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생활, 문화

스페인 건물 코너에 옛날 대포가 박혀 있는 이유는?

산들무지개 2018. 11. 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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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오늘은 정말 정신없었던 하루였습니다. 바람이 얼마나 많이 불었는지, 인터넷이 오락가락한 날이었습니다. 모르시는 분을 위해 설명해드리자면,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 우리 가족이 정착해 살고 있고요, 시설이 열악하여 마을 사람들이 돈을 다 모아서, 와이파이 무선 공동 안테나를 설치하여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데, 바람 많이 부는 날에는 이 안테나 기둥이 다 흔들려서 좀 오락가락하는 것이지요. 


그러나저러나 오늘의 이야기는? 


오늘의 이야기는 아주 간단하게 끝내기로 하겠습니다. 여러분도 긴장 푸시고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지난여름,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Andalucía) 지방의 한 도시이며, 

요새 도시인 카디즈(Cádiz)에 휴가 갔을 때였습니다. 


도시가 아기자기한 게 얼마나 예쁜지..... 푸른 하늘과 하얀 벽, 눈부신 파도......

정말 바다에 인접한 도시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골목을 걸을 때마다 제 눈에 들어오는 게 있었습니다. 


바로 대포! 


대포의 흔적이 곳곳마다 있는 겁니다. 



여기도 대포! 저기도 대포! 


"세상에 대포가 남아돌아서 이렇게 장식을 해놨구나! 

세상에! 한국 같았으면 문화재라고 다 박물관에 보관할 텐데 말이야."

이런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남편이 제가 혼잣말로 놀라서 하는 소리를 듣고 그럽니다. 


"그래! 아무래도 카디즈가 성곽으로 둘러싸인 요새 도시라서 

옛날부터 해적에 대항하여 대포를 많이 준비했겠지~!



"그런데 왜 이런 대포를 이렇게 건물 코너마다 박아뒀을까?!"


정말 궁금해 오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랬더니 스페인 남편이 하는 말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나도 대포가 이렇게 많은 건 참 신기한데, 

아마도 옛날 물건이라 이제 사용하지 않아 재사용하는 것이라고 보면 될걸?!" 


뭘 하기 위해 재사용하는 걸까요? 


"이제 이런 대포를 누가 써~ 

그러니까 건물 코너 보호대 역할로 이 대포를 땅에 박아 놓은 거지."




벽을 보호하기 위해? 


알고 봤더니 스페인은 옛날부터 석조 건물의 코너가 많이 닳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마차가 지나가면서 벽을 허물어 어떤 곳은 안으로 움푹 들어간 곳도 있고요. 

위의 사진처럼 현대에는 코너를 도는 차가 운전에 미숙하여 벽을 저렇게 망가뜨리기도 하지요. 



그래서 세운 것이 대포! 

대포는 일단 튼튼하잖아요? ^^


그런데 대포 말고도 건물 코너 보호대가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더라고요. 



위의 사진처럼 철판을 크게 만들어 완만한 곡선으로 보호하기도 하고요......



또 어떤 철판은 아예 벽에 스며들도록 대 놓은 것도 있더라고요. 




1833이라는 숫자가 있는 위의 보호대 한 번 보세요. 

정말 역사의 흔적이 보이죠? 

벽이 미세하게 약간 안으로 들어가 있죠? 

아마 그 시절 사고가 나서 벽이 허물어져 이 보호대를 단 것 같습니다. 



또 다른 보호대 보세요. 

옆에는 반쪽짜리 휴지통도 있어요. 


많은 보호대가 세월 지나면서 녹이 슬었는지, 

페인트로 덧칠해지고 또 덧칠해진 느낌이 나더라고요. 



그래도 건물이 잘 보호, 보존되고 있다는 생각에 참 기분이 묘했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희한한 이 느낌 말입니다. 



어때요? 

스페인 건물 코너의 대포가 현재 제대로 된 역할을 하는 것 같지 않나요? 

대포가 대포의 쓰임이 다했을 때, 다시 기능을 발휘하여 할 수 있는 일은 역시나 건물 코너 보호대가 좋네요!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저는 이만 자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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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오셔서 감상하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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