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이웃

스페인 친구가 만들어 준 유럽식 육회

산들무지개 2018. 11. 15.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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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온라인으로 주문한 카메라를 찾을 겸 발렌시아에 다녀왔습니다. 택배로 받아도 되지만, 파손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아 일부러 발렌시아까지 찾아가 받아왔습니다. 


발렌시아에 가면 당연히 시부모님도 뵙고, 친구들도 만나기 위해 시간을 내 만나기도 한답니다. 그렇게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에서 하지 못하는 문화생활을 한답니다


이번에 친구네 수제맥줏집에 갔다 왔답니다. 


산똘님이 협업한 새 맥주가 막~ 나왔기에 다녀왔는데요, 오~! 신선한 맥주가 향긋한 향을 내면서 얼마나 기분 좋게 반기는지...... 정말 기분이 알딸딸 좋더라고요. ^^*



그래서 안주를 먹어주기로 했습니다. 


"그래, 타르타르 육회 좀 줘 봐. 한 번 맛 봐줄게~!" 

하면서 주문을 했더니......




그랬더니 이렇게 큰 숟가락에 타르타르를 얹어 주더라고요. 

원래는 햄버거 패티처럼 둥글게 모양을 만들어서 주는데, 

제 친구는 창의성이 뛰어나 큰 숟가락에 담아왔습니다. 


타르타르(Tartar)는 한국에서는 타르타르스테이크라고 하고요, 이 타르타르는 유럽식 육회인데요, 어느 나라 음식이라고 딱 꼬집을 수는 없지만,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에도 언급되었고, 이탈리아에서는 카르파죠라는 얇게 뜬 육회도 있고요, 폴란드에서는 16세기 왕을 위해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답니다. 프랑스에서는 그 유명한 우리의 탐험 소설가, 줄 베른의 책에서도 언급되었다고 하니...... 가히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 이런 육회를 즐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기로는 스페인에서는 그다지 대중화되지 않았답니다. 그래서 웬일이야? 하면서 친구가 만들어준 육회를 먹어 보기로 했답니다. 참고로 친구는 스웨덴에서 학창시절을 보내 어느 정도 이 육회에 대한 맛을 알고 있는 듯했습니다. 



타르타르는 생소고기를 잘게 잘게 잘라 양파와 케이퍼(알카파라스), 후추, (가끔 레몬즙도 넣고요) 등으로 

섞어서 만든 육회입니다. 마지막에 한국처럼 육회에 노른자를 얹어 먹기도 한답니다. 


스페인 사람인 남편이 이 육회를 먹고자 하는 절 보더니 고개를 설레설레 흔듭니다. 


"진짜, 이 생고기를 익히지도 않고 먹겠다는 거야?"


"응! 유럽식 육회는 어떤 맛인지 한번 맛보고 싶어서 그런 거야." 


"설마? 먹고 죽는 건 아니겠지?"


"설마, 뭐 죽겠어? 소고기 스테이크 날것으로 익혀서 먹는 사람도 있는데......!" 


그리고 한 입을 먹었습니다. 


아~~~ 양파가 들어가 맛이 좋긴 했지만...... 제가 생각하던 그런 육회는 아니었습니다. ㅠㅠ

마치, 햄버그스테이크 굽기 전의 그런 맛이랄까요? 정말 맛이 안타까웠습니다. 


"헉?! 맛이...... 햄버그스테이크 굽기 전 맛이야......" 


친구가 하하하! 웃으면서 그럽니다. 너무 솔직한 산들무지개에게 싫은 소리하지 않는 좋은 친구입니다.


"그래, 나도 별로야. 요즘에 이런 타르타르 육회가 유행이라서 한번 만들어 본 거야." 

 



하지만, 주문했으니 다 먹어야 하지요. 남기면 안 되는 산들무지개. 


"아이고...... 이거 그냥 구워서 줬으면 끝내주는 맛일 텐데......! 아님, 한국처럼 참기름, 배즙 등을 넣어 만들었으면 얼마나 맛있었을까?!"
 

남편이 참 안 됐다는 눈으로 절 봅니다. 


"하하하! 스페인은 날씨가 너무 뜨거운 곳이라 아마 육회가 다른 유럽처럼 퍼지지 않았나 봐. 

오히려 염장하여 고기를 저장하는 기술이 더 발달하고 말았잖아." 


"응, 맞아. 맞아." 


그렇게 먹는 둥 마는 둥 고개를 끄덕이면서 저는 친구를 불렀습니다. 


"생고기 햄버그스테이크 잘 먹었슴돠~! 닭고기 가슴살 들어간 샌드위치 하나 부탁해요~!" 

하면서 입맛을 다졌습니다. 


정말, 맛있는 육회는 이탈리아나 프랑스에 가야 하나? 아니면, 안주용으로 나온 친구의 타르타르가 양이 적어 그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좀더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큰 접시에 받아먹는 타르타르는 좀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스페인 친구가 만들어준 유럽식 생고기 육회 타르타르를 먹고 입맛 버려 다시 주문한 샌드위치. 그래~ 일반적인 음식이 그래도 제일 편하구나. 하하하! 

다음에는 친구에게 한국식 육회 만드는 법을 알려주면 어떨까, 생각해봤습니다. 하지만, 워낙 생고기에 인색한 스페인 사람들이라...... 생고기 육회를 즐길 수 있으려나...... 걱정이 먼저 앞섰습니다. ^^;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추운 계절, 항상 건강 유의하세요!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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