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빵~터지는 한국말 시도하는 스페인 남편
뜸한 일기/가족

아이들이 학교에서 동네 아이들과 대화하는 것을 가만히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넌 한국말 모르지? 난 알아!" 하고 얼마나 자랑하면서 이야기하는지......! 사실, 쌍둥이는 한국말 할 기회가 없어서 거의 하지 않았는 데에도 자기 친구들에게는 한국말 잘한다고 자랑질이랍니다. ^^; 쌍둥이는 사중언어를 사용하잖아요? 사중언어? 쌍둥이끼리의 언어, 한국어, 스페인어, 발렌시아어. 이렇게 사중언어랍니다. 그래서 말도 상당히 늦게 배웠습니다. 지난해 만5세 때에만 해도 말을 못해 큰 걱정을 했지요. 그런데 올해부터 말이 늘더니 지금은 곧잘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말을 썩 잘하는 편은 아닌데, 그래도 대화가 통할 정도이니 다행입니다. 한국어는 알아듣기는 잘 알아듣는데 말하는 데에는 문제가 있지요.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니까요. 

그런데 식탁에서 어쩌다가 요즘 우리는 한국말로만 말하게 되었습니다. 

"엄마, 플라토(plato)를 한국말로 뭐라고 해?"

"접시." 

쌍둥이 아이들이 가르쳐달라면서 말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말하기. 산드라도 질 수가 없죠. 

"아빠는 한국 가고 싶으면 한국말부터 배워야 해." 조언까지 하는 아이. 

"아빠?! 한국말로 세르베자(Cerveza)를 뭐라고 하는지 알아?" 

"................"

아빠가 뭘 알겠어요? 아빠가 아는 한국말은 전에 배웠던 기저귀 갈자, 밥 먹자, 치카치카하자, 좋아요, 나빠요, 먹고 싶어요 밖에 없는 걸요. 

"아빠 맥주야. 맥주!"

"허허허...... 그래, 맥주는 꼭 알아둬야겠다." 

그렇게 시작한 아이들의 아빠 고문하기!


"아빠, 엘라도(helado)를 한국말로 뭐라고 하는 줄 알아?" 사라가 이번에 따지고 묻습니다. 

"하하하! 아이스크림~! 아빠는 그것도 모른데요~" 

푸하하하! 웃음이 나옵니다. 한국식 외래어인 아이스크림을 한국말로 알고 있는 아이, 그래도 귀엽습니다. 한국말과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뭐든 어때요? 이렇게 한국말을 배웁니다. 

그런데 아빠가 아이들에게 이번에는 묻습니다. 

"얘들아, 한국말로 살사 데 소하(Salsa de soja)를 뭐라고 하는지 알아?"

"음......"

아이들은 기억이 날듯 말듯합니다. 사실 '간장'이라는 말은 알고 있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았나 봐요. 

"그건 간장!" 

아빠는 통쾌한 듯 아이들에게 말합니다. 

"그럼 얘들아, 저기 있는 건 뭐야?" 

"응~ 된장!" 

"맞았어! 그럼 아빠 따라해 봐." 

에잉? 아빠 따라 뭘하라는 소리일까요? 

"자~ 간창콩창창은 된창창창인가~!" 

헉?!!! 뜨악!!! 아니, 이 남편이!!! 제가 전에 가르쳐준 잰말을 아이들 앞에서 유세 떤다고 저렇게 자랑질을 합니다. 푸하하하!!! 최근 들어 가장 많이 웃었던 순간입니다. 남편 대단하다!!!

아이들도 아빠의 요란한 잰말 퍼레이드를 들으면서 얼마나 웃던지요! 

"남편, 그런데 콩창이 아니야, 공~ 장~ 이야!" 

그러자, 남편의 눈이 찌릿하면서 저를 노려봅니다. 

"으이구, 또 시작이야. 공장이나 콩창이나 나한테는 똑같이 들린단 말이야."

하하하! 어찌 ㄱ, ㄲ, ㅋ를 구분할 수 있소이까! 더불어 ㄷ, ㄸ, ㅌ와 ㅈ, ㅊ, ㅋ까지......! 이게 남편에게는 고문이라네요. 그렇게 시작한 잰말 퍼레이드, 얼마나 웃긴지......! 그런데 재미있게도 스페인어에도 이런 잰말이 있다네요. 정말 신기해요. 

그래서 저도 질 수 없다 잰말을 여러 개 시전하게 되었습니다. (위의 동영상에는 스페인어 잰말을 시전하는 산똘님과 그의 따님이 있사옵니다. ^^;)

"니가 깐 콩깎지는 내가 깐 콩까지인가 내가 깐 콩깎지가 네가 깐 콩깎지인가........ 어쩌구 저쩌구!" 

했더니, 스페인 남편인 이 산똘님이 그럽니다. 

"헉! 한국 사람들 무지 나쁘다~!" 

하하하! 왜?! 

"이렇게 어려운 잰말은 처음이야. 내 생애 처음!!! 정말 잰말 놀이조차도 기가 막히게 재미있어~!

당연하지요. 한국말이 얼마나 발음하기 어려운데, 잰말 놀이에 도전하려 하는지......! 그렇게하여 우리는 또 잰말 놀이를 검색해가면서 한국어와 친숙해지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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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욜로리아 2017.11.21 08:23 신고 URL EDIT REPLY
너무귀여워요. 동염상보니 더 귀엽네요~~~^^이동영상은 어떻게 찍나요? 배경음악이 있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11.21 20:28 신고 URL EDIT
고맙습니다. 영상은 카메라와 휴대폰 번갈아 가면서 찍었어요. 나중에 편집 프로그램으로 했고요. ^^
쇠뭉치 2017.11.21 10:17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님! 웃음이 가득한 산들님의 일상을 또 봅니다.
우리 말이 얼마나 어려운데 더구나 아직 말이 느린 아이들이 잰말을 하다니
정말 웃음공장에서나 있을법한 발상입니다.
아이들이 우리말을 잘 익혀야 언제인가 만날 기회가 있으면 이 할아버지와 나눌 이야기가 많을텐데 기다려집니다.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누리 사라가 이가 빠진 모습으로 춤추는 모습 너무나 예쁩니다.
그런데 산드라가 "응, 예쁘면 다야?" 하는 소리가 무슨 뜻인지요?
무엇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스페인 고산평야의 무지개 삶,을 보며 또 부러워 합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11.21 20:30 신고 URL EDIT
그냥 편하게 봐주세요~ 쇠뭉치님.
아이가 한 말이 예뻐서 찍은 것 뿐이랍니다. 계속 부럽다고 하시면 부담되어 걱정입니다. 그냥 편안히 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키드 2017.11.21 10:57 신고 URL EDIT REPLY
우리말 진짜어렵죠~발음하기가 힘들다고하네요.아이들이 놀이처럼 따라하며 익혀가니 더 자라면 정말 별부담없이 우리말도 잘할듯해요.
너무나 즐거운 가족 모습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11.21 20:32 신고 URL EDIT
아직 아이들 대화수준은 한참이나 낮답니다. ^^; 하지만, 때가 되면 자신이 원한다면 금방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지요. ^^ 저도 키드님 생각과 같아요. 항상 즐거운 일 가득하시고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조수경 2017.11.21 11:43 신고 URL EDIT REPLY
우리도 혀가 꼬여 정확한 발음으로 하기 어려운 젠말에 웃음 퐝~~터질때가 있는데
스페인 산똘님의 잰말 퍼레이드는 감탄요~~^^
산드라 누리 사라는 동그란 눈망울에 웃음 띤 입가로 정말 귀욤 잰말 도전에 매력 폭발이구요~♡
엄마 모국어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일상이 얼마나 큰 배움의 장이 되는지
말문이 쉽게 터지지 않지만 알아 들을 수 있다는게 신통방통~~곧 한국어도 술술 터질 날이 기대되는 포스팅 즐거웠습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11.21 20:34 신고 URL EDIT
요즘 애들하는 행동이 정말 귀여워요. 좀 크면 그 동심이 어른스러워져서 또 달라지겠지만...... 지금은 정말 순수함이 묻어나 귀여워요.
한국말을 알아듣는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전 행복하네요. 그런데 큰 아이가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글을 바로 읽더라고요. 어이, 신기해~! 열심히 익혀서 쉽게 글을 읽을 수준만 되어도 참 좋겠어요. ^^
2017.11.21 21:25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동경언니 2017.11.22 05:50 신고 URL EDIT REPLY
오오, 우리 둥이들, 산드라, 너무 훌륭하네요.
테루엘새댁 2017.11.22 16:39 신고 URL EDIT REPLY
아 정말. 재밌네요.
바이링궐 아이들은 원래 말이 늦게 트인다고 듣긴했는게 걱정되는 마음도 이해가 됩니다.
저희 신랑 한국어도 산똘님과 비슷한 수준인데 저희 신랑은 좀 더 생존한국어예여.
'기저귀갈자'같은건 모르지만
'맥주주세요' '배고파' 이런말은 알지요 ㅎㅎ
한번씩 한국가면 얼마나 유용한지 몰라요 ㅎㅎㅎ
산똘님도 생존한국어에 한번 도전하심이 ㅎㅎㅎ
BlogIcon 탑스카이 2017.11.23 13:44 신고 URL EDIT REPLY
^•^
빵 터지고 말았네요.
아빠보다 한국말 더 잘하는 공주들 앞에서 한국어잰말로 승리?!하신 산똘님 ㅎㅎㅎㅎㅎ
추위도 잊을만큼 따뜻한 저녁이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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