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가족

스페인 고산, 우리 가족의 (주 중) 도시 나들이

산들무지개 2017. 1. 12.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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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고산, 해발 1,200m의 마을 사람들은 장 보러 외지에 나갈 때는 하루를 각오하고 가야 한답니다. 도시까지의 거리도 거리이지만, 구불구불한 도로가 참 가는 일을 뎌디게 합니다. 게다가 토요일은 도시 사람들도 쉬기 때문에 마트는 인파로 북적북적합니다. 일요일은 모든 상점이 문을 닫으니 아예 외출할 필요가 없고 말입니다. 토요일을 제외한 주 중에는? 아~! 이거 정말 힘든 상황입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니 그 시간을 이용해 다녀올 수도 있지만, 너무 촉박하여 맘껏 장 볼 수가 없답니다. 우리 가족은 아이들이 일찍 하교하는 수요일에 도시로 장 보러 가는 일이 잦습니다. 오후 3시 수업을 마치면, 그때부터 도시로 쌩~ 하니 달려가 장을 봅니다. 


촉박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을 데리고 편안하게 장을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어제도 필요한 물건을 사고 산똘님 비즈니스(?) 때문에 맥줏집에도 들렸고, 이것저것 도시생활을 즐겼네요. ^^



일단 마트에 가서 장보기 전에 처음으로 아이들이 놀이방에 가고 싶어 

놀이방으로 직행했습니다. 



도시 마트의 놀이방에서 푹 빠져 노는 아이들 



제가 먼저 장 보러 간 사이에 이렇게 아이들을 두고 온 남편은 절 보더니 씨익 웃습니다. 

그렇게 흐뭇한 웃음은 무엇이던가!!! 


"아이들은?"

"(^________________^) 


놀이방에!"



그리고 우린 며칠 동안 먹을 수 있는 식품과 채소, 과일, 생선 등을 샀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하몬 다리짝들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않습니다. 

아이들에게 줄 파따 네그라 하몬을 살 생각으로 말이지요. 


푸른 초원에서 도토리와 뿌리를 먹고 사는 자유로운 흑돼지가 

건강하다네요. 그래서 조금 비싸지만 건강한 생햄을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먹을 걸 잔뜩 사고 아이들 끌고 우리는 다른 정육점으로 향합니다. 


 


그곳에서 멋진 파따 네그라 하몬(Jamon de Patas negras)을 샀습니다. 



신기하게도 스페인 정육점 주인들은 아이들과 같이 가면 

항상 아이들에게 마른 롱가니자(Longaniza, 스페인식으로 염장하여 말린 소시지)를 먹으라고 줍니다. 

마치 사탕을 주는 것처럼 말이지요. 

그런데 사탕도 아니고, 이런 말린 소시지는 스페인 사람들에게는 큰 간식거리입니다. 

동네 정육점 아주머니도 그렇고, 이 도시 정육점 아저씨도 그렇고 

아이들에게 이런 소시지를 먹으라고 줍니다. ^^*



돼지 다리 한 짝을 들고 나가면서 아이들에게 그러네요. 


"한입만 주라......

하하하! 남편도 그 간식거리가 탐났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남편의 맥주 레시피 거래(?)를 할 맥줏집으로 향했습니다. 

뮌헨에서 수제 맥주 대회 심사위원도 할 정도로 명성(?)이 난 산또르님을 

모두들 구루로 모시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은 수제맥줏집들은 남편의 레시피로 좋은 맥주를 만들고 싶어 합니다. 

산또르님도 대가 없이 같이 하는 작업을 좋아하고요. 

서로서로 배울 수 있는 계기이니 상부상조한다고 좋아합니다. 



이곳으로 향했습니다! 



아이들 데리고 갈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스페인 맥줏집입니다. ^^; 

스페인 사람들 자체가 술을 많이 마시지 않고, 한두 잔에 만족하기 때문에 

한국처럼 큰 제재가 없습니다. 

아이들은 식탁 한쪽에서 주스와 땅콩, 감자튀김을 먹습니다. 



아빠가 비즈니스(?)하는 동안 우린 피자도 시켜먹었습니다. ^^*

사실 이 맥줏집은 음식을 판매하지 않고, 

이렇게 멕시코 음식이나 피자 등을 주문하여 먹을 수 있답니다. 

온 김에 저녁은 피자다?!!!



저는 시원한 보리스 씨 스페인 맥주, 버킹게이터를 마셨습니다. 

우와~! 정말 부드럽게 목으로 넘어가는 세기의 맥주입니다. 


그렇게 저녁을 아이들과 함께 외식하고 우린 늦은 밤에 집에 올라왔습니다. 


집에 오면서 도시에서 경험한 이상하게도 유쾌한 경험을 남편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발렌시아 거리에서 홀로 걷고 있었던 때입니다. 

그런데 저 앞에서 어떤 잘 생긴 청년이 자전거를 타고 오면서 제게 그럽니다. 


"올라, 세뇨리따 구아피시마(Hola, Señorita guapisima)~!" 


이게 무슨 뜻인지 아세요? 피로포(Piropo)라고 하는 스페인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뱉는 말들입니다. 

"안녕~! 아름다운 아가씨~!" 라는 뜻으로 여자를 꼬실 때 한번 다가가고 싶어서 하는 말이지요. 


제가 헉?! 하고 놀라는 사이에 

그 남자 아이는 부끄러웠는지 자전거를 타고 쌩하고 사라져버렸습니다. 


'헉? 뭐야? 내 나이가 지금 네 엄마 나잇대다~!' 소리가 막 나오는데......

왜 그렇게 기분이 좋던지요. 

아니, 이거 상당히 불쾌할 수 있는데 전 왜 이렇게 웃음만 나오는지요? 

"음퐈퐈퐈퐈~!" 

아직도 날 어리게 보는 사람들이 있구나!!! 


그 이야길 듣던 남편도 푸하하하~! 하고 웃었네요. 

사실 제 머리카락을 넘기다 보면 흰 머리카락이 엄청나거든요. 

염색을 전혀 하지 않아 더 하고요. ^^; 


아무튼 그렇게 수요일의 장보기는 후다닥 또 지나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제 2주를 더 기다려야 도시에 갈 수 있으려나요? 

아직 계획에 없지만 사온 물건들 잘 활용하여 오래 버텨볼 생각입니다. 



우리 집 임시 반려견 멜로도 덕분에 즐거웠던 밤. 

먹고 남은 하몬의 돼지 족발 득템~!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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