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남편이 귀지를 절대로 파지 않는 이유
스페인 이야기/생활, 문화

"아~~~ 놔~~~! 이런 것도 포스팅으로 올리나?!" 하며 실망하실 분을 위해 미리 진정의 말씀을 먼저 드릴게요. 

저도 이런 이야기가 시시콜콜할 수도 있다는 것에 한 표를 던지며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가 동서양의 생물학적인 신체 차이로 나타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오늘도 꿋꿋이 이야기를 진행해가겠습니다. ^^


몇 해 전, 우리 시부모님과 서방님, 세 분은 쿠바 여행을 다녀오셨답니다. 

그런데 서방님이 귀가 너무 이상하다면서, 들리지 않는다면서 고통을 호소하여, 쿠바의 이비인후과 의사를 만나게 된답니다. 

의사 왈, 

"귀에 귀지가 꽉 차서 들리지 않았던 거에요!"

그러시면서 그날 귀지를 깨끗이, 깔끔하게 청소해주셨답니다.

그리고 귀가 빵 뚫려 아주 잘 들렸다는 뒷이야기도 같이 전해진답니다.  


저는 그 소식을 듣고 정말 깜짝 놀랐답니다. 

"아니?! 스페인 사람들은 평소에 귀를 파지 않아?"

했더니, 스페인 남편인 산똘님이 더 깜짝 놀라며 그럽니다. 

"아니야! 귀를 파면 절대로 안 돼! 왜 귀지를 파? 여기 의사 선생님이 절대로 귀를 파서는 안 된다고 했어."


앗?! 그런가? 난 한국에서는 동생이며, 엄마며, 귀지를 깨끗이 파는 것을 좋아해 언제나 파게 했는데......



그런데 아이들이 태어나고, 소아과 의사도 아이들 귀는 절대로 파지 말라고 하시더라구요. 



"귀는 자정작용 하는 능력이 있어서, 절대로 귀지를 파지 마세요. 귀지는 알아서 세균,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항균 작용을 해요. 또한, 윤활유 구실도 하지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귀지를 파서는 안 돼요. 아이들은 외부에 흘러나오는 귀지만 청소해주고, 절대로 귓속의 귀지는 파지 마세요. 면봉 깊숙이 쑤셔 넣다가는 감염과 이상 현상이 생길 수 있으니 절대로 귓속 청소는 하지 마세요. 정~~~ 귀가 답답할 때는 전문가에게 찾아가 보는 것이 최고랍니다."



아~~~~ 아~~~~ 

'아니, 귀 파는 데에도 전문가를 찾아가야 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요즘 세태를 존중하여 저도 의사 선생님 말씀을 명심하여 듣고 실천하게 되었답니다. 귀 파는 그 후련함을 포기하기로 했지요.  



그러다, 아이들 면봉을 사러 갔더니...... 역시나 아기들 면봉은 어른 것과는 달랐어요. 

아기들 귓속에 일부러 면봉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생긴 형태였거든요. 귀 바깥쪽만 청소하는 형태로 말이지요. 


아~~~~ 아~~~~


스페인 마트, 약국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두 가지 면봉 형태입니다. 

아이들이 쓰는 것은 이런 형태로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장난으로도 귀에 쑤셔넣지 못하도록 

미리 예방하는 차원에서 이렇게 나온 것이지요. 

(어른용 면봉도 어른이 알아서 귓속 바깥만 청소해야 한다네요.)


한국 마트에서는 이런 형태의 유아용 면봉이 없더군요. 

인터넷을 찾아보니 이런 형태의 수입용 면봉을 파는 경우만 있더군요

스페인 같은 경우는 이런 면봉이 유아용으로 쓰인답니다. 


오늘 누리가 아픈 관계로 혼자 

집에 남아 엄마의 모델이 되어주었습니다. 


이렇게 귀 바깥 청소만 가능하도록

처리된 면봉입니다. 

우리 아이들 귀지도 눅눅하여 흘러나오더군요.  




이렇게 아기 면봉에 감탄한 후로 전, 남편의 귀지도 살펴보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며칠 자세히 남편의 귀를 살펴보니......


아~~~~ 아~~~~ 

잘 살펴보니 글쎄, 남편의 귀지는 한국인의 귀지와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바로 눅눅하게 줄줄줄(?) 흘러나오는 귀지였습니다!!!



이렇게 서양인은 액체형이고, 동양인은 고체형 귀지라네요. 


귀지는 눅눅한 귀지와 마른 귀지로 나눌 수 있다. 눅눅한 귀지는 우성 유전에 따른 것인데 반해 마른 귀지는 열성 유전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눅눅한 귀지를 가진 사람은 체취가 강한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서양인의 경우 80% 정도가 습식귀지이며 동양인의 경우 대부분이 건식귀지로 알려져있다. 마른 건 쌓이면 자동으로 떨어져 나오지만 눅눅한 것은 그렇지 않다. 재수 없으면 귓구멍을 통째로 막아버린다고. 


엔하위키 미러 '귀지' 편 참조, (코멘트가 너무 웃겨서 이곳에 직접 발췌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서방님이 재수 없어서 귀가 막힌 경우가 되겠습니다.



남편이 하는 말, 
"흘러나오는 귀지는 닦아주기만 하면 되잖아? 뭐가 문제야?"
"아! 내 귀지는 흘러나오지 않는 딱딱한 것인데?"
"뭐? 귀지가 흘러나오지 않아? 그럼 귓속에서 딱딱해져서 나오는 거야?"
산똘님이 더 놀라더군요. ^^
"아! 난 평소에 직접 파주었는데...... 요즘엔 파지 않아서 그냥 자연스럽게, 알아서, 뚝딱 떨어져나오는 것 같아."

의사 선생님 말씀도 맞지만, 남편이 귀지 파지 않는 이유가 이리 간단하다는 것을 알았던 순간이었답니다. 남편의 귀지는 눅눅한 귀지로 (운이 좋아) 흘러나오기 때문에 파 주지 않았던 것이지요. 

그럼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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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떡수이 2014.11.22 20:32 신고 URL EDIT REPLY
한국에서도 요새 귀지 파지 말라고 해요. 귀지파다가 염증 생긴다고 병원 와서 하라고 하더라구요. 울애들 귀지 보면 밥먹고 귀지만 키우는 거 같아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11.22 22:28 신고 URL EDIT
하하하! 떡수이님...
자녀분들 귀지가 많으신가봐요? ^^
한국에서도 요즘 귀지 팔라고 하신다니.... 아마 이것이 요즘 돌아가는 세태인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BlogIcon 장희여리 2014.11.22 21:41 신고 URL EDIT REPLY
귀지가 다르다는게 정말 신기할뿐입니다..ㅋㅋ
저희 딸은 귀지기 찐득거리는데 그것또한 이글을보니 신기해보이내요 ㅎㅎㅎ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11.22 22:29 신고 URL EDIT
장희여리님^^
정말 신기하죠?
같이 신기함을 나눌 수 있어 참 좋네요.
오늘도 신나는 일 가득한 하루 되세요.
BlogIcon 세상에 이런 일도... 2014.11.22 22:25 신고 URL EDIT REPLY
우리 신랑은 순종 코리안인데
생긴 걸 보면 영락없는 페르시안입니다.
그래서 가끔 제가 놀립니다.ㅡ
얼마나 내가 보고싶었으면 그 먼 데서 여기까지 쫒아와서 태어났냐고. ㅋ
그런데 말이죠 ... 우리 신랑은 그걸 증명하듯이
귀지도 코딱지도ㅋ 액체로 나온다는 사실!
하는 행동이나 식성은 순코리안인데
생긴 걸 보면 페르시안입니다 그려.ㅋ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11.22 22:31 신고 URL EDIT
오! 페르시아인들 정말 잘 생기고 멋지던데......
페르시아 토종은 눈도 녹색이고, 참 멋있어요.
파키스탄과 이라크와도 다른 페르시아 만의 아름다움이 있는 사람들이지요. 그런데 식성 순코리안님의 귀지는 우성인자였군요! ^^

같이 소통을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4.11.23 00:08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씽씽토리 2014.11.23 00:42 신고 URL EDIT REPLY
귀지에 대해서 알수있는 재밌는 포스팅이네요ㅎ 재밌어요ㅎㅎ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11.26 21:29 신고 URL EDIT
감사합니다. 씽씽토리님 ^^
2014.11.23 00:52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11.26 21:29 신고 URL EDIT
하O님, 제 포스팅이 도움이 되었으면 참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BlogIcon 문장골 2014.11.23 07:22 신고 URL EDIT REPLY
급 귀지를 파고 싶은 충동이 느껴지네요.*^^*
BlogIcon 빌리어너 2014.11.23 10:52 신고 URL EDIT REPLY
ㅎㅎㅎㅎㅎㅎ 외국인들 물귀지 상대적으로 많다구 합디다.
BlogIcon psalms6205 2014.11.23 14:50 신고 URL EDIT REPLY
헐 레알인가요 ㅜㅜ 인간은 다 똑같아서 외국인들도 귀를 파면 바삭한게 나오는줄 알았어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11.26 21:28 신고 URL EDIT
네! 레알입니다. ^^
BlogIcon 장소영 2014.11.23 15:34 신고 URL EDIT REPLY
유아동면봉 한국에도 팔아요~
다이소에도 판더라구요ㅋㅋ
액체귀지가 있다는 말은 처음 들어봤어요ㅋㅋ신기해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11.26 21:27 신고 URL EDIT
아! 저도 그럴 줄 알았네요.
그런데 흔하지 않은 면봉이지요? 한국에서는?
BlogIcon 추연주 2014.11.23 16:53 신고 URL EDIT REPLY
저도 평소에 귀를많이 파는 습관이 있었는데 귀에 통증이와 병원에 갔었어요 의사선생님이 파지말라고 하시더라구요 이해가 안가지만 조금 줄이긴 했었는데 이글을통해 궁금증이 해결됐네요! 잘 읽고 갑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11.26 21:27 신고 URL EDIT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니 아주 감사드립니다. 추연주님^^
BlogIcon 언젠간날고말거야 2014.11.23 19:41 신고 URL EDIT REPLY
우리는 바삭한데 서양인은 액체군요. 완전 새로운 사실을 알았네요. ㅎㅎㅎ^^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4.11.26 21:21 신고 URL EDIT
언젠간날고말거야님, 감사합니다. ^^
정말 신기하죠?
남편도 한국인이 파우더형이라고 하니 믿질 않더라고요.
맞다니까! 했더니 농담하지 말라고 자꾸 우겨서 정말 진땀이 났네요...
BlogIcon 정지용 향수 2014.11.23 20:27 신고 URL EDIT REPLY
헐 대박 신기하네요
BlogIcon fitybi 2014.11.23 22:06 신고 URL EDIT REPLY
앜ㅋㅋㅋㅋㅋㅋㅋ 아주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BlogIcon 도플파란 2014.11.23 22:58 신고 URL EDIT REPLY
저도 어느정도인줄 알았지만 새삼 새롭네요 ㅎㅎ 근데... 가끔은 훅 빼야 시원하던데 ㅎㅎㅎ 사실 귀지는 전문가에 맡기는게 맞는 것 같아요 ㅎ
BlogIcon 과객 2014.11.26 18:08 신고 URL EDIT REPLY
유투브에서 ear wax 로 검색하면 습식귀지 관련 처참한 (또는 속이 메슥거릴만한) 여러 영상을 볼 수 있답니다…
BlogIcon 이코 2014.12.02 00:24 신고 URL EDIT REPLY
전 한국인인데 습식귀지인데요... 이건왜그런걸까요? 흠... 느끼한거조아하는데 그래서 그런걸까요?
BlogIcon 최원정 2014.12.06 10:12 신고 URL EDIT REPLY
우리오빠도 습식 귀지인데 노랗다 못해 초록색이예요 기름기가 진거 같은 모양새인데 정말 면봉으로 닦으면 보는내가 더러워요 찐득찐득.. 암내도 나서 신경 많이 쓰더라구요 습식 귀지인 사람은 정말 냄새가 나는군요
하나 2014.12.13 21:45 신고 URL EDIT REPLY
일일이 병원에 갈순없고 샤워나 목욕할때마다 습기가 귀에 들어가서 귀지가 속에서 뭉치더라고요.
면봉으로 하기보다,귀이개를 사서 긁어주는게나은데 자기껄 자기가 하면 위험하지요.
저는 엄마한테 부탁하는데 가끔 청소하고요. 귓속에 귀지 커다란게 빠져나온걸보면 정말 속이 다 시원해요.
귀이개로 가끔 파주는게 나을거같습니다.

서양인처럼 흘러나오는 습식귀지가 아니니까 더 잘 막더라고요. 청소 좀 안해주면 완전 간지러움.
귀지많은아이 2017.08.15 01:05 신고 URL EDIT REPLY
안녕하세요 귀지를 검색하다가 이 블로그에 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습식귀지를 가진 토종한국인인데요. 보통 서양인분들은 1년에 몇번 정도 귀지제거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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