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고산 생활, 온 가족 다 함께 마지막 체리 따기
뜸한 일기/가족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 가족은 모두 체리 수확에 나섰습니다. 지중해 연안보다 10도 정도 낮아서 그런지 이곳 체리가 여름에 열매를 맺었네요. 그런데 알고 보니, 이곳의 체리는 세 종류가 있더군요, 그중 가장 나중에 열매를 맺는 체리가 우리 집 근처에서 붉은 앵두 빛 열매를 보이며 유혹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두 종류의 체리는 제철을 넘겨 사라져버린 지 오래였거든요. 그런데 이 체리는 더디게 익더니 인제야 수확이 가능했습니다. 사실, 스페인 고산에 살면서 올해처럼 체리를 많이 본 적은 없습니다. 봄에 비가 많이 내려줘 정말 체리가 주렁주렁하게 열렸는데, 자연의 순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가 많이 온 해와 그렇지 않았던 해, 순환하는 시기를 보니 몇 년 전 라이문드 할아버지가 주신 체리가 생각이 났답니다. 그때도 체리가 주렁주렁 열렸다는 사실을 환기하며, 올해도 기억 속 저장창고에 넣어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에 언제 또 이런 체리를 볼 수 있을까, 올해 풍년의 이 느낌, 활기차고 좋았습니다. 꽃과 나무, 새와 곤충, 동물, 그리고 인간...... 모두가 자연 안에서 혜택을 보는 느낌이었거든요. ^^


마지막 여름 체리를 따기 위해 가족 모두가 출동했습니다. 

노랗게 물든 야생국화꽃 들판, 노란색이었지만, 마음이 확~ 뚫리는 시원함이 느껴집니다. 

체리를 따기 위해 아빠가 (무거운) 사다리를 들고 왔는데, 쌍둥이 아이들이 점령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체리를 따면서 먹고, 먹으면서 따는 아이들. 신났습니다. 

이 체리는 지금이 가장 적기입니다. 시커멓게 변하기 전에 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미 벌레 먹은 체리가 많이 나타나 하루빨리 먹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붉은색, 참 곱죠? 맛도 일품이었습니다. 시중에서 파는 체리보다는 작지만, 그래도 꽤 컸습니다. 

지난번에 딴 체리보다 훨씬 굵고 먹음직스러웠습니다. 

벌레 먹은 체리도 있고, 새가 부리로 콕콕 집은 상처 난 체리도 있고......

각양각색의 체리가 나무에서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야생에서 노출되어 있으니 누구의 것도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남편은 맥주에 넣어 담글 체리를 생각하며 땄고요, 저는 체리 잼을 만들 목적으로 땄습니다. 

아이들은? 그저 먹기 위해 따고 있다는......^^*

따면서 먹고, 먹으면서 따는 아이들. 

붉은 체리가 바람에 흔들리며 이리저리 유혹합니다. 

사실, 체리 나뭇잎이 여름이 되면서 많이 늘어진 듯도 했습니다. 

체리 열매의 무게에 늘어진 것인지, 뜨거운 태양열을 받아 늘어진 것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바구니에 체리를 채워갑니다. 


집중 또 집중. 하하하! 이렇게 집중하여 따지만 사실 1/10도 못 땄습니다. 

체리를 즐기면서 먹을 정도로 딸 수 있으면 됩니다. 다른 동물도 먹어야 하니 말이지요. 

5인 가족이 딴 체리의 양. 그래도 두 바구니 가득했습니다! 

체리 따다 지친 아이들은 꽃과 놀고, 나무와 돌멩이를 가지고 놉니다. 

무슨 전원생활 라이프 스타일의 잡지 화보 촬영하는 느낌입니다~ 

모델이 되어준 첫째

우리 곁에서 지켜보고 있는 나비. 

꿀벌도 체리를 마음껏 먹어요~!

개미도 체리 먹으러 왔어요~! 

자세히 보니, 정말 작은 곤충에서부터 새까지, 떨어진 체리는 아마도 멧돼지와 토끼가 와서 먹지 않을까 싶었어요. 모두들, 체리가 참 고마운 듯했습니다. 인간인 나도 이렇게 고마운데......! 


그렇게 오후 반나절 체리를 따고 우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날 저녁 체리 정말 마음껏 먹었네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세상만사 진리가 다 그렇듯, 남용하지 말라는 것. 하하하! 체리 많이 먹으면 설사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도 함께 알려드립니다. 

집에 돌아오니, 우리 집 뚱땡이, 아니 흰둥이가 잘 다녀왔냐고 주시하고 있네요. 

녀석의 귀여운 얼굴 보니, 이 체리와 고양이, 그리고 스페인 고산 생활이 참 고마운 터전이구나 싶었던 날이었습니다. 아이들도 덕분에 마음껏 자연에서 유년기를 보낼 수 있어 참 감사하기도 했고요. 

여러분, 항상 웃음 가득한 날들 되시고요, 오늘 하루도 즐거운 일 가득하길 바랍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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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many89 2018.07.17 00:22 신고 URL EDIT REPLY
오..체리주라고 하긴 그렇고, 체리맥주를 도전해보시는건가요? ㅎㅎ참 궁금하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7.17 20:48 신고 URL EDIT
체리로 만든 벨기에식 맥주도 있잖아요? 맛이 좋은 체리맥주는 정말 좋더라고요. 대신 맛 없는 체리맥주는 ㅜ,ㅜ
장담 못할 맛에 실망이 가득할 때도 있더라고요.
윤스 2018.07.17 04:02 신고 URL EDIT REPLY
아~ 힐링!!

영상을 보니 제가 꼭 거기에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정말 너무 감사합니다..
이렇게 소소한 일상이 행복인 것을 !!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게 정말 큰 복 같아요..
고맙습니다..건강하시고 행복하셔용 !^^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7.17 20:49 신고 URL EDIT
윤스님이 이렇게 좋아해주시니 이 포스팅 쓴 보람이 있네요.
이런 반응 덕분에 제가 얼마나 기쁜지 모른답니다. 역시, 자연은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치유의 근본이네요. ^^
박동수 2018.07.17 08:25 신고 URL EDIT REPLY
한국엔 체리가 드문가? 체리를 본 기억이 별로없다
체리를 보면서 방울 토마토를 연상하니...
고양이는 좋다는건지, 싫다는건지 내색도 별로 아니하고 지멋대로 사는 놈 같다.
시골 집 고양이는 실컷 돌아다니다, 배고프면 문 앞에 나타나 계속 야옹거린다.
밥주면 실컷먹고 또 어디론가 사라진다.
한번은 고맙다는 인사치레인지 문 앞에 비둘기를 물고 와서 또 야옹하기에
어머님이 맛있게 삶아먹었다. 어머님 왈 비둘기 고기가 꿩고기하고 맛이 비슷하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7.17 20:51 신고 URL EDIT
봄에 냉해가 많은 한국은 아마 체리 키우기가 그렇게 쉽지 않은가 봅니다. 스페인은 영하로 보통 내려가지 않기에 봄에 꽃이 폈다가 얼어 떨어지는 일이 별로 없어 그런 것 같기도 하다는......
체리토마토 이름이 그래서 체리 토마토?!!!

우리 집 고양이들도 뭘 좀 집에 사냥해오는 날이 있었으면 하네요. 뭘 가져오는 날이 없어서...... 하하하!
은경 2018.07.17 09:03 신고 URL EDIT REPLY
풍경이 정말 이쁘네요 노란 국화와 빨간 체리 그리고 푸른 나무들과 아이들.....
한폭의 그림이네요
서울은 요즘 너무 더워요 푹푹찌네요 폭염인거죠 밤에도 더워서 힘드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7.17 20:52 신고 URL EDIT
한국이 그렇게 폭염에 휩싸였다고요? 아~~~ 부디 무사히 잘 나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다홍 2018.07.17 10:38 신고 URL EDIT REPLY
아이들이 예뻐서 체리가 빛이 안나는군요
일상에 지칠 때 산들님의 삶이 휠링이 되어 자주 들린답니다. 문득 드는 궁금증 하나. 거긴 야생 진드기로 사람이 피해입는 경우는 없나요? 외국을 보면 잔디에 그냥 눕기도 하고 풀숲을 자유롭게 다니던데요. 한국은 요즘 야생진드기 피해가 많아서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7.17 20:54 신고 URL EDIT
다홍님, 정말 고맙습니다.
오~ 아이들이 예뻐 체리 빛이 안난다고 칭찬해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진드기가 여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옛날부터 진드기가 삶의 일부인 시골에서는 그다지 어려워하는 일이 없어 보인답니다. 진드기 물리면 빼고, 보건소 가서 약 받아오면 된다는 생각으로......
자세한 이야기는 제 블로그에 있답니다. 검색하시면 진드기 이야기 자세히 읽어보실 수 있어요.
2018.07.17 13:18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조수경 2018.07.17 13:25 신고 URL EDIT REPLY
아이들이 있는 풍경은 모두 진정 전원생활
화보집 맞습니다.^^
파란하늘 노란 야생국화 군락을
지나는 모습도 이쁘고~
붉은 체리 따는 모습도 이쁘고~
붉게 물든 손으로 연신 입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도 이쁘고~
제가 워낙 산드라팬이라 뭘 해도 이쁜데
우리 누리 사라가 쑥쑥 더욱 똘망똘망
이쁘게 자라는 모습이 보여
신기하고 놀라워요~~^^
ㅎㅎㅎ탈이 날 만큼 먹을 수 있는 체리
동물 친구들 역시 신나게 포식할 수 있으니
풍요로움과 여유로움이 그대로 전해지는
멋진 포스팅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7.17 20:57 신고 URL EDIT
애들이 정말 일년 전과는 다르게 부쩍 컸더라고요. 팔다리 길쭉길쭉한 게......
자연에서 뛰어다닐 수 있는 아이들이 저도 참 부럽더라고요.
니들은 좋겠다~ 하고......^^
키드 2018.07.17 15:31 신고 URL EDIT REPLY
나무에 주렁주렁 달린 붉은 체리가 탐스러워요~한가득 따서 맛보고 싶어지네요.자연은 거짓말을 안하네요.저렇게 풍요로운 수확을 할수 있다니...들판에 핀 노란 야생화꽃도 자연과 잘 어우러져 멋스러워요.
곧 체리맥주 체리잼 체리청이 산들님네 식탁위에 오르겠죠?제 것인 마냥 흐뭇하고 행복해집니다.작년에 그림 배울때 체리를 그렸었는데,그때의 기분좋은 기억이 떠오르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7.17 20:59 신고 URL EDIT
키드님, 멋지신데요?! 저도 그림 그리기 참 좋아하는데 배우셨군요!!! 아 부러워~ 웬지 모르게 말입니다. 역시 배울 수 있을 때 무엇인가를 배우는 일은 참 즐거워요.
체리가 올해 풍년이라 이런 즐거움도 알아가네요. ^^
BlogIcon 인쯔 2018.07.17 17:40 신고 URL EDIT REPLY
안녕하셨어요? 산들님.
산드라, 사라, 누리 정말 쑥쑥 컸어요~ 그사이 키가 훌쩍 큰것 같아요. 애들아~ 안녕?
산들님네 고산 풍경 계절마다 아름답네요. 멋집니다. 몇시간이었지만 산들님 가족들과 조우하게 되어 정말 반가웠어요. 오랜만에 블로그 와서 산들님 가족 이야기 즐겁게 보고 다음에 뵐 기회를 기약해 봅니다! ♡♡♡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7.17 21:01 신고 URL EDIT
그러게 다음에는 정말 시간을 내어 만나고 싶은 마음이네요. 동네도 참 예뻤고, 특히 인쯔님 아이들, 제 아이들처럼 이쁘고 가까운 느낌이 들어 얼마나 좋았는데요!!!
다음에는 아이들도 더 스페인어를 구사하면서 울 쌍둥이들과 폭풍 수다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 항상 행복하세요~~~
야옹이 2018.07.17 19:06 신고 URL EDIT REPLY
막 찍어도 화보네요. 공주님들도 흰둥이까지.. 아이고 이뻐라.
시중에 체리(향)맥주도 파는데 비교가 안되겠죠.. 수제 체리맥주라니! 정말 부럽습니다 산들님이 드셔보시고 시음 후기 좀 ㅜㅠ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7.17 21:02 신고 URL EDIT
오! 흰둥이까지 챙겨 보시는 야옹이님, 넘 좋아요~~~ 그리고 고맙습니다. 그러게 날씨가 좋아 사진이 아주 잘나왔네요.
체리맥주 만들게 되어 시식하는 날 있음 한번 사진으로 찍어볼게요. ^^ 오늘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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