나귀)와 함께 

이 돼지기름 소화할 겸 산책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스페인 고추장(?)이 신기하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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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na 2014.10.22 17:26 신고 URL EDIT REPLY
쵸리스, 모르시야등은 먹게 되는데 소브라사다는 안먹게 되더라구요.
저는 여적 저 소브라사다를 일할때 말고 집에선 한번도 산적이 읎어요.
워낙 살찌는 유전자 가족이라 쵸리스나 빵도 가급적 피하는지라 하긴
스페인 사람들 빵에 발라먹고 참 좋아라 하지만요.
요리 시간이 오래 걸리는 한국 음식에 비해 여기선 빵과 함께 후다닥
준비 할수 있는 음식들이 다양하게 많이 있어서 편하긴 하지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10.23 00:44 신고 URL EDIT
루나님... 아니, 루나님은 날씬하시던데요?
혹시 큰곰아저씨와 작은곰아저씨들 땜씨.... 피하시는 건가요?
BlogIcon 센메이 2014.10.22 19:39 신고 URL EDIT REPLY
가난한 학생시절 짧은 런던 체류중에 한식이 사무칠때 식빵에 발라먹던 튜브고추장의 비쥬얼과 너무 흡사해서 빵 터졌네요. ^^ 고추장 맵싸한 맛이 얼마나 고맙던지 ㅋ 그나저나, 돼지비계라니... 맛이 상상이 안가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10.23 00:40 신고 URL EDIT
센메이님.... 맞아요. 맞아....! 튜브 고추장 비쥬얼과 흡사!!! ^^
앗! 고추장과 빵이라니.......!
BlogIcon sponch 2014.10.22 19:45 신고 URL EDIT REPLY
모습은 비슷하나 완전히 다른 음식이었네요. 어떤 맛인지 궁금해요! 산들님 글을 읽을수록 스페인의 매력에 빠져갑니다. 언젠가 한 번 가보고 싶네요. 애들 키워놓고 한 50세 생일 쯤? ^^ 즐거운 꿈이 또 하나 생겼네요. ^^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10.23 00:39 신고 URL EDIT
Sponch님.... 고추장 맛이라니까요!
그런데 맵지 않은 고추장 맛...... ^^ 파프리카가 많이 들어가 파프리카 맛이 제일 많이 나요. 마요르카 소브라사다는 정말 매운 고추장맛이랍니다. ^^
BlogIcon 김재영 2014.10.22 20:17 신고 URL EDIT REPLY
소세지 같아보여서 말씀처럼 소세지인줄알고 먹을수도 있겠네요 ㅎㅎ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10.23 00:38 신고 URL EDIT
얼핏보면 소시지처럼 보여서 관광객은 속고 먹는다는 사실..... ^^
노을 2014.10.22 21:44 신고 URL EDIT REPLY
소브사라다 저건 음~~~~~~ 살많이 찔것 같아요
이노므 살들은 절 너무너무 싸랑하나봐요 떠나질 안아요
건강검진에서도 의사가 살빼야한다고 했답니다
네네네 저....전 살이 좀 많아요
그래서 소브사라다 저것은 도전해보고 싶지 않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10.23 00:37 신고 URL EDIT
^^ 노을님.... 노을님 표현에 제가 빵 터졌네요.
아이, 재미있어요. 이노므 살이 날 너무너무 싸랑하나 봐요. ^^
소브라사다... 살에게는 더 큰 적이 됩니다. ㅠ,ㅠ
BlogIcon 글쟁이 2014.10.23 04:25 신고 URL EDIT REPLY
혹시 유고슬라비아 사람들이 빵에 발라먹는 ajvar (아이바) 랑 비슷한가요? 굉장히 비슷하게 생겼어요..
nono 2014.10.23 15:13 신고 URL EDIT REPLY
얼마 전에 스페인 여행 갔다가 초리소를 사왔어요. 근데 매콤한 맛이 나는 초리소더군요. 안에 들어가는 매운파프리카(피멘토.. 라고 하나요?)의 양에 따라 다양한 맛이 난다고 해요. 아마도 그 매운 맛과 글쓴이님이 말씀하시는 저 매운맛이 같을 것 같네요.
빈티지 매니아 2014.10.23 15:36 신고 URL EDIT REPLY
ㅎㅎ 돼지기름이 들어갔다면 이미 맛은 보장된거지요
맛있겠어요 ㅠㅠ
누가 스페인 갔다오는 사람 있으면 부탁하고 싶을 정도로요
소브라사다!!!
jj 2014.10.23 17:11 신고 URL EDIT REPLY
헉 돼지기름이라구여?모르고 먹었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캐나다에 유학중인데 가끔 아침이나 저녁식사때 먹기도 하는.......
상당히 맛있어요bb
2014.10.23 23:29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yoona 2014.10.24 05:38 신고 URL EDIT REPLY
와~ 너무 신기해요 저는 노르웨이에 있는데 첨에 고등어 토마토 통조림을 고추장인줄 오해한적도 ㅎㅎ 물론 비쥬얼만요~~
2014.10.25 23:31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탑스카이 2014.10.26 21:49 신고 URL EDIT REPLY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0^)))))
반전에 빵 터지고 말았쓰!! 아하하하하 ^0^

스페인식 고추장인가봐! 하시며 손뼉 짝짝,방방뜨시는 산들무지개님도 눈에 훠언하고.. 하하하
그 다음 반전에 비계싫어하시는데 그 충격이 얼마나 크셨을까 싶으면서도.....

쏘리..
배꼽잡고 웃고야 말았습니다. 하하하하하
아.. 눈물나.. 하하
BlogIcon 비단강 2014.10.28 11:17 신고 URL EDIT REPLY
산들이님 그간 2년 동안 글중에
산들이님 본인이 놀라고 또 놀랐다고 한 대목이
여러번 나온 음식이 바로 돼지비게 말린 것인데
참~~ 스페인 음식에서는 끊임없이 나오는 군요. ㅎㅎㅎ
BlogIcon carlos217 2014.10.31 16:58 신고 URL EDIT REPLY
스페인 마덕리 이방인 주방장의 추천으로 놀러왔네여. 안녕하세요? 산들님. 꾸벅^^
저는 10년 남짓 스페인에 왔다갔다만 하다가
올해 가을부터 마드리드에 움틀고 있지요.
'소브라사다' 오래전에 마욜카에 가서 먹어본 적이 있긴 했는데
이름도 몰랐고 어떻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고 먹었었네요.
자세한 포스팅 큰 도움됐습니다. 고맙습니다 자주 놀러오겠습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11.03 00:24 신고 URL EDIT
Carlos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
마덕리님이 추천하셨다니 제가 참 송그스럽게도 감사하네요. ^^
마드리드에서 올 가을부터 움틀고 계신다고요. 새롭고 신기한 것을 하루하루 접하실 날들이 참 설레이기도 하겠어요. 저는 참 설레였던 스페인 정착 초기 생활을 지냈답니다. ^^

즐거운 일 가득한 마드리드 생활하시고요, 가끔 제 블로그에도 놀러오세요.
오지만디아스 2015.01.08 15:43 신고 URL EDIT REPLY
예전에 스페인에 놀러갔을 때 식당에서 카스티야식 수프라는게 있길래 주문해 본 적이 있었습니다. 대체 어떤게 나올까 궁금해서 두근두근하고 있는데, 나온 걸 보니 움푹한 단지에 잘게 썬 하몽과 빵조각이 둥둥 떠다니는 빨간 국물이 담겨서 나오더군요? 그리고 수프에 날달걀도 하나 깨 넣어서 국물의 열기로 보글보글 익어가고 있더라고요.

그걸 딱 보는 순간... 오오오! 이건 최고급초호화 부대찌개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었죠. 프레스햄이 아니라 진짜 생 햄을 왕창 썰어넣은 부대찌개라니, 호화롭잖아요. 그리고 달걀도... 부대찌개에 달걀 넣은 건 본 적이 없지만 라면이나 순두부찌개같은 국물요리에 달걀을 깨 넣어서 익혀먹는 건 자주 하니까요. 스페인까지 와서 한국 요리의 논리하고 이렇게 비슷한 요리를 맛보게 될 줄은 몰랐다고 혼자 낄낄거리면서 먹었죠.
오지만디아스 | 2015.01.08 15:47 신고 URL EDIT
그런데... 한 술 떠 먹어보니까... 이게... 토마토를 넣어서 빨간 국물이 나온거더군요? 겉모양만 보면 얼큰한 고추장국물 같았는데... 토마토였습니다.

사실 맛은 있었어요. 하지만, 뭐랄까... 굉장히 먹기 힘든게, 눈으로는 얼큰한 국물이라고 인식하는데, 혀는 토마토와 햄의 감칠맛을 느끼잖아요. 뇌 속에서 시각과 미각이 마구 충돌하면서, 제 뇌의 퓨즈가 자꾸만 날아가려고 하더라고요.

스페인 고추장 이야기를 듣고, 갑자기 예전 일이 생각났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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