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고산 가족의 주말 풍경
뜸한 일기/가족

요즘 주말에 업그레이드된 일이 있었습니다. 불타는 금요일에는 여유롭게 불타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고요, 아빠는 오랜만에 고기 공급을 위해(?) 칠면조를 잡게 되었습니다. 칠면조를 잡은 아빠를 본 누리가 그럽니다. 


"아빠~, 동물 죽이는 건 나빠."

아빠는 멘붕이 와서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그래, 동물 죽이는 건 나쁜데 우리가 키운 자유로운 녀석들은 진정 가치 있는 음식이 된단다."

아이가 이 말을 알 리가 없습니다. 갸우뚱하는 딸아이를 보더니, 

"누리야~! 넌 햄버거 좋아하잖아? 칠면조 햄버거도 좋아하고?"

"응~!"

"그것도 동물을 죽여서 만든 거잖아? 그러니 실제로 이런 모습 보고 충격받을 필요가 없어. 세상의 누군가는 이렇게 동물을 죽여서 먹을거리로 만들어야만 하잖아?"


아직 어린 유치원생 누리아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지만,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럼, 금요일부터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우리 가족이 새로 시작한 전통, 금요일의 불타는 밤에는 저녁을 특별하게 먹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다락방에서 영화 보면서 샌드위치 해서 저녁 먹기입니다~! ^^*


 

 


바게트에 스페인식 생햄과 상추, 토마토, 양파, 치즈 등을 넣어 샌드위치를 합니다. 

후식으로는 엄마가 구워낸 초콜릿 케이크~! 


 


남편은 자신의 맥주 발효 통에서 꺼내온 맥주를 들고 

영화를 보면서 식사할 다락방으로 옵니다. 


물론, 영화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아 애니메이션~!

그런데 우리 부부도 이런 영화 보는 데 익숙해져서 같이 동심을 즐긴다는 사실. 


그리고 토요일, 일요일에는 못다 한 일들을 합니다. 텃밭에서 겨울 채소를 가져오거나, 장작을 날라와 집에 쌓아두는 일이나 또 새로운 반려견과 노는 일...... 이 반려견은 딱 두 달만 우리가 돌보기로 한 늙은 개입니다. 늙어서 저를 쳐다보는 눈이 '난 너에 대해 다 알아~!' 하는 눈. 


 


우리 집에 정착하기로 한 불청객 양은 어느 날 죽었답니다. 너무 늙었다는 이유로...... 안타깝지만 어쩌겠어요? 그런 대신, 우리 집에 또 눌러앉은 이 개로 하여금 새로운 즐거움을 맛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늙은 개, '멜로'마저 좋아한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아빠가 칠면조를 잡는 일이었지요. 



아빠가 어느새 털까지 다 뽑고 이제 해부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을 막 부릅니다. 

"얘들아~! 궁금하지 않니? 칠면조의 내장이나 심장 등이?"



아이들이 달려오니 하나하나 해부하면서 보여줍니다. 



멜로도 아주 큰 관심 두고 경청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빠가 내장을 꺼내자, 아이들은 코를 막습니다. 

하하하! 냄새가 지독하거든요. 


"이건 심장이야. 이건 간이고, 이건 쓸게야."

이것저것 가르쳐주는데 어찌 우리 딸내미들 반응이...... 



코맹맹이 소리로...... 

"아빠, 알겠는데 냄새가 지독해."

하면서 황급히 사라져버리는 녀석들. 



결국, 아빠는 할 수 없이 이 전 과정을 옆에 있던 저에게 말합니다. ^^; 

아이들따라 확~ 사라지려는 찰나 남편이 이렇게 설명을 하네요. 


'당신 혼자 하면 안 될까?'

하는 소리가 막 나오려고 했지만 

이 큰일을 혼자 하면 심심할까 봐 옆에서 열심히 맞장구를 쳐줍니다. 

 


그리고 쓸만한 녀석들은 우리 집고양이와 개에게 주려고 솥에 끓이기로 했습니다. 



멜로가 그 사실을 알고 저렇게 죽치고 있습니다. 



고양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릴 무척 주시하면서 먹을거리를 탐내고 있습니다. 

호시탐탐 체크하는 고양이 녀석. 



자~! 우리가 먹을 칠면조도 다 정리되었습니다. 

이거 닭 3마리 분량입니다. 

이 칠면조가 엄청나게 큽니다. 

다행입니다. 한 마리로 오랫동안 여러 번 음식을 해서 먹을 수 있으니 말이지요. 


아이들은 어서 한국식 양념치킨을 해달라고 난리입니다. 

'한국 닭'이라면서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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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아빠는 그럴 수 없다. '스페인 닭'으로 일단 육수를 내자고 하네요. 

스페인 닭은 맛이 없다면서 아이들은 언제나 한국 닭을 외치고 있습니다. 


빨간 솥에는 동물들 먹을 음식이 막 끓어오릅니다. 

 


동물을 위한 솥에서 구수한 냄새가~~~ 

결국 쌀을 넣어 죽을 해서 바쳤더니...... 

개와 고양이 다 주는 밥은 안 먹고 고기만 쏙 빼먹었다는 사실.......


우리는 육수로 소면을 삶아 먹었고, 나머지는 마을 창고 냉동실로 직행했습니다. 

우리가 키운 녀석 소중히 잘 먹을 생각으로 말이지요. 



우리 가족은 이렇게 또 2017년 1월의 한 주말을 마쳤습니다. 

아이들도 아빠와 함께 한 날들의 추억을 분명 마음에 새겼으리라 생각되는 날들입니다.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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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9 00:58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01.09 21:14 신고 URL EDIT
아이들이 말하는 토종닭보다는 양념치킨이랍니다. 양념치킨에 반해버려, 아니 중독되어 매번 해달라고 난리입니다. 으흐흐흐~! ㅠ.ㅠ 사먹는 게 훨씬 맛있는데 저보고 해달래요. ^^;
한국 토종닭이 정말 맛있죠. 푹 끓여서 백숙~ 아! 침 넘어간다.... 그렇게 옆에 친구처럼 계셨다면 멕시카나나 페리카나나 다 사달라고 졸랐을 텐데 말이에요. ^^*
야옹이 2017.01.09 02:20 신고 URL EDIT REPLY
호시탐탐 노리는 고양이랑 멜로가 넘 귀엽네요 ㅎㅎ늘 잘읽고있어용~! 읽고나면 다음 포스팅을 기대하게됩니당 ♥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01.09 21:14 신고 URL EDIT
오우~! 저도 이 맛에 이렇게 포스팅을 매번 하는 것 같아요. 그 기대를 저버릴 수 없어서...... 감격의 눈물을! 흑흑흑 ^^*
2017.01.09 02:54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01.09 21:17 신고 URL EDIT
네~ 그렇습니다. 아이들이 이런 경험을 통하여 진정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음식보다는 현실에서 만들어지는 음식에 대해 배우길 바란답니다. ^^

근데 고양이와 멜로 두 녀석들~
대단 합니다. 고기만 쏙 빼먹어서.....
멜로는 늙은 이 눈을 가지고 있어요. 딱 보면 다 안데이~ 하는 눈빛. ^^*

스OO님 2017년 즐거운 일 가득하고 보람된 일 가득한 그런 해가 되시길 바래요~! 화이팅
키드 2017.01.09 07:23 신고 URL EDIT REPLY
마당에서 놀던 칠면조가 몸 바쳐 희생했군요~~
아이들은 아직 그런걸 이해할수 없는 나이겠죠?
저 어릴때 집에서 키우던 개를 엄니께서 약에 쓴다고 ‥암튼 몇날 며칠을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형제 자매 모두 도시로 떠나고 저혼자여서 그녀석한테 정 붙이고 지냈었는데 말이죠~~ㅜㅜ
지금 생각해보면 ‥산똘님 말씀처럼‥우리삶에 일부분 인걸요~~
담장위에 냥이녀석 ‥넘 귀엽네요~~
모든걸 알고있는듯 ‥주시하는것 같아요~~
온가족이 모여 평온한 일상을 꾸려나가는모습 정말 이쁘고 행복해보여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01.09 21:19 신고 URL EDIT
칠면조가 정말 몸 바쳐 희생했습니다. ㅠㅠ
그런데 고기를 사먹는 것보다 이렇게 길러 먹는 게 (잔인한 것 같지만) 건강하다는 생각이 요즘 듭니다. ^^; 제가 원래부터 이렇게 강심장이 아니었어요. 마치 도축에 익숙한 이 말투..... 절대 아니고요,

이 시골 살면서 환경에 적응하자니 이런 소리가 막 나오네요. 사람은 역시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 절 보면 이 말이 진실입니다. ^^

키드님.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세요.
윤스 2017.01.09 08:32 신고 URL EDIT REPLY
아~~좋다.
뭐랄까요?
그냥 입가에 웃음 짓게되고
포근한 느낌^^♡♡

이 느낌이 너무도 좋아 산들님블로그를
계속 찾게되네요.
늘 감사합니다 ^^♡♡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01.09 21:20 신고 URL EDIT
앗! 땡큐 베리 마치! 윤스님. ^^*
이 느낌이 그 느낌이죠?
저도 이 느낌이 뭔지 알 것 같아요.
그렇다면 더 부지런히 이 느낌 잃지 않고 살아야겠어요. 오늘도 멋진 응원에 고개 푹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려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힐링커피공방 2017.01.09 14:54 신고 URL EDIT REPLY
^~^ 다락방에서 가족과 무비~^^
너무 행복한 시간이였겠어요. 같이 느낄수있고 나눌수있어 감사합니다. ^^ 항상 행복하세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01.09 21:22 신고 URL EDIT
이거 은근히 여유로운 금요일 밤입니다.
형식과 격식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영화보면서 먹는 저녁~!
게다가 저녁도 간단하니 부담도 없고,
게다가 내일은 토요일이니 학교나 직장 갈 일 없어 부담이 없고,
근데 저 맥주는 좀 삼가해야 할 듯. 맥주 마시고 머리가 어지러워 그 다음 날에도 좀 힘들었다는......
평소대로 맥주 반 잔이 딱이에요. ^^
세레나 2017.01.09 15:58 신고 URL EDIT REPLY
어머....양이 죽었군요... 아. .너무 슬프네요. 역시 영원한건 없고 세월은 못 잡는구나 라는 생각도 드네요. 늙은개와 고양이는 오래오래 살았음 좋겠어요. 하루하루 행복하게 그 시간을 즐기며 살아야겠어요. 다락방에서 온 가족이 모여 직접 만든 신선한 샌드위치를 즐기며 안락하고 여유로운 시간이 참 따뜻해보여요. 고양이와 개가 가만히 지켜보는게 재미있네요 자기네 몫들도 기다리는 거 겠죠??!!^^;; 행복한 한주 보내세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01.09 21:24 신고 URL EDIT
그래요, 세레나님.
영원한 것이 없으니 지금 사는 이 순간을 즐겨야죠. 저도 가끔 아이들 손 잡고 이 순간에 대해 깊이 생각한답니다. 포동포동한 손을 잡고, 이 순간이 얼마나 전율할 정도로 값진 순간인가 하고 말이지요. 만일 아프거나 죽어 이 손을 못 잡는다면 어쩌지? 하고 슬퍼질 때도 있답니다. 그러니 평소 사랑하는 사람과 이 순간을 소중하게 잘 지내야겠다 생각한답니다. ^^
lucy park 2017.01.09 18:22 신고 URL EDIT REPLY
드뎌 한식구가 더 늘었군요 요즘 휴가 였던지라 오랫만에 들어와보니 이렇게 멋진 개한마리가 ㅎㅎ
¡¡¡¡ FELIZ AÑO 2017 !!!!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01.09 21:25 신고 URL EDIT
하하하! 이 개는 두 달만 키우기로 했는데 은근 귀여워요. ^^*
앗! 그러네요. 휴가이셨어요? 이게 일상 복귀. 저도 일상 복귀. 오늘 아침 아이들 학교 보내는 게 참 힘들었습니다. ^^;

루시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Se te cumplan muchas cosas!!!
jerom 2017.01.09 19:20 신고 URL EDIT REPLY
양계장표 칠면조는 육질이 퍼석하던데, 집에서 직접 키운 칠면조는 어떤가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01.09 21:27 신고 URL EDIT
일단 칠면조라는 고기는 육질이 다들 퍼석해요. 그래서 더 좋아하는 일인.

그런데 집에서 키운 녀석은 다리가 근육이 많아 아무리 끓여도 질겨서 먹는데 어려움이 많아요. 질긴 녀석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주 맛있다면서 잘 먹더라고요. 근데 전 패스~! 너무 질겨서...... 푹 끓여도 질기니 화딱지 날 때도 있어요. 그런데 가슴살은 퍼석하니 좋더라고요. 아이들도 튀김해주면 아주 잘 먹더라고요. ^^
BlogIcon 새벽 숲 2017.01.09 20:47 신고 URL EDIT REPLY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집 나의 집 사랑의 집 홈 스윗트 홈 HOME SWEET HOME
방구도 퐁퐁 끼고 우주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앉았든 누웠든 간섭하는 사람 없고
밖에는 비오고 바람 불고 추위가 몰아쳐도 맛있는 것 먹으면서 영화도 보면서
우리는 사랑의 가족 [참나무집 가족]이라네

사진 보니 정말 불금 잘 보내시는 것 같네요
근데 비스타비야에도 불금 있나요? ㅋ
오늘도 대리만족하고 갑니다 불금하세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01.09 21:28 신고 URL EDIT
하하하! 멋진 운율의 시같은 댓글이 참 좋아요. ^^*
비스타베야의 불금은 없지만, 우리가 만드는 불금은 이제 특별하게 다가오네요. 매주 이 특별한 불금을 위해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야겠어요.

새벽 숲님도 즐거운 날들 되세요~
2017.01.11 22:06 URL EDIT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즐거운 검소씨 2017.01.15 00:25 신고 URL EDIT REPLY
고기를 바라보는 고양이와 개의 시선이 정말 예사롭지 않네요. 절대로 놓지지 않겠다는 일념이 보여요.^^ㅋ
BlogIcon 산들무지개 | 2017.01.15 04:39 신고 URL EDIT
하하하~! 정말 요 동물들 눈매가 기쁨에 넘치는 동시에 꼭 먹고 말거야~ 하는 집념이 넘칩니다. ^^
저날은 동물이나 사람이나 참 기뻤던 날이네요.
불쌍한 칠면조만 빼고......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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