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서는 남에게 말하기 힘든 질환이 없다고?
스페인 이야기/생활, 문화

발렌시아에 출장 갔던 남편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함께 저녁 산책을 하면서 어땠느냐고 물었는데 "그럭저럭 회의에 참여하고 왔다"라고만 말하더라고요. 얼굴 표정이 그러니, "뭐 몸이 좋지 않으냐"고 물었더니, "발렌시아 더위 때문에 20년 동안 없었던 치질이 생겼다"면서 좀 앉아 있는 게 불편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3일 동안 잘 참고 잘하고 와서 토닥토닥해주려다~~~

"아아악! 엉덩이는 만지지 마!" 

그럽니다. 겉으로는 참 미안한 표정으로 안됐다고 위로를 해주었죠. 그런데 속으로는 얼마나 웃었는지......

"오~~~ 그래, 그래, 그래! 미안! 안 만질게." 


▲ 아빠를 위해 아이들이 만든 케이크

정말 치질, 걸려본 사람은 다 알듯이 이 치질이 참, 사람 괴롭힙니다. 솔직히 여러분들도 한 번은 걸려본 적이 있죠? 

그런데 남편이 그러더군요. 

"얼굴 표정이 좋지 않으니, 발렌시아 직장 상사가 왜 그러냐고 묻더라고......"

헉?! 말하기도 난감했겠다, 이런 소리가 절로 나왔는데 남편이 그랬다네요. 

"치질 때문에 앉아 있기가 좀 불편하다고 그랬지." 

아니! 자신의 직장 상사에게, 그것도 사무실을 함께 하지도 않는 장거리 직장 상사에게! 그것도 여자 직장 상사에게! 자신의 치부를 보인단 말이야?! 속으로 깜짝 놀랐죠. 

"어머, 한국 같았으면 이런 말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없는데......! 그것도 어려운 직장 상사에게는 더욱더~"

그랬더니, 남편이 더 놀라면서 그러더군요. 

"치질이 뭐 어때서? 감기 걸리면 감기 걸렸다고 얘기하는 거와 같잖아? 

치질 걸린 건 지극히 불운한 일이지만, 어쩌겠어? 생리 현상인데......!" 

하하하! 하긴 듣고 보니, 그렇기도 합니다. 그래도 너무나 개인적인 질환이라 좀 어렵지 않을까 생각도 들었는데 남편은 아니었나 봅니다. 

 

▲ 요즘 무거운 것 들고 나르고 해서 더 이 질환이 걸린 건 아닐까요? ^^;

"아이고, 한국에서는 별것이 다 말하기 힘들구나. 

상대가 알고 있으라고 말해줘도 괜찮을 것 같은데...... "

"하하하! 그래~ 그래도 한국에서는 치질은 좀 말하기 어려운 질환이다. 어쩔래?"


남편은 같이 웃으면서 오히려 직장 상사가 크게 걱정해줘서 고마웠다고 하네요. 그거 수술해야 하나? 지속적인 질환이냐? 앉아 있기 힘들면 좀 쉬고 오라는 소리도 하고..... 뭐 그랬다네요. 

역시나 'Quien no llora, no mama. '울지 않으면 젖 못 먹는다'='우는 아이에게 젖 준다'는 스페인 속담처럼 자기 속내를 허심탄회 밝히는 게 더 관심과 배려를 받는가 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스페인 사람들은 아무리 숨기고 싶은 질환이더라도 정말 솔직하게 친구에게, 이웃에게 말하고 자신의 상태를 알려주는가 봅니다. 숨기면 아무 소용 없다고...... 표현을 최고의 미덕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아닌가 싶네요. 

한국에서는 이런 개인적인 질환은 참으면서 호전되기를 기다리는데 스페인에서는 정말 한국과는 이런 면으로는 아주 다르네요. 

아무튼, 남편이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니 어려분께도 공개하지만, 솔직히 저는 아직도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질환이라 말하기 어렵답니다. 하하하!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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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jshin86 2018.09.30 06:27 신고 URL EDIT REPLY
약을 바르는것도 좋은데요..제 경험으로는요. .애 낳고 바로 생긴 치질 때문에 앉지를 못했었음 아주 아주 오래전에....견딜만큼의 hot water 에다가 소금 한줌을 넣어서 저어준 다음에 잠시 동안 앉아서... 찜질하듯...그러고 나면 한결 편안한 느낌이 있을거에요. ..하루에 한두번 정도로..

한국 식의 세수대야가 있으면 더 좋을듯 싶습니다. .사실 저도 그런 세수대야가 없기는 하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9.30 19:10 신고 URL EDIT
치질 치료는 세계 어디나 다 방법이 같습니다. 사람 사는 게 똑같으니 말이지요. 아무튼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많이 좋아졌네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2018.09.30 11:20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9.30 19:11 신고 URL EDIT
걱정해주신 것 고맙지만 인생 내내 고생한 이야기를 쓴 것이 아니랍니다. 갑자기 생긴 치질을 수술하라는 말씀은 좀 지나치십니다.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라 치료법 다 있으니 크게 과장하여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덕분에 다 나았으니 괜찮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키드 2018.09.30 13:51 신고 URL EDIT REPLY
치질 안겪어보면 그 찌릿한 통증을 모르지요~저도 경험자여서...저는 젊을때 직장생활 하면서 오래 참는 습관땜에 생겨서 수술을 일찍했어요.그뒤로 아이들 낳고 또 생기던데 관리만 잘하면 괜찮은것 같아요.불편함이 ... 좀 있죠~~우리나라도 요즘 치질은 흔한병이라 그냥 드러내놓고 얘기하는듯해요.수술도 넘 쉽고 간단하게 하구요.식습관 관리를 잘 하는것도 한방법인것 같아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9.30 19:15 신고 URL EDIT
스페인에서도 치질 수술한 사람들 가끔 봤네요. 그런데 분위기가 모든 사람에게는 이런 치질이 크고 작게 있기 때문에 그렇게 심하게 생각하지는 않더라고요. 정 참기 어려울 정도의 큰 치질이라면 수술하는 분위기이지만, 작은 것은 그냥 두더라고요. 쓸데없이 수술하는 분위기는 아니더라고요. 정~ 안되면 하는 분위기랄까요? ^^
편안한 주말 되세요.
비리어드 2018.09.30 15:00 신고 URL EDIT REPLY
속시원히 말할수 있는게 부럽네용 ㅎㅎ
한국에서 뭔가 질환이나 질병 같은거 말했다가는 불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매우 높지요 ^^;;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09.30 19:17 신고 URL EDIT
아~ 맞아요. 저도 그 점을 이 글에서 쓰고 싶었어요. 한국에서는 숨기는 질환이 많고 불이익 당할까봐 함부로 말하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이곳에서는 이렇게 쉽게 자유롭게 말하는 게 참 부럽더라고요.
오늘도 즐거운 날 되세요. 화이팅~!!!
Germany89 2018.10.01 05:22 신고 URL EDIT REPLY
휴! 4박 5일 휴가에서 돌아와서 이제 밀린 포스팅을 다 읽었습니다^^
슈바르쯔발트(블랙포레스트)의 산장에서 환경이 좀 열약해서 포스팅을 못읽었네요ㅠㅠ
아무튼 역시 언제나 톡톡 튀는 재밌는 얘기들로 저는 읽느라 시간 가는줄 모르겠네요!
덕분의 여행마치고 열심히 쉬고있다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8.10.01 07:11 신고 URL EDIT
오, 그러셨군요! 즐거운 휴가이셨기를 바랍니다. ^^*
그래도 밀린 포스팅 읽으셨다니 ㅠㅠ 넘 좋아요~~~ ^^ 이야기 민망했는데 재미있다고 해주시니 그나마 덜 민망해졌네요. 하하하!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BlogIcon 꿀잼 비즈니스 2018.10.02 14:22 신고 URL EDIT REPLY
한국에서는 친구에게도 말하지 않는데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BlogIcon 호건스탈 2018.10.02 14:59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무지개님우리나라 사람들도 스페인 사람들처럼 속 시원하게 말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산들무지개님언제나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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