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듯 늘어져 있던 고슴도치, 잠시 후 일어난 일
뜸한 일기/자연

봄이 오는 소리가 어디선가 들리는 오후 저녁, 우리는 텃밭으로 향했습니다. 새싹이 움트는 소리가 들리는 듯 겨울바람도 조용해지며 그 소리에 귀 기울이는 듯했습니다. 이제 겨울은 달아나는 것일까요? 햇볕도 더 따스하고, 낮도 더 길어졌습니다. 

봄에 심을 작물을 생각하면서 텃밭 가는 길 위, 우리는 우물가(?)에서 무엇인가를 발견했습니다. 사실은 샘가라고 해야 하는데, 우물처럼 물을 받아놓은 구유 통이 있기에 우물이라고 그냥 임의로 단어가 흘러나왔습니다. 동물에게는 분명 우물이 되는 것이니까요. 

멀리서 봤을 때는 어떤 동물이 웅크리고 있는 듯했습니다. 가까이서 보니 정말 동물이었어요! 그런데 평소에 흔히 보지 못했던 동물인 고슴도치가 시련에 잠긴 듯 그렇게 세월 앞에서 축 늘어져 있었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기에, 이렇게 우물가에서 늘어져 있는 것일까요? 


무엇인가 찾다가 지친 고슴도치가 축 늘어져 있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니 밤송이처럼 동그랗게 몸을 말지도 않고 포기한 듯 저러고 있었지요. 

게다가 야행성인 이 동물이 이 대낮에 저런 모습으로 노출하고 있었으니 더 이상하게 생각한 것이지요. 

그런데 답은 금방 풀렸습니다. 

이 구유에 물이 없었던 것이지요. 마을에서 청소한다고 싹 비우고 물길을 잠시 다른 곳으로 옮겨둔 것입니다. 

평소에는 이런 모습이지요. 


그래서 산똘님이 당장 물을 받아왔습니다. 

"이 녀석이 얼마나 목이 말랐으면 도망가지도 않고 저러고 있을까?" 

물을 녀석에게 들이미니, 이 고슴도치는 헐레벌떡 물을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목이 말랐으면!!!

역시, 인간이나 동물이나 자연 앞에서는 끊임없이 변화에 적응하면서 또 그 삶을 개척하면서 살아야 하는군요! 야생동물마저도 인간이 그들의 삶에 끼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되었지요. 

 같은 장소에 다시 날아온다고 하는 철새도, 어느 해에는 그 장소에 건물이 들어서서 보금자리를 잃고 떼죽음을 당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인간은 두루두루 생태계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 또한 느꼈습니다. 

비록 마을에서 잠시 물을 비워두긴 했지만, 동물도 이런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받습니다. 우리는 역시 끊으려야 해도 끈을 수 없는 생태계의 한 부분입니다. 인간이 변하면 동물이 그 변화에 적응해야 하고, 자연의 순환이 이상 현상으로 단절되면, 또 인간은 그 변화에 적응해야 하죠. 

자라나는 이 아이들이 이 현장을 똑똑히 봤으니 더 넓은 사고로 인간과 동물, 자연이 공생하는 그런 미래가 오기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물을 충분히 마셨다고 느낀 고슴도치는 어슬렁어슬렁 뒤돌아보지 않고 자기 길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다시 이 녀석을 만날 날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 작은 동물에게 조금의 도움이 되어 참 기뻤던 하루였네요. 

동영상에 자세한 고슴도치 이야기가 있습니다. 

물 마시는 고슴도치, 정말 귀여워요!!! 

제가 크게 감동하여 여러분께도 잔잔한 울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산들무지개의 유튜브 채널입니다. 재미있어서 하는 채널이며, 여러분께 소소한 스페인 고산의 일상을 보여드립니다. 소수의 독자님께 드리는 선물이기도 하고요.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야생동물에게도 관심을 부탁합니다!

화이팅!!!

♥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 ♥

  ☞ 스페인 고산평야의 무지개 삶, 카카오스토리 채널로 소식 받기



* 저작권 방침 *

스페인 고산 생활의 일상과 스페인 이야기 등을 담은 이 블로그의 글과 사진은 글쓴이 산들무지개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글쓴이의 허락 없이 무단 도용하거나 불펌은 금물입니다. 정보 차원의 링크 공유는 가능하나, 본문의 전체 혹은, 부분을 허락 없이 개재하거나 동영상을 제작하는 경우에는 저작권 및 초상권 침해에 해당하므로 반드시 사전에 글쓴이의 허락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Copyrightⓒ산들무지개 all rights reserved



자유 2018.04.02 20:09 신고 URL EDIT REPLY
정말 감동입니다.
귀여운 고슴도치 하마터면 큰일 날 뻔 했네요. 다음에는 엄마도치랑 찿아 올 것 같아요..
BlogIcon 나무티 2018.04.02 21:53 신고 URL EDIT REPLY
마음이 짠 하네요. ㅎㅎ
ㅇㅇ 2018.04.02 22:16 신고 URL EDIT REPLY
귀여운 고슴도치 😂😂😂😂😭😭😭😭😭
너무너무 사랑스러운 일화네요
키드 2018.04.02 22:58 신고 URL EDIT REPLY
정말 감동이에요~~기운없이 누워있는 고슴도치 발견한것도 다행이고 필요한것을 바로 해줄수 있었던것도 다행이네요.존재하는 모든것들은 그 무엇 하나 혼자 잘 난것은 없는것 같아요.다 이유가 있겠죠~우리 인간만 잘 난게 아니고 더불어 지키고 공존하는 세상이 확실합니다~~^^
BlogIcon 프라우지니 2018.04.03 03:07 신고 URL EDIT REPLY
한생명 살려서 온가족이 행복한 날이셨지 싶습니다.^^
조수경 2018.04.03 13:27 신고 URL EDIT REPLY
늘 따뜻함이 숨쉬고 있는 산들님~^^
고슴도치 역시 훈훈한 일화로 남겨지네요.
작은 가족여행 새론 이야기 많이 담아
건강히 돌아오세요~~화이팅입니다♡
BlogIcon 비단강 2018.04.04 18:06 신고 URL EDIT REPLY
지난 일요일 북한산 진달래를 보고 왔더니
스페인 고산에도 봄이 오고 있네요.
훈훈한 이야기 보기 좋아요.^^
준서현서맘 2018.04.04 21:27 신고 URL EDIT REPLY
앗 지금 세계테마기행에 산또르님이 나와요^^그리고 예쁜 세딸도 나오네요 신기해요 안그래도 발렌시아가 나와서 혹시나하고 봤는데 나오네요ㅎㅎ
센메이 2018.04.04 21:33 신고 URL EDIT REPLY
좀전에 EBS 여행프로에서 산똘님과 공주님들 나왔어요~ ~ 아는 사람 보듯 반갑더라는. . . ㅋ ㅋ ㅋ 그나저나 산똘님이 언제 교장선생님이 되신거죠?
수선화 2018.04.04 21:47 신고 URL EDIT REPLY
스페인편이라 유심히 보고 있었는데 역시나 ㅎㅎ산똘님쌤이라 헷갈렸어요
혹시 투잡하시나요 직업이 바꿨나요
내가 오래전 아는 사람인양 잠깐이나마 설레고 자기만족에 웃음이~~~
너무 반가웠어요
전주는 벗꽃이 지천 넘 아름다워요
꽃향기와 꽃눈을 산들무지개 있는 곳까지 보냅니다
찬란한 우주 2018.04.06 00:45 신고 URL EDIT REPLY
산들무지개님의 따스하고 잔잔한 글을 통해 항상 힐링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 처음 글 올려 봅니다.
작은 생명 하나라고 소중히 여기는 것은 살아있는 존재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도움을 받은 고슴도치와 도움을 준 산똘님 가족분들이 지구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소중한 일을 하신 것입니다.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티스토리 툴바