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흔한 주말 풍경, '온 가족 만남'
뜸한 일기/가족


여러분, 즐거운 주말을 보내셨나요? 


우리 가족은 오랜만에 시부모님댁에 다녀왔습니다. 가까이 산다면 자주 찾아뵙겠지만, 발렌시아에서도 차를 타고 2시간 반이나 먼 곳, 비스타베야 고산평야에 사는 우리 가족은 그렇게 자주 찾아뵙지는 못하네요. 


그런데 보통 스페인 사람들은 주말이 되면 꼭 가족을 보더라고요. 이번에 우리가 갔을 때도 시누이 가족과 시동생 가족이 와 있는 걸 보면 이 사람들, 꼭 주말이면 이렇게 부모님 뵙기 위해 오는구나, 떨어져 살지만 부모님이 외롭지 않겠구나, 라는 걸 느꼈답니다. 


이렇게 가족 간의 유대관계가 좋다는 것은 참 대단합니다. 스페인에서는 핵가족 시대가 아마도 몇만 년이 흘러야 가능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답니다. 아직도 가족이 사회구성원의 가장 중요한 항목에 속해 있으니 가족 없으면 안 되는 사람들 같았습니다. 


아무튼, 오늘은 우리 가족의 시댁 나들이 주말 풍경입니다. 



스페인 시부모님은 여름이면 항상 발렌시아 근교의 여름 집으로 향하십니다. 

그곳에서 올해도 수영장을 오픈하시고, 손주들을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여기서 잠깐~! 


스페인에서 수영장이란......


한국에서는 부자들만 수영장을 가진다는 고정관념이 있잖아요? 그런데 스페인에서는 땅이 남한의 5배나 넓어 그런지, 이런 수영장 있는 별장을 많이 소유하거나 빌려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지중해성 기후로 날씨가 흐린 날이 없어 수영장이 여러모로 '합리적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6월에 오픈하여 9월, 심지어 10월까지 사용할 수 있으니 이렇게 열린 수영장이 별장마다 있는 경우가 보통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북유럽 사람들보다 더 수영장을 많이 소유하고 있지 않은가 싶습니다. 날씨가 좋아서...


게다가 수영장 물은 매년 새로운 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정수하여 3, 4 년은 기본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그다지 사치라는 느낌이 없었고, 오히려 잘 활용하는 일상의 한 부분으로 느껴졌습니다. 



스페인 할머니가 이제 수영장 문을 엽니다. 

평소에는 어린아이들이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울타리로 쳐두었습니다. 



어른의 허락 없이는 문을 따고 들어갈 수 없도록 어릴 때부터 철저히 가르치십니다. 



할머니의 허락으로 수영장 울타리 문이 열립니다. 



평소에는 이렇게 꽁꽁 걸어두십니다.

아이들이 들어가 놀다가 물에 빠져 다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저 날은 제가 보호자가 되어 아이들을 데리고 가 물놀이를 시킵니다. 

(그래서 물놀이 사진은 찍을 수가 없었네요. ^^)



물에서 열심히 놀다 온도가 내려간 아이들이 몸을 따뜻하게 녹이고 있습니다. 



누리는 물총으로 물을 끌어다 식물에 물을 주고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온 조카는 열심히 물놀이 중~ 



사라는 한국 언니에게 물총으로 쏘아대기를 무한 반복 중



자~! 이제 물놀이는 끝났습니다. 


할머니께서 준비한 점심 식사 시간인가요? 


여기서 잠깐! 스페인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의 역할이란? 


며칠 전 마드리드에 갔을 때 우연히 스페인에서 살고 계신 한국 아주머니 한 분을 만나 뵈었답니다. 그분은 스페인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스페인 사람들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 손주, 손녀들을 불러들이기 위해 집도 아주 예쁘게 꾸미고, 다들 여유롭게 지낼 수 있도록 준비하잖아요? 부모가 되어 끝까지 책임진다고 손주, 손녀들이 올 수 있도록 또 최선을 다해 여생을 보내잖아요? 

특히, 부모에게 물려받은 집은 쓸모가 없다고 팔아버리는 게 아니라, 나중에 자식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잘 물려받아 관리하고 꾸미잖아요? 그런 점은 참 배울 게 많다고 봐요." 


그래서 그날 저는 세심하게 시부모님이 하시는 행동을 관찰했답니다. 



그런 면을 보면 참 부럽기도 했습니다. 

자식들은 아직도 늙으신 부모님을 뵈러 찾아오는 모습도 그렇고, 

부모님들도 자식을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고 헌신하는 모습을요. 

물론, 한국 부모님께서도 그러하시지만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서로의 격차, 구시대 현시대의 의견 차이, 세대 차이 등이 크게 없는 것으로 보아 말입니다. 



아이들은 한쪽에서 할머니가 버리지 않고 모아둔 아빠의 장난감을 가지고 놉니다. 



강요하지 않고 그저 서로의 자리를 인정해주니 모든 구성원에 조화가 있습니다. 



큰 아이는 여전히 그림 삼매경에 빠졌습니다. 



아빠는 역시나 엄마의 사랑이 그리웠나 봐요. 요즘 감기 걸려 고생하더니 응석받이 아들이 되어 

시어머니께 응석(?)을 부립니다. 



점심은 시원한 차고에서 하자~! 

다들 의견이 모이자 식탁과 의자가 어느새 후다닥 차려졌습니다. 



거나한 음식 필요 없습니다. 

오늘은 크라텡 파스타~!



할머니 표 그라텡은 완전 바싹 익어 씹으면 바삭바삭 소리가 나는 것이랍니다. 



저는 치아 교정 중이라 약한 부분만~



제일 어린 오스카는 유모차에서 낮잠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희한한 대화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점심은 끝나고 후식이 남았습니다. 

과일!



그런데 창고 한구석에서는 아이들이 뭘 할까요? 


아이들이 할머니가 보관해둔 아빠와 삼촌의 레고 박스를 꺼냅니다. 


할머니: "저 레고 박스 주인들은 어서 자기 물건 가지고 가~!"

레고 박스 주인들: "무슨 물건들요?"

할머니: "성하고, 배, 보트 등의 레고~!"

레고 박스 주인들: "엄마~! 아니, 성까지 엄마가 가지고 계세요? (농담으로) 비싼 성에서 배까지 타고...... 여기 꽤 부자네요. 그러니 더 부자 되시게 엄마가 보관해주세요."


이런 농담들을 합니다. 어머님도 오랜만에 두 왕자님 덕분에 행복해하시는 모습입니다. 

 


조카가 레고를 다 꺼내어 조립한다고 어수선하게 합니다. 

그래도 웃음은 끊이질 않네요. 



이제 고모가 아이들을 부릅니다. 

"여름의 별미다! 아이스크림 먹으러 와!"


어린아이들이 우르르르 고모를 따라갑니다. 


이렇게 스페인 여름에 흔히 보는 가족 만남이네요. ^^*

요 아이들도 추억으로 이 할머니 집을 그리워할 테죠? 역시나 할머니는 넉넉한 품과 사랑이네요.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추신: 제가 요즘 아이들 방학 때문에 정말 정신 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 마음은 매일매일 글을 쓰고 있는데...... 그렇게 못 하니 이해해주세요~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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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6.08.08 03:41 신고 URL EDIT REPLY
글 잘 읽었습니다^^
너무 부럽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8.09 02:34 신고 URL EDIT
아닙니다. ^^* 부럽긴요.
저는 이곳에서 배운 것 하나를 콕 꼬집으라면 세대 간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그 부분이랍니다. 그래서 나이 먹어 똥고집 부리지 않는 어른이 되도록 노력하려고 한답니다.

바람 님,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BlogIcon Herr 초이 2016.08.08 04:39 신고 URL EDIT REPLY
여기 블로그를 볼때마다 스페인 사람들 참 매력적인것 같습니다.

독일도 좋긴 하지만요 ㅋㅋ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8.09 02:36 신고 URL EDIT
아~ 초이 님 독일에 무사히 정착하신 것 축하드려요. 앞으로 더 많은 일들을 헤쳐나가셔야 할 텐데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새로운 것을 헤쳐나가시길 바랍니다. ^^*

독일 사람들도 그렇게 좋다고 하니 초기부터 좋은 에너지로 시작하시는데요? 축하드려요.
그루터기 2016.08.08 06:00 신고 URL EDIT REPLY
어쩜저희보다
스페인이가족간의 유대가더좋아보이네요
좋은글잘보고갑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8.09 02:37 신고 URL EDIT
그루터기 님. ^^*
아마 한국과 스페인의 가족 개념이 약간 다른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딱 비교할 만한 것은 없지만, 이곳에서는 개인 간의 거리가 아주 적당하여 더 자주 만나는 것 같기도 하답니다. ^^

이렇게 찾아와주시고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lucy park 2016.08.08 06:35 신고 URL EDIT REPLY
가족들 모임 정말 흐믓하네요^^
제 카스보셨듯이 저희도 매주 가족모임이죠
전 이 가족모임이 넘 좋아요 14년동안 적으면 8명 많으면 거진 30명의 모임을 갖고있는데 정말 웃음이 끊이질 않는답니다 큰소리 한번 없는 가족모임이죠 이런 가족을 얻게된것은 정말 행운인거 같아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8.09 02:41 신고 URL EDIT
그러게요. 루시 님. 정말 가족분들 대단하세요~! 게다가 어머님 댁의 그 디스코댁 분위기는 최고 중 최고더라고요. ^^*
생일 날 온가족이 다 함께 춤추고 놀 수 있는 게 스페인 가족만의 특징인 것 같기도 하네요. ^^
강경남 2016.08.08 09:27 신고 URL EDIT REPLY
인간극장보고왓어요~! 스페인으로 놀러가고싶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8.09 02:42 신고 URL EDIT
관심 가져주셔서 고맙습니다.
Sponch 2016.08.08 12:33 신고 URL EDIT REPLY
화목한 가정이네요. 멀리사는 저희에겐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것 조차도 정말 특별한 일인데 말이예요. 사람들이 자기 가족들과의 일상을 얘기할 때면 얼마나 부러운지 몰라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8.09 02:43 신고 URL EDIT
그러게요. 정말 해외에서 가족을 자주 만날 수 없는 그 기분은 저도 충분히 안답니다. ㅠ,ㅠ 그만큼 친정식구들 자주 못 만나지만 그래도 시댁 가족이 좋은 분들이라 정말 다행입니다.

Sponch 님 화이팅~!!!
jerom 2016.08.08 13:09 신고 URL EDIT REPLY
폴라포와 유사한 아이스캔디네요.......



맛은 어떠한지?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8.09 02:43 신고 URL EDIT
폴라포 맞아요. 저건 멜론 맛이었던 걸로 압니다.
배미경그라시아 2016.08.08 13:24 신고 URL EDIT REPLY
어르신들의 자식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느껴지네요.
우리는 또 그렇게 내리사랑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것이겠지요?
저도 이제 딸들이 결혼할 시기가 되니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손주들에 대한 사랑에 깊은 감명을
받습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8.09 02:45 신고 URL EDIT
맞네요. 그라시아 님 말씀이 맞네요. 내리사랑~! 오~ 따님들이 결혼할 시기라구요? 좋은 신랑감 만나 행복한 가족이 되길 바라네요. 그라시아 님도 가족을 이끄는 멋진 할머니 되시길 바랄게요. 저도 나중에 멋진 할머니가 되렵니다. ^^ 아직 아이들이 어린데도 이런 소리가 나오는 걸 보면...... 역시 가족의 소망이라는 게 있나 봅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BlogIcon 비단강 2016.08.08 20:07 신고 URL EDIT REPLY
참 즐거워 보입니다.
저도 생각해 보면 아이들 노는 모습을바라볼 때가 가장 행복한 것 같습니다.
북유럽 국가들처럼 그리 잘 사는 것 같지는 않은 스페인사람들이
이렇게 여유로워 보이는 까닭을 한국사람들은 깊이 연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암튼 산들님 화이팅.^^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8.09 02:47 신고 URL EDIT
아~! 비단강 님. 정말 맞네요. 이건 큰 연구가 필요한 것 같아요. 가족과 사회 구성원의 연대 관계가 참 남다른 것 같아요.
물론, 따지고 들어가면 단점도 수두룩 보이지만 말입니다. 대신 묘한 다른 삶의 룰이 있어 어떤 때는 한국과 이렇게 다르구나! 하고 느낄 때가 많답니다. ^^
사라안 2016.08.08 22:33 신고 URL EDIT REPLY
너무 부럽네요 우린 가족모임 일년에 한번도 할까말까 하는데요 여유로워 보이시고 우리삶을 다시한번 되돌아 보게 되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8.09 02:49 신고 URL EDIT
스페인 사람들은 가족 빼면 아무것도 못할 정도로 서로 의지를 많이 하더라고요. 아마 그런 사회적 환경이 가능하기에 자주 만나나 봅니다.
한국은 점점 일인가족화 시대에 들어간다고 하던데...... 좀 눈여겨봐야 할 것 같네요. ^^*
아무튼 사라안 님. 그래도 우리가 노력하면 변할 수 있듯이 항상 여유로울 수 있길 바라봅니다. ^^* 화이팅~!
Mrs.maam 2016.08.08 22:47 신고 URL EDIT REPLY
안녕하세요~타향생활의 외로움을 공감하며 산들님의 블로그를 방문하던 일인입니다~오늘 제가 사는 일본에서 산들님의 방송이 나오더군요~아는사람인양 어찌나 반갑던지요~~^^앞으로 더 자주 방문하겟습니다~좋은글 항상 감사해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6.08.09 02:50 신고 URL EDIT
아.. 일본에서요? 우와, 놀랍습니다.
이렇게 타생활하시면서도 제 블로그까지 들어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일본과 다른 하나의 풍경이 어색할 수도 있는데 반갑게 맞아주셔서 제가 더 기쁘답니다.
언제나 행복 가득한 날들 되세요. 아자!
지뽕 2016.08.10 01:19 신고 URL EDIT REPLY
우연히 인간극장에서 "발렌시아에서 온 편지" 를
보고 이렇게 찾아오게되었어요~
사시는 모습과 방식이 너무 아름답고 배울점도 많아보여서 재밌게봤습니다 :D
자상하신 남편분과 아이들도 너무 귀엽구요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연우맘 2016.08.10 19:02 신고 URL EDIT REPLY
아빠가 놀던장난감을 갖고 노는게 참 인상적이네요.
바쁜일상 속인데.. 아이들이 시원하게 노는 모습을 보니 참 보기좋아요~
세레나 2016.08.10 22:42 신고 URL EDIT REPLY
스페인사람들의 가족간의 유대관계가 끈끈해서 부럽기도 하네요.
한국은 생활비만 보내고 찾아뵙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
우리나라도 이런 모습이 많았으면 합니다.
산들님 블로그에 오면 힐링하고 가는 기분이 들어 흐뭇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BlogIcon 포리네 2016.08.13 11:04 신고 URL EDIT REPLY
가족들과 모인다는게 정말 너무 보기 좋네요 저는 가까이 살면서도 잘 안모이게 되고 부모님이 오라하셔도 잘 안갔는데 ㅠㅠ 앞으론 정말 자주 뵈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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