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고산, 아이들과 장작
뜸한 일기/아이

해발 1,200m의 분지형 스페인 고산평야는 지금 혹독한 겨울을 맞고 있답니다. 시속 40km에 달하는 거센 바람이 몰아치기 때문에 함부로 밖에 나갈 수 없고 심한 한파가 예상되기 때문에 무척이나 몸을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답니다. 게다가 목요일부터 있을 폭설 주의보도 85% 가능성이 있으니 큰 걱정입니다. 아이들이 '눈이 온다'는 마술 문구에 기분이 썩 좋아 난리가 났지만 말입니다. 


"너희들, 감기 걸리지 않게 옷 단단히 입고 나가야 해."

아빠는 이런 당부를 합니다. 


"눈이 온다는데 감기 걸려서 눈 구경도 못 하면 안 되잖아?"

이 말이 강력한 주술을 거는지 아이들도 옷을 단단히 여미게 되는 요즘입니다. 


이런 아이들이 태어나자마자 걷게 되면서 이 고산의 겨울을 위해 집안 일꾼이 되어준 일이 있답니다. 스페인 고산에 들어와 살면서 저는 생전 처음으로 장작을 패고, 그 장작으로 집안을 훈훈하게 달구는 난로를 피우는 일을 했습니다. 참 어찌 보면 제삼세계와 같은 일이 이 현대의 스페인에서 일어나는 듯도 합니다. 그런데 시골 대부분 농가는 이런 장작 난로를 여전히 사용하기에 우리 집도 예외는 아니랍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처음에는 제가 이곳에 갇히게 된 한국 선녀처럼 생각되었답니다. 장작하러 가는 스페인 남편이 마치 나무꾼처럼 여겨지기도 했고요. 인터넷이 활성화되지 않은 시절에는 전기도, 전화도 없는 이곳에서 '소통의 부재'가 주는 그 압박감은 꽤 컸던 것 같았습니다. 꼭 내 선녀 옷을 남편이 꼭꼭 숨겨 놓은 듯했지요. 


"산또르~! 내 선녀 옷을 되돌려 줘야지?" 

이런 말을 여러 번 했지만, 어디 동화는 현실이 될 수는 없잖아요? 


또르르 제 옆에서 쫄망쫄망한 아이들이 아빠를 돕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야말로 나무꾼의 딸들이 되어 아빠 옆에서 일을 돕는 겁니다. 



아이들이 걷기 시작하면서 언제나 나무하러 가는 아빠와 동행하는 일은 일상이 되었네요. 아이들은 나무를 하거나 솔방울을 줍는 등 우리 집 일꾼들이 되어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겐 이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이 되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장작을 나르는 일을 도왔네요. ^^*

저 고사리손이 들고 있는 것 좀 보세요. 



겨울에 불쏘시개로 쓸 솔방울 줍는 일은 당연히 아이들 몫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커서 인간 사슬이 되어 아빠를 돕습니다. 




한파가 몰아닥치기 전에 이 장작을 전부 창고에 넣어야 하기에 요즘 일손이 참 바쁩니다. 

아이들이 아빠 곁에서 항상 저렇게 아빠를 돕습니다. 



큰 아이는 또 장작 하나씩 나르고 있습니다. 



작은 아이는 벌레가 만들어놓은 예쁜 나무껍질 모양을 보고 난리입니다. 

(누리는 집에서 자기 할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창고에 하나둘 장작이 쌓이는 모습만 봐도 이제 배가 부르네요. 

이제 선녀 옷은 없어도 되겠다는 마음입니다. 



저녁노을이 참 인상적으로 지는 요즘입니다. 

붉은 기운이 감도는 하늘이 분홍색입니다. 



구름은 굉장한 속도로 이동하고 있고, 이제 곧 소통의 부재가 닥칠 듯합니다. 

언제 고립될지도 모를 시간, 은근히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스페인 나무꾼 남편이 그럽니다. 


"장작도 든든히 준비했겠다, 두려울 게 뭐가 있어?"


한국 선녀는 하나를 더합니다. 


"아니야, 쌀도 비축해놔야지~!" 


맞아!!! 

남편이 탄성을 지릅니다. 

우리 네 모녀가 좋아하는 밥이 없으면 눈이 와 고립될 경우 

남편은 큰 봉변을 당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눈 오기 전, 어서 마을에서 필요한 비상 식량도 사 오고, 

또 인터넷 안테나 불통에 대비한 

기고 글도 빨리 마쳐야겠습니다. 


여러분, 즐거운 하루 되세요~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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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con 프라우지니 2017.01.17 04:14 신고 URL EDIT REPLY
여기는 크리스마스이후부터 눈이 자주, 엄청 내립니다. 그곳도 지금쯤은 눈이 내리고 있겠지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01.17 19:17 신고 URL EDIT
포스팅에도 썼듯이 아직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 목요일이나 금요일 폭설 주의보라고 하는데 일기예보가 틀린다면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추운 겨울, 감기조심하세요~
세레나 2017.01.17 05:02 신고 URL EDIT REPLY
저녁노을이 장관이네요!! 실제로 보면 정말 입을 다물지 못할거같아요. 분홍색으로 변한 하늘도. 사진만 봐도 참 대단하네요!! 전에 "스페인 나무꾼과 한국선녀"로 해서 방송했던거 기억이 나네요. 그때 첫 부분이 산들작가님 부부가 좀(?) 유행해 주셔서 스페인 현지 라디오에도 출연하셨던 것도 보고 그땐 세 공주님들도 지금보다 어렸죠. ^^;;
그때 산똘님께서 장작을 패대기칠때 타이어안에 나무를 두고 도끼로 내리 찍는거 봤어요!! 산똘님께서 너무 편하다고 함박웃음을 지으셨고 ~~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사라가 라디오에서 음악듣고 계속 돌던데... 그걸 설겆이하면서 산똘님이 흐뭇하게 바라보셨는데. 사라가 너무 귀여웠어요!!! 아이고 그 작던 아이들이 그래도 많이 컸네요!! 아빠 도우러 졸졸 따라다니며 일손을 도우니 기특하고 예쁘네요!! 한살한살 먹으면서 의사표현도 하게되고 보람도 있으시겠어요!!아.~저도 이렇게 이쁜 딸 나중에 꼭 낳고 싶네요 ^^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01.17 19:19 신고 URL EDIT
세레나님. 실제로 보면 더 신비하고 아름답더라고요. ^^*
아니, 이런 소소한 것까지 다 기억하시네요. 세레나님! 대단하세요. 아이코! 빨랑 책이 나와야 우리 세레나님 함박 웃음 더 짓게 해드릴텐데요.
이제 아이들이 정말 많이 커서 어제는 희한한 상상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더라고요. ^^

화이팅~! 오늘도 힘찬 날!!!
힐링커피공방 2017.01.17 08:22 신고 URL EDIT REPLY
눈속 고립...에구구
한국도 현재 무지 추워요. 고산보단 아니지만요.
저번에 와인 소개해주신걸 구하기가 어렵더라구요.
언젠가 스페인 와인을 마셨는데 너무 감명깊게 마셔서 좋은 인상을 갖고 있어요. 추운날 와인으로 녹이는것도 얼마나 감사했는지.. 풍광과 보여주시는 아이들 모습에 너무 감사합니다. 가까운곳에 계심 맛난음식 가지고 가고 싶은 정겨운 가족의 모습에 추운 눈소식이 염려가 되내요. 건강히 잘 눈이 지나가길 기도할께요. 오늘도 감사행복하세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01.17 19:20 신고 URL EDIT
아직 고립은 아니랍니다! ^^
일기예보가 어긋난다면 고립에서 당연히 멀어지는 것이죠. ^^ 한국에서 스페인 와인 구하기가 그렇게 쉽지가 않죠. 어쨌든 언젠가 기회가 닿으면 참 좋겠네요. ^^

힐링커피공방님도 추운 겨울, 건강 유의하세요. 화이팅!
권모개 2017.01.17 08:41 신고 URL EDIT REPLY
근데요 . 산들님
남편분 딸래미 들이 대륙을 건너 뛰어서 남편따라 간다고 하면 극렬히 반대 하실꺼 같아요 .
또 깡촌으로 시집 간다고 해도 절대 반대 하실꺼 같구요 - 아가들 한테 자연속 삶 이 축복 이래도
딸들이 너무 소중해서 그럴꺼 같아요
마누라 하고 딸은 다르다 ?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01.17 19:22 신고 URL EDIT
하하하! 근데 산또르님은 아이들이 그렇게 한다면 말로는 대환영이라면서 좋아해요. 실제로 딸한테 커서 아빠처럼 전세계 자전거 여행도 하고, 다른 나라에 가서 살아봐도 된다고 부추기고 있어요.
딸바보이지만 그만큼 아이들이 자유롭게 세상을 보고 경험했으면 싶네요. 그렇게 말로는 하는데 실제로 아이들 컸을 때는 미래의 일이니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
키드 2017.01.17 09:33 신고 URL EDIT REPLY
저는 시골에서 살았던지라 산들님 고산생활이 익숙해요.글 읽을때마다 외국 시골 생활도‥별다를게 없네 싶어요.
아이들과 아름답게 살아가는 모습이 얼마나예쁜지‥나중에 산들님 동화작가 하셔도 될듯해요~~
그냥 삶이 동화 같아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01.17 19:23 신고 URL EDIT
그렇잖아도 어제 아이들과 희한한 이야기 창작에 들어갔습니다. 아이들이 해주는 동화같은 자신의 이야기가 참 재미있었어요.
산드라와 9마리 고양이의 모험,
날마다 날아드는 새- 사라이야기
호랑이 고등어 누리아 친구 이야기
아빠의 모험 등......
어제는 참 재미있는 동화를 우리가 창작해냈네요. 엄마의 이야기는? 요상한 꿀벌 이야기. 참 궁금하죠? ^^*
BlogIcon 비단강 2017.01.17 17:03 신고 URL EDIT REPLY
이글 한편에 모든 이야기가 다 있네요.
사랑 결혼 정착 외로움 극복 아기들 성장 자연 환경 평화 아름다움 문학
저는 이글에서 요런 것들이 읽혔어요.

항상 느끼지만 저 사진속의 아가들은 참 빨리 커요.^^

춥지만 따뜻한 장작난로가 있으니 인터넷만 잘 된다면
산들님 문제없죠?^^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01.17 19:25 신고 URL EDIT
아~ 비단강님. 오늘도 흐뭇한 미소로 아침을 시작하게 해주셔서 눙물이 줄줄 ㅠ,ㅠ
하하하! 정말 짧지만 여운이 남을 수 있는 이야기가 참 좋은 이야기인데......
그렇게 쓰기가 쉽지 않네요. ^^*

아이들은 세월이 무상하게도 빨리 자라나고, 부모는 또 점점 늙어가네요. 오늘은 운이 좋아 인터넷이 잘 되어 끊어지기 전, 또 발악을 해봅니다.

비단강님. 오늘도 보람찬 하루요~!
BlogIcon 하얀달마 2017.01.17 17:41 신고 URL EDIT REPLY
가꾼 화초밭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아닌,
자연의 대 경관 속에서 작은 것들을
하나하나 쌓아가는 생활은
아이들 눈과 가슴을
평생 따뜻하게 만들어줄 거예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01.17 19:28 신고 URL EDIT
그렇네요. 난별석님. ^^*
작은 것들 하나하나가 사실은 우리 마음에 파고드는 작은 선물들이라는 게 실감이 납니다. 그 어떤 선물보다도 값진 유년기의 경험이네요~!

난별석님도 따뜻하게 커갈 아이들 때문에 행복하시죠? 항상 건강하고, 밝게 쑥쑥 커간다면 무엇 바랄 것이 있을까요? 오늘도 힘찬 하루 되세요~
송연엄마 2017.01.17 18:07 신고 URL EDIT REPLY
오늘도 아이들 사진과 멋진풍경보며 안구정화 하고 가요 아가들이 고사리손 으로 장작나르는 모습이 너무 이뻐요 ㅎ 언제이렇게 컷나요 인간극장 나올때 보다 더 컷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01.17 19:29 신고 URL EDIT
정말 남의 집 아이들은 빨리도 자라나네요. ^^* 오늘은 날씨가 점점 어두워지고 구름도 아주 낮게 가라앉았네요. 그런데 웬일인지 바람이 잠시 멈추었다는 사실......

송연엄마님. 추운 겨울 감기 유의하세요~ 화이팅!
BlogIcon yoyo^^ 2017.01.18 00:57 신고 URL EDIT REPLY
노을이 너무 예쁘네요~
어릴때 솔잎 긁어다 불때던 기억이 잠깐 떠오르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01.19 20:21 신고 URL EDIT
어, 정말 그렇네요. 우리 아이들도 같은 경험을 하고 있네요. ^^*
추운 겨울 건강 유의하세요.
깜짝 2017.01.18 07:16 신고 URL EDIT REPLY
댓글을 쓸라치면 티스토리는 자꾸 뭘 요구해요 그러면 꼬리 감춰집니다 그게 바로 순실이도 그녀도 활개치게 만든 건 줄 알면서... 언제든 만나도록 문 얼어주는 당신이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선녀와 나무꾼과 아이들...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01.19 20:22 신고 URL EDIT
티스토리 오류가 어느 정도 심해서 저는 댓글을 누구나 달 수 있도록 개방해놓았답니다. 그게 다 작용되면 좋으련만 가끔 삭제가 되는 경우가 있어 난감하네요. 그래도 깜짝님 댓글은 정상적으로 달릴 수 있어 다해입니다. ^^*

오늘도 문 활짝 열어놨어요.
그리고 즐거운 일 가득하시길 바래요. ^^
BlogIcon 옥포동 몽실언니 2017.01.18 09:42 신고 URL EDIT REPLY
자연 속에 가족 모습이 너무 편안해 보입니다~ 겨울 따뜻하게 보내시기 바래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01.19 20:23 신고 URL EDIT
네~ 몽실언니님도 하루하루 따뜻한 기운으로 활기찬 일들 가득하길 바랍니다. 화이팅!
은경 2017.01.19 11:32 신고 URL EDIT REPLY
자연속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다르네요 애기 때부터 자신이 해야 할일을 아네요 많이 자라고 많이 대견한 아이들.........
전 머리카락이 늦가을 나무같네요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01.19 20:23 신고 URL EDIT
아이들이 많이 컸죠? ^^*

머리카락이 늦가을 같아도 때 되면 봄이 되듯이 쑥쑥 무성해질 것으로 알아요. 항상 좋은 생각으로 긍정적 기운 잃지 않는 것 아시죠? 화이팅!
BlogIcon like a bird 2017.01.19 14:27 신고 URL EDIT REPLY
자연과 어우러져 사는 모습이 너무 부럽네요. 저희 아이들도 저렇게 키우고 싶은데...ㅠㅠ
BlogIcon 산들이 산들무지개 | 2017.01.19 20:25 신고 URL EDIT
요즘들어 집안에만 있는 시간이 더 많이 늘어나네요. 그래도 도시, 시골 다 장단점이 있죠. 조금씩 찾아가면서 그 격차를 줄이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
이번 주 가까운 자연에 들르는 것부터......

후회하지말자님. 아무쪼록 아이들이 즐거울 수 있으면 최고입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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