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수다

외국인 남편이 신세계 발견한 '한국의 아파트'

산들무지개 2017. 1. 3.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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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블로그에 오시는 많은 분께서 스페인이라는 나라에 대한 호기심을 자주 보여주셨습니다. 그런데, 사는 집안 풍경이나, 청소하는 법, 음식, 사는 모습 등에 대한 소소한 질문들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역시나 사람은 거창하게 궁금한 점보다는 사람 사는 모습에 대한 일반적인 궁금증이 더 크나 봅니다. 돌아가는 스페인의 정치 상황보다는 이웃 할머니의 민간요법이 오히려 더 재미있고 궁금한 것은 우리의 일상과 가깝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었답니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스페인 사람들도 해외에 나가면 역시나 일상적인 이국의 사는 모습에 대단한 관심을 보인답니다. 스페인 사람인 제 남편도 예외는 아니랍니다. 한국에 다녀올 때마다 놀라는 모습이 역시나 외국인이라는 걸 그때만큼 실감한 적도 없었지요. 남편이 두고두고 회자하는 한국의 아파트는 바로 그런 예가 아닐까 싶답니다. 


세계의 불가사의라고 할 정도로 신기하게 여겼던 남편이 본 한국의 아파트, 어떤 모습일까요? 




위의 제목을 링크해보세요~ 스페인 아파트에 대한 정보가 나옵니다. ^^*

 


손가락 간수 잘해라!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우리가 방문한 아파트의 대부분이 손으로 콕콕 누르는 번호 인식이나 이 지문 인식방법의 자동첨단 키를 쓰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그 모습을 지켜보고, 친구에게 하는 말... 아니! 이럴 수가! 너 손가락 잘 간수해야겠어! 하는 겁니다. 스페인은 아직 이런 키문화가 대중적으로 보급되지 않아 산또르님에게는 굉장한 쇼크로 다가왔었나 봅니다. 심지어 물품보관함도 손가락 지문 인식 방법으로 쓰는 것을 보고 상당히 놀랐답니다. 스페인은 아직 그런 면으로는 발달이 되어있지 않답니다. 오히려 여전히 수동을 선호하고 앞으로도 수동을 선호할 기미가 보이는데 말입니다. 




어? 이 버튼은 무엇이지? 몸에 딱 맞는 아파트군!


참, 요즘에 만들어진 아파트는 정말 지혜롭더군요. 남편이 모르고 눌렀던 싱크대 개수대의 물이 자동으로 나오질 않나, 화장실 변기가 올라갔다 내려가질 않나(어린이를 위해 내려지는 변기도 있더군요) 참 다양하더군요. 


하나의 화면에서 모든 걸 해결하는 모니터도 있고, 특히 벽에 설치된 붙박이형 청소기는 절 놀라게 했답니다. 비록 아파트도 옵션용 여러 장치가 있겠죠. 개인적 취향으로 설치 가능해도 되고 해제해도 될 거라고 생각되기도 하는데... 참, 다양한 아이디어가 함축된 주거공간의 시설이 특이했답니다. 



특히 자동 비데는 남편에게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온 것 같았어요.


남편이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누른 버튼이 따뜻한 물을 따 따 따 따... 총 쏘듯 발사! 으악! 괴성을 질렀다고 하네요. 그러다 갑자기 아이! 따뜻해... 좋아... 긴장이 풀리면서 이 비데의 신기함에 버튼을 막 눌렀다나요. 어떤 기능이 있는지 혼자서 열심히 탐사했다고 하더군요. 스페인에는 아주 간단한 물만 나오는 비데가 대중적입니다. 새 아파트에서도 이 수동비데가 역시나 스페인에서는 대세랍니다.  



산또르님이 스페인 친구들에게 한국 비데에 관해 설명하는 부분은 정말 빵 터집니다. 


"한국에도 비데가 있는데 말이야. 스페인 것과는 아주 달라. 그거 알아?

한국 비데는 자동이야. 오토매틱! 자아동! 난 그게 처음엔 뭔지 몰랐어.

변기에 앉았는데 무슨 손 거치대가 있더라구......

나도 모르게 버튼 하나를 눌렀는데 갑자기 물줄기가 

타, 타, 타타타탁! 하고 쏟아져나오는 거야!

뒤의 그 중요한 지점을 겨냥하고 말이지. 

으악! 하고 소리 질렀다가 이거 어떻게 끄지? 하고 다른 버튼을 눌렀는데.... 

어? 뭐야? 따뜻한 물이 쏴아... 하고 나오는 거야. 

아흐... 따뜻해! 정말 따뜻하고 좋았어. 

우리가 갔을 때가 겨울이었는데 따뜻하니까 좋더라. 

그리고 변기도 따뜻했던 것 같아.

또, 진동도 됐었어. 

아마 진동도 쾌변을 위한 도우미였던 것 같아(남편의 추측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진동'이라는 부분에서 스페인 친구들 함성은 과히 놀랄 만 하더군요)


아! 역시 한국 사람들은 똑똑해(Los coreanos son muy listos), 하고 말이죠

그래서 처음에 사용하던 한국 자동 비데는 잊으려야 잊을 수가 없어." 

하면서 한국의 진기명기 같은 투로 비데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파트는 작은 소사회이군!


우리가 한국의 지인이나 가족 집에 머물면서 묵었던 아파트의 특이한 점이었습니다. 하루, 이틀... 참... 신기한 일을 남편, 산또르님은 발견했습니다. 전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었죠.


방문교사가 옵니다. 하루에 두 명의 다른 방문교사...... 


관리 차원상 공기청정기 관리원이 옵니다. 


또 에어컨 관리원이 옵니다. 


그다음으로는 정수기 관리원이 옵니다. 


관리실에서 아저씨가 옵니다. 


배달로 음식을 시켜먹습니다. 배달원이 옵니다. 


어느 날은 신발세탁소 직원을 부릅니다. 신발을 빨아주세요, 직원에게 빨 신발 모두를 줍니다. 


택배회사에서 옵니다. 


아...! 하루 종일 아주 많은 일이 벌어집니다. 열려있는 소사회 같습니다. 주부들이 나가지 않고도 집안에서 많은 문제를 해결합니다. 게다가 요즘은 온라인 쇼핑이 대세라 정말 밖에 나가지 않고도 많은 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합니다. @.@


스페인에는 없는 바로 이런 문화는 무엇이지? 아파트이지만 살아있는 공간이잖아?라고 감탄을 연발하는 남편! 저도 남편 때문에 다시 생각해보니 놀랄 만한 부분이 느껴졌습니다. 한국 특유의 신문화가 아닌가 싶어요. 

 


남향을 잘 이용한 지혜가 보이는 거주공간이다!


스페인식 아파트는 도시 계획으로 이루어져 남과 북, 상관없이 도로 형태에 따라 지어졌습니다. 그리고 아파트와 아파트가 붙어있죠. 그런데 한국은 아파트 한 동이 멀찍이 떨어져 있잖아요? 아마 이 모습에서 남편은 우와! 햇볕 잘 들겠어! 역시 지혜롭군, 하더군요. 한국은 지중해보다 몹시 추운 겨울이 있으니 그 점을 잘 활용한 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난방비도 어쩌면 더 줄일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네요. 


반면 스페인은 옛날 방식대로 다닥다닥 붙어서 안으로 들어가야만 알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지요. 그래서 햇볕이 드는지 안 드는지는 집 안으로 들어가야 알 수 있는 구조. (물론 그렇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이런저런 한국의 아파트를 보고 느낀 남편의 신세계 발견, 한국이 그 정도로 편리함을 추구하고 빠른 속도의 생활상을 보여주고 있지 않나 생각되었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수동에 약하고, 수동을 불편해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은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언제나 전원생활을 꿈꾸고 있는 걸 보면 또 여유를 그리워하는 그 마음은 충분히 알 것도 같답니다. 

매번 갈 때마다 한국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고, 우리의 삶도 각박해진다고 하지만 이것도 하나의 한 부분이라는 것. 다른 나라 사람들은 특이하게 보는 생활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몇년 전 내셔날 지오그래픽 스페인어 잡지에서 한국 아파트를 특별하게 다룬 적이 있었는데, 그것도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읽힌 게 참 신기합니다. 

몇 년 전, 내셔널지오그래픽 스페인어판에 나온 한국 아파트


이 글은 단순히 스페인 사람인 남편이 한국의 아파트를 보고 느낀 작은 문화적 감상을 이야기한 것입니다.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2017년에는 어떤 일들이 우릴 기다리고 있을까요? 

설레는 마음으로 즐겁게 맞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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