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가족

아이들을 위한 스페인 어른의 인내심(가족 캠프 2부)

산들무지개 2016. 8. 23.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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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름 막바지 가족 모임 1부에 이어 2부 이제 진행할게요. 


지난 포스팅 마지막 장면이 텐트가 세워진 밤 풍경이었습니다. 이 텐트 안에서 온 가족이 다 함께 잤다는 이야기이죠? 아이들이 더 즐겁게 특별한 밤을 보낸 풍경이랄까요? 물론 해발 1,200m의 고산은 춥기로 유명하여 겨울 오리털 이불을 덮고 잤지만 말입니다. ^^



북두칠성이 제 사진기에 떡하니 찍혔습니다. 

이곳에서 아이들이 익사이팅하고도 특별한 경험을 했네요. 

부모들 없이 하룻밤 잠자기. 



그리고 상쾌한 아침이 짜잔 또 찾아와주었습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을 깨워 야외 아침 식사를 합니다. 



햇살이 낮게 내리깔리는 아침. 

포근한 햇살을 받으면서 야외에서 하는 아침 식사도 참 즐겁습니다. 



뭘 먹니? 토스트와 시리얼, 컵케이크 등 

스페인식 캠핑 요리(?)를 즐깁니다. 


그리고 역시나 이 캠프의 목적인 화목도모를 위해 우리 어른들이 준비한 

야외활동을 합니다. 

스페인 국민 스포츠, 암벽 등반에 또 도전합니다. ^^*

어떻게 보면 전문가도 아닌 어른들이 순전히 아이들을 위해 만든 활동인데요. 

어른들은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를 푸는 장소이고, 아이들은 또 서로를 알아가는 작은 장이 되었습니다. 


물론 이 작은 숲 속에서 할 일은 참 많답니다. 

자연과 함께 있으니 어디서든 장난감(?)을 찾아낼 수 있지요. 

게다가 간식까지 가져갔으니 금상첨화입니다. 


암벽등반을 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암벽등반은 

등반하는 사람 빼고 모두들 지루해합니다. 

한 사람이 올라가고 내려올 때까지 기다리는 그 지루함. 

게다가 아이가 몇 명입니까? 

10명도 더 넘는 아이들이 오르고 내리는데 스페인 부모들은 전혀 지루해하지 않습니다. 

자~! 고모부가 먼저 산 위를 오릅니다. 그리고 자일과 줄로 루트를 만듭니다. 

우와~! 암벽이 ㄴ자 형태로 튀어나온 부분도 거뜬히 올라갑니다. 

이런 모양새가 가장 어렵다고 하는데......

그리고 아주 야유를 가지고 한 아이가 오를 때까지 기다려줍니다. 

내가 할 일이 없어도 아이를 기다려주는 인내심이 참 대단한 스페인 어른들입니다. 


제가 처음 스페인에 왔을 때 수다도 많고, 하도 빨리 말을 해서 아주 인내심이 없는 사람들로 

스페인 사람에 대한 편견을 내린 적이 있답니다. 

그런데 살다 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한국과는 다른 스타일이 인내심이 바로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뭐든 느려도 해내고 마는 이런 부분이랄까요? 

수다 많이 하고 하는 것 같지 않아도 그 수다(대화)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면이 

참 많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지금까지 지어지는지도 모릅니다. 

스페인 사람들의 인내심은 당장 해결 못 해도 여유를 갖고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이 참 인상적입니다. 

오늘 못하면 내일, 내일 못하면 그다음 날, 일 년에 못하면 삼 년......

그런 식으로 말이지요. 


이 가족모임에서도 한 아이가 올라갈 때마다 격려하고 응원해주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나이가 적어 오르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도, 모두가 우르르 진심을 다해 격려하는 모습은 

이 시대, 가족에 대한 생각을 다시 보게 했지요. 

 


아이들이 그만두자고 할 때까지 이 암벽등반은 계속되었습니다. 

누구도 그만하자, 말하지 않더군요. 

(속으로 저 혼자 답답해했어요. 벌써 이렇게 더워지고 배도 고픈데......ㅡ,ㅡ)



그런데 아이들이 오르고자 하는 그 열정에 답하듯 어른들은 기다려주고 같이 참여해주었습니다. 

그런 느낌 다른 인내심이 퍽 마음에 들더군요. 


그리고 아이들이 드디어 배고프다고, 그만하자고 말을 하더군요. 

이제 점심 먹을 시간~! 

모두들 집에 돌아가 준비해놓은 점심을 먹습니다. 

타부레(Tabule, 쿠스쿠스로 만든 시원한 샐러드)와 샌드위치가 오늘의 메뉴입니다. 

이 음식은 어른들이 암벽 등반하기 전에 서로 같이 일을 나누어 만든 음식이랍니다. 



냠냠~! 암벽등반하고 나니 배가 무척 고파요~! ^^*



밥 먹고 나니 배도 부르고 졸려요~! 

이제 낮잠 좀 잘게요. 

고모부가 설치한 해먹(그물침대)에서 잠을 청하는 아이. 



우와~! 좋다. 



그리고 날이 저물어 이제 모두들 집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아~! 싫어~!

아이들은 이런 가족 캠프가 아주 특별했나 봅니다. 

돌아가기 싫다고 아우성이었습니다. 

모두들, 차에서 기념 촬영을 하면서 신나게 마지막 화목을 다집니다. 

그래, 내년에 또 보는 거야. 

여행 잘하고......

우리 또 보자! 


우정을 쌓은 사촌, 팔촌 아이들은 이렇게 또 한 해의 가족 캠프 전설을 남깁니다. 

다~ 아이들을 생각하는 스페인 부모의 인내와 보살핌이 특별나 그럴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세상 어느 부모도 내 아이에 대한 그런 특별한 인내심이 다 있다고 봅니다. ^^*)

오늘도 즐거운 하루~! 

이제 우리 [참나무집] 여행담 곧 쓸게요.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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